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문교양 (책소개)/4.논문작성법

논문 잘 쓰는 방법

동방박사님 2021. 12. 2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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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등 몇 편의 수준있는 소설과 기호학에 관한 저술들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그 명성이 높은 움베르토 에코가 이탈리아의 대학생들을 위해 쓴 논문 작성 지침서. 학문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최초의 단계로서 졸업 논문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시작으로 하여 글을 쓰는 기술, 정리된 사고 전개 등을 설명하여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비단 대학생만이 아닌 여러 학문분야 전문가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목차

1. 졸업 논문이란 무엇이며 어디에 필요한가
왜 논문을 써야 하며 또 논문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졸업 후에도 논문은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네 가지 명백한 규칙

2. 테마의 선택
단일 주제 논문인가, 아니면 파노라마식 논문인가
역사적 논문인가, 아니면 이론적 논문인가
옛날의 테마인가, 아니면 현대적 테마인가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
필수적으로 외국어를 알아야 하는가
<과학적> 논문인가, 아니면 정치적 논문인가
지도 교수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3. 자료 조사
출처의 입수 가능성
참고 문헌 조사

4. 작업 계획 및 카드 정리
작업의 가설로서의 차례
카드와 메모

5. 원고 쓰기
누구에게 말하는가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인용문
페이지 아래의 각주
주의 사항, 함정, 관례

6. 최종적인 원고 작성
서법상의 기준들
최종적인 참고 문헌
부록
차례

7. 결론
 

저자 소개 

저 : 움베르토 에코 (Umberto Eco,움베르트 에코)
 
철학자이자 기호학자 및 소설가. 1975년부터 볼로냐 대학에서 기호학 교수로 건축학, 기호학, 미학 등을 강의했다. 유럽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총 42개에 달하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명예 훈장을 받았다. 유럽 문명의 역사를 다룬 멀티미디어 백과사전 엔사이클로미디어Encyclomedia를 기획, 제작했다. 에코의 이름을 알린 소설 『장미의 이름』은 40여 개국에 번역돼 3천만 부 ...
  •  
역자 : 김운찬
1957년에 출생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태리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현재대구 가톨릭대학교 이태리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6년에 <제1회 신인 번역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논문으로는 '베르가의 문학에 나타난 진실의 의미'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에코의『소설 속의 독자』『대중의 슈퍼맨』, 칼비노의 『마르코발도』『코스미코미케』, 모라비아의 『로마 여행』, 바페세의 『피곤한 노동』, 과레스키의 『신부님 우...

 

류혜숙 ruru100@yes24.com
인문계 대학 4년을 다니고도 아직까지 논문이나 보고서를 쓰려면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것을 보면 학창 시절 갈고 닦는 연마의 시간이 부족했다는 개인적 반성 한 켠으로 우리 나라 대학 교육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대학이 소수의 엘리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도 아니요, 지성의 상징으로 불릴 만한 아카데미도 아니지만 적어도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제 본분을 다하려면 학생들에게 학문을 대하는 기본적 태도나 소양은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입생이 되면 듣게 되는 필수 과목들이 형식적인 것도 문제지만 그러한 과목조차 정작 필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으니 이 책은 바로 그러한 틈새를 노리고 출간된 것이다.

세계적 석학의 논문 지도서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대학 교육을 문제 삼는 것은 이 책의 가치가 대학생이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함의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학교에서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는 논문 쓰기의 방법론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움베르토 에코는 『장미의 이름』, 『푸코의 전자』, 『기호와 현대 예술』 등을 저술한 바 있는 저명한 학자이다. `언어의 천재'라고 불릴 만큼 다 개국의 언어를 통달하고 있으며 아퀴나스 철학에서부터 기호학까지 두루 섭렵한 이 학자가 학생들을 위한 논문 지도서까지 쓰게 된 것은 매번 똑같은 충고를 반복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덜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실제로 전세계 수십 여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에코는 모국 이탈리아 학생들의 논문 지도 위해 지난 1977년 이 책을 출간했고, 전세계적으로 번역되면서 호응을 받게 되자 1985년도에 전면 개정판을 내기에 이른다.

1977년도 초판이 지난 1994년도에 『논문 작성법 강의』란 이름으로 출판되었고 벌써 20여년 전에 출간된 재판이 이제야 소개된 점이 아쉽긴 하지만 시류를 타지 않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용한 가치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에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졸업 논문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다. 졸업 논문이란 무엇이며 주제는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 참고 문헌을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유용하게 찾아낼 것인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정리한 내용들을 어떻게 체계화하고 배치할 것인지, 비단 졸업 논문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써야 하는 레포트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헤매야 했던 고민거리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풀어 준다.

