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계국가의 이해 (독서)/6.아프리카

스물둘,처음 만난 남자와 떠난 105일의 아프리카 (2010 황윤하)

동방박사님 2022. 12. 23.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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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집트에서 에티오피아를 거쳐 남아공까지,
초특급 짠돌이 능청백단 장기 여행자와 어리바리 평범 여대생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프리카 종단기


앞으로만 걸어도 길을 잃는 최강의 길치, 배낭여행이라곤 국내를 다녀본 경험도 없는 초짜 여행자의 좌충우돌 아프리카 여행기다. 처음에는 3주간 이집트 여행을 계획했지만 능청백단 장기 여행자의 꾀임에 넘어가 에티오피아를 거쳐 남아공까지 105일간의 아프리카 종단 여행을 하게 된다. 초특급 짠돌이 능청백단 장기 여행자와 어리바리 평범 여대생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흥미진진한 아프리카 여행 이야기를 만난다.

배낭도 아닌 캐리어를 끌고, 인도보다 더 지독하다는 아프리카의 만만디 교통편을 흙먼지 뒤집어쓰며, 초특급 짠돌이 오빠와 함께 떠난 사서 고생길. 그러나 그렇게 들어선 아프리카에서 저자는 편견 속에 박제된 적도의 땅이 아닌, '진짜 사람이 사는 아프리카'를 만났다. 역사의 슬픔을 가슴에 묻고 웃는 사람들과 너무 천연덕스러워서 코믹하기까지 한 사기꾼, 기린떼가 뛰노는 천혜의 자연과 50억짜리 지폐가 거리에 뒹구는 처참한 경제현실이 공존하는 곳.

그곳에서 저자는 싸구려 호텔을 찾기 위해 겁도 없이 슬럼을 걷고, 돈 주고도 못살 호텔의 고급 화장지를 훔치기도 하며, 좌충우돌 아프리카를 누볐다. 동행자인 준영 오빠와 때론 다투고 화해하며, 길 위에서 만난 아프리카 그리고 각국의 친구들과 우정을 쌓았다. 그렇게 105일의 여행은 단순한 종단이 아닌 따뜻한 인연의 여정이 되었다. 이 책은 통해 낭만과 재미, 웃음과 눈물의 여정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PART01 거짓말처럼 시작된 여행 이집트
캐리어를 끈 초보여행자 _카이로
나를 흔들어 깨운, 그 깊은 모래의 밤 _시와
재회 그리고 뜻밖의 제안 _아스완, 룩소르, 카이로
사막여우의 방문 _바하리야
On the road〉 이집트를 떠나다

PART02 달콤쌉싸름했던, 그 봄날의 커피 에티오피아
도시의 빛과 어둠 _아디스 아바바 (1)
달콤한 도시 _아디스 아바바 (2)
진짜 커피를 만나다 _아와사
샤샤마니의 주스 가게에서는 대마초를 판다 _샤샤마니
투어리스트 프라이스 _아르바민치
허니와인, 달콤한 황금색의 기억 _첸차
선생님도 때론 실수를 한다 _도르제
신이시여, 오늘 우릴 버리시나요? _진카
그들에게는 우리도 White다 _투르미
흙길 따라, 바람 맞으며 _콘소
안녕, 에티오피아 _모얄레
On the road〉 더 이상 인제라는 싫어!

PART03 천국은 많지 않지만 천사는 어디에나 있다 케냐, 우간다, 르완다, 브룬디
사막의 낙타마을 _모얄레
갑시다, 남아공까지 _나이로비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 맛보는 소박한 행복 _캄팔라
문명의 샘, 나일강이 시작되는 곳 _진자
마음을 씻어주는 마법의 호수 _부뇨니 호수
서울이 산 속에 있다면? 산골수도 키갈리 _키갈리
눈물을 묻고 웃는 사람들 _기콩고로
기이한 합성사진 같은, 낯선 풍경의 도시 _부줌부라

PART04 천혜의 자연과 오래된 도시의 마법 속으로 탄자니아, 말라위, 잠비아, 짐바브웨
45시간 동안 기차, 타 보셨나요? _키고마
인연은 강물처럼 흘러, 만나고 또 이별하고 _다르 에스 살람
니모의 친구들을 찾아서 _잔지바르, 눙궤 해변
200년 묵은 미로속으로 _잔지바르, 스톤타운
기린과 함께 달리는 열차 _음베야
운수 나쁜 날 _음주주
천국의 다른 이름 _은카타베이
세계 최고의 닭볶음탕을 맛보다 _리롱웨
천둥소리 나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_리빙스톤
바닥에 뒹구는 50억짜리 지폐 _빅토리아 폴즈
텅 빈 수도 _하라레
On the road〉 불라와요 가는 길

PART05 5월의 가을 그리고 이별 _남아프리카 공화국
위험과의 거리 약 50km _프레토리아
아프리카의 남쪽 끝에는 펭귄이 산다 _케이프타운(1)
마마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살아있다 _케이프타운 (2)
마지막 이야기 _케이프타운 (3)
 

저자 소개

저자 : 황윤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은 그녀를 처음 만나면 조금 놀라곤 한다. 20대 초반의 나이로 겁도 없이(!) 낯선 사람(들)과 아프리카를 종단하고 왔다기엔 너무 순한 인상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원래 알던 사람들은 이 순둥이가 험하디 험한 아프리카에서 종횡무진, 낭만과 고생이 뒤섞인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왔다는 데 놀란다. 1988년 서울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고, 무난한 대학에 입학해 무난하게 대...
 

