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종교의 이해 (독서)/4.무신론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 (2013) - 악의 시대, 도덕을 말하다

동방박사님 2023. 7. 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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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과연 도덕의
보편적 개념은 존재하는가


우리는 흔히 선과 악, 옳고 그름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서는 과학이 답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샘 해리스는 이 책 전반에 걸쳐 과학이 인간의 가치들을 형성하고 무엇이 훌륭한 인생을 구성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도덕적 문제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 샘 해리스는 철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옳음과 그름, 선과 악이라고 하는 오래된 문제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샘 해리스가 이 문제에 과학을 불러들인 이유는 이것이다. ‘도덕적 삶에 수반되는 것이 무엇인지 완전하게 이해하려면 도덕의 과학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가 말하는 도덕은 인간의 의식적 경험의 긍정적 상태인 행복에 관한 과학이다.

샘 해리스는 아주 간단한 전제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행복은 세상의 사건과 뇌의 상태에 의존하므로 과학적 사실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자세한 과학적 지식이 축적되면 사회에 존재하는 삶의 방식을 더욱 분명하게 구분하게 될 것이다. 즉 어떤 방식이 더 좋고 나쁜지, 어떤 방식이 사실에 부합하거나 그렇지 않은지 혹은 더 윤리적이고 덜 윤리적인지 말이다.

또한 이 책에서 샘 해리스가 중요하게 제시하는 개념 중 하나는 도덕의 봉우리로, 모든 도덕적 문제에 대한 하나의 정답 또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최선의 방식을 반드시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문제에서는 대동소이한 다수의 답, 다수의 도덕의 봉우리를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샘 해리스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 단 하나라고 주장할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 문제에 대한 답이 여러 개라고 해서 논의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목차

서론_ 도덕의 풍경
과학과 도덕적 진리 | 사실과 가치 | 믿음의 중요성 | 나쁜 삶과 좋은 삶 | 고통이 좋은 것일 수 있는가 | 종교의 문제

1장_ 도덕적 진리
보편적 도덕 개념과 이중 잣대 | 도덕과 의식적 존재의 행복 | 모두에게 가능한 최악의 행복 | 관용이라는 이름의 도덕적 맹목 | 도덕과학

2장_ 선과 악
이기적 유전자와 협동 | 행복의 관점에서 도덕 보기 | 옳고 그름에 대해 우리는 ‘옳을’ 수 있는가 | 도덕의 역설 | 모든 구성원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세상 | 공정성과 위계 |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 다양성 때문에 당황하다 | 도덕적인 뇌 | 사이코패스 | 악의 문제 | 자유 의지라는 환상 | 도덕적 책임

3장_ 믿음
믿음이란 무엇인가 | 뇌에서 믿음 찾기 | 편견의 물결 | 한계를 오해하기 | 믿음과 추론 | 거짓말 없는 세상 | 우리에겐 믿음의 자유가 있는가

4장_ 종교
종교와 사회 | 종교와 진화 | 종교적 믿음은 특별한가 | 종교가 문제가 되는가 | 믿음과 이성의 충돌 | 과학적 무지와 내적 갈등

5장_ 행복의 미래
도덕적 진보 | 과학과 철학 | 행복의 심리학 | 어떤 자아를 만족시켜야 하는가 | 옳음과 그름에 대하여

감사의 말 | 옮긴이의 글 |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 : 샘 해리스 (Sam Harris)
 
미국의 대표적 논객이자, 신경과학자. 리처드 도킨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대니얼 데닛과 함께 종교적 도그마와 지적 설계론을 비판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UCLA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타임스], [LA타임스], [더 타임스](영국), [보스턴 글로브], [디 애틀란틱], [뉴스위크], [신경학 연보Annals of Neurology] 등에 기고했다. 프로젝트 리즌P...
 