또한 많은 학생이 형식적이고 번거로운 숙제 정도로 여기는 논문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논문 쓰기의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지, 에코 자신의 실질적 경험과 많은 학자의 예를 들며 친절하게 설명한다. 논문은 단순한 짜깁기식 지식이 아니라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힘, 명확한 의사 소통의 기법을 습득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에코에게 논문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돼지” 같은 것이다. 학문의 성과를 정리하는 것이 논문 쓰기라면, 그것은 삶과 무관해서는 안 된다.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양장)』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힘은 저자가 교수로서의 권위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를 유지하며 글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말로 하듯 편안하고 쉬운 문체로 글읽기가 주는 의미와 유용한 습관들을 서술함으로써 학문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배울 수 있다.

해마다 학기 초가 되면 때맞추어 나오는 논문 학습 길잡이도 많지만 얼만큼의 성의가 들어 있는지 정도만 봐도, 이 책은 단순히 대가의 명성에 기대려는 얄팍한 상술의 책이 아니다.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저자의 필요성으로 집필한 만큼 세심한 배려와 꼼꼼한 설명이 단연 눈에 도드라진다.

이탈리아 학생들을 위한 각주 달기, 구두점 표시 같은 형식적 방식이 국내실정에 맞지 않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국내와 다른 현실이 소개된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논문 쓰기 훈련이 취약한 우리에게 꽤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대학 졸업까지 무수한 보고서와 졸업 논문의 부담을 안고 있다면, 혹은 체계적인 글쓰기 훈련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에코의 안내서를 의미 있게 살펴볼 만하다.
 

책 속으로

차례는 논문의 첫머리 또는 끝부분에 둘 수 있다. 이탈리아어 및 프랑스어 책들은 대부분 차례를 끝부분에 둔다. 영어로 된 책들과 대부분의 독일어 책들은 첫 머리에 둔다.얼마 전부터 몇몇 이탈리아의 편집자들도 이 두 번째의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첫머리에 두는 것이 더 편리하다. 그러면 처음 몇 페이지만 펼쳐도 곧바로 차례를 발견하는 반면,끝부분에서 참조하려면 더욱 커다란 육체적 노고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첫머리에 있어야 한다면, 정말로 첫머리에 있도록 하라. 영미계의 어떤 책들은 서문 다음에 차례를 넣기도 하며, 종종 서문,초판의 서문,재판의 서문 다음에다 두기도 한다. 그건 야만적이다. 그건 정말로 어리석은 일이며,차라리 책의 한가운데에 두는 것이 나으리라.
--- p.299
잘만 작업하면, 정말로 어리석은 테마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잘만 작업하면 겉보기에는 주변적이고 동떨어진 테마에서도 역시 유용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마르크스는 정치 경제학에 관한 논문이 아니라, 에피쿠로스와 데모크리토스라는 두 명의 그리스 철학자에 관한 논문을 썼다. 그리고 그건 우발적인 작업이 아니었다. 아마도 마르크스는 바로 그 두 그리스 철학자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론적인 역량을 갖고 역사와 경제 문제를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르크스에 대한 야심 만만한 논문으로 시작하였다가, 결국은 거대한 자본주의 회사의 인사부에서 근무하게 되는 여러 학생들을 생각해 보면, 논문 테마의 유용성, 임무에 관한 개념을 재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p. 31
그러한 경우 테마를 선택하는 데에는 네 가지 규칙이 있다.

1) 테마가 지원자의 관심에 상응할 것(즉 지원자가 치른 시험들의 유형, 독서 유형, 그의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환경과 연결되어 있을 것).
2) 준거로 할 출전들이 입수 가능한 것이어야 할 것, 말하자면 지원자가 얻을 수 있는 자료일 것.
3) 준거로 할 출전들이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할 것, 말하자면 지원자의 교양 능력에 합당한 자료일 것.
4) 연구의 방법론적 범주가 지원자의 경험 영역에 해당할 것.

