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한국역사의 이해 (독서)/4.한국학연구

농업으로 보는 한국통사 (2017)

동방박사님 2023. 5. 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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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농업을 키워드로 본 최초의 한국통사

한평생 농업사 연구의 외길을 걸어온 김용섭 교수(학술원 회원)가 우리 겨레 반만년 역사를 200쪽 남짓의 책자에 간동그려 서술했다. 농업을 키워드로 우리 역사를 서술하는 시도는 근대 이전까지 농업이 국가 기반산업이었으므로 왕조의 흥망성쇄와 재건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농업생활을 영위했던 한민족의 역사를 통해 ‘한국사의 발전 논리를 더 명쾌하게 정리하는’ 통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4

제1장 농경문화(農耕文化)의시작…13
도론 : 돌농구〔石器〕 곡물 재배에서 문명 단계로 /14
1.요하문명(遼河文明) 홍산문화(紅山文化)의 농경 /15
2.한반도의농경 /17
3.홍산문화와 고조선(古朝鮮)과의 관계 /19
4. 청구국(靑邱國) 발전의 좌절 /21

제2장 고조선의 성립·발전과 고대적 농업 국가체제의 확립…27
도론 : 농업생산의 발전과 국가체제의 재정비 /28
1. 고조선을 세운 두 정치세력 /29
2. 단군정권(壇君政權)의 수립과 농업생산의 기획화 /31
3. 농업생산의 발전과 사회정치적 갈등구조 /38
4. 기자(箕子)정권의 정변과 고대적 농업제도 /43

제3장 고조선의 쇠망과 그 유민들의 국가재건 사회개혁 - 고대농업에서 중세농업으로 -…55
도론 : 東아시아 세계의 격변 /56
1. 중국의 천하체제(天下體制) 구축과 고조선 유민들의 국 가 재건 /57
2. 부여(夫餘)의 국가재건과 농촌사회의 재편성 및 지향 /63
3. 고구려(高句麗)의 국가재건과 농업 농촌사회 개혁 /67
4. 진국(辰國)의 남하 국가재건 계획과 좌절 /73
5. 백제(百濟)의 시원과 국가재건의 성격 /82

제4장 중세의 농업생산과토지제도…93
도론 : 중세 농업의 구도와 흐름 /94
1. 신라(新羅)통일기 /97
2.고려(高麗)시기 /108
3. 조선(朝鮮) 전기 /122
4. 조선(朝鮮) 후기 /141

제5장 중세 말의 농업모순과 개혁의 방향…163
도론 : 중세 말(中世 末)의 전환기를맞이하며 /164
1. 중세 말 농업에서 모순구조의 발생 /165
2. 정조(正朝)조의 〈구농서윤음(求農書綸音)〉과 〈응지진농서(應旨進農書)〉 /180
3. 철종조(哲宗朝)의 민란과 응지삼정책(應旨三政策) 및 삼정이정책(三政釐正策) /184
4. 고종조(高宗朝)의 시대상황과 민란·농민전쟁 국가개혁 188

제6장 근현대의 농업개혁 - 새로운 정세하의 농업개혁을
맞이하며 -… 207
1. 구한말의 농업, 일제하 자본주의 농업기구로 재편성 /208
2. 농업모순, 반봉건(半封建) 반자본주의(半資本主義)의 성격을 형성 /210
3. 해방 뒤의 농업개혁-농지개혁(農地改革)과 토지개혁(土地改革), 농업협동화(農業協同化) /212

찾아보기…217
 

저자 소개 

저 : 김용섭 (金容燮)
 
1930년 강원도 통천에서 출생 1951~55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 1957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문학석사 1983년 연세대학교 사학과 문학박사 1958~59년 이화여고 교사 1959~66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 교수 1967~75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 국사학과 교수 1975~97년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교수 1977~79년 한국사연구회 대표간사 198...

출판사 리뷰

농업을 키워드로 본 최초의 한국통사

한평생 농업사 연구의 외길을 걸어온 김용섭 교수(학술원 회원)가 우리 겨레 반만년 역사를 200쪽 남짓의 책자에 간동그려 서술했다. 농업을 키워드로 우리 역사를 서술하는 시도는 근대 이전까지 농업이 국가 기반산업이었으므로 왕조의 흥망성쇄와 재건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소박하게 교양용으로 계획되었던 이 책은 저자의 말처럼 ‘한국사의 발전 논리를 더 명쾌하게 정리하는’ 통사가 될 수 있었다.

