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심리학 연구 (책소개)/2.심리학필독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 (2008)20세기 심리학의 랜드마크

동방박사님 2023. 9. 2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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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심리학자 B. F. 스키너가 사회사상가로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되게 만든 책으로 스키너는 과학적 심리학에서 얻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에서 새로운 인간관과 문화관을 제시했다. 이 책은 자유와 존엄을 옹호하는 전통적 관점이 인간행동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았고 지금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인류가 현안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인간행동이 인류문화의 생존을 돕는 쪽으로 다시 설계되어야 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저자인 스키너는 자유와 존엄을 보는 전통적인 관점을 분석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자유와 존엄을 누리는 인간 내면의 자율적인 존재가 인간행동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긍정적 및 부정적 강화요인을 통해 인간행동을 다듬어나간다는 주장을 일관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미국 심리학계를 휩쓴 행동주의 심리학의 기본 입장과 행동주의 심리학이 가지는 인간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하여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조작적 행동에 대하여 -B. F. 스키너
B.F. 스키너의 생애 -B. F. 스키너의 맏딸

chapter1 행동의 기술
chapter2 자유
chapter3 존엄
chapter4 처벌
chapter5 처벌의 대안들
chapter6 가치
chapter7 문화의 진화
chapter8 문화의 설계
chapter9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옮긴이의 글
인간이 인간을 더욱 훌륭한 존재로 만들 수 있을까?
 

저자 소개

저 : B. F. 스키너 (Burrhus Frederic Skinner)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명예교수,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 연구, 동시대 가장 위대한 심리학자 1위(Kom, Daivs, & Davis, 1991)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 해밀턴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1958년부터 1974년 은퇴할 때까지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였으며, 1990년 사망할 때까지 명예교수로 있었다.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과 그에 따른 행동을 주로 연구하였으며, ...

역 : 정명진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부, 국제부, LA 중앙일보, 문화부 등을 거치며 20년 근무했다. 현재는 출판기획자와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칼 융 레드 북』(칼 구스타프 융) 『흡수하는 정신』(마리아 몬테소리) 『부채, 첫 5000년의 역사』(데이비드 그레이버), 『나는 왜 내가 낯설까』(티모시 윌슨)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더글라스 무크), 『상식은 어쩌다...

책 속으로

“인간의 행동에는 과학적 분석을, 그리하여 효과적 기술의 탄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음에 틀림없다고 단정 짓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가능한 방법들을 두루 다 동원해보지 않았다. 지금까지 인간행동에는 과학적 방법들이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문제는 환경이 눈에 띄지 않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환경은 밀거나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다. 선택을 하는 것이다. 자연선택의 과정이 특별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인간 사상의 역사에서 수천년 동안이나 사람들의 눈에 잡히지 않은 채 진행되어왔다. 마침내 발견되었을 때, 자연선택은 당연히 진화론의 열쇠가 되었다. 환경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그보다 더 오래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자유의 문헌의 중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렵다. 그런 도움이나 안내가 없을 경우에 사람들은 혐오스런 조건에 매우 놀라운 방식으로 복종하게 된다.”

“피지배자들이 달아나거나 자신을 공격해올 때 일어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지배자가 혐오스럽지 않은 조치로 눈을 돌리는 순간, 자유의 감정은 이제 행동의 지침으로는 더 이상 믿을 만하지 못한 것이 되어 버린다. 혐오스럽지 않은 조치들은 혐오스런 조치들보다 눈에 잘 띄지도 않으며 훨씬 더 느리게 습득되는 경향이 있다.”

