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심리학 연구 (독서)/2.심리학필독

침묵에서 말하기로 (2020) - 심리학이 놓친 여성의 삶과 목소리

동방박사님 2023. 9. 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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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남성 위주의 심리학계를 뒤흔든 혁명적 고전!
『침묵에서 말하기로』가 돌아왔다

여성의 삶과 목소리를 포함하는 심리학의 탄생
“이제 그 누구도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을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최초의 여성학 교수이자 현재 뉴욕대학교에서 인문학 및 응용 심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캐럴 길리건은, 1970년대 초 콜버그와 함께 연구 조교로 일하며 그가 옹호하는 이론이 각 목소리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특정 관점이 구성되는 사회구조를 외면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여성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 심리 이론과 도덕 이론이 남성의 목소리에만 집중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침묵에서 말하기로』를 썼다. 길리건은 이 책을 통해 프로이트, 에릭슨, 콜버그, 피아제 등 저명한 심리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이 여성을 지속적으로 배제해왔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직접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를 듣고 관찰한 후 ‘돌봄의 윤리’를 여성의 도덕 발달 기준으로 제시한다.

혁명의 시작이라 불렸던 이 책은 심리학이 놓친 여성의 빈자리를 지적한 최초의 책으로 이후 수많은 연구와 교육, 정치적 논쟁에 영감을 주었으며, 남성 위주의 심리학계를 근본부터 바꾸는 불씨가 되었다. 여성심리학과 발달심리학, 여성학 분야의 고전으로 손꼽히며 19개국에 번역된 이 책의 메시지는 40여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1997년 동녘에서 『다른 목소리로』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여성 심리학의 고전, 캐럴 길리건의 첫 책이 『침묵에서 말하기로』라는 제목으로 돌아왔다.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저자 장영은 작가의 말처럼 “이제 그 누구도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을 것이다.”

목차

추천의 말
한국어판 서문
독자에게 보내는 말
들어가는 말

1 남성의 삶의 주기 속 여성의 자리
개인화와 관계 경험의 차이│인간 발달의 기준, 남성│성공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심리학 속 여성의 빈자리

2 관계 이미지의 열쇠
하인츠는 약을 훔쳐야 할까?│딜레마를 보는 서로 다른 관점│우월하거나 열등한 판단은 없다│우리는 언제 위험을 느끼는가│왜 여성은 사랑의 위험을 감수하는가│심리학에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나 자신으로 함께하는 법│거대한 집단의 일부

3 자아와 도덕
여성다움의 딜레마│여성이 삶의 딜레마를 다루는 방식│첫 번째 전환: 이기심에서 책임감으로│두 번째 전환: 선에서 진실로│세 번째 전환: 책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인습적 도덕의 한계를 넘어│상호 존중과 돌봄이라는 해결책

4 위기와 전환
위기의 역할│전환의 변곡점│도덕과 진실의 결정권자│내면의 목소리 │성장의 잠재력 혹은 절망의 가능성

5 여성의 권리와 판단
권리와 도덕 발달의 관계│자기 성실성과 책임의 대립│돌봄과 관계에 대한 이해의 변화│ 표류하던 삶에서 주도권을 찾기까지│ 새로운 책임의 도덕

6 도덕적 성숙을 말하다
여성 발달의 잃어버린 서사│친밀한 관계와 선택의 경험│상호 보완성의 발견│새로운 여성 심리학│삶의 진실을 이해하는 열쇠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 : 캐럴 길리건 (Carol Gilligan)
 
미국 심리학계의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윤리학자이며 페미니스트다. 뉴욕에서 태어나 자랐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67년부터 34년간 하버드대학교에 재직했다. 1997년 하버드대학교 최초로 여성학 교수직을 맡았고, 2001년 학내 여성학 센터를 설립하는 데 공헌했다. 2002년부터 뉴욕대학교에서 인문학 및 응용 심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09년까지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젠더 연...

