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역사기행 (책소개)/4.한일역사기행

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기행

동방박사님 2021. 12. 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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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 일본의 주요 도시를 둘러보고 한일 문화교류사를 밝힌 역사기행문이자, 일본 문화유산 기행서이다. 저자는 우리가 한번쯤 들어보았음직한 유서 깊은 도시들의 역사와 유적을 소개하며, 가장 서구화되었으면서 서구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일본 문화의 실체를 벗겨내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일본의 여러 도시를 둘러보면서, 우리와 서로 닮은 꼴이지만 다른 일본문화 기행을 맛볼 수 있다.

길게 늘어선 일본 열도는 아열대에 속하는 오키나와부터 한대에 속하는 홋카이도까지 다양한 기후대를 가지고 있으며, 자연히 언어나 민족 구성원도 다양하다. 또한 많은 불교 문화재와 절경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벽에 금칠을 한 킨카쿠지金閣寺와 겨울이 되어 하얀 눈이 내리면 은칠을 한 것처럼 보이는 긴카쿠지銀閣寺, 안팎의 대조적인 아름다움으로 본당의 복도까지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즈이간지瑞巖寺 등은 삭막한 도시에서 편안한 휴식처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용궁을 재현하여 지은 이쓰쿠시마 신사,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군부를 이끌었던 '전범(戰犯)'들의 위패가 모여 있는 야스쿠니 신사 등 각 도시의 신사와 절, 성으로 대변되는 유적들은 그 도시의 기원과 정치, 문화적 내력을 말해준다.
한편, 교토 고류지廣隆寺에 있는 국보 1호인 미륵반가사유상을 비롯하여 우에노 공원 한켠에 놓여 있는 백제의 왕인 박사 기념비, 교토의 도시샤 대학 한귀퉁이에 세워져 있는 윤동주 시비,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에 떨어졌을 때 죽은 한국인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진 위령비 등 수많은 유물, 유적들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얼마나 깊은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도 알 수 있다. 일본이 한국의 문물을 수용하여 어떻게 꽃피웠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국내에서의 패권주의가 밖으로 향할 때 늘 침략의 희생양은 이웃 나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일 양국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이 항존한다. 여기에 우리의 문화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이 고대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겹치면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의 모습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우리는 경제적 부를 바탕으로 한 첨단 기술에는 탄복을 아끼지 않으며 일본의 문화를 끊임없이 수용하지만, 독도나 정신대 문제를 비롯해 최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편찬에 대한 대응처럼 강한 거부감도 느낄 수밖에 없다.
책임 있는 일본 지도자들이 망언을 되풀이하여 우리를 분노케 하지만 지정학적 관계나 오늘날 세계적 추세에 비추어 일본은 우리에게 경계의 대상인 동시에 공동 번영을 위해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될 나라이다. 외국인들이 보기엔 서로 닮은 꼴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심적·물적으로 서로 다른 배경을 갖고 자국의 독특한 문화를 가꾸어 왔다. 발전적 미래를 위해 두 나라는 과거사에 대한 명확한 청산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사고와 행동이 어디에서 유래했는가를 이해하고 비교해 보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차

제1부 교토에서 오사카까지
땅 위에 내려앉은 은하수와 같은 도시 교토京都
사슴이 뛰노는 푸른빛 도시 나라奈羅
내일을 꿈꾸는 땅 아스카安宿
천하의 부엌 오사카大版

제2부 도쿄에서 나가노까지
시골에서 세계의 도시로 도쿄東京
무사정권이 태동한 도시 가마쿠라鎌倉
흰 관을 쓴 여신 후지산富士山
황금 범고래가 하늘을 떠다니는 도시 나고야名古屋
하늘을 머리에 얹은 일본의 지붕 나가노長野

제3부 히메지에서 히로시마까지
언덕 위의 외로운 백조 히메지姬路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낙원 오카야마岡山·구라시키倉敷
고대 신화의 탄생지 이즈모出雲
평화를 위해 희생된 도시 히로시마廣島

제4부 나가사키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속의 외래문화를 이해하는 창 나가사키長崎
고대 일본의 탄생 미야자키宮崎
메이지 유신을 생각한다 가고시마鹿兒島
규슈의 중앙에 있는 성과 정원 구마모토熊本
일본 속의 또 다른 일본 오키나와沖繩

제5부 센다이에서 홋카이도까지
아름다운 북방의 관문 센다이仙台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아오모리靑林·아키타秋田
눈과 아이누의 나라 홋카이도北海道