역 : 강명신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보건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에서 서양철학 전공으로 윤리학을 공부했다. 박사과정 수료 후 철학과 강사로 윤리학개론과 의료윤리 등을 가르쳤으며, 연세대학교 치과대학과 보건대학원,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치과인문학교실 소속으로 생명의료윤리와 의철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

책 속으로

만일 내일 아마존에서 새 부족을 발견한다면, 이 부족이 틀림없이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물질적으로 번영을 누릴 거라고 ‘연역적으로’ 가정할 과학자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 그런데 이 유쾌한 사람들이 상상 속의 신에게 맏아이를 바치는 의식을 행한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하자. 그러면 많은(심지어 대부분의) 인류학자들은 이 종족이 우리의 도덕규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어느 모로 보나 타당한 그들만의 규범을 갖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도덕과 행복의 연관성을 끌어내는 순간, 위와 같은 인류학적 판단은 이 종족 구성원들이 지구 상 어느 집단 못지않게 심리적 사회적으로 충족된 삶을 산다는 말이 된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대한 사고방식의 불균형은 우리의 이상한 이중 잣대를 보여준다. 그 이유는 인간의 행복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모르는 ‘척하느라’ 그런 건 아닐까. ---「서론 도덕의 풍경_ 나쁜 삶과 좋은 삶 pp.34~35」 중에서

지진이라는 재난이 대제국 중국을 모든 국민과 함께 집어삼키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그런데 중국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한 인도적인 유럽인이 이 엄청난 재앙 소식을 접하고 측은해한다고 생각해보자. (…) 이 모든 훌륭한 철학적 고뇌가 끝나고 인도적 감정이 한번 상당량 표출되고 나면, 그는 본업으로 돌아가 자신을 위한 즐거움을 좇을 것이다. 그런 재앙은 일어난 적이 없다는 듯 여느 때처럼 편안하고 고요하게 휴식을 취하고 취미를 즐길 것이다. 반면 극히 사소할지라도 자신에게 닥친 사고는 보다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 그가 내일 새끼손가락을 잃는 사고를 당한다면 오늘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1억 명의 인류가 어디선가 재난을 당한다 해도 그들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는 깊이 안심하고 코까지 골며 잠에 빠질 수 있다. (…) 그렇다면 이 인도주의자는 자신에게 일어날 작은 사고를 막기 위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이유로 1억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목숨을 기꺼이 희생할 것인가? ---「2장 선과 악_ 이기적 유전자와 협동 pp.111~112」 중에서

악의 치료법이 존재한다고 상상하면 보복의 충동에는 커다란 결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살인자를 처벌할 한 방법으로 치료를 ‘보류할’ 가능성을 고려해보자. 이것이 대체 도덕적으로 말이 되는 일일까? 이런 치료를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죄를 짓기 전에 그런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면 어떨까? 그래도 그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이 있을까? (…) 우리는 자유 의지에 애착을 갖고 있으면서도, 뇌의 기능 이상이 우리가 가진 최선의 의도를 짓눌러버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안다. 이처럼 이해의 관점을 바꾸는 것은 보편적 인간성에 대한 더 깊고 더 일관되며 더 동정적인 관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뜻한다. ---「2장 선과 악_ 도덕적 책임 pp.187~188」 중에서

