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5.주역의세계

간편하게 익히고 두고두고 들춰보는 주역 입문 강의 (2021) - 한 권으로 읽는 『주역』의 모든 것

동방박사님 2023. 7. 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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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상황의 변화와 사람들의 움직임을 읽어 내는 통찰력, 『주역』!
곁에 두고 활용하는 ‘실용’ 『주역』을 만나다!

이 책은 [인문학당 상우]에서 다년간 ‘주역 강의’를 맡아 진행해 온 지은이가 그동안의 강의 경험을 토대로, 『주역』의 기초부터 주역점을 치고 거기에서 나온 괘사를 해석하는 방법까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그동안 『주역』은 한낱 점치는 미신으로, 혹은 세상의 모든 이치를 설명할 수 있다는 식의 신비한 책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주역』을 ‘상황의 변화와 사람들의 움직임을 읽어내는 통찰’을 제공하는 책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이론편’에는 『주역』의 역사적 형성과, 8괘와 64괘의 형성, 『주역』을 구성하는 괘와 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담겨 있으며, ‘실전편’에서는 독자들이 실제로 시초점이나 동전점을 칠 수 있는 방법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이렇게 나온 점괘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를 널리 쓰이는 방법인 주희의 『역학계몽』을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실전편의 2부에서는 「서괘전」(64괘의 순서의 이치를 밝힘)과 「대상전」(괘의 형상과 그에 맞춰 인간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밝힘)을 참조해 64괘 전체의 내용을 풀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역을 어떻게 삶의 지혜로 적용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한다. 또한 점을 친 후 점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64괘의 괘에 대한 설명, 그리고 64괘의 괘사와 효사를 함께 수록했다.

목차

책머리에

이론편

1부 : 『주역』은 어떤 책인가?
1장 _ ‘주’(周)와 ‘역’(易)의 의미
2장 _ 『주역』의 구조

2부 : 『주역』의 기본 코드
3장 _ 괘와 효
4장 _ 태극에서 8괘로 : 음양 3변(變)
5장 _ 소성괘의 이해

3부 : 『주역』을 해석하는 규칙
6장 _ 효의 자리 : 정(正)과 중(中)
7장 _ 효와 효의 관계 : 응(應), 비(比), 승(承), 승(乘)
8장 _ 길흉의 단계 변화

실전편

1부 : 『주역』에 묻다 - 주역점 치는 법과 점사의 해석
1장 _ 마음가짐
2장 _ 시초점 치는 법
3장 _ 동전점 치는 법
4장 _ 주역점을 해석하는 법

2부 : 꼬리에 꼬리를 무는 64괘 - 64괘의 설명과 괘사·효사
중천 건 | 중지 곤 | 수뢰 둔 | 산수 몽 | 수천 수 | 천수 송 | 지수 사 | 수지 비 | 풍천 소축 | 천택 리 | 지천 태 | 천지 비 | 천화 동인 | 화천 대유 | 지산 겸 | 뇌지 예 | 택뢰 수 | 산풍 고 | 지택 림 | 풍지 관 | 화뢰 서합 | 산화 비 | 산지 박 | 지뢰 복 | 천뢰 무망 | 산천 대축 | 산뢰 이 | 택풍 대과 | 중수 감 | 중화 리 | 택산 함 | 뇌풍 항 | 천산 둔 | 뇌천 대장 | 화지 진 | 지화 명이 | 풍화 가인 | 화택 규 | 수산 건 | 뇌수 해 | 산택 손 | 풍뢰 익 | 택천 쾌 | 천풍 구 | 택지 췌 | 지풍 승 | 택수 곤 | 수풍 정 | 택화 혁 | 화풍 정 | 중뢰 진 | 중산 간 | 풍산 점 | 뇌택 귀매 | 뇌화 풍 | 화산 려 | 중풍 손 | 중택 태 | 풍수 환 | 수택 절 | 풍택 중부 | 뇌산 소과 | 수화 기제 | 화수 미제
 

저자 소개

저 : 고은주
 
‘인문학당 상우(尙友)’ 학인. 1971년 제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마흔 살에 죽을 고비를 넘기며 ‘이렇게 살다 죽으면 안 되겠다’고 결심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다 ‘감이당’에서 인문학 공부를 시작했다. 『낭송 성종실록』과 『낭송 주역』을 풀어 읽었고, ‘인문학당 상우’에서 동양 고전 공부를 계속 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쭉 공부와 삶이 하나가 되는 길을 걸어가고 싶다.