저자 소개

저자 : 이경덕
한양대학교와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신화와 종교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번역과 저술작업을 하고 있으며,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지은책으로는 『성풍속으로 보는 일본문화』, 『그리스 신화 100장면』, 『하늘빛 한국신화』가 있으며, 옮긴책으로 『악마의 역사』, 『신의 지문』, 『그림으로 보는 황금가지』,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신화로 보는 악과 악마』, 『한국인에게 일본은 무엇인가』, 『일본인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매년 8월 15일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등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받은 나라의 눈길이 모이는 곳이 있다. 도쿄의 중심지에 자리잡은 야스쿠니 신사가 바로 그곳이다. 우리에게는 8월 15일이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이지만 일본에게는 전쟁에서 패한 날이다. 이 날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야스쿠니 신사는 천황이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세계적으로도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도쿄 한복판에 10만여 평에 이르는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원래는 1869년 메이지 천황이 국가를 위해 싸우다 죽은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세웠다.
그런데 야스쿠니 신사로 눈길이 모이는 까닭은 그곳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군부를 이끌었던 '전범'들의 위패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현재 246만여 명의 전몰자가 안치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A급 전범들이다. 1970년대 후반 일본은 슬그머니 A급 전범 14명의 위패를 야스쿠니 신사로 옮겼다. 이들 역시 국가를 위해 죽었다는 생각에서였다 더 어처구니 없는 건 전쟁 때 죽은 개와 말을 위한 위령비까지 있다는 사실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마치 과거 아시아를 짓밟았던 때를 그리워하듯 치장되어있다. 문을 들어서면 일본 육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무라 마스지로의 동상이 신사를 찾는 이를 맞는다. 이 동상은 야스쿠니 신사가 어떤 곳인지를 말없이 알려준다. 곳곳에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무기들이 여전히 위용을 잘아하고 동상과 기념비 등이 즐비해서 찾는 사람을 위협한다. 이쯤 되면 신사라기보다 차라리 전쟁 박물관이다.
그런데 야스쿠니 신사 한구석에 신사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북관대첩비라고 불리는 비석이다 .임진왜란 대 함경도에서 왜군을 크게 무찌른 의병을 기념해서 세운 비석인데 왜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걸까? 야스쿠니 신사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천황이 산다는 교쿄와 바쿠후의 장군이 일을 하던 히가시교엔이 있다. 아무리 상징적인 존재라지만 천황은 전쟁의 책임이 가장 큰 사람이다. 그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그를 위해 일본인들이 전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천황은 예전과는 다르다. 일본인들은 귀여운 아이를 부를 대 뒤에 붙이는 짱이라는 말을 천황에게 붙여 덴쨩이라고 부른다. 전쟁 때 지녔던 천황에 대한 존경심은 이제 없다. 게다가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천황도 일본 국민이기 때문에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천황제를 폐지하자는 말도 꾸준히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도쿄의 중심지에 살고 있는 천황이 내야 할 상속세는 천문학적인 액수일 것이다.
--- pp.79-82
 

출판사 리뷰

구성 및 내용
제1부 교토에서 오사카까지
땅 위에 내려앉은 은하수와 같은 도시 교토京都―헤이안 시대의 수도로서 2,000개가 넘는 사찰과 신사가 곳곳에 있는 유서 깊은 도시다. 교토의 불교 문화재는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사슴이 뛰노는 푸른빛 도시 나라奈羅―나라는 일본이 고대 국가의 틀을 다지기 시작한 나라 시대 수도로, 세계 최대 목조 건물인 대불전과 청동 대불이 있는 도다이지가 유명하다.
내일을 꿈꾸는 땅 아스카安宿―아스카는 일본 열도에서 처음으로 국가의 형태를 띤 왕조의 터전으로 일본 문화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천하의 부엌 오사카大版―오사카는 천하의 부엌이라 불리는 상업도시로 현대 일본 제 2의 경제 중심 도시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83년 오사카 성을 축성해 오사카를 일본의 중심지로 삼았다.

제2부 도쿄에서 나가노까지
시골에서 세계의 도시로 도쿄東京―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일본의 최고 영웅이 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건설된 도시로 일본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다.
무사정권이 태동한 도시 가마쿠라鎌倉―무사정권이 태동한 도시로 외국인보다 일본인들의 발길이 분주한 도시다.
흰 관을 쓴 여신 후지산富士山―일본 열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일본을 대표하는 상징의 하나다. 후지라는 말은 아이누 말의 '후치'에서 나왔으며 후치는 아이누 말로 '불'이라는 뜻이다.
황금 범고래가 하늘을 떠다니는 도시 나고야名古屋―일본 열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로 전국시대를 평정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운 나고야 성이 있다.
하늘을 머리에 얹은 일본의 지붕 나가노長野―1998년 동계 올림픽이 열린 도시로 참배객이 끊이지 않는 사찰 젠코지가 유명하다.

제3부 히메지에서 히로시마까지
언덕 위의 외로운 백조 히메지姬路―히메지 성은 180여 개의 일본 성 가운데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유일한 성으로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낙원 오카야마岡山·구라시키倉敷―일본의 3대 정원의 하나인 고라쿠엔이 있다.
고대 신화의 탄생지 이즈모出雲―일본 고대 신화의 탄생지로 오쿠니누시를 모시는 이즈모다이샤가 있다.
평화를 위해 희생된 도시 히로시마廣島―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된 도시로 히로시마 원폭돔과 바닷물 위에 떠 있는 이쓰쿠시마 신사가 유명하다.

제4부 나가사키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속의 외래문화를 이해하는 창 나가사키長崎―히로시마와 함께 원자폭탄이 떨어진 도시로 한반도, 중국 및 서방의 출입구 역할을 했다.
고대 일본의 탄생 미야자키宮崎―남규슈의 휴양도시인 미야자키는 고대 일본의 중심지로 짐무 천황의 궁전터가 있었다고 전한다.
메이지 유신을 생각한다 가고시마鹿兒島―휴화산인 사쿠라지마가 있는 휴양도시로, 메이지유신을 주도한 사이고 다카모리의 고향이다.
규슈의 중앙에 있는 성과 정원 구마모토熊本―가토 기요마사가 세운 구마모토 성과 일본의 전통 정원인 쇼쥬엔이 있다.
일본 속의 또 다른 일본 오키나와沖繩―일본 열도에서 멀리 떨어진 오키나와의 중심도시이다. 오키나와는 1월에 벚꽃이 핀다.

제5부 센다이에서 홋카이도까지
아름다운 북방의 관문 센다이仙台―동북 지방으로 가는 관문에 해당되는 도시로 다테 마사무네의 무덤인 즈이호덴이 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아오모리靑林·아키타秋田―동북으로 달리는 신칸센의 종착역이 있는 곳으로 맑은 공기와 원형 그대로의 자연 환경을 지니고 있다.
눈과 아이누의 나라 홋카이도北海道―혹한과 원시의 땅이었지만 지금은 청정 관광지로 세계 3대 축제의 하나인 삿포로 눈축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