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회학 연구 (책소개)/4.빈곤문제

빈곤이 오고 있다

동방박사님 2022. 9. 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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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Poverty is Coming!
우리를 빈곤으로 몰아넣는 힘에 대하여


빈곤은 이제 시대가 지나간 이야기인 것만 같다. 누구도 한국이 가난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산층의 절반 정도는 자신이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노후생활에 대한 걱정이며 그 다음은 일자리와 소득 문제다. 이런 불안과 걱정의 배경에는 OECD 1위라는 노인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인구)과 계속 커져가는 소득 불평등이 있다. 오늘날 빈곤을 배고픔이나 헐벗음 같은 어떤 고정된 생활 상태로 본다면, 그 대상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가난한 삶으로 몰아가는 강고한 힘의 문제로 본다면, 한국 사회의 다수는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돈에 쪼들리고 일자리에 목매는 사람들은 여전히 부지기수며, 오히려 점점 더 늘어가는 현실이니 말이다. 우리가 빈곤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빈곤은 정부에서 생계비 지원을 받는 수급자 집단의 문제, 즉 고정적이고 정태적인 현상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취약계층을 끊임없이 빈곤으로 내모는(=빈곤화) 힘과 같은 동태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이제 빈곤이라는 이슈는 우리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저소득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균적 삶으로부터 끌어내리려는 힘의 사정권 안에 놓인 서민 대중 모두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머리말에서

 

목차

ㆍ머리말
1장 빈곤이란 무엇일까
2장 한국에서 가난한 삶이란
3장 우리 사회의 빈곤
4장 차별과 배제로서의 빈곤
5장 사람이 가난해지는 까닭
6장 공부를 열심히 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7장 빈곤문화의 실체
8장 노숙인 이야기
9장 집 때문에 더욱 힘들어지는 가난
10장 빈곤과 건강불평등
11장 빈곤의 연원, 불안정한 일자리
12장 빈곤을 부추기는 고용불안은 왜 생기는 걸까
13장 가난한 청년들은 만남이 두렵다
14장 가난한 사람들은 누구에게 투표하나
15장 빈곤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ㆍ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신명호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소장.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는 일도 한다. 관심 있는 주제는 빈곤과 불평등, 도시공동체, 사회적경제 등이다.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 시절, 철거민 정착촌(‘복음자리’)에 석사 논문을 쓰러 갔다가 그곳에 눌러앉아 12년을 살았다. 거기서 고 제정구 선생, 정일우 신부 등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도시빈민연구소(현 한국도시연구소의 전신)에서 일했다. 뒤늦게 서울대학교...
 

출판사 리뷰

경제‘규모’의 문제 아닌 경제‘구조’의 문제

한국의 빈곤율은 17.4%로, OECD에서 우리나라보다 빈곤율이 높은 나라는 네 나라뿐이다. 과거의 절대적 빈곤은 나라 전체가 가난하기 때문이었지만, 지금의 빈곤은 나라가 부유해지고 있는 가운데 커지고 있다. 1990년대 말 8.5%가량이었던 빈곤율이 오늘날 두 배 정도 오르는 동안에 국내총생산GDP은 세 배가량 커졌다. 경제 성과가 불평등하게 분배되면서 상대적 빈곤이 커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경제‘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구조’의 문제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불안정한 일자리와 소득 및 자산 격차의 증가가 그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그렇게 기울어진 경제구조가 사람들을 빈곤으로 미끄러지게 만들고 있다.
원인이 사회경제적 구조에 있으니,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식으로 빈곤 문제에 대처하는 건 깨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할 것이다. 이 책이 빈곤을 만들어내는 사회경제적 구조를 분석하고, 정책적·정치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가장 큰 차별과 장애로서의 빈곤

빈곤은 단순히 소득의 문제가 아니다. 저자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과 장애를 봐야 빈곤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은 감염병도 누구에게나 똑같은 게 아니라 차별적으로 작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임대료를 계좌로 송금받기만 하면 되는 건물주들과 매일 손님들을 맞이하며 장사를 해야 하는 식당주인과 그 종업원들은 위험에 노출된 정도가 천양지차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자가격리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뿐이라는 걸 우리 모두가 안다.
코로나 같은 예외적 경우만이 아니다. 기대수명이나 질병 유병률은 빈부에 따라 달라진다.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반면 소득이 낮으면 그 반대다. 교육도 마찬가지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들의 교육 수준이 높다는 건 이제는 상식이 되었다. 인간관계의 수준이나 사회 참여도의 측면에서도 패턴은 똑같아서, 가난할수록 인간관계가 빈약하고 사회 참여가 적다. “이처럼 빈곤은 주거ㆍ건강ㆍ교육ㆍ인적자원 내지 사회적 네트워크라는 여러 가지 차원에서 한결같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누려야 할 적정한 수준으로부터 멀리 밀려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빈곤 문제는 소득 차원을 넘어서 보편적인 인간다운 삶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함을 이 책은 재삼 강조한다.

빈곤을 알아야 빈곤을 몰아낼 수 있다

이렇게 빈곤을 다차원적으로 바라보면, 빈곤으로 인한 다양한 차별과 장애가 어떤 특정 계층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회 다수가 겪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집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 일자리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 노후 걱정을 안 하는 사람은 금수저가 아니고서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곤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은, 가령 주거 측면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공간을 못 가진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의 생활은 어떠하며 어떤 대책이 필요할지를 살피는 것이다. 적정 수준의 주거 공간이 없어서 고통받는 것은 비단 소득이 빈곤선 이하인 사람들이나 정부에 생계비를 의존하고 있는 수급자들(전체 국민의 3.2%)만이 아니다. 훨씬 더 많은 서민들이 주거 문제로 마음을 졸이며 고통을 겪고 있다. 같은 이유로, 보건ㆍ의료ㆍ교육ㆍ고용ㆍ시민권 등의 각 차원에서 최소한의 권리와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배제되고 박탈당한 삶을 살핌으로써 우리는 빈곤에 대한 이해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77쪽에서

돈 때문에 삶이 서러울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게 한국 사람들이다. 그리고 헬조선, 금수저와 흙수저, 빈곤의 세습, 이런 말들이 횡행하는 현실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빈곤의 위협 아래 놓여 있다는 걸 방증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이미 웬만큼 극복했다고 여겼던 빈곤이 어느 결엔가 우리 코앞에 닥쳐와 있음을 경고하고자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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