감수 : 우응순

 
고려대학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조선 중기 사대가의 문학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부터 학교 안에서, 2000년부터는 학교 안과 밖에서 다양한 주제를 강의했다. 현재는 〈인문학당 ‘상우’〉(https://cafe.naver.com/isangwoo)에서 『주역』, 『춘추좌전』, 『사기』, 『열녀전』, 『관자』 등 동양고전을 강독한다. 스피노자, 『바가와드 기타』 강의를 듣고 다양한 세미나에도 열...

책 속으로

우리를 둘러싼 모든 상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하며 흘러가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고 또 한편 나의 선택으로 바꿀 수 있는 지점들이 있지요. 『주역』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고, 어떻게 하면 길한가, 흉한가, 허물이 없게 되는가를 말해 줍니다.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알려 주는 인생의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자신이 처한 때[時]를 알고 때에 맞게 적중(適中)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정(貞, 올바름)과 부(孚, 진실함·성실성)를 추구하면서 겸손한 자세로 살라고 말이지요. 어느 시대에 태어나 살아갈 것인지 주어진 조건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할 것인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는 각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내게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해, 진짜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역』을 탐구하며 상황과 사람들의 변화를 읽어 내는 판단력을 갈고닦아야 하는 것이지요.
---「책머리에」중에서

어느 정도 기본 초식을 익힌 다음에는 주역점 치는 법을 활용해 보실 수 있습니다. 대나무 산가지를 이용해서 시초점을 치는 법, 시간이 없을 때 동전점을 치고 해석하는 법을 직접 따라해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주역』의 지혜를 체득해서 상황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길렀다면 점칠 필요가 없습니다. 상황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자기가 처한 상황이 어떤 때[時]인지 알 수 없다면 점을 쳐 볼 수 있습니다. 주역점을 친다고 해서 겪어야 할 일을 겪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방도가 생기는 게 아닙니다. 그저 점사는 ‘당신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라는 걸 알려 줄 뿐입니다.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는 정도의 조언을 얻을 수 있지요. 결국 최종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그 선택이 길·흉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고요.
--- p.8

앞에서 『주역』은 점서에서 출발했다고 했어요. 우리는 어떨 때 점을 치게 될까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이것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할 때 점을 치는 거죠. 생각으로 판단해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때는 그냥 결정을 하면 되는데, 그런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점을 치는 겁니다. 특히 국가 대사, 전쟁이라든가 큰일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없을 때 점을 쳐서 답을 구했었죠. 지금 우리가 공부하는 『주역』은 공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 이후로 본격적으로 연구되었고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건데요. 아주 오랫동안 점을 치고 해석했던 내용들이 쌓이고 정리가 되면서 큰 국가대사뿐만 아니라 개인이 자기 삶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참조하는 텍스트로 바뀐 것이죠. 이후 다양한 상황에 처하게 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판단력, 통찰력을 기르는 도구로 활용되면서 『주역』은 사(士) 계층이 군자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할 텍스트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 pp.19~20

앞에서 경(經)이 성인의 말씀이라면 전(傳)은 후대의 현인(賢人)이 성인의 말씀을 풀어서 전하는 글이라고 했어요. 『주역』의 전인 역전(易傳)은 ‘10익(翼)’이라고 불리는데요. 『주역』의 세계를 훨훨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게 해주는 10개의 날개라고 할 수 있지요. 이걸 모두 공자가 지었다고 하지만 고증을 중시했던 청대의 학자들은 『주역』에 관한 이 초기 주석들이 춘추전국시대에서 전한 시대에 이르는 3, 4백 년에 걸쳐 만들어지고 한무제 때에 이르러 정리되었다고 봐요. 공자의 이름으로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공자가 지었다’고 한 거라는 얘기죠. 지금 『주역』을 공부하는 우리에게 이 10개의 전(傳)을 공자가 지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고증학자들의 주장을 인정한다고 해도 10익은 무려 2천 년 이전에 확정된 고전이니까요.
--- p.30

64괘가 원래 점서에서 출발했다고 하지만 그 점은 아무나 쳤던 게 아니고 아무 때나 쳤던 것도 아니에요. 국가 대사를 결정하지 못할 때 점을 치고 거기에서 나온 점사(占辭)를 받아서 군주가 자신의 정책과 처신을 결정했던 거죠. 그러니까 64괘는 64가지 군주의 생존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은퇴자를 찾아가서 조언을 구해야 할지, 재야에서 평민 인재를 발탁해서 써야 할지, 귀족이나 대신에게 의지해야 할지, 목민관을 움직여야 할지, 이런 것을 판단할 수 있다는 거예요. 많은 경험이 축적된 데이터를 64가지로 정리해 놓은 것이지요. 하지만 이건 옛날에 해당하는 이야기고요. 지금은 여러분 모두가 다 ‘군주’인 거죠. 각자 자기 삶의 주인이고 주도자니까요.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나 상황 속에서 어떤 경우에는 내가 초효의 자리에 가 있을 수도 있고 이효나 삼효, 사효, 상효의 자리, 어디에든 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 pp.48~49

