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3.한국문학

41.봄밤 (권여선)

동방박사님 2022. 3. 2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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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단편 작품을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의 네 번째 세트(46~60번)가 출간되었다. 아시아 출판사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에서 나온 가장 중요하고 첨예한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별하여 총 105권의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봄밤」은 매일 이산하는 가족처럼 하루하루가 몰락이자 죽음인 중년 커플의 종말을 다룬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의 대가로 죽음을 얻는다면, 「봄밤」의 부부는 이미 지척에 다가와 있는 죽음이라는 최종점에서 때로는 회상의 삶을 살고 때로는 자학의 삶을 살아간다. 알코올 중독자 영경과 류머티즘 환자인 수환은 일명 ‘알루 커플’로 불린다. 몸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자 수환이 먼저 요양원에 들어왔고, 영경이 세간을 정리하고 따라 들어왔다. 거래처의 횡포, 전아내의 사기와 잠적, 이혼과 도둑맞은 양육권이 둘을 불행의 끝자리로 내몰았지만, 소설의 초점은 그 불행의 조건을 상세히 밝히는 데 있지 않다. 소설은 그 불행의 원인을 탐색하기보다는 그 너머를 탐문한다. 모든 것을 잃은 이들이 서로의 위로가 된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목차

봄밤 007
Spring Night
해설 089
Afterword
비평의 목소리 105
Critical Acclaim
작가 소개 114
About the Author

저자 소개

저 : 권여선 (Kwon Yeo-Sun)
 
1965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일상의 균열을 해부하는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을 믿다'는 남녀의 사랑에 대...

 

역자 : 전승희

전승희는 서울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아시아 문예 계간지 《ASIA》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대 한국문학 및 세계문학을 다룬 논문을 다수 발표했으며, 바흐친의 『장편소설과 민중언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등을 공역했다. 1988년 한국여성연구소의 창립과 《여성과 사회》의 창간에 참여했고, 2002년부...
 
감수 : 데이비드 윌리엄 홍
데이비드 윌리엄 홍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영문학을, 뉴욕대학교에서 영어교육을 공부했다. 지난 2년간 서울에 거주하면서 처음으로 한국인과 아시아계 미국인 문학에 깊이 몰두할 기회를 가졌다.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강의와 저술 활동을 한다.
 
 

출판사 리뷰

세계인들에게 한국 단편 소설의 깊이와 품격을 전하는 이 시대의 걸작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단편 작품을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의 네 번째 세트(46~60번)가 출간되었다. 아시아 출판사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에서 나온 가장 중요하고 첨예한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별하여 총 105권의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이번에 출간된 네 번째 세트는 ‘디아스포라(Diaspora)’, ‘가족(Family)’, ‘유머(Humor)’라는 카테고리로 나누어 김남일, 공선옥, 김연수, 김재영, 이경 (디아스포라) / 천승세, 전상국, 이동하, 이혜경, 권여선 (가족) / 한창훈, 전성태, 이기호, 김중혁, 김종광 (유머)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의 중요 단편 소설들을 기획, 분류하여 수록하였다.
이번에 출간된 네 번째 세트에는 가족이라는 관계의 전형적인 의미가 점점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어 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단일민족으로서 민족 공동체를 중시하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이제 새롭게 가족, 공동체, 타인의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또한 유머(Humor)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식민지, 전쟁, 분단, 독재 등 불완전한 대내외적 정치 상황이 점차 안정되어감에 따라 달라진 한국문학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바이링궐 에디션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개성과 세계문학의 보편성 사이에서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 이혜경 작가의 평과 같이,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전집에는 세계의 독자들도 깊이 공감하며 호흡할 수 있는 한국문학의 정수를 담고 있다.
바이링궐 에디션에 수록된 단편 소설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한국 역사의 흐름을 바꾼 주요한 사건들과 그에 응전하여 변화한 한국인의 삶의 양태를 살필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세계인들에게 문학 한류의 지속적인 힘과 가능성을 입증하는 전집이 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원 등 전문 번역진의 노하우 속에서 태어난 빼어난 번역문
이 시리즈는 하버드 한국학 연구원 및 세계 각국의 우수한 번역진들이 참여하여 외국인들이 읽어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손색없는 작품으로 재탄생하여 원작의 품격과 매력을 살렸다. 영어 번역의 질을 최우선으로 삼고 브루스 풀턴(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테오도르 휴즈(컬럼비아 대학교), 안선재(서강대학교 영문학 명예교수), 전승희(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소 연구원) 등 한국 문학 번역 권위자들은 물론 현지 내러티브 번역자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그리하여 그간 한국 문학을 영어로 번역했을 때 느껴지는 번역투의 어색함과 딱딱함을 벗어던진, 영어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텍스트로 갈고 닦았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에서 나온 가장 중요하고 첨예한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동아시아학과 한국문학 교수인 테오도어 휴즈와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학과 한국문학 교수인 데이비드 매캔이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의 출간을 반기며 추천사를 썼다. 테오도어 휴즈는 이 시리즈가 세계의 독자들에게 “한국 문학의 풍부함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이 될 것으로 추천했다. 데이비드 매캔은 “최상의 번역자와 편집자들이 작업한 시리즈”로 칭찬하며 국경과 언어의 벽을 넘어 사랑받는 한국 문학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사랑의 플롯, 플롯의 승리
“산다는 게 참 끔찍하다. 그렇지 않니?”(8쪽) 소설의 첫 문장이 갖는 의미는 여기서 발생한다. 영경은 기억을 잃은 채 몸만 되살아났다. 그러나 사랑하는 남자의 존재 자체를 잊게 된다. 가사상태를 벗어난 그녀를 과연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영경은 두 번 죽는다. 처음에 그녀는 가사상태에 빠졌고(실제의 그녀는 이때 죽었다), 몸만 살아났다. 언젠가 영경의 몸 역시 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두 죽음 사이에 끼인 영경의 몸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영경의 몸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서 떠도는 영혼의 잔여라고 말해야 할지 모른다. 텅 빈 영경의 눈이 가르쳐주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죽은 원혼들이 이승에 남는 이유는 원한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 때문이다. 아직 기억할 게 남았다.
-양윤의 (문학평론가)

