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서양철학의 이해 (책소개)/5.고.중세철학

프로타고라스 (2021)

동방박사님 2024. 5. 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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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덕은 가르쳐 줄 수 있는가”를 둘러싸고 벌이는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의 치열한 토론

드라마와 철학의 결합이 가장 극대화된 작품으로
행간 읽기를 통해 철학적 주제와 관련된, 감추어진 통일성 찾기가 묘미


플라톤의『향연』과 더불어 플라톤의 문학적 역량이 가장 탁월하게 발휘된 것으로 평가받는 대화편이다. ‘소피스트들’이라는 부제가 붙여지기도 했던 이 대화편에서 플라톤은 다른 어떤 대화편에서보다도 더 등장인물과 배경의 묘사에 공을 들임으로써 아테네의 전성기에 아테네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에서 벌어진 소피스트들과 촉망받는 젊은이들의 모임을 생생하게 그려 낸다. 이 대화편은 플라톤의 대화편들 중에서 가장 밝고 희극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대화편 중 하나이며, 언어유희와 농담, 우스꽝스러운 묘사들이 가득하다.

목차

‘정암고전총서’를 펴내며 5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을 새롭게 펴내며 9
작품 내용 구분 15
등장인물 19
일러두기 24
본문 27
주석 135
작품 안내 185
부록-시모니데스 시 PMG 542의 재구성 247
참고문헌 253
찾아보기 265
옮긴이의 말 287

저자 소개

저 : 플라톤 (Platon)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으로 서양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명문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20세에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되었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셨을 때 그의 나이 28세였다. 그 후 여러 곳을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고 기원전 387년에 철학 중심의 종합 학교인 아카데메이아를 세웠다.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철학이 담긴 글을 저술하며 그 안에 자신의 철학도 담았다. 「파이돈...

역 : 강성훈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제대학교 인간환경미래연구원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재직 중이며 정암학당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를 번역하였고, 「플라톤의 『국가』에서 선분 비유와 동굴 비유」, 「고대 그리스어 einai에 해당하는 한국어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존재사와 계사를 구분하였는가?」, 「플...

책 속으로

어디서 나타나는 건가, 소크라테스? 하긴 뭐, 알키비아데스의 젊음을 쫓아다니다 온 것이 분명한 게지? 하긴 엊그제도 보니까 알키비아데스는 여전히 잘생긴 남자더군. 그래도,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남자가 다 됐어, 소크라테스. 벌써 턱 밑에 수염이 나기 시작했더군.
--- p.27

이제 뛰어난 사람들과 관련해서 당신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문제가 남아 있군요. 도대체 왜 뛰어난 사람들이 교사한테 달려 있는 다른 분야는 자기 아들들에게 가르쳐서 지혜롭게 만들면서 그 자신이 뛰어난 분야인 덕은 자식들을 어떤 사람보다도 낫게 만들지 않는가 하는 문제 말이에요. 소크라테스,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당신에게 더 이상 옛날이야기를 하지 않고 논변을 펼치겠습니다. 이걸 생각해 봐요. 나라가 있으려면 모든 시민이 거기에 참여해야 하는 하나의 어떤 것이 있나요, 없나요? 사실 당신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문제는 다른 어디서가 아니라 바로 여기에서 해결됩니다.
--- p.57

지혜와 분별과 용기와 정의와 경건, 이들은 하나의 것에 대한 다섯 개의 이름인지, 아니면 어떤 고유한 본성의 것이 그 이름들 각각의 근저에 있어서, 각각이 자기 자신의 기능을 가지며, 그것들 중 어떤 것도 다른 어떤 것과 같은 종류의 것이 아닌 것인지요? 선생님은 이것들이 하나의 것에 대한 이름들이 아니라, 이 이름들 각각이 고유한 것에 적용되고, 이것들 모두는 덕의 부분들인데, 금의 부분들처럼 서로서로 비슷하고 그것들을 부분으로 가지는 전체와도 비슷한 것이 아니라, 얼굴의 부분들처럼 그것들을 부분으로 가지는 전체와도 비슷하지 않고 서로서로도 비슷하지 않으며, 각각이 고유한 기능을 가진다고 주장하셨죠. 이것들이 여전히 그때처럼 생각되시면, 그렇다고 말씀해 주세요. 만약 뭔가 좀 다르게 생각되신다면, 그것을 분명히 밝혀 주세요.
--- p.107-108

출판사 리뷰

“덕은 가르쳐 줄 수 있는가”를 둘러싸고 벌이는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의 치열한 토론

드라마와 철학의 결합이 가장 극대화된 작품으로
행간 읽기를 통해 철학적 주제와 관련된, 감추어진 통일성 찾기가 묘미


플라톤의 『향연』과 더불어 플라톤의 문학적 역량이 가장 탁월하게 발휘된 것으로 평가받는 대화편이다. ‘소피스트들’이라는 부제가 붙여지기도 했던 이 대화편에서 플라톤은 다른 어떤 대화편에서보다도 더 등장인물과 배경의 묘사에 공을 들임으로써 아테네의 전성기에 아테네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에서 벌어진 소피스트들과 촉망받는 젊은이들의 모임을 생생하게 그려 낸다. 이 대화편은 플라톤의 대화편들 중에서 가장 밝고 희극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대화편 중 하나이며, 언어유희와 농담, 우스꽝스러운 묘사들이 가득하다.

