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심리학 연구 (독서)/2.심리학필독

권위에 대한 복종 (2009)

동방박사님 2023. 9. 2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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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50여 년 전 사회과학자 스탠리 밀그램이 수행한 실험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이른바 복종 실험으로 알려진 이 실험은 사람들이 어떻게 결과와 상관없이 권위에 복종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 실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출판된 지 30년이 넘었음에도, 전쟁과 테러리즘이 만연한 이 시대에 시의 적절한 책이다.

저자는 '선생'으로 하여금 '학습자'에게 점차 강한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했다. 그러나 실제로 학습자는 전기충격을 받지 않으며 단지 연기를 하는 것뿐이었고, 사실은 그 선생이 바로 실험의 피험자였다. 피험자 40명 가운데 26명이 실험자의 명령에 끝까지 복종했다. 피험자들은 자신의 의지에 반해 타인을 해치는 것이 기본적인 도덕적 품행에 위배된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배워왔지만 피험자의 절반 이상은 강제할 만한 특별한 권한이 없는 권위자의 명령에 따르면서 이러한 도덕적 신념을 포기했다. 불복종이 어떤 물질적 손실이나 처벌을 야기하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목차

서문|머리말(제롬 브루너)|감사의 글

01 복종의 딜레마
02 연구 방법
03 예상되는 행동
04 희생자와의 근접성
05 권위에 직면한 사람들
06 또 다른 변형과 통제들
07 권위에 직면한 사람들 2
08 역할 바꾸기
09 집단 효과
10 복종의 이유: 분석
11 복종의 과정: 분석을 실험에 적용하기
12 긴장과 불복종
13 대안적 이론: 공격성이 핵심인가
14 방법상의 문제점
15 에필로그

부록 1
부록 2
주|참고문헌|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자 : 스탠리 밀그램 (Stanley Milgram)
예일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을 가르쳤으며, 그 후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 특훈교수가 되었다. 포드재단 펠로십, 미국과학발전협회 사회심리상, 구겐하임 펠로십 등을 받았다. 1984년 51세로 생을 마쳤다.
역자 : 정태연
세대학교 심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코네티컷대학교에서 대인지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와 중앙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으며, 현재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출판사 리뷰

대학 교수, 직장 상사, 군대 상관 등 권위자가 도덕적 신념에 반하는 명령을 내린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부 그라이브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또 다른 강제 수용소에서처럼 과도한 권위를 제어하지 못한다면, ‘인간 본성’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방식으로 권위를 행사하도록 허용한 사람을 비난해야 한다.”

50여 년 전 사회과학자 스탠리 밀그램이 일련의 실험을 수행했다. 이른바 복종 실험으로 알려진 이 실험은 사람들이 어떻게 결과와 상관없이 권위에 복종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실험 준비
먼저 뉴헤이번 지역 신문에 공고를 내어 피험자를 모집했다. 기억과 학습에 관한 연구의 참가자로 모든 직업군을 대상으로 하며, 시간당 4달러와 주차료 50센트를 지불한다는 공고였다(42쪽). 그 결과 전체 296명이 지원했다. 실험을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인원이어서, 여기에 덧붙여 보조적으로 직접 편지를 보내 모집했다. 그중에서 성별, 연령, 직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응답자들로 피험자 집단을 구성했다. 실험은 예일대학교의 격조 높은 상호작용 실험실에서 이루어졌다.

피험자들에게 처벌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라고 말한 뒤 한 사람은 ‘선생’ 역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학습자’ 역을 해야 한다며 제비뽑기로 역할을 정했다. 그러나 제비뽑기에서는 피험자는 늘 선생이 되고 실험협조자(학습자 역을 맡은 사람)는 항상 학습자가 되게 조작되어 있었다(두 종이 모두에 ‘선생’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다). 제비뽑기를 마친 후 선생과 학습자를 모두 옆방으로 데려가서는 학습자를 ‘전기의자’ 장치에 앉히고 끈으로 묶었다. 끈으로 묶는 이유는 학습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동안 그가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은 학습자가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피험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 전극봉을 학습자의 손목에 붙이고, ‘물집과 화상을 예방하기 위해’ 연고를 발랐다. 피험자에게 전극봉이 옆방의 전기충격기와 연결되어 있다고 알려주었다.

학습자가 문제제기를 하면 실험자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충격이 극도로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몸의 세포 조직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히지는 않는다”고 명확하게 말해주었다.

처벌 장치-전기충격기
계기판 위에는 레버 스위치 30개가 가로로 늘어서 있다. 각 스위치에는 15볼트에서 450볼트 범위의 전압을 표시한 라벨이 붙어 있다. 라벨은 스위치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하나씩 옮겨갈 때마다 전기충격이 15볼트씩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네 개의 스위치마다 ‘약한 충격, 중간 충격, 강한 충격, 매우 강한 충격, 극심한 충격, 지극히 극심한 충격, 위험: 심각한 충격’ 등 충격 정도를 나타내는 언어적 표기도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남은 마지막 두 개의 스위치에는 XXX로 표기되어 있다.