역 : 이경미

 
여성학을 전공하고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일한 인연으로 여성학 관련서를 번역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아주 특별한 용기》, 《나이 듦을 배우다》,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가부장 무너뜨리기》 등을 번역했다. 《침묵에서 말하기로》를 통해 자신이 속한 세상에 자기만의 진동을 던지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지기 바란다.

책 속으로

“인간의 대화”에 여성의 목소리가 포함되면 어떤 차이가 생길까? 《침묵에서 말하기로》는 여성이 자신과 관계, 도덕에 관한 대화에 합류할 때 무엇이 변하는지 보여줌으로써 그 질문에 답한다.
--- p.11

에릭 에릭슨에 의하면 개인의 역사와 역사학·심리학·정치학은 서로 깊이 엮여 있어서 우리는 역사와 삶을 분리할 수 없다. 여성들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나는 여성의 삶을 포함하면 심리학과 역사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인간의 역사가 서술되는 방식과 역사를 전달하는 목소리의 주체를 문자 그대로 송두리째 바꾼다.
--- p.19

청년기에서 성인기로의 입문은 달리 표현하자면 권력을 가진 남성들의 경험이 심리적이고 역사적인 뿌리가 되는 세상에 입문하는 것이다. 이때 자기 의심이 시작되고, 여아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스러움에 부합하려면 자신의 경험과 사회적 현실을 해리시켜야 한다는 것을 막연하게 깨닫는다.
--- p.39

여아와 여성이 등장하는 새로운 심리학 이론은 여성의 경험을 끊임없이 배제해야 지속 가능한 가부장제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과 여아의 경험을 완전히 재조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급진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 p.44

진보나 선함을 분리의 개념과 연결하고, 심리적 발달이나 건강이라는 말로 여성과의 분리를 옹호하는 심리 발달 이론과 자아 및 도덕의 개념은 과학의 이름으로 편견을 감추기 때문에 위험하다. 여성으로부터 분리되고 그들과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여성의 목소리는 거짓의 근원이 되는 실패한 관계에 내재된 문제를 끊임없이 대화의 표면으로 끌어올린다. 여성이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불가피하게 드러난 관계와 차이에 관한 수많은 질문은 이제 지역과 국내, 나아가 국제사회에서까지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남성의 분리와 여성의 해리가 지배적인 사회질서를 영속시킨다는 측면에서 정치적인 것은 심리적인 것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분리와 해리에 저항하는 능력과 심리적 과정 또한 정치적 행위가 된다.
--- p.49~50

프로이트는 남아의 경험에 근거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중심으로 성 심리 발달 이론을 세웠다. 그러나 여성의 해부학적 구조와 여아가 초기에 가족과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 남아와 다르다는 점 때문에 이론적 모순이 발생했고, 1920년대에 이 문제의 해소를 시도했다. 처음에 그는 여성이 자신에게 결여된 남성의 생식기를 부러워하는 것으로 보면서 여성을 남성의 관점에 끼워 맞추려고 했다. 그러나 그 이론으로는 여성이 오이디푸스기 전 단계에서 어머니에게 강하고 지속적인 애착을 느낀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성별 간 발달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여성의 발달 과정에 나타나는 이러한 차이를 여성의 발달 실패라고 간주했다.
--- p.68

데이비드 맥클러랜드(1975)는 “성역할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며, 심리학자들은 경험적 연구를 시작하자마자 그들의 연구에서 성차를 발견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평가를 배제한 채 ‘다르다’고 말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심리학자들도 이러한 차이를 단일한 척도로 측량하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 척도는 대부분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나온 자료를 남성의 해석을 토대로 도출하고 표준화했기 때문에 심리학자들은 “남성 행동을 ‘정상’으로, 여성의 행동을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81쪽)따라서 여성들이 심리학적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 p.82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의 가치는 남성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당히 다르다”(1929, 76쪽)고 말한다. 그리고 “널리 퍼진 것은 남성적인 가치다”라고 덧붙인다. 결과적으로 여성은 자신의 감정이 정상인지를 의심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좇아 자신의 판단을 바꾸게 된다.
--- p.87

