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계국가의 이해 (책소개)/7.라틴아메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 (상)

동방박사님 2022. 12. 2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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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A History of Latin America)는 1980년 『간략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A Short History of Latin America)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 30여 년 동안 아홉 번의 개정을 거치면서 꾸준히 읽히고 있는 권위 있는 라틴아메리카 역사 입문서이다. 이 책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벌어진 역사 전체를 포괄적이면서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깔끔한 구성과 평이한 문체로 쓰여져 있어 독자들이 복잡하고 광범위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각 장의 초입에 제시되고 있는 각 장의 핵심문제와 간략한 연표, 그리고 풍부한 도판과 지도 자료 역시 독자들이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목차

서론 _ 라틴아메리카 역사의 지리적 배경

1부?_?라틴아메리카의 식민 잔재

1장 _ 고대 아메리카
고대 아메리카의 환경과 문화
중아메리카의 마야 문명
페루의 잉카 족

2장 _ 에스파냐적 배경
이베리아 기독교 왕국들의 중세적 유산
이사벨과 페르난도 : 가톨릭 공동왕
합스부르크 시대: 승리와 비극

3장 _ 아메리카 정복
대항해
멕시코 정복
페루 정복
한 줌의 에스파냐 인들이 어떻게 두 제국에 대해 승리할 수 있었을까?
엘도라도를 찾아서

4장 _ 식민지 생활의 경제적 토대
에스파냐 식민지에서의 공납과 노동
식민지 경제
교역, 밀무역, 해적질

5장 _ 국가, 교회, 사회
에스파냐 제국의 정치기구
인디아스의 교회
계급과 카스트의 구조

6장 _ 식민 시대의 브라질
식민지 브라질의 시작
정부와 교회
주인과 노예

7장 _ 부르봉 왕가의 개혁과 에스파냐령 아메리카
개혁과 회복
식민지 문화와 계몽사상
크리오요 민족주의
전환기의 식민사회, 1750~1810?:?개관
대중의 봉기

8장 _ 라틴아메리카의 독립
독립전쟁의 배경
남아메리카의 해방
독립을 향한 멕시코의 여정
라틴아메리카의 독립?:?정리


2부 _ 19세기의 라틴아메리카

9장 _ 탈식민화와 국가정체성의 탐색, 1821~1870
독립의 열매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
중아메리카합중국

10장 _ 인종, 민족, 자유의 의미, 1820~1888
브라질
페루
쿠바
그란콜롬비아

11장 _ 신식민주의의 승리와 자유주의 국가, 1870~1900
신식민주의
멕시코의 정치와 경제
아르헨티나의 정치와 경제
칠레의 정치와 경제
브라질의 정치와 경제
중아메리카의 정치와 경제
베네수엘라의 정치와 경제
콜롬비아의 정치와 경제
라파엘 누녜스, ‘혁신’, 천일전쟁, 1880~1903
 

저자 소개

저자 : 벤자민 킨(Benjamin Keen)
식민지 시기 라틴아메리카 역사 연구의 거장으로 1981년 은퇴할 때까지 노던일리노이 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진보적이고 민중지향적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라틴아메리카 역사에 관한 다수의 저술을 남겼다. 1950년대 매카시의 야만적 열풍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교수직을 상실하기도 했으며, 1960년대 말에는 루이스 행크와의 ‘흑색전설/백색전설’ 논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2002년 89세를 일기로 ...
 
저자 : 키스 헤인즈(Keith Haynes)
1981년 노던일리노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85년부터 뉴욕의 세인트로즈 대학에서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미국의 대라틴아메리카 외교정책과 미?-?라틴아메리카, 특히 미국과 멕시코, 중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책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의 여섯번째 판본(2000)부터 공저자로 참여하였으며, 2002년 벤자민 킨이 타계한 이후에는 개정 및 증보 작업을 주도하...
 
역자 : 김원중
동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하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대항해 시대의 마지막 승자는 누구인가?』,『서양 문명과 인종주의』(공저), 『세계의 과거청산』(공저), 『유럽 바로 알기』(공저), 『다민족 다인종 국가의 역사인식』(공저), 『스페인 문화 순례』(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
 

책 속으로

최근까지 학자들은 마야의 상형문자 기록이 숫자 표기와 마찬가지로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주로 종교적인 목적이나 예언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기념물에 쓰인 상형문자 기록이 역사적인 용도, 즉 마야 통치자의 일생에서 기념이 될 만한 사건들을 기록하기도 했다는 증거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 석조 기념물, 상인방, 계단, 그리고 그 외 다른 기념비적 유물에 쓰여진 글귀 외에도 마야 인들은 수많은 경전과 법전을 만들어 가지고 있었으나 21세기까지 남아 있는 것은 그 중 세 권뿐이다. 이 책들은 나무껍질로 된 천연제지로 만든 병풍식 패널 위에 글씨나 그림이 그려져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주로 천문학과 예언, 그리고 기타 관련 주제들에 관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이 책들은 마야의 천문학자들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관찰과 계산을 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_ 73쪽.

