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정치의 이해 (책소개)/1.국가권력

당신을 위한 국가는 없다

동방박사님 2021. 11. 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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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슬로의 한국학 교수 박노자, 그가 말하는 폭력적인 국가의 실체를 파헤친다

‘촛불집회의 시위대에 한파에도 굴하지 않고 물대포를 쏘는 국가’,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국민들을 테러리스트로 여기고 폭력 진압을 하는 국가’. 우리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는 과연 우리를 보호하고 있는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한국학 교수이자『우리들의 대한민국』의 저자 박노자가, 이렇게 상식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국가의 실체를 파헤친다.

우리는 국가가 우리를 지켜주는 울타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노자는 우리들은 위한 국가는 없다고 말하면서, 국가의 숨겨적 폭력성을 드러내 보인다. 그렇다면 박노자가 말하는 국가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저자는 국가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국민들을 통제하고, 어떻게 전쟁이라는 폭력을 정당화해 왔는지 분석하면서, 국가는 폭력을 통해서 유지되는 일종의 전쟁 기계라고 말한다. 그는 국가 폭력의 작동 방식을 살핌으로써 국가의 계급 구조를 드러내 보인다. 그는 계급구조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국가 폭력이라고 말하면서, 국가의 폭력은 각 계급이 불균등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분석한다.

또한 국가 전쟁의 허위성을 폭로하면서 국가는 전쟁하는 기계이고, 국가가 말하는 정의로운 전쟁은 유사 이래로 존재한 적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전쟁 또한 지배층의 치부를 감추고 피지배 구조를 숨기려는 국가의 커다란 사업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지막으로 찾는 도피처인 종교는 우리의 편인가? 저자는 종교 또한 그 역사에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과 같이 성장해 왔다고 말한다. 기독교는 정의로운 전쟁을 표방하며 수많은 전쟁을 이끌었고, 비폭력의 종교라고 하는 불교마저 일본에서는 전쟁에 이용되기가 부지기수였다.

그럼 우리는 왜 이런 것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온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이것들은 모두 국가와 문화를 통해 우리에게 학습된 것이다.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사람은 영웅이 되며, 전쟁영화와 명예는 살인을 미담으로 만든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외면하는 좌파 지식인들 또한 비판하고 있다. 그들이 "합리적 국가"라는 환상에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 실린 동서고금의 다양한 사례와 저자의 분석을 통해서, 국가-전쟁-종교의 삼각관계와 그 이면에 있는 자본주의적 질서, 국가 권력의 본질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책 김동춘(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머리말 : 국가의 실체를 직시한다

1 국가는 무엇인가
‘국살’은 왜 은폐되고 잊혀지는가
국가는 누구의 편인가
가난뱅이 타자’ 사냥하는 경찰 잔혹사
백성을 길들이기 위한 극악한 사형제도
국가가 원하는 인간을 만들어내는 학교
전쟁하는 기계, 국가

2 전쟁에 대한 거짓말
전쟁, 합법적 살인과 성폭행의 제전
오래된 거짓말, 계급국가의 정의로운 전쟁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병법의 거짓말
국제법 천 마디가 대포 한 문에 진다
자본가에게 전쟁은 ‘축복’
기관총이 열어젖힌 ‘학살의 시대’
자본주의는 끝없이 피 흘린다
한국의 진보는 진정 전쟁에 반대하는가

3부 종교, 전쟁, 국가의 삼각관계
기독교는 어떻게 전쟁과 친해졌나
기독교, 전쟁 전도의 역사
‘악의 축’의 탄생, 한국 기독교와 반공주의
불교는 어떻게 국가폭력에 협력해왔나
백인이여, 불교가 그렇게 평화적인가

4부 국민은 어떻게 길들여지는가
전쟁영화, 남자와 조국을 노래하다
영웅의 다른 이름, 주검 더미 위의 출세자
살인의 낭만에 도취된 국민들
적을 살해하고 초인으로 거듭나라
“군인들이여, 적은 인간이 아니다”
근대 일본의 치명적 발명품, 무사도
일제의 잔혹한 유산, 자폭 이데올로기
서바이벌 게임과 합숙, 전쟁 같은 자본주의

5부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사람들
국기에 대한 경애
여호와의 증인, 병영국가의 ‘동네북’
국가적 살인에 대한 저항의 역사

저자 소개 (1명)

저 : 박노자 (Vladimir Tikhonov, Park No-ja,블라디미르 티호노프, 朴露子, Владимир Тихонов)

2001년 한국인으로 귀화하기 전까지 본명 '블라디미르 티호노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서 태어났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영화 [춘향전]을 보고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동방학부 한국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고대 한국의 가야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러시아 국립 인문대학교 강사를 거쳐 학생과 강사의 신분으로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보냈던 그는 '박노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귀화한다.

박노자를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 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난 한국인'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귀화한 것은 스스로 한국사회에서 국적, 또 외국인과 내국인이라는 장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을 결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한국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노자는 한국 사회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날카로운 논리로 지식인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세계사를 보는 거시적인 혜안 속에서 치열하게 인문학적 성찰의 삶을 살아온 그는 『당신들의 대한민국』,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등의 저서를 통해 '토종' 한국인보다 진한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그는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보다는 러시아를, 또 세계를 잘 아는 한국인에 가까운 그는 한국 사회를 그 주춧돌부터 다시 살펴본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믿고 살던 권위주의의 서까래며 집단이기주의의 기둥이 그 앞에서는 대번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폐품이 되고 만다. 이제까지 나왔던 많은 한국인 비평, 비판보다 서너 길은 더 깊은 통찰이 있고 무엇보다 저자가 한국에 대해 가지는 애정이 든든하다.

두 번째 책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 박노자의 북유럽 탐험』는 북유럽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노르웨이 사회의 이모 저모를 소개하고 있다. 상하의 질서와 복종을 강조하는 우리의 일반적인 문화와 달리, 다양성의 존중과 소박한 삶을 생활의 주요 철칙으로 여기고 있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평등한 인간 관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박노자는 북유럽 사회에 비추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되돌아보는데 그치지 않는다. 외견상 선진적으로 보이는 그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제3세계에 대한 차별, 인종주의와 극우 민족주의의 발호 등을 예리하게 포착해 내면서 평화로운 일상에 젖은 그들보다 모순과 부조리를 뛰어넘고자 하는 우리에게 오히려 더 큰 희망이 있음을 역설한다.

『하얀 가면의 제국 : 오리엔탈리즘, 서구 중심의 역사를 넘어』에서 보여주는 한국 사회는 '동양을 타자화하여 비화하는 서구중심주의적 인식'과 서양을 정형화·범주화하는 '서양/비서양'식의 이분법적 인식 속에 좀 더 원어에 가까운 영어 발음을 위해 아이의 혀에 가위를 들이대는 부모들이나 '영어공용화'가 식자층 사이에서 설득력 있게 논의되는 사회는 오리엔탈리즘이 지배하는 곳이다. 또한, 후세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미국과 유럽을 아무런 비판 없이 모범으로 삼을만한 미래로 여기는 자세에 대해서도 '맹목적'이라 일갈한다. 그는 우리에게 묻는다. 그 시선은 어디로부터 왔는지. 그리고 그 시선을 만들어낸 곳이 어디인지, 우리 안에 있는 서구제국주의의 시각을 돌아볼 것을 권한다. 근작으로 『길들이기와 편가르기를 넘어』,『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후퇴하는 민주주의』, 『씩씩한 남자 만들기』『리얼 진보』(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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