책 속으로

향긋하게 코끝을 간질이는 커피냄새에 차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염치불구하고 그들 옆에 살짝 끼어 앉았다. 커피 끓이는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잔 두 개를 더 씻어왔다.
소주잔만한 작은 잔에 설탕을 엄청 넣고 허브도 넣은 다음 에스프레소마냥 시커먼 커피를 따른다. 설탕을 저렇게 넣었는데 먹어도 괜찮을까? 하지만 한 모금 마시고 나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커피는 색깔만 에스프레소 같은 게 아니라 맛도 에스프레소처럼 진했다. 그러면서도 원두커피처럼 좋은 향이 난다. 게다가 구수하다?
“어떻게 커피에서 누룽지처럼 구수한 맛이 날 수 있지?” (…)
한가로운 오전 시간, 하얀 이불 빨래가 펄럭이는 호텔 마당에 앉아 이렇게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 이런 것이야말로 진짜 행복이 아닐까? --- PART02 '진짜 커피를 만나다_아와사' 중에서

캄팔라 가는 버스 안에서 우리는 잔뜩 흥분해 있었다. 숲속을 통과해 가던 중 한 무리의 원숭이들을 본 것이다. 그들은 도로로 나와 태연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대단한 일이라도 생긴 것 마냥 신기해하는 건 우리뿐이었다. 현지인들은 오히려 우리가 재밌다는 듯 웃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이거야 원, 동방에서 온 촌놈이 돼버린 기분이다.
버스는 축축하고 안개 낀 숲속을 한참 달려 캄팔라에 도착했다. 방금 전과는 달리 쨍하게 해가 떠 있다. 길은 바짝 말라 있었고 포장상태도 좋다. 드디어 나의 끌낭이 캐리어로서 빛을 발하는구나! 끌낭 뒤쪽에 숨어 있던 손잡이를 잡아 빼자 마키 상이 감탄한다.
“정말 캐리어구나.”
“하이! 캬리아 우만데쓰!(네! 캐리어 우먼입니다!)”
내 말에 두 사람 모두 웃었다. --- PART03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 맛보는 소박한 행복_캄팔라' 중에서

방 안의 풍경은 충격적이었다. 하얀 약품으로 칠해놓은 유골들이 마치 전시해놓은 듯 방 안에 빼곡히 누워 있었다. 15년 전, 이 초등학교에서 학살당했던 희생자들의 유골이었다. 충격 받은 우리의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자는 다음 교실도 열어주었다. 그곳에서도 똑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그 다음 방, 그 다음 방…. 모든 방들에는 유골들이 누워 있었다. (…)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마음속을 떠돌고 이제는 그만 이곳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할 때쯤, 여자는 또 하나의 방문을 열어줬다. 잠깐 문을 열었다 닫아주기만 했던 여자는 갑자기 우리들을 쳐다보고 섰다. 그녀는 서툰 영어로 조용하게 말했다.
“This is my Family.” --- PART03 '눈물을 묻고 웃는 사람들 _기콩고로' 중에서

건너편 절벽으로 가는 다리가 가까워질수록 물보라비(?)도 강해졌다. 우리는 그제서야 위기감을 느끼고 지갑과 카메라를 비닐봉투에 꽁꽁 싸서 가방 속에 넣었다. 다리 앞에 선 우리는 왜 우비를 대여해주고 있는 지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나무와 수풀들에 가려진 산책로와 달리 다리 위에는 말 그대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장마기간에도 볼 수 없었던 정말 ‘폭포’ 같은 빗줄기였다.
잠깐을 머뭇거리다가 다리 위로 뛰어들었다. 속옷과 양말까지 젖는 데는 3초도 걸리지 않았다. 강력한 수압의 물마사지를 받는 듯 온몸이 시원해진다. 조금 전 망설였던 일이 무색하게, 나는 신나서 다리 위를 뛰어다녔다. 눈 바로 앞에는 완벽하게 동그란 원형 무지개가 간헐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사진기를 꺼내고 싶은 충동적인 마음을 겨우 억눌렀다. 무지개의 기억은 담을 수 있겠지만 이 시원한 빗줄기의 기억까지 함께 담지 못한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사진에 불과하다. 다리 위에서 맞은 생애 가장 거셌던 빗줄기는 내 마음 속에만 담을 수 있는 것이었다.
--- PART04 '천둥소리 나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 _리빙스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초특급 짠돌이 능청백단 장기 여행자 vs. 어리바리 초짜 여행자

