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문학의 이해 (독서)/7.한국현대소설

회색 인간 (2017) - 한국 단편소설

동방박사님 2024. 3. 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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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7년, 독자들이 발굴하여 등단한 김동식 소설가의 데뷔작 『회색 인간』 100쇄 기념 에디션. 100쇄를 기념해 독자들이 보내온 축전 가운데 50인의 글을 모아 부록에 실었다. 독서와 거리를 두었던 학생들, 새로운 화법의 소설에 목말라했던 문학 애호가들이 보내온 축전에서 드러나듯 이 작품은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 세대의 독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에 자리하고 있다. 오리지널 표지가 표제작의 주요 배경인 ‘지저 세계’를 표현했다면, 이번 특별판은 이야기의 결말을 '빛'으로 해석하여 새로운 장정으로 디자인했다. 참혹한 현실에서도 예술이 인간의 내면에 어떤 빛을 비추는지를 보여주는 「회색 인간」처럼, 이 작품집에 담긴 스물네 편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독자들의 삶에 다양한 갈래의 희망으로 다가가길 바라본다.

목차

100쇄본 기념 특별판에 부치며

회색 인간
무인도의 부자 노인
낮인간, 밤인간
아웃팅
신의 소원
손가락이 여섯 개인 신인류
디지털 고려장
소녀와 소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운석의 주인
보물은 쓸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돈독 오른 예언가
인간 재활용
식인 빌딩
사망 공동체
어디까지 인간으로 볼 것인가
흐르는 물이 되어
영원히 늙지 않는 인간들
공 박사의 좀비 바이러스
협곡에서의 식인
어린 왕자의 별
444번 채널의 동굴인들
지옥으로 간 사이비 교주
스크류지의 뱀파이어 가게
피노키오의 꿈
추천의 글
 
 

저자 소개 

저 : 김동식
 
부산 영도 산복도로 골목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10년간 결근 한 번 없이 주물 공장에서 노동했다. 2016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창작 소설을 올리기 시작했고, 2017년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어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양심 고백』, 『밸런스 게임』 등 ‘김동식 소설집’ 열 권을 펴냈다. 현재까지 『회색 인간』은 3...

책 속으로

땅을 파기에도 모자랄 그 힘으로, 그런 쓸데없는 짓거리를 하다니?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도 당연했다.
분노한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은 그는, 쓰러져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서로를 돌봐주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자에게 빵을 나누지 않았다. 쓰러지면 그걸로 끝이었다.
지상에서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든,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든, 소설을 쓰던 사람이든, 이곳에서 예술은 필요가 없었다.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인간들에게 있어 예술은 하등 쓸모없는 것이었다.
지칠 대로 지친 이곳의 회색 인간들에겐 땅을 팔 수 있는 회색 몸뚱이만이 가진 전부였고, 남들도 다 그래야만 했다.
한데, 그 여인은 미친 것이 틀림없었다.
몸을 가누지 못해 바닥에 주저앉아 굶어 죽어가던 그 여인이, 또다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회색 인간」중에서

노인이 현실에서의 육체를 버리고, 가상 세계로 이주하게 되면 생물학적 유지비가 사라지게 된다.
또한, 건강상의 문제로 몸이 불편하던 노인들도, 가상 세계에서는 건강한 신체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온 가족의 뇌 스캔을 통하여 구현한 완벽한 가족 아바타가 함께하기에, 노인들에게는 실제 현실과의 차이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더 나았다. 함께 살지 못하던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었으니까.
---「디지털 고려장」중에서

이승의 사망률이 너무 낮아진 것 아닙니까? 그 때문에 지금 저승에 심각한 인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 한마디로 이승의 저출산 문제와 같습니다. 저승 인구가 너무 부족하다 이 말입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수명이 낮아서 30, 40대만 되어도 곧잘 저승으로 오곤 했습니다. 지금은 뭐, 평균수명이 70살? 80살? 정말 너무하지 않습니까? 물론, 한때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망자가 늘어났던 건 인정합니다. 좋은 시절이었지요.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저승은 부흥은커녕, 현 상황을 유지하기도 벅차다 이 말입니다! 게다가 사망하는 사람들도 다 늙어서 오니, 이건 뭐 부양해야 할 짐만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와봤자 편히 대접만 받다가 소멸하는 늙은 사람들 말고, 젊은 노동 인구가 필요합니다!
---「사망 공동체」중에서

출판사 리뷰

“아무리 돌가루가 날리고 묻어도 사람들은 회색이 아니었다”

