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역사기행 (책소개)/2.역사문화산책

100년의 서울 걷는 인문학 : 상징 코드로 읽는 서울 인문 기행

동방박사님 2022. 8. 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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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인문학이 되는가
서울의 100년을 걷는 인문학 여행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은 서울이라는 도시 혹은 도시로서의 서울을 인문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저자는 100여 년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도시 산책자의 시선으로 서울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본다. 식민지하의 경성에서 세계적인 거대도시로 거듭난 현재의 서울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방방곡곡을 누비는 저자의 발길은 막힘없다. 관찰과 탐구와 사유로써 서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돌아보는 일. 이는 서울뿐만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사는 공간으로서의 도시와 근대성을 성찰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서울은 지난했던 우리 근대사를 온몸으로 견디며 성장해 온 도시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곧 우리 삶과 역사의 오늘과 내일을 헤아리는 일이다. 저자를 따라 100년의 서울을 소요하다 보면 어느덧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계를 인문적 관점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 경성 혹은 서울이라는 상징

I 근대의 시작과 근대도시 경성

한양, 경성, 서울 그리하여 근대의 시작
경성의 중심 종로
경성이라는 근대와 백화점
서울역, 수탈의 역사로부터 이향의 슬픔까지
근대적 일상의 탄생과 경성의 거리―「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따라 걷는 경성의 거리와 일상

II 경성, 서울, SEOUL

종로3가, 근대사를 관통하는 고단한 삶의 흔적
익선동, 일제강점기로부터 젠트리피케이션의 현장까지 100년
돈의동 쪽방촌, 단절된 세계의 고요
서촌을 따라 문학예술 기행
실재하는 허상과 두 개의 북촌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고―한강과 근대성의 경험
우리 모두의 광장을 위하여―광화문에서 서울광장까지

III 서울이라는 거리에서

난지도, 현대 도시와 욕망의 배설구
영등포, 홍등의 거리와 고단한 삶의 거처
혜화동 ‘학림’, 하나의 공간을 지나가는 ‘시간들’에 대하여
대림동, 경계인의 거리와 편견의 그늘
을지로, ‘힙’지로와 빈곤 포르노의 사이에서
공장과 카페, 물러설 수 없는 삶의 최전선―성수동, 을지로, 문래동의 거리에서
이태원, 다국적 세계의 진짜 ‘우리’

IV 서울이라는 새로움과 감각의 거리

1990년대의 서울은 어떻게 새로움이 되었나
홍대앞, 새로운 세대의 거리에서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신촌, 젊음이라는 기호와 상징의 거리
강남, 욕망의 탄생과 소비되는 거리에서
잠실 롯데월드, 인공 낙원의 꿈과 숨겨진 현대성의 비극
경부고속도로, 시간 중심 세계에서 공간 중심 세계로
아파트 공화국, 욕망과 계급의 바벨탑

V 서울, 그리고 또 다른 도시 이야기

신도시, 서울을 둘러싼 새로운 욕망과 계급
성남, 슬픈 이주의 역사와 새로운 계급의 영토
광명, 기형도 시인을 따라 읽는 위성도시의 슬픔
안양, 소외와 차별의 디스토피아와 검은 안양천
서울, 수도권 그리고 지방
서울을 위한, 서울을 향한, 서울만 남은
 

저자 소개

저 : 조동범
 
2002년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카니발』, 『금욕적인 사창가』, 『존과 제인처럼 우리는』이 있으며, 산문집 『보통의 식탁』, 『알래스카에서 일주일을』, 『나는 속도에 탐닉한다』, 평론집 『4년 11개월 이틀 동안의 비』, 『디아스포라의 고백들』, 인문 교양서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 창작 이론서 『묘사』, 『진술』, 『상상력과 묘사가 ...
 

