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7.한국현대소설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 (2024) - 한국장편소설

동방박사님 2024. 3. 3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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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아름다운 소설은 신의 선물이다”
2023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화제작! 출간 전 해외 3개국 판권 수출

세상을 떠난 사람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연들이 모이는 심리부검센터. 그리고 그 근처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공중전화. 그곳에서 펼쳐지는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모두를 위로하는 감동 휴먼 판타지.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는 정식 출간 전부터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오직 작품성만으로 2023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화제작으로 손꼽히며 출간 전에 이미 폴란드, 루마니아, 튀르키예 등에 판권 수출을 마쳤다. 또한, 밀리의 서재에 전자책으로 선 출간하여 8천여 명의 독자들에게 압도적인 극찬을 받으며, 주간 베스트 기준 소설 1위, 종합 4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상실을 애도로 승화하는 아름답고도 이상한 이야기.” “어설픈 힐링이 아닌 진짜 힐링! 아파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소설.” “남겨진 이로서의 마음을 애써 무시하며 살았는데, 책 속 이야기들로 어느새 위로받았다.” 작품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말처럼, 억지 위로가 아닌 진정성 있는 위로를 전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다.

소중한 사람의 자살은 남겨진 사람에게 커다란 상처와 원망과 죄책감을 남긴다. 고인의 상실을 슬퍼하기 전에, ‘도대체 왜?’ 혹은 ‘어떻게 그럴 수 있나?’ 하는 물음만 계속 마음에 머문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심리부검이다. 심리부검이란 자살자의 자살 원인을 추정하는 과정을 일컫는 행위로, 이 소설의 핵심 모티프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는 이 심리부검을 완전하게 만드는 소설 속 장치다. 세상에 이런 공중전화는 실제로 없지만, 대신 우리에겐 이 소설이 있다. 신의 선물과도 같은 이 소설을 통해 원망과 죄책감이 슬픔으로 바뀌고, 상처가 위로로 바뀌는 기적 같은 일이 시작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낙인 금지
2장. 공소권 없음
3장. 두 개의 얼굴
4장. 어쩌면 진실보다 중요한
5장. 완전히 무너졌을 때
6장. 마지막 마음이 말하고 있는 것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 : 이수연
 
인생의 절반을 우울증, 공황장애, 식이장애와 함께 살아왔다. 자살시도 생존자로서, 살기 위해 상담을 받고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폐쇄병동에서 쓴 일기가 『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라는 에세이로 정식 출간되며 작가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자살 예방 및 정신질환 인식 개선 강연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으며, 그간의 경험과 다양한 상담 사례를 소설로 풀어내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를...

책 속으로

사무 일이 정리가 되어갈 즈음 지안은 덤덤한 표정으로 출장 준비를 했다. 노트북, 관련 서류와 녹음기 두 개. 서류 가방은 두툼하게 부풀어 올라 딱 봐도 묵직해 보였다. 지안은 그보다 더 무거운 것을 짊어져 본 듯 가볍게 가방을 챙겼다. 지안과 상우 모두 그날이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했다. 누군가 죽었다. 누군가 자살했다. 누군가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 제대로 된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듣지도 못한 채. 위로받지 못한 채. 그것을 알기에 센터에는 어떠한 음악도, 라디오의 소리도 흘러나올 수 없었다.
---「프롤로그」중에서

다소 진지한 그녀의 말에 마음이 요동쳤다. 그녀의 말이 사실일까? 진짜 그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는 걸까? 이런 믿기지 않는 일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건가? 하지만 그가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는 것. 심지어 자살을 했다는 것. 그것 역시 내 세상에선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하나쯤 더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지 모를 일이었다. 사실 그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나는 뭐라도 믿고 싶었다. 남편이 떠나고 무엇도 믿을 수 없었으니까. 내가 믿고 있는데도 자살을 택한 주열 씨의 진심조차 믿을 수 없었으니까.
---「1장 낙인 금지」중에서

“그때는 그냥 그래서 다시 만났어요. 그런데 다시 헤어지자고 말했을 땐 제 앞에서 손목을 그었어요. 놀라서 또다시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오빠는 계속 화가 나면 욕하고 때리고……. 이젠 진짜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짐을 싸고 집을 나왔어요. 계속 연락이 오더라고요. 다시 안 돌아오면 자살하겠다고. 손목을 그어서 사진을 보내오고, 절 죽이겠다고도 하고……. 답도 안 하고 무시하려고 했는데 그날 한강에서 뛰어내리겠다고 사진을 보내오더니 진짜…… 그렇게…… 진짜…….”
---「2장 공소권 없음」중에서