짧지만 강력한 예측 불허의 전개
장르를 넘나드는 한계 없는 상상력
우리의 상상력을 두드리는 묵직한 거짓말

◇ 30만 독자가 사랑한 『회색 인간』 100쇄 기념 ‘빛’ 에디션
- 예술이 인간의 내면에 비추는 희망을 조명하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 소설을 올렸다가,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소설가가 된 김동식의 데뷔작 『회색 인간』의 100쇄 기념 에디션이 출간되었다. 2017년 출간되고 30만 독자에게 읽힌 이 책은 사실 한국 문단의 이단아 같은 존재였다. 널리 알려진 작가의 책도 아니었고, 심지어 그 작가는 전통적인 등단 경로가 아닌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판을 통해 문단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출간 후 줄곧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사실에 많은 독자가 놀라는 동시에 그 이유와 의미를 궁금해하며 여전히 『회색 인간』을 찾고 있다..

◇ 스물네 갈래의 희망의 빛
- 독자들이 사랑한 김동식 단편들의 집결집

표제작 「회색 인간」 외에도 이 소설집에는 독자들이 사랑한 작품들이 집결돼 있다. 인조인간과 진짜 인간의 차이가 있는지를 시작으로 사람 사이의 차별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조명하는 「아웃팅」, 우리 사회가 정말 자본으로 유지되는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무인도의 부자 노인」,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의 판단 기준은 과연 옳은가에 의문을 던지는「소녀와 소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등 이 책에 담긴 스물네 편의 이야기는 부조리한 현실, 인간의 잔인한 본성, 윤리적 딜레마 앞에 선 인간의 고뇌 등을 인상적으로 그려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며 논쟁과 토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오리지널 표지가 표제작의 주요 배경인 ‘지저 세계’를 표현했다면, 이번 특별판은 이야기의 결말을 '빛'으로 해석하여 새로운 장정으로 디자인했다. 참혹한 현실에서도 예술이 인간의 내면에 어떤 빛을 비추는지를 보여주는 「회색 인간」처럼, 이 작품집에 담긴 스물네 편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독자들의 삶에 다양한 갈래의 희망으로 다가가길 바라본다.

추천평

김동식의 책을 세상에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 그는 그동안 없던 작가다. 10년 동안 녹인 아연을 조심스레 부으면서, 300개가 넘는 이야기들을 거기에 함께 녹여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뜨거운 글들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공장 바깥을 부유하고자 했던 그의 자아가, 노동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감각이 아연과 함께 녹고 굳었다. 무엇보다도 단편 「회색 인간」을 추천한다. 우리에게 문학과 예술이 어째서 여전히 필요한지에 대해, 그 어느 명작들보다도 절실하게 전한다.
- 김민섭 (『대리사회』 저자)
김동식 소설집은 비정상적인 혹은 비일상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 인간의 적나라한 양태를 보여준다. 무인도에 갇히거나, 외계인의 공격을 받거나, 정체절명의 순간에 놓였을 때 인간은 기존의 상식 바깥의 행동을 한다. 혹은 구태의연한 규칙을 들먹여 당연한 상식을 부숴버린다. 하지만 저마다의 방식은 다르다. 최악의 순간에도 인간성보다 질서를 중시하는 이들도 있고, 마지막까지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려는 이들도 있다. 누가 옳은지는 알 수 없다. 자비는 늘 중요하지만 결국은 생존이 우선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인간은 얼마나 잔인한가, 얼마나 이기적인가,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가. 김동식 작가의 짧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때로 비웃고, 때로 슬퍼하고, 때로 분노한다. 그것은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다.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인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늘 겪는 거짓말 같은 일상의 이야기들. 가볍게 들리는 김동식 작가의 농담들은 꽤나 묵직하게 우리들의 상식을 두들겨댄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게 한다.
- 김봉석 (문화평론가)
작가님의 소설들은 마치 마법처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큰 감동과 여운을 남깁니다.
- 김나경
모두 ‘회색 인간’이 되어 살아가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예술이라는 빛으로 우리를 각양각색의 색으로 물들여 살아가는 의미를 찾게 해주셨어요.
- 김정연
절대 책 안 읽는다고 호언장담하던 중학생들에게 슬쩍 내밀면끝까지 읽고 토론까지 하게 하는 책이 바로 『회색 인간』! 100쇄는 당연한 결과!
- 맘따순 사서샘
소설의 몰입도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구성, 그리고 강렬한 반전에 읽는 내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 모아이 석상
볼 때마다 경이로움과 신비함의 극한을 느끼는 유일한 책.
- 배민서
읽자마자 뭐에 홀린 듯이 순식간에 읽어버렸어요.
- 이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