피험자들이 예상한 전기충격치(59쪽 표 참조)
이런 실험 상황에서 자신이라면 언제 전기충격을 멈출지를 다양한 나이와 직업을 가진 미국인 100명에게 예측해보게 했다. 정신과 의사, 행동과학부 대학원생과 교수, 대학생, 그리고 중산층 성인들이 질문에 응답했다. 이 집단들의 예측은 서로 매우 비슷했다. 그들은 실제로 모든 피험자가 실험자에 대한 복종을 거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지 병리적인 문제를 가진 1∼2퍼센트 미만의 극단론자들만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전기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실험 결과는 어떠했을까
실험 1(원격 반응 조건)은 희생자가 다른 방에 있기 때문에, 피험자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희생자가 응답하면 신호 상자에 불이 켜질 뿐이다. 그러나 300볼트에서 희생자가 항의하면서 실험실 벽을 쾅쾅 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315볼트부터는 더 이상 응답이 없고 쾅쾅 치는 소리도 멈춘다.

이 조건에서 피험자 40명 가운데 26명이 실험자의 명령에 끝까지 복종했다. 즉 그들은 전기충격기가 낼 수 있는 최고 전압에 도달할 때까지 희생자들을 처벌했다. 결국, 450볼트의 전기충격이 세 번 정도 가해진 후 실험자가 실험을 중단시켰다.

피험자들은 자신의 의지에 반해 타인을 해치는 것이 기본적인 도덕적 품행에 위배된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배워왔다. 그러나 피험자의 절반 이상은 강제할 만한 특별한 권한이 없는 권위자의 명령에 따르면서 이러한 도덕적 신념을 포기했다. 불복종이 어떤 물질적 손실이나 처벌을 야기하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때로 피험자들은 희생자의 항의에 직면하여 더 이상 전기충격을 가하지 않았고, 또 다른 피험자들은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행동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실험에서 명령을 ?랐다.

변형된 실험들(67, 102~103, 146~147, 178쪽 표 참조)
실험 2(음성 반응)는 희생자의 음성 반응을 도입한 것을 제외하고는 실험 1과 동일하다. 첫 번째 조건에서처럼, 희생자는 실험실 옆방에 분리되어 있지만, 피험자는 희생자의 불만을 실험실 벽을 통해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

실험 3(근접성)은 희생자와 피험자를 같은 방에 몇 미터 떨어뜨려 놓은 것 외에는 실험 2와 유사하다. 따라서 피험자는 희생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볼 수도 있었다.

실험 4(접촉-근접성)는 실험 3과 동일하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즉 희생자가 전기충격판 위에 손을 올려놓아야만 전기충격을 받는다. 150볼트 수준에서 희생자는 풀어달라고 요구하면서 전기충격판 위에 손을 올려놓으려 하지 않았다. 실험자는 피험자에게 희생자의 손을 전기충격판 위에 강제로 올려놓으라고 명령했다. 따라서 이 조건에서 복종하려면 피험자는 150볼트 이상에서 희생자를 처벌하기 위해 그와 신체적 접촉을 해야 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희생자가 ‘심장의 문제’(실험 5)를 거론한다거나 권위자가 실험실에서 나가 전화로 지시를 한다(실험 7)거나 희생자가 전제 조건을 제시한다(실험 9)거나 앞선 실험에서 변인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추가함으로써 실험을 계속 확장해나갔다.

이 모든 실험은 예일대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실험 장소를 일반 사무실용 건물로 옮겨 실시해보았다(실험 10). 권위자가 아닌 일반인이 명령을 하고(실험 13), 실험자가 희생자 노릇을 한다(실험 14)거나 집단 효과와 관련해서 동료들이 전기충격을 가하지 않겠다고 할 때 피험자의 반응(실험 17) 등 18가지의 실험을 진행한 결과, 거의 전기충격을 가하지 않으리라던 실험 전 예상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권위자의 명령에 따라 전기충격을 가했다.

실험 분석(10장)
권위에 대한 복종은 인간에게 매우 강력하고 지배적인 경향이다. 복종은 본능이다. 인간은 복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고, 그다음 이러한 잠재력이 사회의 영향을 받아 복종적인 인간을 만들어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복종할 수 있는 능력은 언어 능력과 유사하다. 즉 한 유기체가 언어에 대한 잠재력을 갖기 위해서는 매우 구체적인 정신 구조를 가져야 하지만, 또한 말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에 노출될 필요가 있다.