책 속으로

우리나라 근대화의 최초의 공간이자 아직까지 그 정점에 있는 서울을 탐문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것이다. 비극적 서울이든 아니든, 과거의 경성이든 오늘의 서울이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근대를 관통해온 우리의 삶과 세계의 실체를 파악하는 일이다. 이것은 근대화의 가운데 우리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는 것이며, 우리 삶의 비극과 절망, 희망과 애틋함을 굽어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 p.20~21

고향을 떠나온 자들의 도시. 서울은 그런 점에서 이향의 도시이기도 하다. 서울은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었으며,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의 탈출구였다. 그러나 과연 서울은 그들에게 희망이며 탈출구가 되었을까? 산업화라는 근대의 풍경 속에서 서울역을 거쳐 대도시의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이들의 삶은 고단함 자체였을 것이다. 서울역은 이향의 종점이자 산업화라는 고단한 근대의 시작점이었다.
--- p.44

종로3가는 단순히 지역이라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여러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소수자와 여성의 문제에 대해 반성적 태도를 갖게 하기도 하고 노인 문제나 젠트리피케이션, 가난의 문제까지 고민하게 한다.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곳이 단순히 공간에 머물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간에는 삶이 담기기 마련이고, 삶이 담긴 공간은 우리 삶과 세계의 다양한 문제와 연결된다.
--- p.65

익선동 역시 레트로 열풍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는 레트로가 다른 사람의 삶을 향할 때 빈곤 포르노가 된다는 것을 잊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단순히 과거에 대한 향수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스스로 타자가 되어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볼 때는 문제가 된다. 다른 사람의 낡은 집이나 오래된 동네를, 혹은 고단한 노동의 현장이나 가난한 삶의 정경을 바라보는 것은 폭력이 되기도 한다.
--- p.73

난지도는 현대사회가 지니고 있는 욕망의 배설물이 쌓인 곳이다. 난지도를 보면 현대사회의 욕망과 배설이 드러내는 이율배반을 확인하게 된다.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거대한 쓰레기 산은 욕망과 소비로 가득한 우리의 삶이 어떤 식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 p.107

을지로 골목의 어느 근사한 공간에 앉아 커피나 술을 마시는 풍경이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다른 사람의 삶을 인테리어 삼아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곤란하다. 허름하고 오래된 풍경이든 아니든 누군가의 삶은 장식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그것은 폭력이고 기만이며 저급한 교만이다. 이러한 것은 결코 추억이나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서는 안 된다.
--- p.129

홍대앞은 압구정과 더불어 1990년대를 대표하는 공간이며 인디문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곳이다. 따라서 홍대앞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단순히 번화가 상권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며 인디문화를 중심으로 한 최근 문화의 경향을 파악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홍대앞은 특정 지역을 의미하는 공간 개념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와 문화를 의미하는 비공간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 p.152~153

강남은 이제 특정한 지역을 가리키는 말에서 나아가 부에 대한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그런 만큼 많은 이들이 타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강남의 내부로 진입하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강남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남의 밖에 놓인 채 타자화되어버린다.
--- p.172

롯데월드는 롯데월드타워와 짝을 이룸으로써 완벽한 왕국을 이루었다. 롯데월드 타운에서 할 수 없는 일은 이제 없어 보인다. 아니, 그곳은 애초에 비현실의 세계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곳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구름을 뚫고 솟아 있는 신기루처럼 허망한 것일 테지만, 현실의 한가운데에 단단하고 웅장하게 서 있는 실존이다. 그것은 신기루가 아니다. 롯데 왕국은 슬픔의 영역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곳에는 언제까지고 영원할 것만 같은 행복이 존재할 뿐이다.
--- p.178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브랜드가 강화되고 대단지화 됨으로써 카르텔을 구축한다. 아파트는 이제 단순한 집이 아니다. 그냥 어느 어느 건설사가 지은 주택이라는 의미를 넘어 브랜드화함으써 그것은 매력적이고 값비싼 상품이 된다. 이때 아파트의 상품성은 단순히 물성을 가진 유형의 주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파트의 브랜드화는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품격까지도 규정하고 포장하며 이미지화한다. 그리고 대단지화한 아파트는 특정 구역을 성역화함으로써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공고히 한다. 이때 아파트는 계층을 넘어선 계급이 되어 신분의 벽을 쌓는다.
--- p.187