남성은 중년기에 들어서야 친밀성과 관계, 돌봄의 중요성을 깨닫지만 이는 여성이 처음부터 인식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여성들의 인식을 타고난 신체적 특성에서 비롯하는 ‘직관적’이거나 ‘본능적’인 것이라고 치부했기 때문에 여성의 인식 발달 연구를 방치했다.
--- p.89

여성은 맹목적인 공정성을 거부하기 때문에 정의감이 불완전하다는 프로이트의 비판은 피아제와 콜버그의 연구에서도 되풀이된다. 아동의 도덕 판단을 설명하면서 피아제(1932)는 여아를 네 개의 간단한 항목으로 여담처럼 색인에 끼워 넣었다. ‘아동’은 남성으로 상정되었기 때문에 색인에는 ‘남아’라는 단어가 보이지 않는다. 콜버그의 연구에는 여성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콜버그(1958, 1981)는 아동기에서 성인기에 이르는도덕 발달 과정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이 가정은 그가 20년 이상 관찰한 84명의 남아에 대한 경험적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콜버그는 자신의 단계설이 보편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의 초기 표본에 속하지 않는 집단 대다수가 그가 상정한 최고 단계에 이르지 않는다(Edwards, 1975; Holstein, 1976;Simpson, 1974).
--- p.90~91

여성의 발달을 이해할 때 해석에 허점이 생기는 것은 여성과 남성의 관계 경험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살았지만 오히려 그러한 환경 탓에 여성이 맺는 관계를 이해하거나 설명하는 일에 점점 더 어려움을 느꼈다. 이러한 상황은 이론이 어떻게 관찰을 왜곡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여성의 발달이 남성 중심적 관계 개념에 가려질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관계 이미지가 인간 발달의 서사를 형성하기 때문에 기존의 이론에 여성을 포함하는 것은 그 이미지를 변화시킴으로써 전체 이론의 구성을 바꿀 것이다.
--- p.104

기존 심리학 이론으로는 여성의 경험이 가진 진실을 볼 수 없지만, 여성의 경험은 기존 심리학자들이 설명하지 못한 폭력이 거의 없고 안전한 인간관계가 가능한 세계를 보여준다. 여성의 경험을 해석하거나 분별하는 것이 어려웠던 이유는 관계의 이미지에 약간의 변화만 있어도 해석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의 환상과 생각에서 나온 위계질서와 그물망의 상이한 이미지는 그들이 관계를 다르게 구성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성과 여성은 이처럼 도덕과 자아의 관점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한다.
--- p.176

정의의 윤리는 권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아와 타인이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공정하게대우받을 것이라는 비전을 만들며, 돌봄의 윤리는 모든 이가 서로에게 응답하고 융합하여 누구도 외로이 남겨지거나 상처입는 일이 없으리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갈등 관계에 있는 상이한 두 비전은 인간 경험에 내재된 역설적 진실을 반영한다.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어 살아가는 범위에 한하여 자신을 개인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자아와 타인을 구분하는 범위에서만 인간관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178

에릭슨(1964)은 청년기의 이념적인 도덕과 성인의 돌봄 윤리를 대조하면서 이 두 입장의 통합을 고심한다. 그러나 에릭슨은 유아기에 신뢰감을 형성해야 성인이 되어 친밀한 사랑을 맺고 일과 관계에서 생성감을 형성할 수 있으며, 행위자가 중간에 경험하는 과정은 모두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독립 그 자체를 발달의 본보기이자 기준이라고 보았다. 그는 여성의 정체성이 독립만큼이나 친밀성과 긴밀하다는 것을 관찰했음에도 이러한 관찰의 결과를 그의 발달 도표에 반영하지 않았다.
--- p.247~248