(1) 조직화한 사회적 삶은 그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 그리고 그 집단에게 생존 혜택을 부여한다. (2) 조직화한 사회적 삶을 위해 필요한 행동적·심리적 특징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모두 진화의 힘에 의해 결정된다. (3) 인공두뇌학의 관점에서 볼 때, 스스로 조절하는 자동기계들을 통합·조정하는 위계 구조로 편입하기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필요한 것은 개별적인 방향과 통제를 억제하고, 그것을 상위 구성요소에 맡기는 것이다. (4) 좀더 일반적으로, 위계 구조는 그 구성요소들의 내적인 변화가 있을 때에만 기능할 수 있다. (5) 사회적 삶에서 제대로 기능하는 위계 구조들은 이러한 각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6) 이러한 위계 구조로 편입하는 개인들은 자신의 기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분석은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중요하다. 즉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단위가 시스템의 일부분이 될 때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 분석은 경고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이 실험의 핵심 딜레마에 해당한다. 어떻게 평소 예의바르고 점잖은 사람이 이 실험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가혹하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그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양심은 충동적인 공격행동을 억제하지만 그 사람이 위계질서로 편입되는 시점에서 그 양심의 힘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분석의 핵심-대리자적 상태
권위 체계 안으로 편입되면, 그는 더 이상 스스로를 개인적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것으로 보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바람을 실행하는 사람으로 본다. 일단 한 개인이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면, 그의 행동과 내적 기능에서 극심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는 너무나 강력하고, 달라진 태도 때문에 그 사람은 위계 구조에 통합되기 이전의 상태와는 전혀 다른 상태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 대리자적 상태(agentic state)라고 한다. 이 용어는 특정인이 스스로를 다른 사람의 소망을 수행하는 대리자로 볼 때 그 사람의 상태를 의미한다.

대리자적 상태는 용어상의 취지 그 이상이며, 이 분석의 핵심이다. 인공두뇌학적 분석의 관점에서 보면, 자기조절적인 존재가 위계적 통제 시스템 안에서 기능하기 위해 내적으로 변화할 때 대리자적 상태가 발생한다. 주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 어떤 사람이 사회적 상황에서 신분상 더 높은 사람의 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스스로를 정의할 때 그는 대리자적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 놓인 사람은 더 이상 자기 행동에 책임감을 갖지 않으며, 스스로를 다른 ?람의 소망을 달성하는 도구로 생각한다.

분석의 핵심인 대리자적 상태에서 몇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첫째, 어떤 조건에서 한 사람이 자율적 상태에서 대리자적 상태로 바뀌는가(선행 조건). 둘째, 일단 그러한 전환이 이루어지면 그 사람의 행동적·심리적 특성들 중 어떤 것이 변하는가(결과). 셋째, 무엇 때문에 그 사람은 계속 대리자적 상태에 머물러 있는가(결속 요인). 이에 대해 11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긴장과 불복종
피험자들이 불복종한다. 왜? 처음에는 그 이유로 희생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이 부도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도덕적 판단에 따른 설명은 적절치 않다. 무력한 희생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에 관한 도덕은 희생자가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의 관계를 공간적으로 조금만 바꿔도, 불복종하는 비율이 달라졌다. 피험자들에게 불복종을 촉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의 긴장이기 때문에 인간의 관점과 이 분석의 지침이 될 이론적 모형의 관점에서 긴장의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222쪽).

이 실험에 대한 반대 주장과 그에 대한 반론
실험에서 발견한 점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부분의 일반적인 주장은 다음과 같다. (1) 실험에서 관찰한 사람들은 전형적이지 않다(242쪽). (2) 그들은 자신이 학습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고 있다고 믿지 않았다(243쪽). (3) 실험실 상황을 더 넓은 세상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247쪽). 이에 대해 14장에서 조목조목 반박하며 부록 1에서는 1964년 바움린드 박사(Dr. Diana Baumrind)가 '미국심리학자(American Psychologist)'에서 이 실험을 공격한 데 대해 그 학술지에 답변한 내용을 실었다.

양심과 권위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딜레마는 바로 사회의 본질 속에 내재하며, 나치 독일이 결코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그러한 딜레마는 있었을 것이다. 마치 그것을 역사의 문제인 것처럼 다룬다면, 우리는 그 문제를 시간적으로 잘못 다루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나치의 예를 일축한다. 우리는 현재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지, 권위주의 국가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것이 그 문제를 없애지는 않는다. 정치적 구조의 유형으로서 ‘권위주의’ 또는 일련의 심리적 태도가 문제가 아니라, 권위 그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권위주의가 민주주의에 굴복할 수는 있지만, 사회가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로 계속되는 한 권위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민주주의에서는 대중의 선거를 통해서 관리자가 된다. 그러나 일단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그들은 다른 수단을 통해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과 권위적인 측면에서 결코 덜하지 않다. 그리고 우리가 계속해서 보아왔듯이, 민주적으로 취임한 권위자의 요구사항 역시 양심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수백만 명의 흑인을 수입하여 노예로 만들고, 미국 인디언들을 파멸시키고, 일본계 미국인들을 억류하며, 베트남 시민들에게 네이팜탄을 사용하는 등 이 모든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권위에서 나온 가혹한 정책들이며, 그 권위에 대한 복종의 결과물이었다. 각각의 경우, 문제 행동을 비난하는 도덕성의 목소리가 울렸지만, 일반인들의 전형적인 반응은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