일상적인 대화에서 믿음과 지식을 구분하는 것은 대체로 확실함의 정도에 주목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세상에 대한 내 믿음이 참이라고 정말 확신할 때 나는 ‘안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덜 확실한 경우에는 ‘아마 참일 거라고 믿어’라고 말할 것이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지식 대부분은 이 두 극단 사이에 존재한다. (…) 하지만 ‘믿음’이 정말 뇌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볼 필요도 있다. 인간의 기억에 대한 이해가 늘면서 더 조심스러워지는 건 틀림없다. 지난 50년간 ‘기억’이라는 개념은 몇 가지 형태의 인지로 분화되었는데, 이것이 현재 신경학적으로나 진화론적으로 구별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뇌 지도를 그렸을 때 ‘믿음’ 같은 개념이 몇 가지 분리된 과정 속에 흩어져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게 된다. 실제로 믿음은 특정 형태의 기억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 3장 믿음_ 믿음이란 무엇인가 pp.218~219」 중에서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는, 어떤 진술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그것이 참이라는 암묵적 동의를 수반하지만, 불신에는 연속적인 거부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몇몇 심리학 연구들은 이러한 추측을 지지하기도 하는 것 같다. (…) 즉 피험자들은 ‘참’이라고 판단할 때는 ‘거짓’ 혹은 ‘판단불가’로 판단할 때보다 훨씬 빨리 버튼을 눌렀다. 믿음과 불신이라는 정신 상태를 비교한 결과, 믿음은 내측전전두피질MPFC의 보다 큰 활성화와 관련됨이 밝혀졌다. 전두엽의 이 부위는 사실적 지식과 이와 관련된 정서적 연상과의 연결, 보상에 따른 행동의 변화, 목표 지향적 활동에 관여한다. MPFC는 지속적인 현실감시와도 관련되며, 이곳에 손상을 입으면 지어낸 이야기를 하게 된다. 즉 자신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공공연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뇌에 어떤 원인이 있든지, 이야기를 지어내는 증상은 믿음의 과정이 맹렬하게 활성화되는 상황에 있는 것 같다. ---「3장 믿음_ 뇌에서 믿음 찾기 pp.225~226」 중에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는 이유 때문에 ‘물이 H2O이고, 거짓말은 나쁘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명제들을 참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더 깊은 원칙을 동원해야 한다. X가 사실이거나 혹은 Y가 윤리적이라고 믿는 것은, 유사한 상황에서라면 다른 사람들도 이 믿음을 공유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믿어야 하며, 왜 믿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일반적으로 과학적 답이다. 이론과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기 때문에, 또 그것이 실험적으로 입증되었기에 믿는 것이다. 똑똑한 사람들이 그것의 거짓을 증명하고자 노력했으나 실패했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에(혹은 사실로 보이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이것은 과학적 강령의 핵심이자, 인지의 규범이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관한 한 ‘가치 없는 사실은 없다.’ ---「3장 믿음_ 우리에겐 믿음의 자유가 있는가 pp.260~261」 중에서

만약 개인과 집단의 행복 사이의 긴장 상태를 완벽하게 조화시킬 수 없다고 해서, 두 행복이 대체로 대립관계에 있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다. 대부분의 배는 분명 같은 물결을 타고 떠오른다. 모두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세계적인 변화를 상상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서로를 죽이려고 가진 자원을 쏟아붓는 세상보다는 그렇지 않은 세상에서 우리 모두는 훨씬 더 풍요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청정 에너지, 질병 치료, 농업 발전, 그리고 인류의 협동 따위를 촉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일은 분명 애써 얻어야 할 보편적 목표다. 이런 주장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런 목적을 추구하다 보면 도덕의 풍경으로 이끄는 경사면을 오르게 됨을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5장 행복의 미래_ 옳음과 그름에 대하여 pp.368~369」 중에서
 

출판사 리뷰

과연 도덕의
보편적 개념은 존재하는가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강력 추천

생각해보자. 지구 상에는 70억 인구가 살고 있다. 이 중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불안, 억압, 공포 속에 살고 있다. 이 경우 ‘좋은 삶’은 ‘나쁜 삶’보다 분명 나은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 나쁜 삶에 내세의 행복이 보장되어 있다면, 이 경우에도 어떤 것이 ‘좋은 삶’인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가.
이 책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원제: The Moral Landscape)에서 샘 해리스는 인간의 행복 문제에도 반드시 옳고 그른 답이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뉴기니 섬에서 발생했더라도 암은 암이고 콜레라는 여전히 콜레라’이며 ‘행복도 어디서나 행복’이다.