농업 국가체제의 성립과 지속

저자는 제1장에서부터 제3장에 걸쳐서 고조선이 어떻게 성립, 발전하여 쇠망에 이르렀는지에 대해서 살펴본다. 중국문명과 다른 고유한 문명을 형성하면서 고대 농업국가체제를 확립했던 고조선에 방점을 둔 서술이라고 할 것이다. 방대한 지역을 가로질러 농업생활을 영위했던 한민족의 역사는 중국문명으로 편입되는 ‘제1차 문명전환’의 도전 속에서도 완전히 동화되지 않고, 철농구를 사용하여 농업생산의 발전을 추구한 농업개혁을 통해서 지속되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본 발전-모순-교체의 역사

저자가 시기별로 본 고대, 중세, 근대 역사의 핵심 틀은 농업생산의 발전-농업 모순의 발생-농업 정책의 개혁 및 신체제의 성립으로 정리된다. 이로써 우리 역사의 발전과 변동의 논리가 뚜렷하게 파악된다. 예컨대, 저자는 고대에서 중세 이행기에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요인을 국가 이념이나 군사력만이 아니라 농업 정책의 측면에서도 분석하고 있다. 서기 502년(지증 마립간 3년)에 우경(牛耕) 정책과 함께 순장 관행 금지령을 내려 노예 노동력을 양질의 양민노동력으로 해방시키고자 했던 것이다(제3장).

또한 저자는 중세 토지제도의 특징인 (1) 토지의 사적소유 관계 발달과 (2) 봉건국가와 지배층의 자경농민 수조권 관장은 신라 통일기, 고려, 조선을 지나면서 몇 단계에 걸쳐 변동해 나갔다고 본다. 이 책에는 그 변동의 양상으로, 고려 말기 수조권을 둘러싼 양반관료층 사이의 대립으로 전제개혁이 일어나고, 과전주들의 지나친 조세 수탈〔收租暴斂〕로 농민들의 불만과 항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알기 쉽고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제5장).


제1, 2차 문명전환과 그 교훈

저자는 전작인 《東아시아 역사 속의 한국문명의 전환-충격, 대응, 통합의 문명으로》에서 제시한 ‘제1, 2차 문명전환’의 개념을 원용하여 세계사의 발전 단계 속에서 한국사를 조명한다. 고조선 문명은 제1차 문명전환을 겪으면서 점진적으로 국가 체제를 변혁시켜 나갔다. 그러나 조선 왕조 말기 근대 서구문명의 도전인 제2차 문명전환 단계에서는 갈라진 국론을 통합하는 지도력이 부재한 가운데(제5장), 대한제국 시기에 들어서도 지주와 시작농민(時作農民) 사이의 농업 모순구조를 해결하지 못하고, 일제의 침략으로 그 구조가 일본 자본주의 아래의 그것으로 전환?존속케 되었음을 지적한다(제6장).

이러한 비극은 새로운 정세에서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저자는 통합이념이라는 대안을 제안한다. 17세기 이래 농업상의 모순구조를 해결하지 못한 원인은 ‘홍익인간’, ‘경자유전’ 등의 원리를 적절하게 정치이념으로 수렴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우리나라는 정치이념이 서로 다른 맥족 맥국과 예족 예국이 결합하여 형성되었으므로 그 정치이념 역시 두 이념을 종합한 하나의 통합이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제6장). 이러한 혜안은 국내외의 난제에 둘러싸여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찾는 하나의 등대라고 하겠다.

이 책에는 실증의 기반 위에서 역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되, 세계사의 발전이라는 일반성 위에 한국 역사의 고유성과 특수성을 살려 체계화한 저자의 학문이 오롯이 응축되어 담겨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한국 농업의 역사를 넘어서 한국의 경제사요, 사회사이자 정치사이며, 사상사, 문화사의 거대한 뼈대〔骨幹〕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