이렇듯 권리에 관한 여성의 인식 변화는 그들의 도덕 판단을 변화시켜서, 타인을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것도 도덕적이라고 생각하게 함으로써 자비와 정의를 융합한다. 공적인 자리에 여성들의 진출을 요구한 페미니스트들 덕분에 여성들은 자신들이 배제되어 왔던 과거를 똑바로 인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여성 심리학을 통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돌봄에 대한 관심이 타인을 상처 입히지 말라는 명령에서 사회적 관계에 대한 책임으로 확장되면서, 여성들은 그들의 인간관계관이 도덕적 강점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 p.357

권리의 도덕은 평등에 바탕을 두고 공정함에 대한 이해를 필수로 여기지만, 책임의 윤리는 사람들의 필요에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는 형평성의 개념으로 정립된다. 권리의 윤리는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존중할 것을 선언하며 자아와 타아의 주장을 균형 있게 맞추려 하는 반면, 책임의 윤리는 공감과 돌봄을 불러일으키는 이해심에 토대를 둔다. 그러므로 청년기를 대변하는 친밀성과 정체성은 서로 다른 도덕관을 통해 표현되지만, 상호 보완할 때 더욱 성숙해진다.
--- p.387~388
 

출판사 리뷰

남성 위주의 심리학계를 뒤흔든 혁명적 고전
“이제 그 누구도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을 것이다.”


저명한 심리학자 로렌스 콜버그는 인지발달이론의 영향을 받아 아동기에서 성인기에 이르는 6단계의 도덕 발달 이론을 만들었다. 그의 이론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모든 심리학 교과서에 실리며, 인간 발달 이론의 토대가 된다. 하버드대학교 최초의 여성학 교수이자 현재 뉴욕대학교에서 인문학 및 응용 심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캐럴 길리건은, 1970년대 초 콜버그와 함께 연구 조교로 일하며 그가 옹호하는 이론이 각 목소리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특정 관점이 구성되는 사회구조를 외면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33쪽) 길리건은 콜버그의 도덕 발달 이론이 남성의 발달은 순차적으로 설명하지만, 여성의 발달은 설명하지 못하거나 퇴행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발달 이론의 정설로 여겨지던 콜버그의 이론에 비판을 가한다. 또한 각 목소리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특성으로 보면서, 콜버그의 이론이 백인 남성을 토대로 도출되었기 때문에 보편적인 인간 발달 이론으로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길리건은 심리학의 굳건한 토대인 프로이트와 에릭슨, 콜버그, 피아제 등의 이론을 여성에게 적용할 때 생기는 괴리를 발견한다. 그는 여성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 심리 이론과 도덕 이론이 남성의 목소리에만 집중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침묵에서 말하기로(원제: In A Different Voice, 심심刊)》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심리학 이론이 여성을 지속적으로 배제해왔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여성의 삶을 포함할 때 심리학과 역사가 송두리째 달라진다고 말한다. 길리건은 직접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를 듣고 관찰한 후 ‘돌봄의 윤리’를 여성의 도덕 발달 기준으로 제시하며, 여성의 목소리를 포함할 때 비로소 인간의 도덕 발달에 관한 포괄적인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혁명의 시작이라 불리던 이 책은 심리학이 놓친 여성의 빈자리를 지적한 최초의 책으로 이후 수많은 연구와 교육, 정치적 논쟁에 영감을 주었으며, 남성 위주의 심리학계를 근본부터 바꾸는 불씨가 되었다. 미국에서 1982년 처음 출간된 이후 19개국에 번역되며 꾸준히 여성심리학과 발달 심리학, 여성학 분야의 고전으로 손꼽혀온 이 책의 메시지는 40여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메시지가 지금도 이토록 깊은 울림을 준다는 것은 페미니즘이 현대 사회의 큰 화두가 되었음에도 아직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1997년 동녘에서 《다른 목소리로》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어 많은 독자에게 영감을 주었던 여성 심리학의 고전, 캐럴 길리건의 역사적인 첫 책이 《침묵에서 말하기로》라는 제목으로 돌아왔다.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저자 장영은 작가의 말처럼 “이제 그 누구도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을 것이다.”