그렇다면 이 네 가지 규칙은 아주 평범한 것이며, 또한 <논문을 작성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라는 간단한 법칙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 p.32
결론
필자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관찰로 결론을 맺고 싶다. 즉, 논문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 얻는다는 의미이며, 논문은 마치 돼지와 같아서 버릴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 중요한 것은 바로 모든 일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관심있는 테마를 선택하였다면, 또한 만약 비록 짧지만 이미 정해진 기간을 정말로 논문에 몰두하기로 결정하였다면, 그렇다면 여러분은 논문을 하나의 놀이, 하나의 내기, 하나의 보물 찾기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리라.
--- p.305-306
2.2. 역사적 논문인가, 아니면 이론적 논문인가

이러한 양자택일은 단지 몇몇 과목에만 해당된다. 사실 수학의 역사라든지 로망스 문헉학, 독일 문학사와 같은 과목에서의 논문은 역사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건축학적 구성, 원자로 물리학, 또는 비교 해부학과 같은 과목에서는 대개 이론적 논문이나 실험 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론 철학, 철학, 문화 인류학, 미학, 법철학, 교육학, 또는 국제법 등의 과목도 있는데, 거기에는 두가지 유형의 논문을 쓸 수 있다.

이론적 논문이란, 이미 다른 고찰의 대상이 되었거나 그렇지 않은 추상적인 문제, 예를 들어 인간 의지의 본성, 자유의 개념, 사회적 역할의 개념, 신(神)의 존재, 유전의 법칙등을 다루고자 하는 논문이다.
--- p.39-40
 

출판사 리뷰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은 이탈리아의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쓴 실용적인 논문 작성 지침서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뛰어난 논문 작성법 책은 나온 적이 없었는데, 그 이유는 에코가 이 책을 통해 공부하는 법, 글을 쓰는 기술, 정리된 사고를 하는 법 등의 중요한 노하우들을 공개함으로써 단순한 원고 작성법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명성과 학문적 성과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우리에게도 세 편의 묵직한 소설(『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과 기호학에 대한 저술들, 그리고 유머러스한 에세이집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 소개되어 대단한 호응을 얻었다. 이런 에코가 새삼스럽게 논문 작성 지침서를 쓰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졸업 논문에 직면한 대학생들이 부딪치는 문제들에 대한 충고를 해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하게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논문 작성법 강의를 넘어서, 여러 학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적인 학자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앞을 다투어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그 중요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에코는 이 책에서 학문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최초의 단계로서 졸업 논문이 갖는 중요성에서 시작하여 그 논문이 갖는 여러 가지 의미들을 예시해 주고 있다. 또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졸업 논문을 제대로 작성한다는 것은 굳이 학문의 길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여러 의미들을 갖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불리한 환경에서도 충분히 훌륭한 논문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시골 도서관에서 어떤 주제에 대한 참고 문헌 목록을 작성하는 실험을 해보이기까지 한다.

에코는 신판에 붙인 서문에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학문적 겸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205페이지) 그는 무명의 수도사 발레가 남긴 책에서 중요한 실마리를 얻었던 경험을 기록하였다. 가장 훌륭한 생각은 유명 저자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초판이 나왔을 때, 유명한 비평가 베니아미노 플라치도는 발레 수도사가 실존 인물인 것 같지 않다고 「레푸블리카」에 평을 실었다. 에코는 친구인 플라치도를 집으로 데려가서 발레의 책을 보여 주고, 자기가 표시해 놓은 부분을 읽어 주었다. 그리고 에코는 발레의 그 구절이 자기에게 어떤 실마리도 될 수 없는 내용임을 깨닫는다. 에코는 발레의 책의 내용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라, 책을 <읽다가> 영감을 받았던 것이다.

에코는 이 에피소드를 이렇게 요약한다. <발레 수사는 그 생각의 아버지는 아닐지라도 산파(産婆)였다.> 우리는 비슷한 방식으로, 저자가 꼭 말하지 않은 착상을 무의식적으로 저자에게 돌리곤 한다. <연구라는 모험은 신비롭고 매력적이며 수많은 놀라움들을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연구라는 것은 발레 수사를 발견하고, 또한 스스로가 다른 누군가에게 발레 수사가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에코는 이 깨달음을 기념하기 위해 『장미의 이름』 서문에 그 필사본의 저자로서 발레 수사를 등장시킨다.

이 책은 이탈리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적인 학자들이나 우리 나라의 대학생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극히 피상적인 방식에서만 그러하다. 논문 또는 학문의 기본적인 방향은 누구에게나 공통이기 때문이다. 대학 4년 동안 제대로 논문 작성 방법을 교육받지 못하는 우리 나라 대학 교육 현실에 비추어 이 책은 대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예와 함께 전개되는 에코의 종횡무진의 서술을 좇다 보면 글읽기의 즐거움 외에도 글을 쓰는 기술, 정리된 사고를 하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도 얻을 수 있는 독특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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