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동양철학의 이해 (독서)/2.한국철학이해

다산 정약용 (2005) - 유학과 서학의 창조적 종합자

동방박사님 2023. 8. 3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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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금장태 선생님께서 다산 정약용의 삶과 사상에 대해서 쓴 책으로 쉽게 다산 사상의 전모를 알 수 있고, 뒤에는 다산 저작물들의 핵심이 실려 있어 더욱 흥미롭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글들만으로도 다산 정약용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목차

1부 시대 작가 사상
1장 다산과의 만남
만남의 계기
다산이 열어준 새로운 세계
오늘날 되새기는 다산
2장 다산의 시대와 삶
다산이 살았던 시대
성장과정과 청년시절
벼슬길에서 벌였던 활동
유배지의 생활과 학문적 업적
만년의 생활과 학문적 교류
3장 다산 사상의 핵심과제
학문의 방법과 체계
세계와 인간의 이해
민생과 백성의 재발견
4장 왜 지금 다산 사상이 중요한가
도덕적 합리성을 위하여

2부 다산 저작선
칼춤시를 지어 미인에게 주다
교지를 받들고 순찰하던 중 시골집에서 짓다
굶주리는 백성들
전선책
선비에 대하여 물음
통색에 대한 논의
비방을 변명하고 동부승지를 사양하는 소
원목
역론 2
전론 3
기예론 1
탕론
이발기발에 대한 변증
치양지에 대한 변증
『상례사전』의 서문
『방례초본(경세유표)』의 서문
『목민심서』의 서문
『흠흠신서』의 서문
‘국화 그림자를 읊은 시’의 서문
여유당기
두 아들에게 보여주는 가계
김공후에게 보냄
두 아들에게 부침
도산사숙록
파리를 조문하는 글
『징비록』의 사사에 대한 평
녹암 권철신의 묘지명

3부 관련서 및 연보
관련서
다산 연보
 

저자 소개 

저 : 금장태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와 성균관대대학원 동양철학과(철학박사)를 졸업하고 동덕여대와 성균관대의 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비판과 포용-한국실학의 정신』,『귀신과제사-유교의 종교적 세계』,『한국유교와 타종교』,『율곡평전-나라를 걱정한 철인』,『다산평전-백성을 사랑한 지성』,『퇴계평전-인간의 길을 밝혀준 스승』,『경전과 시대-한국유학의 경전활용』『선비의 가슴 속에 품은 ...

출판사 리뷰

새로운 시대를 열어준 위대한 사상가, 정약용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위대한 사상가는 이전 시대에서 넘겨받은 세계관의 한계를 깨뜨리고 다음 시대를 위해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한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고 인간의 주체성에 대해서 말했다면, 정약용은 “하늘이 인간에게 주체적 결정권으로서의 자유의지를 부여하였다.”라고 말하였다. 인간은 자유의지에 따라 선을 행할 수도 악을 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주체적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이러한 사상은 인간의 윤리성,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사상적 혁신성과 독창성은 그의 창조적 사유에서 나온 것이고, 이것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밑거름이 된다. 정약용은 인간의 자율성과 도덕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온 나라 사람들이 평등하고 행복하게 되는 이상적인 사회 질서를 꿈꾸었다. 사회 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인간과 인간의 사랑, 그리고 개인의 책임감으로 완성되는 사회를 꿈꾼 그의 사상은 새롭게 음미될 필요가 있다.

발해에 주목 :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치밀한 역사적 고증

정약용이 요즘 주목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근대를 열어갔던 사상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다른 유학자들과 다르게, 우리의 역사·지리·언어·풍속에 관해 폭넓게 관심을 기울여, 민족의식을 각성할 수 있는 기반을 누구보다 먼저 확립했다. 그는 민족의식을 확립하기 위해 우선 우리의 지리를 역사와 연결시켜 치밀한 고증적 연구를 하였다. 우리 역사 지리 연구의 역작인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는 기자조선에서 발해까지 나라마다 지명의 연혁을 고증하였으며, ?대동수경(大東水經)?은 우리나라 강(江)의 역사 지리를 고증한 것이다. 그가 역사 지리적 고증작업을 통해 제시하는 우리의 고대사는 남북의 병행구조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북쪽은 고조선을 거쳐 고구려와 발해로 이어지고, 남쪽은 삼한에서 마한이 백제로, 변한(弁韓)이 가야로, 진한(辰韓)이 신라로 연결되는 것이라하여우리의 고대사를 남북국 체제로 본 것은 독자적이면서도 민족적인 발상의 역사관이었다.
여기서 정약용이 발해에 매우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발해의 옛 땅이 거란의 수중에 들어가 우리가 되찾지 못한 사실을 한탄하였다. 통일신라와 발해가 병존하던 시대에 대해서는 발해를 중심으로 이해하려고 하여, 발해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이러한 사관이 ‘국학(國學)’ 연구의 열기를 고조시켰던 것이요, 우리의 민족의식을 싹트게 하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던 것이라 하겠다.

온 나라가 양반이 되게 하라

정약용의 그 유명한 『목민심서』가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관에 대해서 다루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백성을 생각하는 사상을 가졌다는 것은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말하는지는 모른다. 정약용은 “나에게는 소망하는 바가 있다. 온 나라가 양반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온 나라에 양반이 없게 될 것이다”고 말한다. 누구나 다 양반이 되는 순간. 그 순간 모두가 평등해진다는 역설을 논한 것이다. 그의 평등사상은 신분제를 타파하고, 정치의 주체가 백성임을 확인하는 데에 이른다. 그의 ‘애민사상(愛民思想)’은 단순히 백성을 아낀다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평등사상’인 것이다. “온 나라 인재를 다 뽑아도 부족할 판에 열에 아홉을 버리고 인재를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는 그의 주장은 모든 인간이 평등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지금에도 지연, 혈연, 학연 등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우리 사회의 풍토에 경종을 불러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