“정부가 세금을 줄일 재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복권을 도입할 때에도 그와 똑같은 이슈가 생긴다. 정부는 두 가지 경우 모두에서 비록 똑같은 시민은 아닐지라도 어떻든 시민들로부터 똑같은 금액을 걷는 결과가 된다. 복권이라는 것을 운영함으로써 정부는 원하지 않는 어떤 결과를 피할 수 있다.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감으로써 무거운 세금으로부터 도피하거나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려는 정부를 몰아내려는 역습을 벌이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복권은 기간을 길게 늘인 변동비율 강화스케줄의 이점을 이용하면서 두 가지 결과 모두를 피할 수 있다. 유일한 반대는 대체로 도박업에 반대하거나 도박을 좀처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자유의 문헌은 의도적 지배에 동원된 혐오스런 자극을 줄이는 데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자유를 마음의 상태 혹은 감정의 차원에서 정의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 까닭에 자유의 문헌은, 도피나 반란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혐오스런 결과를 낳는 지배의 기술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하게 되었다. 그 문헌은 어쩔 수 없이 모든 지배를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사회적 환경으로부터 얻어질 수 있는 이점 중 많은 것들을 적절히 보여주지 못했다.”

“주사위놀이와 카드놀이를 금지하고, 알코올의 판매를 금지하고, 사창가를 폐쇄하는 것과 그 모든 것들을 혐오스런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즉 그런 것들이 야기하는 행동을 처벌하고, 그런 것들을 악마가 꾸민 유혹이라고 부르고, 주정뱅이들의 비극적 운명을 묘사하고, 매춘부를 통해 전염되는 성병을 묘사함으로써 그런 것들을 혐오스럽게 만드는 것은 그런 행동을 금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효과는 다 같을 수 있다. 사람들은 도박을 하지 않거나, 술을 마시지 않거나, 매춘부를 찾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이 환경에서는 하지 못하고 저 환경에서는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통제의 기술에 관한 것이지 선(善)이나 자유에 관한 것은 아니다. 이 환경에서는 처신을 잘 하는 이유들이 명백하다. 그런데 저 환경에서는 그 이유들이 쉽게 간과되거나 망각된다.“

“종(種)들이 다 다르듯이, 각 개인도 아마 공격적으로 반응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공격적인 피해를 입혔을 때 강화되는 정도에서, 혹은 성적 행동을 하거나 성적 강화에 영향을 받는 정도에서 다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공격적이거나 성적인 자신의 행동을 자제하는 책임을 똑같이 져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그들을 똑같이 처벌하는 것이 공평한 일일까? 만약에 발에 기형이 있는 사람을 처벌하지 못한다면, 분노를 빨리 터뜨리거나 성적 강화에 매우 예민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많은 범죄인들이 그들의 염색체에 이형(異形)을 보인다는 가능성으로 인해 최근에 제기된 이슈이다.”

“오늘날 세계의 중요한 문제들은 모두가 글로벌하다. 인구과잉, 자원고갈, 환경오염, 핵 홀로코스트의 가능성 등, 이 모든 것들은 현재의 행동양식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결과들이다. 그러나 결과를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그런 예상 가능한 결과들이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반성을 배열해야 한다. 세계의 문화들이 어떻게 하면 가공할 만한 이런 가능성들이 구성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도록 만들 수 있을까?”

“과학과 행동의 기술은 보다 훌륭한 설계에 이바지하기 때문에 문화의 진화에서는 중요한 ‘돌연변이들’이다. 만약에 문화의 진화에 어떤 목적이나 방향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의 결과에 더 강하게 지배를 받도록 만드는 쪽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의 추세를 분석함으로써 일부 어려움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상의 인구, 핵무기 비축의 규모와 위치, 혹은 환경오염과 자원고갈 문제는 꾸준히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파악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사람들이 아이를 덜 낳도록 설득하고, 핵무기 생산을 위한 예산을 줄이고, 환경오염을 중단하고, 자원을 조금 덜 사용하도록 관행을 바꿀 수도 있다.”

