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본학 연구 (책소개)/2.일본문화

일본의 순례문화

동방박사님 2021. 12. 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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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종교와 관광’의 관점에서 분석한 현대 일본의 순례 문화

근래 인문사회학계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관광’이다. 관광학뿐 아니라 일찍부터 사회학이나 인류학은 현대사회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지적해왔으며, 여기에 종교학도 가세하여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는 추세다. 현대 일본의 순례 문화를 다루는 이 책의 주제는 ‘종교와 관광’이라는 문제군의 관점에서 특히 ‘순례와 관광의 착종’(관광학), ‘리미널리티와 코뮤니타스 개념’(인류학), ‘스피리추얼리티 개념’(종교학) 등에 주목하면서 이런 연구성과를 수렴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구체적으로 예로부터 독특한 순례 문화가 잘 발달된 일본의 사례를 다루고 있다. 가령 전통적인 순례 성지를 대표하는 시코쿠헨로와 구마노고도는 근래에 다시금 새로운 형태로 순례 붐이 일어난 곳이다. 이에 비해 나가사키 교회군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부각된 일본 최대의 기독교 성지이며, 나오시마 및 파워스폿과 아니메 성지 등은 전통적인 성지 개념의 변용을 수반한 사례다. 거기에는 사사 등의 전통적인 성지가 새로운 문맥과 의미를 가지고 재발굴되거나 혹은 나오시마의 경우처럼 종교적 전통과 무관한 유형의 성지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현대 일본에 새롭게 나타난 순례 붐의 다양한 양상과 그 의의를 ‘종교와 관광’이라는 큰 맥락 안에서 기술하는 것이 이 책의 일차적 목적이다. 나아가 이를 통해 일본 문화의 본질적 특징을 엿보는 것도 이 책의 숨겨진 의도 중 하나이며, 저자의 현지답사 경험에 의거한 인문학적 순례기 스타일의 기술도 곳곳에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은 목적과 취지, 관점에 따라 서술된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독립적인 주제 아래 전개되면서도 ‘종교와 관광’이라는 관점 안에서 상호 연결되어 있다.

목차

서문 일본인과 순례 : ‘종교와 관광’의 관점

제1장 시코쿠헨로 : ‘동행이인’의 커뮤니타스
제2장 구마노고도 : 현대적 ‘성성’의 전략
제3장 세계유산이 된 일본기독교의 최대 성지 : 나가사키·운젠·시마바라·아마쿠사
제4장 나오시마 : 현대아트의 성지
제5장 파워스폿 : ‘살아갈 힘으로서의 스피리추얼리티’를 찾아서
제6장 아니메 성지순례 : 리미널리티를 사는 오타쿠들

종장 도호쿠오헨로 : 다크투어리즘과 순례
맺음말 순례문화를 통해 본 일본문화의 특징

저자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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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 박규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신도와 일본인』(2017), 『일본 신사(神社)의 역사와 신앙』(2017), 『포스트-옴 시대 일본 사회의 향방과 ‘스피리추얼리티’』(2015), 『라프카디오 헌의 일본론』(2015), 『일본정신의 풍경』(200...
 

책 속으로

확실히 현대사회에서 순례가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다시 부각되는 추세에 있다. 순례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글로벌한 규모에서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종교부흥이라기보다는 일차적으로 사회문화적, 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관계가 있다. 즉 현대의 순례는 건강과 의료 케어의 개선, 경제발전으로 인한 장수, 금전적 여유, 관광의 확대, 교통기관의 발달 등과 같은 모더니티의 산물이자, 나아가 개인의 자율성과 자기성장이라는 관념을 강조하고 장려하는 현대사회의 산물이다. 나아가 산티아고 순례를 ‘관광화된 성지순례’로 보는 관점도 순례에 대한 현대적 관심의 증대를 모더니티와 연관시켜 이해하는 입장과 상통한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적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순례의 뿌리는 원래 종교에 있으며, 현대사회에서의 순례붐은 글로벌한 차원에서 재개되고 있는 뉴에이지붐이라든가 스피리추얼리티붐과도 밀접하게 연동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의 순례 문제는 관광학이나 관광인류학적 관점과 더불어 종교학적 시각을 필요로 한다. 성지순례는 관광과 종교적 의례행위라는 속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특히 현대일본의 사례는 ‘종교와 관광’의 복합적인 상호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 순례붐의 의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다.
--- p.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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