프로이트, 에릭슨, 콜버그, 피아제…
위대한 심리학 이론들이 놓친 것은 여성이었다


여성들은 아동기에서 성년기에 이르는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과 ‘일반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남성적 기준 사이의 충돌로 딜레마를 겪는다. 사회가 추구하는 ‘성인다움’의 특징이 남성성을 기준으로 하며 여성의 특성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된 성인관을 체화하면서 여성들은 여성이자 성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혼란을 느끼게 된다. 외부의 기준과 자신의 내면적 목소리 사이에 모순과 괴리가 생기는 것이다.
심리학 교과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위대한 심리학자들은 남성과 여성의 도덕 발달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이론을 수정하지 않았다. 심리학자들은 남성을 보편적 인간의 기준으로 상정하면서 여성들을 여담처럼 색인에 언급하거나(피아제(1932)),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겼다(콜버그(1958, 1981)). 사실상 콜버그의 도덕 발달 이론에는 여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콜버그의 단계설은 그가 20년 이상 관찰한 84명의 남아에 대한 경험적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그는 자신의 가설이 보편적이라고 주장했지만, 그의 초기 표본에 속하지 않는 집단 대다수가 그의 발달 단계를 따르지 않았다.(90~91쪽)
이외에도 남성을 인간의 보편적 기준으로 삼은 예시는 많다. 심리학자 재닛 레버는 또래 집단의 놀이 활동에서 나타나는 성차를 살피면서, 남아의 기준이 현대의 성공 요건에 들어맞기 때문에 더 우월하고 여아의 기준은 시장가치가 거의 없으며 심지어 성취를 방해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는 독립적인 성인이 되려면 여아들이 남아의 특성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72~74쪽)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 적용 대상 또한 남아다. 에릭슨은 여아는 남아와 다른 발달 단계를 거친다고 말하며, 성별 간의 차이를 관찰하지만 자신이 제시한 삶의 주기를 수정하지는 않았다. 프로이트는 여성이 보여주는 연결의 개념을 심리 이론에 포함한다면 그가 묘사했던 본능적 삶뿐만 아니라 자아와 관계의 표상 또한 바뀔 것을 알았지만, 자신의 이론을 수정하지 않고 여성을 예외적인 존재, “심리학의 ‘어두운 대륙’”으로 남겨둔다.(104쪽)

에릭슨(1950)은 심리사회적 발달을 8단계로 나누었는데 청년기는 그중 다섯 번째 단계다. 이 단계에서 행위자는 청년기의 불연속성을 극복하고 일관된 자아관을 형성해 성인으로서 사랑하고 일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 그런데 에릭슨이 말하는 체계가 적용되는 것은 누구일까? 이번에도 남아다. 에릭슨(1968)은 여아는 남아와 다른 발달 단계를 거친다고 말한다. (…) 그러나 에릭슨은 성별 간의 차이를 관찰했음에도 자신이 제시한 삶의 주기를 수정하지 않았다. 남성 경험을 중심으로 삶의 주기 개념을 정의하다 보니 정체성의 형성은 늘 친밀한 관계의 형성을 앞선다. (…) 그리고 애착은 여성의 발달을 평가할 때 그러했듯 발달에 장애가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77~80쪽)

프로이트는 남성의 삶에 근거하여 인간의 성장 과정을 도식화했기 때문에 여성의 삶에서 인간관계, 도덕, 명확한 자아 개념이 발달하는 것을 포착하지 못한다. 그는 자신의 이론이 여성의 경험에 맞아떨어지지 않자 여성을 따로 분리하고, 여성이 맺는 관계를 그들의 성생활과 마찬가지로 “심리학의 ‘어두운 대륙’”이라 칭했다(1926, 212쪽). (103~104쪽)

