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중국.동아시아 이해 (책소개)/1.중국역사문화

옹정제

동방박사님 2022. 6. 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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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대 최고의 역사학자 미야자키는 「주비유지」라는 자료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양심적인 독재군주' 옹정제를 박진감 넘치게 그려간다.
이 책은 "천하가 다스려지고 다스려지지 않고는 나 하나의 책임. 이 한몸을 위해 천하를 고생시키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 호언장담하는 옹정제의 전기이자 근세 중국의 관료제, 재정, 재판, 풍속을 이해하는 역사서이다.

목차

1. 고뇌하는 노황제
2. 개가 되고 돼지가 되라
3. 그리스도에 대한 맹세
4. 천명을 받들어
5. 총독 삼인방
6. 충의는 민족을 초월한다
7. 독재정치의 한계

저자 소개

역자 : 차혜원
1963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사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교토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연세대학교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저자 :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
역사학자. 1901년 일본 나가노 현에서 태어나 1995년 타계했다.
교토 대학 문학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평생을 교토대학 교수로 있었으며, 파리 · 하버드 · 함부르크 대학에 객원교수로 초빙되기도 했다. 중국의 거의 모든 분야와 서아시아에 걸쳐 방대한 연구업적을 남겼다.

1991년에 그의 모든 저작을 한 데 모은 『관기시정(宮崎市定)전집』(전24권)이 간행되었다.
 
 

책 속으로

일부 지각 있는 만주인들 사이에 무력에 의한 정복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음에 틀림없다.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근면하고 머리 좋은 한인들이 언젠가는 일으킬 것 같은 저항에 대한 걱정과 불안, 아마도 이것이 수누 일가가 그리스도교에 입교한 외적 동기였을 것이다. 그들은 신앙을 통하여 신 앞에서 벌거벗은 인간이 됨으로써 그 고민을 해결하려고 하였다. 이와 비슷한 고뇌를 옹정제 또한 느끼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러나 옹정제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그 해결방안을 찾았다.

이는 더욱 현실적인 방법으로 제왕의 입장에서 취한 해결책이었다. 종래 중국의 어떤 제왕도 해내지 못하였던 훌륭한 정치를 행하고 일찍이 중국 역사가 경험하지 못하였던 공정한 사회를 건설해서 만민이 안심하고 편안히 살 수 있도록 하겠다.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청조의 군주에게 특별히 내린 임무이다. 이 임무를 완수함으로써 청조와 만주인은 중국인한테는 물론이고 하늘의 칭찬을 받게 될 것이며 그 일가는 자손 만대까지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옹정제의 확고한 신념이었고 거의 종교적인 신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황제는 이 신념을 당시의 만주인 특유의 성실함과 강한 인내심으로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 pp.100-101
여기서 측은함을 금할 수 없는 사람은 녠겅야오의 누이 녠귀비다. 오빠의 재판에 앞서 녠귀비의 병환이 발표되었다. 만일 귀비가 병으로 죽으면 한단계 위인 황귀비의 예로 장례를 치르라는 명령까지 내려졌다. 예고된 병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이 비극은 녠귀비에게는 물론이고 옹정제에게도 엄청난 비극일 수 밖에 없다. 독재군주는 가정생활조차 희생하도록 요구받았던 것이다.
--- p.174-175
독재가 철저하게 시행되면 군주는 가정생활뿐만 아니라 친척관계도 가질 수 없다. 만주에서 흥기한 청조는 중국에 들어와서 정치형태 면에서는 차츰 중국화되었지만 청조사회에는 아직 만주색이 농후하게 남아 있었다. 가문의 격식을 존중하는 풍습도 그 중 하나로, 만주 귀족 중에는 현재의 황실보다도 정통이라고 자부하는 자존심 강한 일가가 있었다. 수누일족이 바로 그들이었다.
--- p.75
누가 정당한 군주인가? 그것은 바로 천명을 받은 군주이다. 이것 역시 중국 성인이 가르친대로이다. 천명을 받은 군주라면 중국인인지 이민족인지 따질 필요가 없다...중국인이 몽골인을 이민족이라고 천하게 여기면 몽골인 역시 중국인을 만자라고 부르며 경멸할 것인데 서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후세의 타락한 사고 방식이다. 충의는 중국의 성인이 가르친 부동의 교훈이며 민족을 초월해서 가치를 지니는 도덕이다.
--- p.182
 

출판사 리뷰

 
"천하가 다스려지고 다스려지지 않고는 나 하나의 책임, 이 한몸을 위해 천하를 고생시키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 호언장담하는 '세계에서 가장 양심적인 독재 군주' 옹정제의 전기이자 근세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풍속을 탐구하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역사서이다.

옹정제는 1678년 강희제의 넷째아들로 태어나 45세 때 강희제의 뒤를 이어 제위에 올랐다. 이후 1735년 사망할 때까지 13년 동안 중국을 다스렸다. 아버지 강희제와 아들 건륭제의 재위기간 - 강희제가 61년, 건륭제가 61년이었다 - 에 견주면 형편없이 짧아 보이지만, 옹정제는 그 어느 황제보다도 많은 일을 했으며 청조의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여 왕조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이 책이 나오기 이전에는 청조의 기틀을 다진 강희시대나 청조의 전성기를 구가한 건륭시대는 높이 평가되었지만, 옹정시대에 대해서는 앞뒤의 두 시대를 연결하는 다리나 간주곡 정도로 과소평가되었다. 옹정제 개인에 대해서도 폭군까지는 아니더라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정략가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 책의 지은이 미야자키 이치사다는 이런 기존의 평가를 거부한다. 그는 옹정시대 13년이 있었기에 청왕조는 건륭시대에 최대의 번영을 맞게 되었고, 옹정제 사후 한 세기 반 이상을 더 지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무엇보다도 옹정제의 정치력을 높이 평가한다. 옹정제는 아버지 강희제처럼 대외적으로 화려한 전공(戰功)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내치(內治)에 있어서는 중국 역사상 아니 세계 역사상 가장 완벽한 독재군주였다고 단언한다.

옹정제는 초인적인 의지와 정력으로 만주족의 100배가 넘는 중국인과 방대한 중국 대륙을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나갔다. 그것은 천명(天命)이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는 것, 곧 황제로서 천하만민의 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이었다. 옹정제는 만일 자신이 이 임무를 다하지 못하면 천명은 다른 데로 가버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천명의 완수를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았다. 심지어 형제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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