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계국가의 이해 (책소개)/5.중동이슬람

이슬람 미술 (2003)

동방박사님 2023. 10. 1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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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슬람 미술이라 함은 이슬람 종교 미술이 아닌, 이슬람 문화 전체에 관련된 모든 미술을 가리킨다. 르네상스 미술, 프랑스 미술과는 다른 개념으로 특정 시대나 특정 지역의 미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슬람의 역사를 세 시기로 나누어 역사적 맥락에 따라 이슬람 미술의 발전상을 조명하고 있으며, 미술을 통해 이슬람 문화를 바라보고자 했다. 이슬람 문화중 건축을 비롯한 시각적 예술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상세한 그림과 사진자료를 수록하여 이슬람 미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목차

이슬람의 탄생 600~900
1. 모스크와 대저택과 모자이크 - 건축술
2. 문자와 양피지 - 코란과 초기 문자
3. 직물의 세계 - 직조술
4. 항아리와 접시와 주전자 - 장식미술

지방 세력과 호족들 900~1500
5. 마드라사와 무카르나스 - 건축술
6. 필경사와 화가 - 제책술
7. 날실과 씨실과 파일 - 직조술
8. 색과 형상 - 장식미술

위대한 제국들 1500~1800
9. 수도와 복합단지 - 건축술
10. 필사본에서 낱장으로 - 제책술
11. 벨벳과 카펫 - 직조술
12. 장식과 보석 - 장식미술
 

저자 소개

역 :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으며,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권력에 맞선 이성》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등 노엄 촘스키의 저서들과 《유럽사 산책》 《문명의 붕괴...

저자 : 조너선 블룸, 셰일라 블레어

학자 부부로 두 사람은 『이슬람 예술과 건축 : 1250~1800』을 비롯하여 여러 권의 이슬람 미술 관련 공동 저작을 통해 크게 찬사를 받았다. 개별적으로도 조너선 블룸은 미국 보스턴 칼리지의 이슬람과 아시아 미술 전공교수로 있으며 『인쇄 이전의 종이 : 이슬람 세계 종이의 역사와 충격』등을, 셰일라 블레어는 이슬람 미술과 건축 전공학자로서 미국과 유럽, 중동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이슬람 조각』등 여러...

책 속으로

오스만 제국의 궁중 카펫은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직조되엇다. 장식매듭은 비대칭적으로 무명이나 양모를 사용했지만, 바탕은 양모나 비단 그리고 시계방향이나 시계반대방향으로 꼰 실을 썼다. 오스만 제국의 궁중 카펫은 카이로에서도 제작되었는데, 피렌체의 피티 궁에서 최근에 발견된 카펫도 카이로에서 생산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카펫은 이런 형식으로 직조된 카펫 가운데 보존상태가 가장 완벽하면서도 가장 크다. 날실과 씨실을 S형으로 직조한 것은 이집트에서 유행한 기법이며, 메디치 가문의 재산 목록도 이 카펫을 카이로산이라 명기하고 있다. 1623년, 아메리카를 탐험한 이탈리아의 위대한 항해자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다베라차노 제독이 페르디난도 2세 대공에게 이 카펫을 선물했다고 전한다.
토착적인 도안을 버리고 기하학적인 무늬로 카펫을 직조하던 카이로의 직조공들에게 오스만의 궁전에서 유행한 꽃무늬 도안이 소개되자, 그들은 그 도안을 받아들여 장려한 예술품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하나가 시장에서 유럽인에게 팔렸던 것이다.
--- p.374

출판사 리뷰

1400년 이슬람 미술의 전통을 되새기는 국내 첫 도서
9.11 사태 이후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전례 없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에도 다수의 이슬람 관련 저서가 속속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종교와 정치, 역사를 중심으로 이슬람 문화를 개관하는 식이어서 아직은 이슬람에 대한 이해하 각론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이슬람 미술』은 서유럽의 미술사 서술이 중심이 되는 기존의 기혹과 달리 세계 각지의 미술을 지역과 시대별로 치밀하게 고찰하도록 곰브리치에 의해 기획된 Art&Ideas 시리즈의 한 권으로서, 이슬람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보다 다각화시켜줄 것이다.