이렇듯 지배적인 심리학 이론들은 여성과 남성의 발달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간과하고, 남성을 보편적 인간으로 상정하여 연구를 진행했으며, 남성의 관점에서 결과를 해석하고 이론을 도출했다. 이런 환경에서 심리학자들은 “남성 행동을 ‘정상’으로, 여성의 행동을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았으며, 여성들이 이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여성에게 결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편견이 공고해지면서 여성의 발달은 점차 결함이 있거나 이상한 것, 열등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심리학에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
여성의 삶과 목소리는 어떻게 심리학의 빈칸을 채우는가


이에 반하여 길리건은 여성의 도덕 발달과 도덕적 선택을 독자적으로 연구하여 관계와 연결에 입각한 새로운 도덕 발달 이론을 제시한다. 그는 남성 중심의 심리학에 대응하는 관점을 모색하면서, 여성들이 다른 사람에게서 독립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기존의 해석을 거부하고 연결의 관점에서 여성의 심리 발달을 재구성한다.
길리건은 책 전반에 걸쳐 자아와 도덕 개념, 도덕적 갈등과 선택의 경험에 대한 인터뷰를 토대로 하는 세 개의 연구를 언급한다. 각각의 연구는 이 책의 주요 가설을 반영하며,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그들이 맺는 인간관계가 그들의 세계관을 드러낸다고 가정한다. 인터뷰는 연구 대상자의 논리와 언어를 따라가며 진행되었고, 응답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보충 질문을 덧붙이는 방식을 썼다.
‘대학생 연구’에서는 도덕적 선택과 정치적 선택 과목을 수강한 대학생 중 25명을 무작위로 선발하여 각각 4학년이 되는 시점과 졸업 후 5년이 지난 시점에 인터뷰했다. 길리건은 연구 대상자들에게 도덕적 갈등과 선택에 관한 경험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와 도덕에 대한 생각의 흐름을 좇는다. ‘임신 중지 결정 연구’에서는 사회 계층과 인종, 결혼 여부와 자녀 유무 등의 요인에서 다양한 양상을 띠는 29명의 여성을 인터뷰했다. 그는 이 여성들이 임신 중지를 고민하던 임신 3개월 이내에 첫 번째 인터뷰를 하고, 임신 중지를 선택하고 일 년이 지난 후에 후속 인터뷰를 했다. 이 연구에서 길리건은 임신 중지라는 도덕적 딜레마가 여성들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고, 그들의 도덕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한다. ‘권리와 책임 연구’는 연령별로 구분된 아홉 개의 집단에서 남성과 여성 표본집단을 구성하여 진행되었으며, 이 연구를 통해 자아와 도덕 개념, 도덕적 갈등과 선택의 경험, 제시된 도덕적 딜레마를 판단하는 방식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연구 가설들을 심화하고 정교화했다.
길리건은 이 연구들의 주요 내용을 이 책에 발췌함으로써 심리학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여성의 발달 과정을 알고, 특히 청년기와 성인기에 접어든 여성의 정체성 형성과 도덕 발달에 관한 의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 연구들을 통해 그는 친밀한 관계와 돌봄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과 그들의 도덕 발달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밝히고,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주요한 심리 발달 노선을 확인한다. 그리고 여성의 도덕 발달이 인간 발달 이론에 포함될 때, 인간에 대한 훨씬 더 풍성하고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여성들은 관계의 맥락에서 자신을 정의하고, 돌봄 능력으로 자신을 판단한다. 남성의 삶의 주기에서 여성의 자리는 양육자, 보호자, 배우자였으며, 여성은 자신이 의지하는 이러한 관
계망을 직조하는 사람이었다. 여성들은 이렇듯 남성들을 돌보았지만 남성들은 경제구조에서처럼 심리 발달 이론에서도 돌봄을 당연시하거나 가치 절하했다. 개인화 혹은 개인의 성취에 대한 강조가 성인기까지 확대되고 성숙함이 개인의 자율성과 동일시되면서, 관계에 대한 관심은 인간이 가져야 할 강점이 아니라 여성의 약점이 되었다(Miller, 1976). (88쪽)

