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이데올로기 연구 (독서)/5.마르크스주의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은 무엇인가?

동방박사님 2022. 12. 1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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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고전 마르크주의의 계급적 토대와 과학성을 설명하고, 카우츠키주의, 스탈린 주의, 제3세계 민족주의와 같이 마르크스주의의 변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마르크스주의의 근본 특징은 마르크스의 저작 전체 또는 특별히 엄선된 교의들을 충직하게 고수하는 거이 아니라 특정한 계급인 현대 프롤레타리아, 즉 노동계급의 이익.투쟁.해방을 이론적으로 분명히 표현하는 구실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마르크스가 말한 노동계급이 스스로 권력을 장악할 수 있도록 투쟁해야한다고 호소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1부 마르크스주의란 무엇인가?서문
1장 마르크스주의의 계급적 토대
2장 마르크스주의의 과학성
3장 실천에서 이론으로

2부 마르크스주의의 변형들
서문
4장 카우츠키주의
5장 스탈린주의
6장 제3세계 민족주의
7장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전통

옮긴이 후기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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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 존 몰리뉴 (John Molyneux)
 
사회주의 저술가이자 활동가로, 영국 포츠머스대학교 예술·디자인·미디어 학부 교수였다. 현재 아일랜드 더블린에 거주하며, 사회주의노동자네트워크SWN(아일랜드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후신)와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다PBP’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Irish Marxist Review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국내에 번역된 저서로는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 입문》, 《아나키즘: 마르크...

역 : 최일붕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이다. 지은 책으로는 《그들의 윤리, 우리의 윤리》(편저, 2017), 《러시아 혁명: 희망과 좌절》(2017), 《마르크스주의의 방법: 소외, 변증법, 역사유물론》(2016), 《자본주의 국가: 마르크스주의의 관점》(편저, 2015)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는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 현장 보고와 분석》(2017)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마르크스가 세상을 뜨고부터 백 년 동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심지어 서로 대립하기까지 하는 ‘마르크스주의들’이 속출했다. 따라서 고인(故人)의 1백 주기를 맞이하는 지금이야말로, 난마처럼 얽힌 이 매듭을 풀어 보기에 적당한 시점인 듯하다. 즉, 마르크스주의를 자처하는 주장들의 심사 기준을 확립함으로써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전통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답해 볼 만한 때인 것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어떤 점들이 문제가 되는지부터 분명히 해 두기로 하자.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몇몇 쟁점들(예컨대, ‘이윤율 저하 경향’이나 소련의 계급적 성격)에 관해 서로 의견을 달리한다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생동하는 민주적 운동에서는 대체로 있을 법한 일이다. 진짜 문제는 이 자칭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서로 잡아 가두고 죽이고 전쟁을 벌이고,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 시대의 모든 대규모 사회 갈등에서 혁명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반대편에 선다는 것이다. 1917년 플레하노프와 레닌, 1919년 카우츠키와 로자 룩셈부르크, 1936년 바르셀로나의 공산당원들과 마르크스주의통일노동자당(POUM), 1956년 헝가리, 그리고 1981년 폴란드를 생각해 보라.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마르크스주의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문제를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진정한’ 마르크스주의를 규명하려는 것은 전혀 의미 없는 짓이라면서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처하는 자들에게 빠짐없이 그 자격을 인정해 준다. 한편으로 보면, 그것은 부르주아지와 그들의 천박한 이론가들 입맛에 꼭 맞는 해답이다. 모든 마르크스주의와 마르크스주의자들을 스탈린이나 폴 포트(캄보디아의 학살자)와 한데 싸잡아 비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그것은 대학에서 마르크스를 팔아 밥벌이를 하는 학자들의 입맛에도 꼭 맞는 해답이다. 왜냐하면 그 해답 덕분에 이 학자들께서 돈이 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을 위한 교과서들’을 무척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며, 오스트리아 마르크스주의자에서 알튀세르주의자에 이르는 모든 사상 유파가 비빌 언덕을 찾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관조적인 문제 해결책이다. 행동은, 특히 정치적 행동은 실천뿐 아니라 이론에서도 단호할 것을 요구한다. 세계를 해석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를 변혁하고자 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문제를 직시할 수밖에 없으며, 진정한 것과 거짓된 것 사이에 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마르크스의 저서들이 곧 마르크스주의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스승님 말씀에 얼마나 충실한가를 따져 제자됨을 평가하려는 것도 아마 그러한 선긋기 노력 가운데 하나일 성싶다. 그러나 이 또한 사변적이고 심지어 종교적이기까지 한 해결책이다. 그런 식으로 문제를 다루면 다음의 사실을 놓치게 된다. 즉, 엥겔스가 말한 대로 마르크스주의가 “교조가 아니라 행동 지침”이라면, 그것은 살아 움직이며 발전하는 이론이요 지속적 성장 능력을 지닌 이론으로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마르크스가 살았던 시대 이래로 엄청나게 변화한 현실 ―을 분석하고 그것에 대응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론에 그것을 확립한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역사적 관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론을 완전히 무력하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낳으면서까지 그 내용을 확립자 개인이 남긴 글들의 내용에 국한시켜도 좋은 것은 아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존 몰리뉴는 1983년에 마르크스 사후 1백주년을 기념해 이 책을 썼다. “마르크스주의의 이름과 이데올로기, 그 내용을 완전히 왜곡하면서도 그 소유권을 주장하는 전 세계의 많은 정권들과 정당들로부터 [존 몰리뉴가] 진정한 마르크스주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해방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변형들”로 카우츠키주의(사회민주주의), 스탈린주의, 제3세계 민족주의를 꼽았다.
그 뒤 22년이 흐른 지금, 그의 주장이 올바랐음이 입증됐다.
사회민주주의는 극적으로 변화해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앞서 간 길을 독일의 슈뢰더와 브라질의 룰라도 계속 따라가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은 심각하게 쇠퇴했다.
스탈린주의는 거의 사라졌다. ‘공산주의’ 체제들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일 뿐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올바랐음이 입증됐다. ‘공산주의’ 국가들이 ‘서방’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저항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지배 기구와 산업체 경영진이 그대로 계승됐다.
스탈린주의가 사멸하면서 오늘날 제3세계 민족주의는 이제 아예 마르크스주의적 외피조차 두르지 않고 있다. 제3세계주의의 영웅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조차 마르크스주의 혁명이 아니라 “볼리바르주의” 혁명을 이야기한다.
우파 이데올로그들은 이런 사태 전개가 사회주의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그런 해석은 틀렸다. 지난 10년 동안 저항이 되살아나, 전 세계 수준에서 성장했다.
이 책은 급진화한 새 세대를 위해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이 무엇인지 규명하고 그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쓰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