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문화예술 입문 (독서)/3.박물관

박물관 큐레이터로 살다

동방박사님 2022. 7. 1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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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큐레이터들은 시간을 만지는 사람들이자 시간을 잇는 사람들이다. 손때 묻은 유물을 다루면서 그 가치를 찾고 유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을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없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박물관 110년의 역사 중에서 전환기라 할 수 있는 1990년 이후부터 현재 까지 국립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경험한 소회를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불교조각을 전공한 큐레이터로서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 전시에 얽힌 이야기. 또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을 비롯하여 수많은 특별전을 기획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과 숨겨진 박물관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 그와 관련된 사진들을 전시도록을 보는 것처럼 정리하였다. 박물관에는 유물과 그 유물이 지나온 시간들, 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의미들을 잊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큐레이터들이 있다.

이 책이 박물관 도처에 스며있는 큐레이터들의 땀과 열정을 느끼고, 아울러 큐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과 박물관을 사랑하고 즐겨 찾는 관람객들에게, 그리고 박물관에 선뜻 들어서지 못하는 분들에게도 박물관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목차

책을 열며

제1부. 큐레이터, 불상을 마주하다
나를 큐레이터로 만든 은진미륵
반가사유상과 이집트 왕비
효의 상징, 감산사 부처와 보살상
미소 띤 부처의 얼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온 하남 하사창동 고려 철불
돌아온 국보, 강릉 한송사 터 보살상
피아노 연주에 놀란 장창곡 애기 부처
큐레이터가 되살린 진구사 터 부처
불상 감상은 어떻게 할까

제2부. 특별전, 이 땅의 특별한 이야기
나의 첫 특별전
다시 만난 세한도
조선 국왕이 만든 아카이브
옛사람들의 풍류와 여행
강원 민초의 노고와 왕실 백자
고대 유물과 현대 미술의 만남
관람객의 마음을 훔친 에필로그
박물관에 온 조선 왕릉 호랑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 얼굴
희랑대사와 태조 왕건이 남겨둔 만남
문화외교의 디딤돌, 박물관

제3부. 박물관, 숨겨진 이야기
박물관 심벌마크는 왜 중요할까
BTS(방탄소년단)가 만난 원랑선사
백년을 되돌아보며 백년을 꿈꾸다
전쟁의 상처를 겪은 비운의 선림원 범종
성덕대왕신종, 소리를 이어가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손기정 청동투구
꿈과 희망의 어린이박물관
군 장병으로 가득 찬 박물관
비밀의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글을 마치며
 

 

 

저자 소개 

저 : 최선주
 
한국미술사로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전남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나라국립박물관 객원연구원, 국립춘천박물관장을 거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간 <고려사경 변상도의 세계, 부처 그리고 마음>과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등 크고 작은 전시를 기획했다.
 
 

책 속으로

여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불상들은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특별히 나와 인연이 깊은 불상이다. 논산 관촉사의 거대한 석조보살상은 나를 박물관 큐레이터로 이끌었다. 작은 불당에 갇혀 존재조차 몰랐던 임실 진구사 터의 석조불상은 내가 처음 발견해 소개하게 되었고, 지금은 온전하게 복원되어 통일신라시대 석조비로자나불상으로 그 가치를 인정 받았다. 또 국립춘천박물관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과의 만남은 나의 박물관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큐레이터, 불상을 마주하다」중에서

박물관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면 큐레이터마다 특별히 애정이 가는 유물이 있다. 그 유물을 발굴할 때 현장에 참여했다든지, 유물을 구입할 때 담당자였거나 혹은 세부조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든지 하여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경우가 그렇다. 나는 과거 국립경주박물관에 갈 때마다 빼놓지 않고 만나는 불상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그간의 안부를 묻고 마음으로 대화하던 귀여운 미소를 지닌 삼존불이다.
---「피아노 연주에 놀란 장창곡 애기부처」중에서

