48.서양철학의 이해 (독서)/7.서양현대철학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2013) - 사르트르부터 바디우까지, 우리 눈으로 그린 철학 지도

동방박사님 2023. 9. 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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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우리 눈으로 다시 읽는 12명의 프랑스 현대철학자!
사르트르부터 바디우까지, 우리 눈으로 그린 철학 지도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한국사회에서 프랑스 철학은 인문사회학 전반을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프랑스 철학이 적극적으로 수입된 지 20년, 프랑스 철학자들의 이론을 한 자리에 모아 풀어갈 필요가 있다고 느낀 ‘철학아카데미’는 12명의 프랑스 철학자를 소개하는 강의를 기획해 열었다. 이 책은 프랑스 현대철학의 문을 연 사르트르, 메를로-퐁티부터 아직 생존하는 크리스테바, 바디우 순으로 채워진 강의를 엮은 것이다.

가령, 난해하기로 소문난 라캉의 정신분석 개념들과 ‘욕망의 그래프’를 포의 소설 《도둑맞은 편지》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등의 참신한 시도를 하는 한편, 데리다의 주요 개념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번역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또한, 카멜레온적인 삶을 살아온 롤랑 바르트의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을 겹쳐 읽으며, 그의 사상 전반을 훑는다. 이러한 방식은 각 철학자에 대한 편협한 시각이나 오해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며, 한 철학자의 사상을 생애 전반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목차

들어가는 글

장 폴 사르트르, 타자를 발견하다 - 변광배
타자라는 하나의 현상/ 존재의 세 번째 영역/ 타자와의 공존을 위하여

몸과 살, 그리고 세계의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 - 정지은
나는 나의 신체/ 감각하는 몸, 현상적 신체/ 자유와 고유한 시간성/ 상호주관성의 세계/ 감각적인 세계의 수수께끼

엠마뉘엘 레비나스, 향유에서 욕망으로 - 김상록
상처와 고통/ 존재론적 차이와 존재론적 분리/ 전쟁과 평화 그리고 죽음과 사랑/ 모성애와 부성애

모리스 블랑쇼의 중성과 글쓰기, 역동적 파노라마 - 김성하
블랑쇼의 삶과 철학적 사유/ 무한의 관계/ 레비나스, 바따유 그리고 블랑쇼/ 살아 있는 사유/ 작가와 글쓰기

기호의 모험가, 롤랑 바르트 - 김진영
바르트의 생애/ 바르트의 육체적 삶/ 바르트의 지성적 삶

자크 라캉의 소유할 수 없는 편지 - 김서영
라캉 이야기/ 《도둑맞은 편지》 이야기/ 욕망 이야기

루이 알튀세르, 이데올로기와 반역 - 최원
알튀세르의 호명과 주체의 문제/ 인셉션인가, 호명인가?/ 알튀세르와 라캉의 차이 및 이데올로기적 반역의 문제/ 알튀세르의 저항과 반역

미셸 푸코가 배운 자기의 테크놀로지 - 허경
왜, 오늘 여기서 푸코를?/ 푸코에 대한 오해들/ 푸코의 사유를 요약할 수 있을 두세 개의 문장/ 우리 자신의 역사적·비판적 존재론/ 자기의 변형,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일탈

질 들뢰즈의 존재론 새로 읽기 - 김재인
왜 존재론인가: 실천 철학과 존재론의 관계/ 무의식 개념의 갱신: 고아 및 자기-생산으로서의 무의식/ 욕망과 기계/ 생산의 세 종합: 연결, 분리, 결합

해체, 차이, 유령론으로 읽는 데리다 - 진태원
해체 또는 탈구축/ 차연 또는 차이/ 유령론

줄리아 크레스테바, 혐오스러운 매력의 영역으로 - 조광제
버리는 것들에 대한 관심/ 크리스테바, 기호분석학의 비조/ 아브젝시옹/ 아브젝트/ 다른 곳, 바깥/ 우유, 근원적 아브젝트인 어머니의 몸

다시, 알랭 바디우의 진리 철학 - 서용순
바디우 철학의 정치성/ 철학적 혁신의 윤곽/ 존재의 진리와 진리생산 절차/ 정치의 변전: 68년 혁명의 유산들/ 공포에 대항하는 용기