"엄마, 안 가면 안 돼? 나 무서워! 어떻게 나 혼자 이집트엘 가?"
"어이구, 이 겁쟁이야. 늙은 엄마도 혼자 다녀왔는데 네가 무섭긴 뭐가 무서워! 대학생씩이나 돼서는."
그렇게 먼저 이집트 배낭여행을 다녀온 엄마에게 등 떠밀리다시피 해 3주 일정으로 이집트로 떠난 윤하 씨. 사실 그녀는 앞으로만 똑바로 걸어도 길을 잃는 최강의 길치, 배낭여행이라곤 국내를 다녀본 경험도 없는 초짜 여행자이다. 불안한 마음에 이집트 여행카페를 기웃대던 중 우연히 카이로에 있는 한 여행자에게서 '디지털 카메라를 잃어버렸는데, 오는 길에 우리 집에서 받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카이로에서 만나게 된 그는, 벌써 1년째 중국에서부터 육로로 이집트까지 여행해 왔다는 준영 오빠였다.
저녁을 사준다더니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고생담을 들려주던 그, 세 번째 만난 날에는 불쑥 호객꾼을 따라 향수가게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의아해하는 윤하 씨는 아랑곳 않은 채 향수가게 주인에게 느긋하게 차 대접을 받으며 향수를 소개받는다. 옆의 여자 분에게 선물하라는 주인의 말에 “아, 죄송해요. 그녀는 향수 알레르기가 있어요”라며 윤하 씨를 듣도 보도 못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더니, 포기하지 않은 주인이 파피루스를 소개해주자 “미안하군요. 우린 어제 이집트에 도착했거든요. 아직 짐을 늘릴 수가 없네요”라며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돌아서는 것이었다. 호객꾼이란 걸 뻔히 알면서 쫓아간 이유를 묻는 윤하 씨에게 그가 던진 한 마디.
“난 권하는 건 거절 안 하거든. 공짜로 차를 준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잖아.”
이후로도 함께 카이로에서 길을 잃고, 동물원에 갇히기도 하며 윤하 씨는 어느새 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성적인 호감? 아니, '범상치 않은 이 남자와 같이 다니면 정말 재밌겠다!'하는 예감이랄까.
그 때문인지 몰라도 그녀는 "윤하야, 나랑 같이 에티오피아도 가보지 않을래?"라는 준영 오빠의 제안을 덥석 승낙하고 만다. 그 때는 몰랐던 거다. 능청백단의 이 남자가 실은 초특급 짠돌이, 억척 여행자라는 사실을. 그리고 '온김에 에티오피아까지 한 번 들러볼까'하는 마음에 시작했던 여정이 케냐ㆍ우간다ㆍ르완다ㆍ브룬디ㆍ탄자니아ㆍ말라위ㆍ잠비아ㆍ짐바브웨ㆍ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총 11개국(이집트~남아공)으로 이어지게 될 줄은. 3주를 계획하고 온 여행이 105일의 아프리카 종단으로 바뀐 것이다.

사람이 사는 '진짜 아프리카'를 만나다

그렇게 배낭도 아닌 캐리어를 끌고, 인도보다 더 지독하다는 아프리카의 만만디 교통편(에티오피아의 버스에는 아예 정해진 출발 시간이 없다)을 흙먼지 뒤집어쓰며, 1달러라도 깎기 위해 안달인 초특급 짠돌이 오빠와 함께 떠난 사서 고생길. 그러나 그렇게 들어선 아프리카에서 윤하 씨는 편견 속에 박제된 적도의 땅이 아닌, '진짜 사람이 사는 아프리카'를 만났다. 어디서나 그윽한 커피향과 달콤한 디저트를 만날 수 있었던 에티오피아, 그리고 여행객에게 기꺼이 여분의 잔을 내어주는 커피 아주머니. 저녁이 되면 음식 냄새가 피어오르는 마을과 장난을 멈추고 제각기 집으로 뛰어가는 아이들. 거나하게 취했는지 껄껄 웃으며 윤하 씨 일행에게 맥주를 시켜주었던 우간다의 아저씨. 학살기념관에서 죽은 가족들의 시신을 지키며 매일 아픈 상처와 마주하고 있는 르완다의 여인…. 우리와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 또는 역사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웃는 사람들과 너무 천연덕스러워서 코믹하기까지 한 사기꾼이 공존하는 곳.
동물떼가 노니는 초원이나 기아와 내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그것은 아프리카의 일면일지 몰라도 아프리카의 진정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윤하 씨는 싸구려 호텔을 찾기 위해 겁도 없이 슬럼을 걷고, 돈 주고도 못살 호텔의 고급 화장지를 훔치기도 하며, 좌충우돌 아프리카를 누볐다. 동행자인 준영 오빠와 때론 다투고 화해하며, 길 위에서 만난 아프리카 그리고 각국의 친구들과 우정을 쌓았다. 그렇게 105일의 여행은 단순한 종단이 아닌 따뜻한 인연의 여정이 되었다.

우리가 알면서도 몰랐던 아프리카. 그곳에 가면 누구나 메말라버린 심장을 다시 움직거리게 할 삶의 박동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아프리카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낸 책, 『105일의 아프리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