광번한 지역과 역사를 포괄하는 말 이슬람 미술
이 책의 저자 조너선 블룸과 셰일라 블레어는 부부다. 이들은 각자 그리고 함께 이슬람 미술 관련 저작을 꾸준히 발표하여 학계로부터 찬사를 받은 전문 학자로서 이슬람 미술에 대한 나름의 독법을 제시한다.
이슬람 미술은 바로크 미술이나 이탈리아 미술이 의미하듯 특정 시대나 특정 민족의 미술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며 이슬람 미술을 만든 사람들이 반드시 무슬림이었던 것도 아니다. 저자들은 이 '이슬람 미술'이라는 말이 철저히 19세기 서양인들이 동양을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하고 있으며, 게다가 20세기 후반 탈식민적 현실에서 범이슬람적 전통을 구축하려는 이슬람 땅 학자들의 선택적 동조의 산물임을 지적하는 것으로 첫 장을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땅 전체에 퍼져 있는 다양한 미술품을 연결시켜주는 많은 특징들이 있으며 그러한 공통점을 지역적 차별성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분명히 잡아내는 것이 이 책의 목표임을 밝히고 있다.
7세기에 시작되어 15세기쯤에는 대서양과 인도양 사이,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대초원과 아프리카 사막을 포괄하게 되는 이슬람 미술 1천년의 역사를 저자들은 칼리프 1인에 의해 통치되는 태동기, 칼리프의 세력이 붕괴되고 지방 세력이 할거하던 중기, 그리고 오스만 제국 · 사파위 왕조 · 무굴 제국 등 강력한 황제들이 등장한 제국기의 세 시기로 나누고 각 시기마다 건축과 제책, 직조, 그리고 화예술 분야의 성과를 분석함으로써 이슬람 미술의 전체상을 부각시킨다. 이렇게 함으로써 저자들이 제시하는 이슬람 미술은 독자에게 이슬람 문화를 조망하는 창이 된다.

이슬람 미술을 보면 이슬람 역사가 보인다
이슬람 미술의 특징적인 면은 기독교미술이나 불교미술과는 달리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기능하는 미술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이슬람 문화 전체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른 종교미술의 경우 건축과 회화 조각의 비중이 크지만 이슬람 땅의 미술에서는 건축을 제외한 회화와 조각의 전통을 찾아보기 어렵다. 요컨대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신을 이미지화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양인들의 시각에는 '부차적'이고 '장식적'인 미술 분야를 발달시켰다. '신의 계시를 옮겨 적는 일'을 신성시하여 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으며 이러한 인식이 건축과 공예에 글을 새겨 넣는 전통으로 이어졌다. 세속의 서책에는 나중에 삽화가 부가됨으로써 회화가 제책에 부속된 경향을 보인다.
이슬람 미술의 변화는 이슬람 세계의 변화를 뚜렷이 반영한다. 한 예로 건축을 살펴보자.
무하마드가 무슬림 공동체의 중심이자 기도실로 지었다는 집에서 유래한 모스크에서 이슬람 건축의 전통은 시작된다.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면서 칼리프의 집, 즉 다른 알힐라파처럼 화려한 궁전 건축도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지방세력이 할거하는 중기에 이르면 기존의 건축구조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고 기능적으로 보강해주는 다양한 건축기법이 발달한다. 통치자의 권위를 높여주는 저용통로인 키블라를 비롯해 모스크와 영묘, 궁전의 천장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종유석 형태의 무카르나스 등이 그 예다. 특히 이 시기에 정통 이슬람 교리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방세력들 간에는 일종의 신학교라 할 수 있는 마드라사 건립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건축도 네 이완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모스크 기본 양식을 토대로 하고 있다. 강력한 황제가 등장하는 제국기에는 제국의 힘을 상징하듯 메메드나 쉴레이만의 복함단지 같으 대규모의 복합단지 건축이 이루어지며 이는 오늘날의 계획도시 건축을 방불케 한다.

사막의 등대 미나레트
이밖에도 진정한 의미에서 최초의 이슬람 건축이라 할 수 있는 아바스 왕조의 건축물 가운데 특히 알무타와킬 모스크는 나선형 탑으로 유명한데 이 탑이 신자들에게 시간을 알려준다는 일반의 설명과는 달리 멀리서도 모스크의 위치를 알려주는 사막의 등대역할을 했다거나, 이 탑이 많은 경우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에 비유되지만 오히려 지구라트가 이 미나레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탈식민주의와 석유강국이라는 현실의 틈에 끼인 전통과 미래의 예술
이슬람 땅 곳곳에서 전통적인 건축, 직조, 화예 등 전통미술은 20세기 초에 최악의 지경에 이르렀다. 로마 붕괴 이후 7세기에서 17세기까지 이슬람이 차지한 세계 경제와 정치의 중심축이 다시 서유럽으로 넘어갔을 뿐 아니라 북아프리카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밀려드는 유럽인의 세력 속에서 이슬람 공예의 전통저인 생산체계가 거의 초토화 되었기 때무닝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건축 프로젝트에는 유럽의 국제적인 양식이 대거 채택되었다. 1970년대에 이슬람 땅이 신흥 산유국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양의 변화가 이슬람 미술의 질적 발전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오늘날 이슬람 미술의 그 찬란했던 수공예 전통에 눈을 돌리는 예술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이 책을 마무리하는 두 저자는 아쉬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