목테수마가 갖게 된 공포와 의심은 그의 정신상태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저항과 항복 사이에서, 에스파냐 인들이 신이라는 확신과 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 사이에서 방황하였다. 목테수마는 코르테스에게 다시 후한 선물과 함께 사절들을 보내 테노치티틀란 방문을 중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에스파냐의 정복에 대한 아스테카 인들의 한 서린 표현에 따르면, 에스파냐 인들은 “오랫동안 황금을 갈망해 왔고, 마치 돼지처럼 황금에 굶주려 있었다”. 무시무시한 이방인들을 뇌물로 회유하고 감언이설로 속여 보려고 한 목테수마의 순진한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운명의 순간은 한발 한발 다가오고 있었으며, 목테수마의 신들은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에스파냐 인들에게 마법을 걸라며 왕이 보낸 일단의 마법사와 점쟁이들은 젊은 신 테스카틀리포카에 의해 저지되었는데, 그는 그들에게 멕시코-테노치티틀란이 불에 타 파괴되는 환상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이 모습을 보고 공포에 몸을 떨었다. 결국 목테수마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코르테스를 권좌를 되찾으러 돌아온 정당한 통치자로 인정하여 도시 입구까지 나가 환영해 맞아들였다. 아스테카의 왕은 자신의 궁정에서 코르테스와 몇몇 그의 동료들에게 반(半)자발적으로 납치되어 에스파냐 인들의 거처에서 인질이 되어 사는 것으로서 자신의 신분 강등을 완성하였다. _ 180쪽.

이런 메스티소나 물라토 지도자의 부상(浮上)은 볼리바르를 비롯하여 일부 크리오요 엘리트들에게 두려움을 안겨 주었는데, 그들은 그런 상황이 결국 인종 간 전쟁으로, 그리고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분쟁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불안해했다. 볼리바르는 용감하고 관대한 멕시코의 애국자 비센테 게레로에 대해서도 그를 “미개한 인디오와 사나운 아프리카 인 사이에서 태어난 천박한 미숙아”라고 기술함으로써 완고한 인종적 편견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런 두려움은 근거가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혼혈인 지도자 가운데 게레로나 알바레스처럼, 얼마간 자신과 뿌리를 같이 하는 비천한 대중의 이익을 대변한 경우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얼마 가지 않아 크리오요 지도자들의 협력자가 되고 그들의 이익을 확고하게 수호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_ 463쪽.

경제 성장은 정치적 안정을 필요로 했다. 그래서 디아스는 화해정책을 추진했고, 그것은 ‘빵 아니면 몽둥이’라는 공식으로 표현되었다. 이것은 과거의 정치적 입장이나 신념에 상관없이 모든 영향력 있는 반대자들에게 올리브 가지(화해의 제스처) 하나와 전리품 중 한몫을 떼어 주는 것이었다. 뼈다귀를 입에 문 개는 누구를 죽이지도 않고 훔치지도 않는다고 디아스는 생각했다. 실제로 디아스는 모든 분야의 상류층 사람들과, 유명 지식인이나 언론인을 포함하여 일부 중간층 사람들을 거대한 멕시코 바비큐 파티에 초대했으며, 여기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은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뿐이었다. 디아스의 뇌물(정치적 관직, 독점권 등등)을 거부한 반대자들은 곧바로 보복의 대상이 되었다. 그들은 끌려가 두들겨 맞고 살해되거나 아니면 체포되어 산후안데우유아 지하 감옥 혹은 멕시코판 바스티유라 불렸던 음울하기 그지없는 벨렌 감옥으로 보내졌다. _ 607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균형잡힌 시각에서 쓰여진 라틴아메리카의 전체 역사!!
[라틴아메리카의 역사](A History of Latin America)는 1980년 [간략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A Short History of Latin America)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 30여 년 동안 아홉 번의 개정을 거치면서 꾸준히 읽히고 있는 권위 있는 라틴아메리카 역사 입문서이다. 이 책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벌어진 역사 전체를 포괄적이면서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깔끔한 구성과 평이한 문체로 쓰여져 있어 독자들이 복잡하고 광범위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각 장의 초입에 제시되고 있는 각 장의 핵심문제와 간략한 연표, 그리고 풍부한 도판과 지도 자료 역시 독자들이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폭넓고 균형잡힌 시각에서 쓰여졌다는 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주저자인 벤자민 킨은 에스파냐 인들에게 희생된 인디오 문명, 즉 ‘패자들의 관점’에서 신?구 세계의 ‘만남’을 살펴야 하며, 인디오들에 대한 에스파냐 인들의 잔혹한 착취와 파괴를 고발한 당대의 소수 에스파냐 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킨의 시각은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킨은 이 책에서 유럽과 미국의 5세기에 걸친 착취와 불평등 무역, 즉 ‘중심부 국가들에 의한 종속화’라는 ‘종속이론’적 시각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저개발 상태를 진단하면서 라틴아메리카 민중을 가난과 억압 속으로 몰아넣은 중심부 국가들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특별히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미국의 영향을 다루는 데 할애하고 있는 것은 상징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초국가적인 요인과 제도적 권력 구조를 강조하면서, 모든 형태의 민중 저항을 대수롭지 않게 만드는 ‘고전적 종속이론’과 달리, 내부의 계급투쟁, 인종투쟁, 젠더투쟁, 종족투쟁, 이익집단투쟁이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발전 과정에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음을 또한 실증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여성을 ‘최후의 식민지’로 보는 페미니즘 이론을 취하면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에서 여성들이 행한 역할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여성들은 무임금 혹은 저임금 노동, 극도의 빈곤, ‘구조적인 예속과 종속’에 고통받아 왔고, 고용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는 직장과 가정에서의 이중의 착취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의 여성들이 수동적인 희생자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그들이 생산과 재생산에서 라틴아메리카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독립과 사회운동에서도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음을 여러 사례를 들어 보여 주고 있다.
벤자민 킨과 키스 헤인즈가 이 책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또 한 가지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저자들은 라틴아메리카의 발전을 증진한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위기의 악화, 중심부 자본주의 국가들에 대한 종속의 심화만을 불러왔다고 비판하면서,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의 좌파 정권들의 집권(분홍 물결)과 쿠바의 사회주의적 모델의 가능성과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