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정치의 이해 (책소개)/9.정치외교학일반

동굴 속의 철학자들 (2021) - 20세기 정치철학자와 플라톤

동방박사님 2024. 5. 17. 15:38
728x90

책소개

플라톤을 읽어 20세기를 진단하고 21세기를 전망하다

21세기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20세기를 정확히 진단하는 수밖에 없다. 21세기는 ‘장기 20세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20세기는 역사에 기록될 만한 걸출한 정치철학자들을 배출했다. 이들의 존재는 20세기가 그만큼 격변의 시기였음을 방증하는 것일지 모른다. 어쨌든 우리는 이들의 정치철학적 식견을 통해 20세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시대의 진단을 위한 ‘눈’으로서, 이 책은 20세기의 대표적인 정치철학자인 하이데거, 스트라우스, 오크숏, 아렌트, 푸코, 누스바움을 선택했다. 이들은 동시대인으로서 20세기적 문제의식을 공유할 뿐 아니라 20세기의 문제를 서양정치철학사 전체의 맥락에서 진단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 모두 서양철학의 기원으로 일컬어지는 플라톤 해석을 통해서 각자의 정치철학을 정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플라톤은 각자의 정치철학의 토대가 될 뿐 아니라, 20세기 진단의 근거가 된다. 또한 이들의 플라톤 해석은 민주주의의 적 또는 전체주의 사상의 진원지라는 이미지에서 플라톤을 해방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런 시각에서 이 책은 20세기 정치철학자 여섯 명의 플라톤 해석을 검토했다.

목차

1 진리 경험의 역동성과 긴장성: 하이데거의 『파르메니데스』에 나타난 플라톤 해석의 정치적 함의(이상원)

I. 서론: 정치적 존재와 진리의 고전적 문제성
II. 고대 철학적 진리 개념의 역동성
III. 하이데거의 정치체에 관한 고전적 사유와 플라톤 ‘에르의 신화’ 해석
IV. 진리의 열림과 닫힘, 그리고 정치적 존재의 긴장성
V. 결론: 진리의 가능성과 정치철학

2 스트라우스의 플라톤주의: 스트라우스 정치철학의 두 테마와 관련하여(박성우)

I. 서론
II. 자유주의의 위기 테마와 스트라우스의 플라톤주의
III. 이성과 계시의 갈등 테마와 스트라우스의 플라톤주의
IV. 스트라우스의 플라톤주의의 주요 쟁점들
V. 결론

3 왜 오크숏은 바벨탑에서 내려와 동굴로 향했는가?: 플라톤 정치철학 해석에 비춰 본 오크숏의 합리주의 비판(김지훈)

I. 서론
II. 바벨탑에서 내려오기: (정치적) 합리주의 비판
III. 바벨탑에서 내려와 동굴로: 플라톤 정치철학에 대한 오크숏의 해석
IV. 동굴 속에서 하늘 바라보기: 오크숏 정치철학의 의의
V. 결론

4 아렌트의 플라톤 비판에 대한 고찰: 목적-수단 논리를 중심으로(표광민)

I. 서론
II. 아렌트의 플라톤 해석에 대한 해석들
III. 물질세계의 속성으로서 목적-수단 논리
IV. 목적-수단 관계 너머의 정치
V. 결론: 진리를 거부한 아렌트 정치의 현재적 의미

5 플라톤의 철학적 주체성에 대한 푸코식 고찰: 플라톤적 자기 배려와 ‘플라톤주의의 역설’(박수인)

I. 서론: 푸코의 플라톤 읽기
II. 푸코의 『알키비아데스』 독해: 영성의 플라톤적 재구축
III. 푸코의 『향연』 독해: ‘진정한 사랑’과 ‘자기 배려’의 배려
IV. ‘플라톤주의의 역설’: 철학적 주체성에 대한 푸코식 성찰
V. 결론

6 플라톤 해석을 중심으로 살펴본 누스바움 철학의 변화와 특징: 인간과 행복에 대한 철학적 이해와 정치적 해법(안태현)

I. 서론
II. 플라톤 해석으로 보는 초기 누스바움: 합리주의 인간관 비판과 사랑 예찬
III. 누스바움 철학의 변화와 확장
IV. 결론

저자 소개

저 : 김지훈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박사과정

저 : 박성우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플라톤 정치철학과 그 현대적 의의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앙대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 분야는 고전정치철학과 국제정치사상이며, 아울러 양 분야의 학제적 결합을 모색하는 연구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저서로 『영혼 돌봄의 정치: 플라톤 정치철학의 기원과 전개』, 편저서로 『동굴 ...
 