이 책에 나오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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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소개

 
시민을 위한 제도권 바깥의 대안철학학교인 철학아카데미는 2000년 3월 문을 열었다. ‘열린 사유의 공간, 사유를 열어가는 광장’을 지향하며 철학 대중화 운동에 앞장서 왔다. 동서양 철학사를 수놓은 많은 사상가들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의를 기획해왔고, 그렇게 열린 강좌가 지금까지 1,300개가 넘었다. 좋은 반응을 얻은 강의 중 일부는 《철학, 예술을 읽다》, 《현대철학의 모험》, 《철학의 21세기》 등으로...

책 속으로

사르트르의 타자론은 나중에 등장하는 프랑스 인문학의 타자 담론을 선도하는 입장에 있다는 점은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실제로 사르트르의 타자론에서 핵심 요소로 등장하는 시선 개념, 신체에 대한 논의, 나와 타자 사이의 관계 등 은 후일 다른 철학자들의 타자론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남성과의 관계에서 타자로서의 지위를 문제시 삼고 있는 보부아르, 타자에 대한 윤리학을 자신의 제1철학으로 삼고 있는 레비나스, 상호주체성에 입각한 타자론과 신체에 대한 논의를 심층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메를로-퐁티, 타자 개념에 대한 질적 확대와 ‘응시’ 개념을 독득하게 해석하고 있는 라캉, 의학적 시선과 판옵티콘의 의미를 권력과 연관해 해석하고 있는 푸코, 타자를 동일자의 반복과 차이의 시각에서 이해하고 있는 들뢰즈, 나의 정체성 확립에 타자의 침투 현상을 중요시하는 리쾨르 등이 그 예입니다.--- pp.44-45 「사르트르」

블랑쇼를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난해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는 것은 그의 글이 어렵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또한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아서도, 그의 철학적 사유가 미숙해서도 아니지요. 그의 글과 사유가 답을 찾기보다는 사유와 삶, 삶과 글, 글과 사유의 경계를 허물고, 물음에 물음을 던지며 끊임없이 생각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p.143 「블랑쇼」

상상계는 잠시 멈추는 순간을 뜻합니다. 문제는 그 순간이 지나가지 않고 지속될 때, 또는 지속될 수 있다고 착각할 때 시작됩니다. 이미지에 죽고 이미지에 사는 것 역시 상상계적 덫입니다. 이미지가 깨지면 큰일이 나는 듯 산다면, 우린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이미지 가꾸기에 소진하게 되겠죠. 반면 그 다음 위치로 이동하는 것, 이미지가 깨지는 것, 어긋나는 것은 상징계적인 특징입니다. 그건 굉장히 불편한 구조죠. 그림에서 상징계는 끝없는 삼각형의 연쇄 속으로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뜻해요.--- pp.191-192 「라캉」

들뢰즈의 철학은 여러 낯선 개념 및 잡다한 탐구 분야 때문에 이해와 수용 면에서 많은 어려움과 논란을 야기하고는 있지만, 사실 그 심장에는 존재론이 자리하고 있어요. 데이터pragma를 존중하는 실증 정신과 과감한 비판 정신으로 무장한 들뢰즈는,20세기까지 발전해 온 철학, 과학, 예술에서 취한 다양한 가용 자원을 활용하여 최고도로 현실 정합적인 존재론 체계를 구성하려 했습니다.--- p.277 「들뢰즈」

바디우가 ‘철학의 종말’이라는 근대철학 비판의 주장에 반대하여 철학을 옹호하는 정통 철학자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는 여러 저작에서 철학을 복권시키는 한편, 이전의 철학이 가지고 있었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는 예술이나 정치, 과학과 같은 철학 외부의 영역에 철학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는 철학의 중심 테마인 진리를 포기하지도, 철학의 중심 범주인 주체를 폐기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디우가 무작정 전통철학을 옹호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디우를 읽을 때, 우리는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실제로 바디우는 ‘철학’을 위해 근대철학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며, 그 비판에서 벗어나는 철학을 수립하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살펴볼 것처럼, 바디우의 손에서 진리와 주체의 범주는 완전히 개조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