“어디서 나타나는 건가, 소크라테스?”

『프로타고라스』는 소크라테스의 출현을 선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플라톤이 출현을 선포하는 소크라테스는 30대 중후반으로 설정되어 있다. 소크라테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대화편들 중에서 드라마 상으로 가장 젊다. 프로타고라스가 소크라테스야 말로 앞으로 지혜에 있어서 명성을 떨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마무리 짓는 것으로 끝난다.

이 대화편의 첫 대사는 “어디서 나타나는 건가, 소크라테스?”이다. 고대 그리스 문학 작품들 중에서 그 작품이 어떻게 시작하는지가 중요한 작품이 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가 “분노를 노래하라, 여신이여”로 시작하며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작품 전체의 주제임을 암시하듯이 『프로타고라스』역시 ‘소크라테스의 출현’이 대화편의 주제임을 암시한다.

알키비아데스와 같은 미소년들을 쫓아다니곤 했던 사람, 젊은이를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사형에 처해진 사람, 프로타고라스와 같은 소피스트들과 곧잘 어울렸던 사람, 죽을 때까지 여러 소피스트들 중 한 명으로 간주되었던 사람, 이런 것들이 당시 그리스인들이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인상이지만, 이 중 어떤 것도 소크라테스의 진면목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떤 소크라테스’가 나타났다는 것일까?

오늘날 우리가 ‘철학’이라고 부르는 활동은 소크라테스로부터 (혹은 그의 이름을 빌린 플라톤으로부터)시작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플라톤이 묘사하는 소크라테스는, 호메로스로부터 이어지는 전통을 존중했지만 궁극적인 의미에서 전통 파괴적이었고, 소피스트로 대변되는 새 시대의 지식인들과 겉보기에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했지만 그의 방법론은 근본적으로 소피스트의 방법론과 달랐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사람이 나타났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당시 그리스 사회에서 별종인 인간이었다.

철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이 대화편에는 흔히 ‘소크라테스의 역설’이라고 부르는 철학적 입장들, 즉 덕이 곧 앎이라거나(지덕합일), 개별 덕들이 사실은 동일한 하나의 것이라거나(덕의 단일성), 누구도 자신이 아는 것과 달리 행동할 수 없다거나(자제력 없음의 불가능성) 하는 입장들에 대한 본격적인 논증이 제시된다. 한마디로 플라톤의 초기 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집대성 되어 있다.

“당시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학생들끼리 모여서 논문을 발표하고 같이 논의하던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에서 한번은 어떤 친구가 『프로타고라스』 관련 논문을 발표하면서, 프로타고라스의 연설에 개진된 생각들을 『국가』의 소크라테스가 이어받는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았다. 예전에 『프로타고라스』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던 나는, 그러고 보니 『국가』에서 5-7권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국가』를 다시 읽으면서 그 풍부함에 새삼 놀라게 되었고, 그와 함께 『프로타고라스』의 풍부함에도 다시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박사논문의 주제를 『프로타고라스』와 『국가』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에 대한 것으로 정하게 되었다.” -‘옮긴이의 말’에서

대화편의 구성

『프로타고라스』의 본 대화의 내용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부분(310a~320c)에서 히포크라테스와 소크라테스는 프로타고라스를 찾아가서 그가 덕을 가르친다는 공언을 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두 번째 부분(320c~329d)에서 프로타고라스는 덕이 정말로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라는 내용의 긴 연설을 한다. 세 번째 부분(329d~338e)에서 소크라테스는 여러 가지 개별 덕들이 서로 유사하거나 동일하다는 논증들을 제시한다. 네 번째 부분(338e~348c)에서는 프로타고라스가 시모니데스의 시에 대한 질문을 하고 소크라테스가 그 시에 대한 해석을 제시한다. 다섯 번째 부분(348c~360e)에서는 다시 덕의 단일성 논의로 돌아와서 소크라테스가 용기와 지혜의 동일성에 대한 논증을 제시한다. 그러고 나서 결과적으로 전체 대화가 뒤죽박죽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서로 헤어진다(360e~362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