저 : 박수인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책 속으로

일반적으로 우리는 플라톤 해석을 토대로 시대를 진단한 대표적인 20세기 철학자로 칼 포퍼(Karl Popper)를 떠올린다. (...) 플라톤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가 민주주의의 적 혹은 전체주의 사상의 진원지로 그려지는 것도 다분히 그의 ‘공헌’이 아닐 수 없다. (...) 20세기 정치철학자 여섯 명의 플라톤 해석은 포퍼의 강력한 이미지에서 플라톤을 해방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들의 플라톤 해석은 20세기 플라톤 해석에 있어서 공정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20세기를 들여다볼, 더 세련된 정치철학자의 눈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p.vii

오늘날 민주주의 자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다시금 ‘진리’의 문제를 거론할 수밖에 없다. 진리의 참된 의미,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가? 인간 존재가 직면해 온 진리의 문제성은 단순히 절대적 원칙의 일방적 제시나 다양성의 섣부른 추구만으로 규정되거나 극복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우리는 진리의 근원적 문제와 치열하게 직면했던 고대 철학의 문제의식에 대한 재해석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연 플라톤은 그의 수많은 대화록에서 어떠한 절대적 교리를 주장했는가?
--- p.2

오크숏은 (...) 개인화되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반대급부로 나타난, 개인화를 거부한 사람들(individual manque)이 있음을 내세웠다. 이들은 여전히 과거 공동체적 유대를 그리워하며, 종종 반개인주의적인(anti-individual)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개인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험보다는 서로 간의 ‘다름’을 거부하고 안정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동체적 지침을 추구한다. 이렇게 삶의 다른 지향점을 품고 있는 개인들이 어떻게 한 공동체 내에서 함께 지낼 수 있을까?
--- p.78-79

누스바움이 인용하는 스토아학파 학자들에 따르면, 분노와 증오같이 “파괴적인 감정”은 선천적이지 않고, “어린이들이 사회에서 배우는 것”이다(Nussbaum [1997] 1998, 65). 인간은 소속 문화에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자신에 대한 과도하게 높은 평가를 흡수하며, 그 결과 다른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 때 적대적으로 반응한다고 그들은 설명한다. 한 예로 외국인을 혐오하고 여자를 멸시하는 사람은 그들이 자신과 동등하지 않다고 가르치는 문화에서 혐오와 멸시를 뒷받침하는 확신을 얻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플라톤 역시 욕망과 감정이 제도와 규범에 의해 형성됨을 『국가』에서 시사한다.
--- p.220

출판사 리뷰

플라톤을 읽어 20세기를 진단하고 21세기를 전망하다

21세기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20세기를 정확히 진단하는 수밖에 없다. 21세기는 ‘장기 20세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20세기는 역사에 기록될 만한 걸출한 정치철학자들을 배출했다. 이들의 존재는 20세기가 그만큼 격변의 시기였음을 방증하는 것일지 모른다. 어쨌든 우리는 이들의 정치철학적 식견을 통해 20세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시대의 진단을 위한 ‘눈’으로서, 이 책은 20세기의 대표적인 정치철학자인 하이데거, 스트라우스, 오크숏, 아렌트, 푸코, 누스바움을 선택했다. 이들은 동시대인으로서 20세기적 문제의식을 공유할 뿐 아니라 20세기의 문제를 서양정치철학사 전체의 맥락에서 진단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 모두 서양철학의 기원으로 일컬어지는 플라톤 해석을 통해서 각자의 정치철학을 정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플라톤은 각자의 정치철학의 토대가 될 뿐 아니라, 20세기 진단의 근거가 된다. 또한 이들의 플라톤 해석은 민주주의의 적 또는 전체주의 사상의 진원지라는 이미지에서 플라톤을 해방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런 시각에서 이 책은 20세기 정치철학자 여섯 명의 플라톤 해석을 검토했다.

20세기 정치철학자의 문제의식과 플라톤 정치철학의 접점을 찾아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박성우 교수를 필두로 한 이 책의 필진은 여섯 명의 ‘철학자’를 정치철학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플라톤 해석을 면밀히 검토하여 20세기 시대진단의 근거로 삼는, 비교적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였다. 독회와 세미나, 논문 발표 등을 통해 다양한 갈래에서 다듬어진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이상원)에서는 하이데거의 플라톤 해석이 갖는 정치철학적 함의를 고찰하고, 제2장(박성우)에서는 스트라우스의 플라톤 해석을 스트라우스 정치철학의 두 테마와 관련하여 검토한다. 제3장(김지훈)에서는 오크숏의 정치철학이 도시 내에 존재하는 철학자의 역할 한계를 강조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이어서 오크숏의 문제의식이 정확히 플라톤 정치철학의 근본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밝힌다. 제4장(표광민)에서는 아렌트의 플라톤 비판의 근본적 동기가 목적-수단 논리의 거부에 있음을 주장하고, 제5장(박수인)에서는 자유와 윤리의 힘으로서의 철학적 존재 양식을 탐색했던 말년의 푸코가 수행한 플라톤 연구의 의의를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제6장(안태현)에서는 누스바움의 연구가 초기에는 개인의 수준에서 좋은 삶을 바라보고 이해하려 노력한 반면,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함을 인식한 이후로는 공동체의 수준에서 좋은 삶을 논의하는 변화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누스바움의 지적 궤적에 그녀의 플라톤 해석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