박물관에 오래 근무하다 보면 그전에 유물 차용으로 애를 태운 적이 있거나 전시 품목으로 한번 다루어 본 적이 있던 작품이 특별전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연출될 때는 옛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무척 반갑다. 그 당시 기억이 재소환되어 한 번 더 전시실을 찾곤 한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한겨울 지나 봄 오듯: 세한歲寒·평안平安〉(2020. 11. 24.∼2021. 4. 4) 특별전의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가 그렇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할 당시 특별전을 담당하면서 운 좋게 생애 처음 만났던 이 대작을 23년 만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재회할 수 있었다.
---「다시 만난 세한도」중에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박물관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라고 인사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감명 깊게 봤던 특별전 이야기부터 꺼낸다. 그만큼 특별전은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대우를 받
고 있으며, 또 큐레이터의 역할도 특별전을 통해 많이 알려진 듯하다. 박물관 특별전시는 그 박물관의 역량과 품격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상설전시가 일종의 종합전시라면, 특별전시는 새로운 가치를 더해 주는 주제전시이다. 특별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는 그 전시의 메시지를 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영화감독이 혼신의 힘을 다해 영화를 완성하여 개봉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특별전시 때마다 새로 마련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유물이나 작품의 감상은 관람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물론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한다.
---「특별전, 이 땅의 특별한 이야기」중에서

박물관 큐레이터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단지 좋은 유물과 작품을 직접 만지고 조사하고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이 아니다. 유물과 관람객을 이어 주는 기획자로서, 때로는 유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산소 역할을 할 수 있고, 내가 하는 일이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는 것이다.
---「박물관, 숨겨진 이야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프롤로그

박물관에는 유물이 지나온 오랜 시간들과 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작가는 30여 년 동안 국립박물관 큐레이터로서 일해 왔다. 그사이 새 국립중앙박물관 건립과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사업 등 박물관 역사에 기념비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도 가졌다.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초대 어린이박물관 팀장, 국립춘천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국립경주박물관장까지, 감사하게도 한 사람의 큐레이터가 겪기에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일을 지나왔다. 큐레이터로 살기 시작한 지 7년째 되던 2000년,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 건립현장에 파견되어 2005년 박물관 개관까지 전 공정에 참여했다. 건물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황량한 벌판에 혼자 서 있는 것 같았다. 안전모를 쓰고 현장을 누비며 새 박물관을 완성하면서도 미래의 박물관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걱정도 됐다.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세계 유수 박물관을 견학하였고, 그렇게 얻은 정보를 새 국립중앙박물관에 적용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을 때마다 텅 빈 전시실을 채우기 위해 고민했던 젊은 날의 모습과 관람객이 가득 찬 지금의 모습이 겹쳐져 가슴이 뭉클하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추진단에서는 아직 풋내 나는 큐레이터로서 국립박물관의 미래를 꿈꿨다면, 2009년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팀장을 맡게 되면서는 박물관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다. 전국 600여 개 공·사립대학박물관·미술관과 함께 공동사업을 추진하며 박물관을 거쳐 간 많은 큐레이터 선배들을 만났고, 그들이 겪은 박물관 에피소드를 기록으로 남겼다. 그때의 경험은 큐레이터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남기고,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했다. 그리고 큐레이터로서의 시간에 막을 내리는 지금, 작가는 이제야 그 바람을 이루고자 한다. 박물관에는 유물과 그 유물이 지나온 시간들, 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의미들을 잊지 않고,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큐레이터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큐레이터는 시간을 만지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박물관 110년의 역사 중에서 전환기라 할 수 있는 199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다루었다. 특히 불교 조각사를 전공한 큐레이터로서 불상 연구와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 전시에 얽힌 이야기, 또 가장 기억에 남은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을 비롯하여 최근 국립경주박물관이 기획한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 특별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특별전과 함께 하면서 느낀 소감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 그리고 국립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숨겨진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다. 이 책이 큐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과 박물관을 사랑하고 즐겨 찾는 관람객들에게, 그리고 박물관에 선뜻 들어서지 못하는 분들에게도 박물관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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