추천사 전문
이해란 경험이다. 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경험. 낯선 방문객은 나에게 이해를 가르치기 위해 찾아오는 스승이다. 그 스승 앞에서 나는 불안하지만, 그 불안에서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되리라.
_단편 ?모두에게 복된 새해?의 소설가 김연수 (Novelist Kim Yeon-su)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한국문학의 새로운 창, 4부 디아스포라 문학을 기대합니다!
I look forward to reading the “Diaspora Literature” series, Korean literature's newly opened window to the world.
_단편 ?코끼리?의 소설가 김재영 (Novelist Kim Jae-young)

보다 많은 세계의 독자들이 흥미롭고도 열정적인 한국소설에 탐닉하는 계기가 되기를 비손합니다.
I sincerely pray that this story will provide an opportunity to attract more readers around the world to the fascinating, passionate world of Korean literature.
_단편 ?전당포를 찾아서?의 소설가 김종광 (Novelist Kim Chong-kwang)

어쩌다 길을 잃게 되었는데, 식사동 가구공장 일대였습니다. 진흙길이었고, 길마다 타이어 자국이 깊게 패어 있었습니다. 공장마다 문을 활짝 열어놓아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끔 제 쪽을 흘깃댔습니다. 낯선 여자가 이방인처럼 보였겠지요. ?먼지별?이 다른 나라 말로, 다른 나라의 독자를 만난다니 무척 기쁩니다. 다시 공장을 기웃대는 낯선 여자가 된 기분입니다. 부디, 낯선 행성에 무사히 착륙하기를 바랍니다.
Once I got lost and found myself in the furniture complex at Siksadong. The road was muddy and had deep tire tracks everywhere. Because the doors of the furniture factories were all open wide, I could see the foreign workers working inside. They took sideway glances at me from time to time. A foreign woman, I must have looked strange to them. I am very happy to know that “Dust Star” brings readers from other countries into another language. I feel as if I've become that strange woman peeping into those factories again. I pray for its safe arrival to a strange new planet.
_단편 ?먼지별?의 소설가 이경 (Novelist Lee Kyung)