실제 우려할 만한 상황은 누가 무엇에 가치를 두든 그건 ‘자유’라는 입에 발린 생각을 따르는 데서 발생한다. 샘 해리스는 어떤 관습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가 너무 신중하고 때로 너무 뜸을 들인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를 테면 강제 베일 착용, 여성할례 같은 일이 그것이다. 이는 나아가 여자가 감히 글을 배우려 한다거나,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남자와는 결혼하지 않겠다거나, 심지어 강간을 당한 ‘죄’ 때문에, 얼굴에 산성 물질 화상을 입거나 죽임을 당하는 일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관행은 문화상대주의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샘 해리스는 ‘이런 관행을 철학적으로 옹호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눈 하나 깜짝 않는 서양의 지식인들을 볼 때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종족이나 사회가 품은 실재에 대한 믿음이 허위일 뿐만 아니라 명백히 해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왜 논란거리가 된단 말인가?” 우리가 문화상대주의적 시각에 입각하여 도덕적 차이를 지적으로 ‘관용’하기 시작하면 동정심을 갖지 못하게 됨으로써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샘 해리스는 이에 대해 사람은 저마다 다른 도덕 규칙을 갖지만, 각 규칙 사이에는 각기 나름의 보편성이 전제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흔히 선과 악, 옳고 그름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서는 과학이 답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샘 해리스는 이 책 전반에 걸쳐 과학이 인간의 가치들을 형성하고 무엇이 훌륭한 인생을 구성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도덕적 문제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과 악, 옳고 그름, 좋은 삶과 나쁜 삶 사이, 우리의 사고와 행동은 ‘도덕적인 동기 때문에’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도덕적으로 혼란스러운’ 것일까? ‘좋다’ 혹은 ‘도덕적이다’라는 기준은 누가 정한 것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 인간의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날로 깊어져만 가는 양극단의 삶, 그에 따른 몰이해 속에서 샘 해리스는 인간의 가치와 번영에 대해 우리는 더 이상 관대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양극단 사이 좀 더 균형 잡힌 지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도덕의 과학화을 말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이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 책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는 그를 위한 첫 번째 시도이다.

선과 악, 옳고 그름에 대해 우리는 ‘옳을 수’ 있는가
이 책에서 샘 해리스는 철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옳음과 그름, 선과 악이라고 하는 오래된 문제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샘 해리스가 이 문제에 과학을 불러들인 이유는 이것이다. ‘도덕적 삶에 수반되는 것이 무엇인지 완전하게 이해하려면 도덕의 과학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가 말하는 도덕은 인간의 의식적 경험의 긍정적 상태인 행복에 관한 과학이다. 샘 해리스는 아주 간단한 전제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행복은 세상의 사건과 뇌의 상태에 의존하므로 과학적 사실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자세한 과학적 지식이 축적되면 사회에 존재하는 삶의 방식을 더욱 분명하게 구분하게 될 것이다. 즉 어떤 방식이 더 좋고 나쁜지, 어떤 방식이 사실에 부합하거나 그렇지 않은지 혹은 더 윤리적이고 덜 윤리적인지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통찰을 통해 우리가 삶의 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뇌에 대해서나 뇌가 세계의 사건과 어떤 연관을 갖는지에 대해서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옳은 답과 그른 답이 있다고 말하기에는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사회적 행복의 극대화라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이 경우 우리는 과연 누구의 행복에 집중할 것인가. 이는 바로, 공정성의 문제다.
실제로 심리학자 매튜 리버먼Matthew Lieberman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영상 관찰 결과, ‘공정성은 뇌에서 보상과 관련된 활성을 이끌어내는 반면, 불공정한 제안을 받아들일 때는 뇌에서 부정적 감정을 통제하라고 요구한다’고 한다. 샘 해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타인의 이익을 배려하거나 공정한 결정을 내리는 일(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하는 일),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 등은 우리의 심리학적, 사회적 행복에 기여하는 경험들이다. 결과주의자의 사고방식 안에서 우리 각자가 정의로운 시스템을 따르는 것은 완벽하게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 안에서 우리의 즉각적이고 이기적인 이익은 종종 공정성에 대한 생각으로 바뀔 것이다. 단, 그것은 공정한 시스템 안에서 모두가 더 나은 생활을 할 거라는 가정하에서만 합당하다. 그리고 아마 그 가정은 참일 것이다.” (본문 142~143쪽)