“문화는 구성원들의 지원을 필요로 하며, 구성원들의 불만이나 민심이탈을 막으려면 시민들이 행복을 추구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문화는 상당히 안정적이어야 하는 한편으로 변화도 꾀해야한다. 전통에 대한 과도한 존중과 진기함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피하는 한편으로 지나치게 빠른 변화를 피할 수만 있다면, 그 문화는 아마 가장 강력한 문화로 평가받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이 기존의 관행들을 검토하고 새로운 관행을 실험하도록 고무한다면, 그 문화는 생존가치가 높은 특별한 방법을 하나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또한 많은 젊은이들이 가능한 한 일을 적게 하려 들거나, 근로자들이 매우 생산적이지 못하고 결근이 잦거나, 제품의 질이 형편없을 때가 자주 있다는 사실에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장인정신이나 자기 일에 대한 프라이드를 고취하고 노동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성실하고 진지하게 일을 하도록 만드는 수반성에 뭔가가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도덕적 및 윤리적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이것이 곧 인간 종은 “윤리적 기준에 대한 욕구”를 타고난다는 의미는 아니다.(우리는 또한 인간 종이 비윤리적 행동에 대한 욕구를 타고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거의 모두가 삶의 어느 시점엔가는 반드시 비도덕적으로 처신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인 동물로 진화하지 않았다. 인간은 윤리적 혹은 도덕적 문화를 구축할 수 있는 선까지 진화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도덕적 혹은 윤리적 감각의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혹은 윤리적 사회 환경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에 있다.”

“조건이 바뀌면 생존가치도 변하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특정 종류의 음식이나 성적 접촉, 침략적 피해에 의한 강화에 예민한 감수성은 한때 인간에게 매우 중요했다. 사람이 식량을 찾아 매일 오랜 시간을 돌아다녀야 할 때에는 식량을 발견할 곳을 재빨리 파악하거나 그것을 따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농업과 가축사육이 이뤄지고 식량을 저장하는 방법이 발견됨에 따라 그 강점은 사라져버렸다. 음식에 강화되는 감수성은 이제 오히려 과식과 질병으로 이어질 뿐이다.
기근과 흑사병이 종종 인구를 대량으로 죽였을 때에는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아이를 낳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공중위생과 의학, 농업이 발달하면서 성적 강화에 대한 감수성은 곧 인구과잉을 의미한다. 사람이 다른 인간을 포함한 약탈자에 맞서 스스로를 보호해야 했을 때에는 약탈자에게 피해를 안길 수도 있다는 암시를 보내는 신호면 무엇이든 그런 효과를 낼 행동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조직적인 사회의 진화로 인해 그런 종류의 강화에 대한 감수성은 덜 중요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그 감수성이 오히려 유익한 사회적 관계를 방해할 수도 있게 되었다. 통제기술, 특히 강화의 효과를 완화하는 자기통제 기술의 설계를 통해 이런 타고난 성향을 바로잡는 것이 문화의 기능 중 하나가 되었다.”

“문화의 설계자는 침입자나 간섭자가 아니다. 그는 자연스런 과정을 방해하려고 뛰어들지는 않는다. 그는 자연스런 과정의 일부분이 된다. 선택적 교배나 유전자를 바꿈으로써 종의 특징을 바꾸는 유전학자는 생물학적 진화를 간섭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은 그의 종이 유전학을 발달시킬 수 있는 단계까지 발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종의 구성원들이 종의 미래까지 고려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문화에 이르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간 종은 기록으로 남아 있는 세월 동안에는 아마 유전적으로 큰 변화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 겨우 1천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면 라스코 동굴의 예술가들에 닿는다. 생존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 특징들(예를 들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은 1천 세대 동안에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라스코 동굴 벽화를 그린 예술가의 자식을 현대에 데려다 놓으면 아마 오늘날의 아이들과 거의 구분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아이가 현대의 아이들보다 학습이 느리고, 혼동을 일으키지 않고 지켜나갈 수 있는 레퍼토리가 더 적고, 아니면 배운 것을 더 빨리 잊어버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짐작 뿐이지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라스코 문명으로 옮겨놓은 금세기의 아이는 그곳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대의 어린이가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게 될 때 그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인류의 나르시시즘 혹은 자기사랑이 과학의 손에 세 차례 강타를 얻어맞았다. 첫 번째 강타는 우주론적인 것으로 코페르니쿠스가 날린 것이었다. 두 번째는 생물학적인 것으로 다윈이 날린 것이었으며, 세 번째는 심리학적인 것으로 프로이트가 날린 것이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심리학자 B. F. 스키너를 사회사상가로 자리매김한 책.
20세기 심리학의 랜드마크.