“심리부검이 끝나진 않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어머님은 아영이를 죽이지 않았어요. 다만 어머님이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영이의 마음이 어땠는지 몰랐기 때문이에요. 아영이의 마음이 어땠는지 안다면 다른 마음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어떤…… 어떤 게 있을까요?”
“소중한 이를 잃은 슬픔이요. 똑같은 슬픔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그 둘은 다른 슬픔이에요. 지금 슬픔의 방향은 어머님을 향해 있죠. 내가 이렇게 못 해서, 내가 이렇게 말해서. 하지만 아영이의 마음을 안 순간부터 슬픔은 아영이를 향할 거예요. 소중한 아이가 떠나갔구나. 힘든 마음을 가지고 살아갔구나. 그걸 저희는 ‘애도’라고 말해요. 저희가 그럴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3장 두 개의 얼굴」중에서

그제야 지안이 왜 그를 불렀는지 눈치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어떤 방법으로 죽었느냐’가 아니라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느냐’에 대한 회고였다. 애도란, 그 삶을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는 과정이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대화하며 마음을 나누는 것, 그게 바로 수용이란 걸 지안은 진작 알아챘던 것이다.
---「4장 어쩌면 진실보다 중요한」중에서

―마음은 어때요?
지안 씨는 이 통화가 마지막이라도 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실상 해외에 있더라도 인터넷이 되니 연락은 주고받을 수 있는데. 나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빌미로 삼아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가 죽으려고 했던 날들. 모두 완전히 무너졌던 날들이었어요. 그때는 그렇게 모든 게 끝나는 것 같았어요. 지안 씨가…… 그렇게 묻기 전까지, 아니, 물어왔던 날도.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 완전히 무너져 봤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라고. 새롭게 살아볼 수 있다고.
―지금도 무너져 있어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상태랄까. 그러니까 지안 씨도…….
―……?
―지안 씨도 이제 쌓아 올려봐요. 다 무너트려서라도, 끝까지 떨어지더라도 다시 시작해 봐요. 지금이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이잖아요. 이렇게 안부를 묻고, 대답하고, 대화하는 지금이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곳이잖아.
---「5장 완전히 무너졌을 때」중에서

그때는 언제라도 공중전화를 통해 아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놓아야 한다. 떠나간 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없던 날들을. 앞으로 내가 들어야 하는 것은 아빠의 목소리가 아닌 함께하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것이 아빠가 말한 마지막 바람이었다고 믿어야 했다. 그래야 잘 살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믿을 수 있으니까. 아빠의 목소리는 다시 들을 수 없지만, 나는 이곳에서 아빠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울고 또 울었다.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만큼.
---「6장 마지막 마음이 말하고 있는 것」중에서

출판사 리뷰

2024년 힐링 판타지 최대 기대작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소설


전자책 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소설 1위, 종합 4위에 오른 작품이 있다. 2023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출간 전에 유럽 3개국에 판권을 수출했으며, 벌써 영상화 판권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 이수연 장편소설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에 공개된 후 8천여 독자의 마음을 울리며 추천 세례를 받았으며, 수많은 예비 독자의 커다란 기대 속에서 마침내 종이책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자살’과 ‘죽음’이라는 어둡고 금기시되는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이 소설에 이토록 커다란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까닭은 이 어려운 주제를 미묘하고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작가의 진정성과 필력 덕분이다. 이 소설 곳곳에서는 남겨진 우리가 먼저 떠난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 엄청난 슬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렇게 힘들어하는 다른 누군가가 있을 때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를 세심하게 알려준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연이어 나오는 슬픈 사연에 마음은 무너져 내리더라도, 고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정한 애도를 해나가는 소설 속 인물들을 보며 희망과 따뜻함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고인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다는 판타지적 설정, 상대의 마음을 묻고 진정어린 애도를 돕는 성숙한 캐릭터,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다 읽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문장 등이 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 올린다. 가슴 깊은 곳에 아직 떨쳐내지 못한 깊은 슬픔이 있는가? 그렇다면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가 당신을 구원할, 당신의 인생책이 될 것이다.