효(爻)는 ‘그었다’는 건데요. 효가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괘라는 특정 상황과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각각 다른 처지에 있어요. 똑같은 상황과 국면을 맞이했더라도 사람들은 각자 입장과 처지가 다르지요. 그들 각자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 말해 주고 있는 게 효사예요. 그 상황,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무엇을 보게 되는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가, 어떤 욕망을 갖게 되는가를 말해 주는 거죠. 그래서 효사에는 그 상황에서 그 지점에 처한 사람이 빠지기 쉬운 함정에 대한 경고가 많이 들어 있어요.
--- p.53

태음, 소양, 소음, 태양이 각각 6, 7, 8, 9라는 숫자가 된 것은 어째서일까요? 숫자에서 음양을 구분할 때 짝수는 음이고 홀수는 양입니다. 그러니까 6부터 9까지 숫자 중에서는 6과 8이 음이고 7과 9가 양인 거죠. 양의 숫자인 7과 9 중에서 숫자가 더 큰 쪽인 9가 태양이 되고, 작은 쪽인 7이 소양이 됩니다. ‘크다’에 해당하는 양은 새로 생긴 것보다 오래된 것이 더 커질 테니까요. 마찬가지로 음의 숫자인 6과 8 중에서는 숫자가 작은 쪽인 6이 태음이 되고, 큰 쪽인 8이 소음입니다. ‘작다’에 해당하는 음은 오래될수록 쪼그라들 테니까요.
--- p.65
 

출판사 리뷰

주역 입문 강의 지은이 서면인터뷰

1. 선생님께서는 서문에서 『주역』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인생의 가이드북”이라고 말씀하고 계신데요. 『주역』은 어떤 책인지, 왜 읽어야 하는지 좀 더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때’[時]가 계속 바뀌어 가는데, 『주역』은 그걸 64괘로 정리해 놓은 텍스트입니다. 『주역』의 본문에 해당하는 역경(易經)은 괘사와 효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64괘의 괘사는 각각의 괘마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알려주는 설명이구요. 여섯 개의 효사는 괘에 해당하는 상황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 가는 것이면서, 특정 상황에서 서로 다른 사회적인 위치에 놓인 사람들의 입장이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 주지요. 똑같은 괘(상황) 안에 있다고 해도 사람들은 각자 입장에 따라 관점과 욕망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상세하게 밝혀 놓은 것이 효사인 거죠.

어떤 사회, 어떤 국면 안에서 살아가든지 우리는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하고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습니다. 괘사와 효사를 깊이 생각해 보는 과정에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어떤 때에 해당하는지,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계가 어떻게 얽혀서 작동하고 있는지, 각자의 자리에서 갖게 되는 생각과 욕망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주역』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상황의 변화와 사람들의 움직임을 읽어 낼 수 있는 통찰력! 그 지혜에 접속할 수 있는 최고의 고전이기 때문입니다. 『주역』은 끝없이 변화하는 시절을 겪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때를 알고 그 때에 맞는 최선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보여 줍니다. 잘못된 욕망을 쫓아 맹목적으로 내달릴 때 우리는 아까운 생명력을 낭비하며 재앙을 자초하고 맙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욕망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게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될까요? 『주역』을 공부하면서 여러분도 각자 자신의 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2. 이 책은 ‘이론편’과 ‘실전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주역』을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이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고 공부하면 좋을지 활용법을 말씀해 주세요.

한자와 한문을 읽을 수 있다면 쉽게 접근 가능한 다른 고전들과 달리 『주역』을 읽어 내려면 역(易)의 기본 개념과 풀이의 규칙을 익혀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건너뛴다면 『주역』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고 표류하기 십상이지요. 이 책의 ‘이론편’에서는 『주역』의 기본 코드와 괘사와 효사를 읽어 내는 법을 살펴봅니다. 사실 『주역』의 기본 개념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음(陰)과 양(陽) 딱 두 가지니까요. 그 외에 복잡한 개념들은 모두 음양에서 파생된 것일 뿐이지요. ‘태극→음양→사상→팔괘’로 이어지는 역의 원리에 의해 『주역』의 기본 코드에 해당하는 8괘가 만들어집니다. 이걸 이해하는 것은 영문을 읽기 위해 알파벳을 익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역을 풀이하는 여러 규칙들을 배우는 과정에서 주역의 경문(괘사와 효사)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기를 습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전편’에서는 [주역점 치는 법]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64괘]가 나옵니다. 대나무 산가지를 이용해서 시초점을 치는 법, 시간이 없을 때 동전점을 치고 해석하는 법을 자세히 알려드리니 직접 따라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때’[時]의 변화를 읽어 내는 삶의 지도인 『주역』에서는 각 괘가 어떤 상황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점사를 해석할 때는 물론이고 괘사와 효사의 의미를 음미하기 위해서도 상황과 조건에 해당하는 괘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기원전 1000년 무렵 문왕이 『주역』을 중천 건, 중지 곤, 수뢰 둔, 산수 몽 … 수화기제, 화수미제의 순서대로 배치하며 괘사를 지었고, 공자가 64괘가 순서대로 이어지는 이치를 「서괘전」(序卦傳)으로 밝혀 두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64괘’를 통해 중천 건괘부터 화수 미제괘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64괘가 각각 어떤 상황에 해당하는지와 각 괘마다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를 파악해 보시기 바랍니다.