심리학자 B. F. 스키너가 사회사상가로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되게 만든 책이 바로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이다. 스키너는 과학적 심리학에서 얻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에서 새로운 인간관과 문화관을 제시했다.

이 책이 출간 당시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은 정말 엄청났다. 1972년에 스키너는 이 책으로 잡지 ‘타임’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대중적인 인물로 부상했다. 스키너 자신이 꿈꾼 이상사회를 소설 형식으로 그린 『월든 투』가 다시 인기를 끌며 수십 만 부나 팔렸으며, 읽어내기가 결코 녹녹치 않은 이 책 역시 수십만 부가 팔렸다. 1972년 4월 예일 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는 ‘스키너의 업적에 관한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한편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들의 공격도 맹렬했다. 미국 대학생들에게 건전한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조직된 비영리기관인 ‘대학비교연구소’(Intercollegiate Studies Institute)는 이 책을 20세기 최악의 책 50권 중 하나로 꼽았고,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 기고한 ‘The Case Against B. F. Skinner’라는 글을 통해 행동주의 심리학과 스키너를 전체주의 사상의 지지자들이라고 공격했다.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라는 제목부터 탐탁찮았던 보수주의자들은 책장을 넘기면서 인간행동의 원인을 순전히 환경으로만 돌리는 내용에 경악에 경악을 거듭했던 것이다.

스키너는 자유와 존엄을 보는 전통적인 관점을 분석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자유와 존엄을 누리는 인간 내면의 자율적인 존재가 인간행동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긍정적 및 부정적 강화요인을 통해 인간행동을 다듬어나간다는 것이 스키너의 일관된 주장이다. 따라서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열쇠도 인간의 성격보다는 인간의 행동을 개선하는 데 있다고 스키너는 주장한다.

스키너는 더 나아가 새로운 행동이 탄생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싶어했다. 새로운 행동이 탄생하는 과정은 이 책 중 ‘조작적 행동에 대하여’ 에서 스키너 본인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스키너가 인간행동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배경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현대의 물리학이나 생물학 책을 집어 든다면 그중 한 페이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와 그의 친구들은 오늘날 논의되고 있는 인간의 문제 대부분을 이해하는 데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런 차이가 날까? 그리스인들이 인간 존재를 정확히 이해해서?”

인간행동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스키너의 주장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스키너가 행동의 기술을 주창하게 만든 인류의 문제들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에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악화된 느낌마저 든다. 최근에 식량위기와 석유위기 같은 것도 그런 예이지 않은가. 스키너의 글을 인용한다. “오늘날 세계의 중요한 문제들은 모두가 글로벌하다. 인구과잉, 자원고갈, 환경오염, 핵 홀로코스트의 가능성 등. 이 모든 것들은 현재의 행동양식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결과들이다. 그러나 예상 결과를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런 예상 결과들이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스키너는 자유와 존엄을 옹호하는 전통적 관점이 인간행동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았고 지금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인류가 현안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인간행동이 인류문화의 생존을 돕는 쪽으로 다시 설계되어야 하는 이유가 이 책의 골자를 이룬다.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미국 심리학계를 휩쓴 행동주의 심리학의 기본 입장은 생각하고, 분석하고, 비교하고, 기억하는 정신활동은 직접적으로 관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환경의 자극에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에 관심을 집중했다. 그런 그들에게 인간의 행동은 인간으로서 진화의 과정을 통해 받은 유전적 자질과 그 개인이 외부 환경과 조우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인간이 원래부터 목적적이고 자율적이라는 전통적 인간관은 허튼소리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