표지를 보고 있자니 세월의 결이 새삼 찡하게 느껴집니다. 이 소설 속 아버지는 여러 해 전 이미 우리 곁을 떠났고, 화자인 아들의 나이가 아버지를 따라잡았습니다. 자전에 바탕을 둔 얘기여서일까요. 세월의 단층을 넘어 다시 소설을 보는 즐거움이 기대됩니다.
Looking at the cover of this book, I feel and am moved again by the passing of time. The father who was the model of the father in this story has already left this world, and the age of the son and narrator has caught up with that late father's. Perhaps, because this story is autobiographical, I look forward to reading this story again over the fault lines of time.
_단편 ?문 앞에서?의 소설가 이동하 (Novelist Lee Dong-ha)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엔 크고 작은 폭력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 폭력은 전쟁처럼 확연히 드러나기도 하지만, 관습이나 문화라는 이름 아래 은밀하게 웅크린 것도 많습니다. 인간이 자기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억압들. 거기에 익숙해져서 억압이라는 것조차 깨닫지 못할 때 문학은 슬며시 그걸 가리키고 우리가 거기에서 벗어날 길은 없는지 묻습니다. 우리가 사는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사랑으로 나아가게 하는 이야기의 힘을 믿습니다. 다른 문화 속에 살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공감과 유대, 아시아의 바이링궐 에디션 시리즈가 그 가교가 되기를 바랍니다.
Large and small acts of violence are pervasive throughout our world. These acts of violence include not only such obvious examples as a war, but also many subtle ones that hide beneath the headings of custom or culture. Oppression that prevents us from living according to our nature?oppression that we have grown so accustomed to that we forget that they are, in fact, oppressive?literature guides our attention to this and asks us what would be our way out of it all. I believe in the power of stories that help us reflect on our modes of living and proceed towards love. I trust that Asia’s “Bi-lingual Edition Series” will be a bridge among people of different cultures and languages by inspiring sympathy and solidarity between all of us.
_단편 ?그리고, 축제?의 소설가 이혜경 (Novelist Lee Hye-kyung)

검증된 가치의 재조명,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는 한국 문학의 세계화, 그 실천적 모색의 본보기이다. 새로이 선보이는 세트 4, 기대가 자못 크다.
The re-illumination of already proven values, the “Bi-lingual Edition: Modern Korean Literature” series provides examples of practical efforts in the globalization of Korean literature. I look forward to its Set 4.
_단편 ?아베의 가족?의 소설가 전상국 (Novelist Jeon Sang-guk)

그동안 영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작품들 가운데에는 번역투라는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의 작품들은 내가 구사하는 것보다 수준 높은 영어로 되어 있어 번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_브래드(브래들리 레이 무어), 밴드 버스커버스커 드러머, 상명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도서출판 아시아에서 간행된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는 한국어 원문과 영어 번역본을 동시에 수록한 최초의 연속 시리즈이다.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지금까지 번역에 두각을 보이지 않았던 많은 이들이 천 년도 넘게 이어진 문학적 전통의 활력을 보여주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나온 이 시리즈는 열과 성을 다해 한국 현대 소설을 제대로 소개하고 있다.
_브루스 풀턴(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

The Bilingual Editions of modern Korean fiction issued by ASIA Publishers constitute the first extended series of Korean literature that incorporates both the original Korean text and an English translation. The variety of voices included, many of them underrepresented in translation until now, bespeaks the vibrancy of a millennia-old literary tradition that is finally gaining international visibility. Attractively produced and reasonably priced, these volumes offer an excellent introduction to the heart and soul of modern Korean fiction.
_Bruce Fulton,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도서출판 아시아가 이번에 출간하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는 지난 반세기 동안의 한국에서 나온 가장 중요하고 첨예한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다양한 주제별로 엄선하여 제공함으로써 세계 문학의 장에 주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문학 번역의 거장들이 영역한 이 대역선 시리즈는 일반 독자들이나 한국과 한국어, 한국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모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현대 한국 문학과 문화의 풍부함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을 구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_테오도어 휴즈 (컬럼비아대학교 동아시아학과 한국문학 교수)

Asia Publishers’ Korean-English 〈Bi-lingual Edition: Modern Korean Literature〉 makes a major contribution to world literature, offering a thematically organized, diverse collection of the most important, cutting edge Korean writers working over the last fifty years. Masterfully translated, this bilingual series will prove invaluable to readers everywhere and to the classroom. Most highly recommended for those seeking a window to the richness of modern Korean literature and culture.
_Theodore Q. Hughes, Columbia University (Korea Foundation Associate Professor of Korean Studies in the Humanities, Department of East Asian Languages and Cultures)

이번에 도서출판 아시아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로 인해 한국문학의 교육자들은 대단히 중요한 교육 자료를 얻게 되었다. 이 분야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최상의 편집자들과 번역자들이 편집, 번역한 이 시리즈에 선정된 작품들은 한국의 현대 문학계의 핵심을 이루는 것들이다. 한국문학은 이 시리즈의 덕분에 세계문학계의 독자층에게 이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성큼 다가갈 것이며 한국의 특정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알려지고 사랑을 받을 기회도 크게 확대되었다. 동시에 이 작품들이 대역판의 형태로 출판되었기 때문에 고급 한국어 수업이나 한국문학에 관한 강의에도 새로운 교재의 샘이 깊은 곳에서 솟아난 셈이다.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즐기는 독자로서 이 새 시리즈의 출간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_데이비드 매캔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학과 한국문학 교수)

