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중국.동아시아 이해 (책소개)/1.중국역사문화

강희제

동방박사님 2022. 6. 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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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강희제가 황제로서 활동한 시기를 더듬어 본 책으로 강희제의 전 생애, 강희제가 상유를 발표하기 직전의 한 시간을 집약적으로 다뤘다. 이 책은 자금성 건청궁의 화려하고 권위적인 옥좌가 아닌 수수한 의자에 편안히 앉에 때로는 흥겹게, 때로는 비통에 차 자신의 모든 것을 꾸밈없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중국의 황제 강희제를 실제로 만나는 듯한 기적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목차

1. 사냥과 원정
2. 다스림
3. 사고
4. 장수
5. 황자들
6. 상유

 

저자 소개 

저 : 조너선 D. 스펜스 (Jonathan D. Spence)
 
예일 대학 역사학과 석좌교수이며 현재 미국 중국사 학계를 대표하는 역사학자로서 중국관련 역사서들을 집필하고 있다. 역사와 문학을 결합한 그의 독특한 역사서술방식은 연구자와 일반 독자 모두에게 그만의 독특함으로 자리잡고 있다. 1936년 영국에서 태어나 윈체스터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했고, 1959년 예일 대학 대학원에 입학하여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구겐하임 펠로우쉽, 맥아더 펠로우쉽 등을 수...

역자 : 이준갑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청대 사회경제사를 전공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 · 공주대 · 명지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논문으로는『청 전 · 중기 사천 사회의 연구-천서 · 천동지역의 사회 변화와 청조권력』이 있다.
 
 

책 속으로

짐이 태어났을 때 결코 신령스럽거나 기이한 징조들이 보이지 않았다. 또 자라날 때도 신기한 징조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여덟 살에 제위에 오른 후 지금까지 57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으며
- 중략 - 짐은 감히 그렇게까지(잘 다스렸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다만 하루하루의 일상을 진실된 마음을 갖고 실제에 도움이 되도록 다스렸을 뿐이다.
--- p.238
짐은 천하의 존귀함과 온 세상의 부유함을 다 누렸다. 해보지 않은 일도 없고 겪어 보지 못한 일도 없다. 그러나 늙어서도 한순간 쉬지 못하게 되자 천하가 마치 낡아서 못 신게 된 신발같고 부귀가 진흙이나 모래처럼 생각되었다. 이제 무사히 평온하게 죽는 것을 짐은 원하며 그것으로 족하다. 너희 대소 신하들은 짐이 50여 년 동안 태평스러운 세상을 만들려고 애쓴 천자로서 근신하였다는 것을 기억하라. 진정 간절한 마음으로 거듭해서 나의 삶이 평온한 죽음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이 상유(上諭)는 10년 동안 준비해 왔다. 만약 최후의 유조(遺詔)가 발표된다고 해도 이 상유에서 언급되지 않은 말은 없을 것이다.

짐은 간을 드러내고 쓸개를 끄집어내고 오장(五臟)을 보여 주는 것처럼 진심을 털어놓았다.

짐은 말을 맺노라.
--- pp.239-240
점쟁이들이 종종 나쁜 징조는 못본체하고 지나가지만 나는 그들이 점친 결과를 이중으로 점검하고 나서 진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한번은 흠천감에서 온화한 남동풍이 불고 있다고 하였지만 궁궐내에 있는 관측기구로 풍향을 재어보니 불길한 북동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흠천감의 관료들에게 우리 청조는 나쁜 징조를 꺼리거나 회피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또 관찰한 징조를 해석하는데 상상을 보태거나 과장하지 말라고도 주의를 주었다. 인간사는 일식과 월식이 야기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일식과 월식이 언젠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보다도 우리가 이로 인한 곤란을 막고 평안함을 얻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메뚜기 문제는 백성들이 먹고 사는 것과 관련해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도 백성들에게 메뚜기는 없앨 수 있는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메뚜기 알이 부화되더라도 땅속 깊이 쟁기질을 하여 부화하는 메뚜기를 죽이면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듬해의 추수도 풍성해지길 기약할 수 있다.
--- p.118-119
옛 사람들은 언제나 '제왕은 마땅히 일의 크고 중요한 부분에만 관심을 가지고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한 가지 일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온 천하에 근심을 끼치고, 한 순간을 부지런하지 않으면 천대, 백대에 우환거리를 남긴다. 작은 일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마침내는 큰 덕에 누를 끼치게 되므로 짐은 매사를 꼼꼼하게 살펴 왔다.

만일 오늘 한두가지 일을 처리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내일은 처리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 더 많아진다. 내일도 다시금 편안하고 한가롭기만을 힘쓴다면 훗날에는 처리해야 할 일이 더욱 많이 쌓이게 된다. 황제가 처리해야 할 일은 지극히 중요해서 미루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짐은 크든 작든 모든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상주문에 한 자라도 틀린 것이 있으면 반드시 고쳐서 돌려준다. 모든 일을 소홀히 못하는 것은 짐의 천성이다.
--- p.234
 

출판사 리뷰

 
이 책은 강희제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자서전적 형식의 독특한 전기이다. 자금성 건청궁의 화려하고 권위적인 옥좌가 아닌 수수한 의자에 편안히 앉아 때로는 흥겹게, 때로는 비통에 차 자신의 모든 것을 꾸밈없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중국의 황제 강희제를 실제로 만나는 듯한 기적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강희제(康熙帝)는 1661년부터 1722년까지 무려 61년간 중국을 다스린 청나라 황제였다. 61년의 재위기간은 그 이전의 어떤 중국의 황제보다도 긴 것이다. 그는 이 오랜기간 동안 청나라의 기틀을 완전히 다졌다. 삼번의 난을 평정하여 가장 큰 정치적 위협요소를 제거하였으며, 갈단을 정벌하여 서역으로 세력을 확장하였고, 타이완을 중국에 복속시켰다. 또 백성들의 세금을 크게 경감시켜 주어 문화사업을 지원하여 역사서와 백과사전을 편찬했다. 그리고 주접제도라는 비밀통신체계를 만들어 관료들의 태만을 감시하고 민심을 정확히 읽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황제로서의 업적과 정치력 때문에 강희제는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로 평가받는다.

스펜스 교수는 중국사 학계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방법 - 역사 속의 인물이 나와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자서전 형식 - 으로 강희제의 전기를 완성했다. 단편적이고 상투적으로 표현된 산더미같이 많은 공식적인 조서(詔書)나 발언에 묻어 있는 강희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내 황제 강희제와 인간 강희제의 모습을 250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오늘날의 독자들 앞에 되살려 놓았다.

이 책은 6개의 장과 2개의 부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은 독립되어 있는 듯이 보이면서도 전체적으로 연결되도록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독자들은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의 문장이나 대화는 하나같이 사료에 근거한 것이며, 지은이가 지어낸 부분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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