간절한 마음이 모여 생긴
최소한의 기적


죽은 사람의 마음을 탐구하는 심리부검센터장 지안. 그녀는 우연히 자신이 어릴 적 살던 골목에 위치한 공중전화에서 특별한 비밀을 발견한다. 바로 그 공중전화에서 간절히 듣고 싶었던 사람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 아무나 아무 시간에나 들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정말 소중했던 사람, 정말 간절한 사람만이, 그것도 고인이 세상을 떠난 시간에만 들을 수 있는 기적이다. 그 사실을 발견한 지안은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매일 그 시간만 되면 이 공중전화를 찾는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심리부검 일에 이 공중전화를 활용하기로 한다. 고인의 마지막 마음을 듣는 행위가 남겨진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

그리하여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연들이 모이는 심리부검센터에 작은 기적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살한 남편의 마음을 알고 싶은 연아, 자신 때문에 남자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생각하는 나은, 시시때때로 자해하던 첫째 딸을 잃고 둘째 딸마저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유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자살한 나이 든 어머니의 마음을 알고 싶은 아들 남진, 그리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한 자살시도 생존자인 상우까지. 지안은 이 모든 남겨진 사람 혹은 생존한 사람에게 슬퍼하고 애도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희망을 전한다. 동시에 그녀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아버지의 상실로 인한 슬픔을 이겨내고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어머니와 화해하는 새로운 삶의 단계로 나아간다. 그리고 독자들도 깨닫게 된다.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마음은 어때?”라고 물어봐 주는 일이라는 것을. 서로의 마음을 물어봐 주는 사람들이 결국 이 삶을 지탱하게 하는 기적이란 것을. 당신의 삶에도 작은 기적이 필요하다면, 이 작품이 당신의 기적이 되어줄 것이다.

무너진 삶을 새롭게 쌓아 올리는
마지막 전화 통화가 시작된다


연간 자살자 수 1만 3천 명. 주변 사람의 자살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자살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지만, 늘 다루기 어렵고 금기시되는 주제이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이 커다란 슬픔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방치되거나, 의도치 않게 상처 주거나 상처받는다. 그렇기에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는 더더욱 귀한 책이다. 이 소설은 자살자와 자살시도 생존자, 그리고 자살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유가족 등을 모두 섬세하게 다루며, 성숙한 애도와 극복의 과정을 차분하게 그려낸다. 이 책을 집필한 이수연 작가 역시 자살시도 생존자로서 살기 위해 상담을 받고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는 자살 예방 및 정신질환 인식 개선 강연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으며, 그간의 경험과 상담 사례를 소설로 풀어냈다. “아파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진짜 소설”이라는 독자평처럼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는 이수연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아프고도 아름다운 소설인 것이다. 진정성 있는 진짜 이야기, 상대를 위로하고 존중하는 진짜 어른의 이야기가 이 안에 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를 읽은 독자들은 이런 심리부검센터와 공중전화가 실재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나를 두고 먼저 떠나간 소중한 사람의 마지막 마음을 알 수 있다면, 원망이나 죄책감에서 벗어나 온전히 그의 부재를 슬퍼할 수 있지 않을까. 적절한 애도의 과정을 거쳐 결국 지금 살아 있는 다른 소중한 사람과 함께 다시 살아갈 힘을 얻지 않을까. 고인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다는 설정은 판타지지만, 그 밖의 다른 모든 요소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서 잠시 머물다 가길. 그러면 당신도 풀지 못하고 오래 묵혀둔 가슴 속 가장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추천평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가 세상 어딘가에 진짜로 존재하면 좋겠다. 사라져버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 결국 그렇게 남겨진 사람들에게만 들리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신이 주는 선물 같다. 주인공 지안의 눈을 통해 이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더 보태지 않아도 토씨 하나 모자람 없이 따뜻하기만 하다.
- 김지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작가)
자살이라는 어렵고 종종 금기시되는 주제를 미묘하고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소설. 읽으면 가슴 찢어지는 슬픔과 희망이 동시에 느껴진다. 애도와 슬픔에 대한 이 애절하고 아름다운 글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처럼 나 역시 오랜만에 상처의 딱지를 떼어내고 그 안에서 평화를 찾아낼 힘을 얻었다.
- 샤나 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