우리의 삶은 어느 곳으로 흘러가는 것일까? 우리에게 정주할 고향은 과연 있는 것일까? 기형도의 시를 읽으면 이런 질문들이 떠오른다. 기형도의 시에는 산업화 시대에 고향을 잃고 떠도는 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통해 정처 없이 떠도는 현대인의 디아스포라를 보여준다. 위성도시 광명은 이러한 비극적 디아스포라의 특성이 나타나는 공간이다.
--- p.211~212

서울은 거대 도시가 되어갔고, 더 나아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하나의 도시처럼 거대한 욕망이 되어갔다. 이 나라에는 서울과 수도권이라는 거대 도시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국가, 도시 기능이 이곳에 집중되었다. 그중에서도 서울은 압도적으로 도시적 기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은 수도권과 분리된 세계이며, 수도권의 위성도시들은 서울에 종속된 도시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것들은 서울을 향해,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 p.224
 

 

출판사 리뷰

익숙한 서울을 낯설게 바라보며, 서울의 매력을 보물찾기하다

저자는 서울의 거리를 누빈다. 종로를 거쳐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을 걷고, 신촌과 홍대앞을 지나 상수동의 어느 거리를 거닐기도 한다. 서울 곳곳을 둘러보는 저자의 눈에 서울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도시다. 누군가는 서울을 삭막하기 그지없는 곳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서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숱한 매력을 감추고 있는 곳이다.

생생한 근대사의 현장인 서울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이자 역사이다. 또한 서울은 유기체처럼 꿈틀대며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기억에서 점점 잊히는 모습 역시 많다. 이 모든 것들은 상징이 되어 우리의 삶과 세계의 이면을 드러내지만, 이를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다. 보물찾기를 하듯이 서울의 풍경 하나하나에 시선을 둘 때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서울을 사유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이해하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파악하다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은 서울이라는 도시 혹은 도시로서의 서울을 인문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서울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도시에 대한 인문적 사유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서울에 대한 것이지만 도시와 근대성 전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도시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으로 이루어진 곳이 아니다. 도시는 하나의 상징이며 인문학의 장으로 기능하는 공간이다. 도시가 형성되는 과정은 그 자체가 근대성의 의미와 상징을 드러내는 것인데, 도시에는 우리 삶의 다양한 양상과 의미가 내장되어 있다. 따라서 도시가 지니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우리의 삶과 세계를 파헤치는 일이다. 도시는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가 성장하고 진화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변모하며 새로운 상징과 의미가 되어간다.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서울은 지난했던 우리 근대사를 온몸으로 견디며 성장해 온 도시다. 일제강점기로부터 전쟁과 독재, 가난과 개발 등의 틈바구니에서 격정적인 변화를 감내해 온 공간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우리가 견뎌 온 삶이자 역사이다. 따라서 서울을 분석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며,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서울이라는 공간과 역사는 그 자체가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을 인문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상징 코드로 읽는 서울 인문 기행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공간에는 여러 가지 상징이 숨어 있다. 서울 역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다양한 상징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그런 점에서 서울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현재의 우리 삶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잠실 롯데월드가 근대성의 비극적 상징임을 안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장 지대에 생긴 ‘힙’한 카페가 ‘빈곤 포르노’임을 알게 되었을 때, 세계를 보는 우리의 인식은 달라질 것이다. 서울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처럼 우리의 삶과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은 단순히 서울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여행서는 더더욱 아니다.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은 서울을 인문적 사유로써 이해하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삶과 세계의 상징과 비밀을 알려준다. 도시를 인문학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상징의 코드로 이해하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으로 도시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삶과 세계를 인문적 관점으로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비밀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과 함께 서울이 가지고 있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