The new Asia Publishers series of Korean literary works will be a most welcome addition deed to the resources for teaching about Korean literature. The editors and translators are among the very best and most widely experienced in the field, and the works chosen for the series are key parts of the modern to contemporary literary world of Korea. Korean literature’s reach, the chance for particular writers and their works to be known and enjoyed, will be wonderfully extended for an international readership, but at the same time, to have the texts in bilingual editions means also that for advanced Korean language classes as well as courses on Korean literature, a deep new well-spring of fresh materials has been opened. As someone who teaches and reads Korean literary work, I am delighted to welcome the new series.
_David R. McCann, Harvard University (Korea Foundation Professor of Korean Literature)


‘디아스포라’, ‘가족’, ‘유머’
우리 사회의 내밀한 부분에 존재해온 문제의식을 재조명한 3가지 키워드
세트 4는 디아스포라, 가족, 유머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익숙한 문제의식이지만 20~30대 젊은 세대나 외국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작품에 대한 짧지만 심도 있는 해설과 비평의 목소리, 작가 소개를 수록하였다. 한국의 문학평론가들이 작품의 해설을 집필하여 원작이 함의하고 있는 의미와 작가가 추구하고자 한 가치 등을 한국의 독자들뿐만 아니라 외국의 독자들도 알기 쉽도록 서술하였다.

디아스포라 Diaspora
한국은 오랜 역사 동안 한민족 혈통을 이어왔고,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바탕으로 강한 집단 결속력을 유지해왔다. 특히 20세기 초 식민지를 경험하면서 이러한 동일성은 저항적 민족주의를 통해 더욱 강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식민지 기간 동안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일본, 중국 등지에 대규모 발생했으며 21세기 세계화 흐름 속에서 이주노동인력이 국내로 대거 유입됨으로써 ‘다문화’는 이제 한국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가족 Family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개인보다는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사회였다. 분단과 근대화로 이어지는 현대사는 한국인의 삶과 가치관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으며, 그 결과 가족이야말로 다양한 표정을 지닌 채 한국문학 속에 자신의 고유한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유머 Humor
식민지, 전쟁, 분단, 독재 등 정치적 폭압과 절대적 궁핍 속에서 한국인은 좀처럼 삶을 상대화할 수 없었고, 그래서 차가운 웃음은 많았으나 유머는 흔치 않은 것이었다. 20세기 후반 한국사회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 조금씩 ‘타자’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여유를 가지면서 21세기의 한국 문학은 그렇게 맹목을 버리고 유머를 끌어안기 시작했다.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은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컬럼비아대 동아시아학과, 보스턴 칼리지, 워싱턴대학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아시아학과 등의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의 대표 단편 소설들이 미국과 북유럽 등 해외에 소개되고 현재까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은 우리 소설의 해외 소개와 번역 작업, 한국인의 정서를 한국 문학을 통해 재발견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수환은 이렇게 말했지만, 실은 자신의 병이야말로 분모를 무한대로 늘리고 있어서 자신의 값은 1보다 작은 건 물론이고 점점 0에 수렴되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꼭 병 때문만은 아닐지도 몰랐다. 그는 마흔세 살에 영경을 만난 후로 취한 영경을 집까지 업어오는 일 말고 영경에게 해준 것이 거의 없었다. 그러니 분모가 이토록 확 늘어나기 전에도 이미 분자의 숫자마저 미미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런 말을 영경에게 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영경이 기꺼운 마음으로 외출할 수 있게 해주는 게 그나마 자신의 분자를 조금이라도 늘리는 일이라고, 영경에게서 자신의 존재감을 조금이라도 크게 하는 일이라고 수환은 생각했다.

Although Su-hwan spoke like this, he thought that since his illness was extending his denominator to infinity, his value was not only smaller than 1, but also approaching zero. No, it was not even just his illness. Since he had met Yeong-gyeong at the age of forty-three, he hadn’t done anything much for Yeong-gyeong other than piggyback her when she was drunk. Therefore, even before his denominator had begun expanding like this, the value of his numerator had become quite insignificant. But he felt it wise not to say such a thing to Yeong-gyeong now. Su-hwan thought that helping Yeong-gyeong go out now would be a way to increase his numerator, a way to make his value ever so much bi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