3. 책의 ‘실전편’에서는 시초점과 동전점을 쳐서 점괘를 뽑고 그 점괘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계십니다. 『주역』에서 점을 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점을 치는 행위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주역점을 치는 것은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중대한 결단을 앞두고 의문이 생길 때, 간절한 마음으로 답을 구하는 과정입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일이나 마음을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점쳐서는 안 됩니다. 상황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거나 마음을 정할 수 없을 때 그 문제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음양의 감응을 통해 변화의 징조와 흐름을 읽어 내는 방법인 거죠. 점괘를 뽑으면 우선 내가 어떤 시간대에 있는지가 확정되는 겁니다. 64괘 중 어떤 괘에 해당하는가가 정해지면 알 수 있게 있지요. 그리고 변효를 적용해 보면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주역』의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점사는 ‘당신은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 ~한다면 길함(吉)·흉함(凶)·허물없음(无咎)·부끄러움(吝)에 이르게 될 것이다’라고 알려줄 뿐입니다.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각자 선택하고 감당해 나가야 합니다.

점사에서 ‘길함’과 ‘허물없음’을 만났다면 그 방향으로 움직여 나아가면 되지만 ‘흉함’과 ‘부끄러움’을 만났다면 무엇이 나의 눈을 가리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방향을 돌려야 합니다. 점괘가 어떻게 나오든지 상관없이 최종적인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니까요. 결국 나의 말과 행동이 나를 둘러싼 세계의 변화를 불러온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점을 치는 것은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천지의 기운을 빌려 도움을 받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각자 당면한 상황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면 굳이 점을 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그런 혜안을 기르기 위해서 ‘평상시에 괘상을 보고 괘사와 효사를 음미한다(居則 觀其象而玩其辭)’(「계사전」)를 실천하시면 됩니다. 괘사와 효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시대가 어떤 때인지, 그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관계가 어떻게 얽혀서 작동하고 있는지, 각자의 자리에서 갖게 되는 생각과 욕망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삶의 지도를 체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이 책은 입문자들을 위한 강의를 표방하고 있는데요. 입문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주역』을 더 공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공부를 계속해 나가는 것이 좋을까요?

이 책으로 『주역』의 세계에 첫걸음을 떼셨다면 64괘의 괘사와 효사를 직접 읽어 보셔야 하겠지요. 그런데 『주역』의 지혜를 제대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괘사 효사는 물론이고 그것을 풀이한 단전과 상전을 포함한 10개의 해설서인 10익(翼, 계사 상?하, 단전 상?하, 상전 상?하, 문언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을 차근차근 배워 나가야 합니다. 특히 괘사와 효사에 나와 있는 말들은 생략이 많은 데다 3천 년 전 사람들이 사용하던 비유와 상징을 담은 표현이기 때문에 한문을 해석한 내용을 읽어 보아도 그 의미가 바로 와닿기 어렵습니다. 그 의미와 맥락을 짚어 내 줄 수 있는 선생님의 안내가 필요하지요. 그래서 적어도 한 번은 『주역』 강의를 들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인문학당 상우(尙友)]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주역』 강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모임이 어려워졌지만 줌(zoom)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주역』의 세계에 접속하고 있습니다. 상우의 강좌에 함께하셔도 좋고 여러분 주변에서 『주역』 강의를 찾아 들으셔도 좋습니다. 일단 강의를 통해 길 안내를 한 번 받으신 다음, 『주역』을 탐구하는 세미나를 열어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역(易)의 핵심은 변(變)하면 통(通)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관점과 생각이 변하면 삶의 행로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는 순식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길을 떠나고 멀리 가려면 함께 길을 나서라’는 말이 있습니다. 관점과 생각을 바꾸기 위한 공부는 빨리 가는 게 아니라 먼 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일입니다. 그러니 벗들과 함께 인생 텍스트 『주역』을 긴 호흡으로 탐독하면서 생각과 행동이 서서히 변(變)하고 화(化)하는 데까지 이르게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