믿음과 이성의 충돌을 넘어서
한편 이 책에서 샘 해리스가 중요하게 제시하는 개념 중 하나는 ‘도덕의 풍경The Moral Landscape’이다. 이는 가설적 공간으로 “봉우리의 높이는 잠재적 행복의 높이에 해당하고, 계곡의 깊이는 잠재적 고통의 크기에 해당한다. 서로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방식, 즉 다양한 문화적 관습, 윤리 규정, 정부의 양태 등은 이 풍경에서 지점 사이의 좌표 이동으로 표현되고, 이것은 또한 인간 번영의 정도 차이로 나타난다. 모든 도덕적 문제에 대한 하나의 정답 또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최선의 방식을 반드시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문제에서는 대동소이한 다수의 답을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도덕의 풍경에 봉우리가 여러 개 있다고 해서 봉우리의 실재성이나 가치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뿐 아니라 봉우리와 계곡의 차이에서 보이는 대조가 흐려지거나 그러한 귀결의 필연성이 줄어들지도 않는다.”(본문 17~18쪽). 샘 해리스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 단 하나라고 주장할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 문제에 대한 답이 여러 개라고 해서 논의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또 샘 해리스는 과학의 맥락에서 도덕을 이해하기 위해 도덕적 진리의 위상에 관한 끈질긴 논란에도 대응하고 있다. 도덕적 진리를 말할 때 필연적으로 논의되는 것처럼, 우리가 선하기 위해서 반드시 신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진리와 선의 문제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독단주의를 경계하고 있다.

이 책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에서 저자 자신도 밝히고 있듯이, 사실 ‘도덕이 과학의 지류로서 타당한지 여부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 존재의 가장 절박한 문제에 관해 과학을 적용할 방법을 식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샘 해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거의 한 세기 동안 과학의 도덕적 상대주의는 신앙에 기반한 종교가 무지와 편협성의 가장 큰 엔진으로 작동함으로써, 도덕적 지혜의 유일한 보편적 기틀로서 거의 전횡하다시피 해왔다. (…) 그러나 도덕적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함으로써 생겨날 위험을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본문 372쪽)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이것이다. 어느 시대, 어느 문화이건, 인간이 ‘행복’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한, 도덕 문제는 끊임없이 논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추천평

‘과학은 도덕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이 위협적인 신화를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인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나였다. 이 책은 이런 내 생각을 바꿔놓았다. 뇌과학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는 도덕철학자라면 아마 이 책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우리가 선하기 위해서는 신이 필요하다는 전형적인 사상에 대해 샘 해리스만큼 날카로운 총검을 휘두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만들어진 신》, 《이기적 유전자》 저자 )

활기 넘치고 도발적이다. 이 책은 시기적절하게 사상계에서 가장 심오한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샘 해리스는 인간 번영에 기초한 도덕, 그리고 과학과 합리성과 얽히는 도덕에 대한 강력한 논거를 펼치고 있다. 굉장히 호소력 있어서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무시할 수가 없는 책이다.
-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빈 서판》 저자 )

샘 해리스는 오래된 논쟁에 지적인 불길을 불어넣고 있다. 스릴 넘치고 대담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닌 게 아니라 발밑에서 토대가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이성이 이보다 더 열정적인 원군을 만난 적은 없었다.
- 이언 매큐언Ian McEwan (부커상 수상작 《암스테르담》, 《속죄》 저자. )

샘 해리스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주 더운 날 차가운 샘에서 물을 받아 들이키는 것과 같다. 그는 그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까지도 자극을 받게 하고 또 직접적으로 자양분을 주는 글을 쓰는 흔치 않은 재능의 소유자다. 이 책《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에서 그는 철학적인 관점과 뇌신경생물학적인 관점에서 과학은 도덕을 판단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샘 해리스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이전의 확고했던 세계에 대한 확신에 도전을 받을 것이며, 과학과 이성이 우리의 삶에서 가지는 본질과 가치에 대해서 생생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로렌스 크라우스Lawrence M. Krauss (애리조나주립대학교 물리학 교수, 《스타트렉의 물리학》, 《거울 속의 물리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