여성을 중점에 두고 그들의 삶에서 발달 이론을 구성한다면 프로이트, 피아제, 콜버그의 관점과는 다른 도덕관이 등장할 것이며 발달에 관해서도 다른 설명이 나타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도덕 문제는 권리의 충돌이 아니라 책임의 충돌에서 발생하며, 형식적이고 추상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맥락적이고 서술적인 사고방식을 해결책으로 요구하게 된다. 공정성으로서의 도덕 개념이 권리와 규칙의 이해를 도덕 발달의 중심에 두는 것처럼, 돌봄과 관련된 도덕은 책임과 관계의 이해를 도덕 발달의 중심에 둔다. (92쪽)

길리건은 남성들이 위계질서로 관계를 구성하고, 독립을 발달의 중요한 과제로 삼으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정의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처럼 여성들은 관계를 그물망으로 인식하고, 친밀한 관계를 중시하며, 타인을 염려하고 보살피는 ‘돌봄의 윤리’를 채택한다고 말한다. 이 대조적인 관점은 순차적이거나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며, 어떤 판단도 다른 판단에 비해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남성이 인간을 대변한다는 이론에 던지는 도전장”
여성을 포함하는 심리학의 탄생


경제·정치·역사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심리학에서도 여성은 배제되어왔다. 여성의 삶과 목소리를 빠뜨리고 남성만을 표본으로 만들어진 심리학 이론은 여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따라서 여성의 사고방식이나 논리, 선택은 이해할 수 없거나 미숙한 것, 혹은 발달에 실패한 것으로 여겨졌고, 굳어진 생각은 남성적 특성을 우월한 것으로 여성적 특성을 열등한 것으로 보게 했다. 이는 여성들이 진정한 자신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자신과는 맞지 않는 남성적인 기준을 따르게 만들었고, 자신의 삶에서 모순과 괴리를 느끼며 주변적인 위치에 남게 만들었다. 사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배제된다고 느낄 때 여성들은 자신을 기존의 사회적 합의, 즉 남성이 만들고 남성에 의해 시행되는 합의나 판단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여기며 침묵하게 된다. 여성이 등장하는 새로운 심리학 이론은 여성을 끊임없이 배제해야 지속 가능한 가부장제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의 경험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삶을 포함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급진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여성의 목소리를 포함하는 것은 가부장적 질서의 토대, 즉 권위와 권력을 쥔 남성들의 목소리가 곧 도덕과 법의 목소리고, 착한 여성은 이타적이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침묵해야 한다는 사회의 암묵적인 합의를 폭로하고 이에 도전한다. (11~12쪽)

《침묵에서 말하기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서 나는 내가 글을 쓰면서 계속해서 겪어 온 두 단계의 과정을 자주 발견했다. 하나는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여성이 새롭고 다른 방식으로 말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 다른 방식의 말하기가 그것의 신선함을 놓치고 다름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혹은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한가 열등한가와 같은 고리타분한 이분법의 사고 범주에 빠르게 동화되는 것을 보는 것이다. 내 주장이 여성과 남성의 본질적 차이를 묻는다거나 우월 정도를 저울질하는데 인용된다는 말을 들으면 목소리가 소거되는 느낌이 든다.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질문은 현실과 진실의 인식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아는지, 어떻게 듣는지, 어떻게 보는지, 어떻게 말하는지와 같은 것들 말이다. 내 질문은 목소리와 관계에 관한 것이며, 또한 심리적 과정과 이론, 특히 남성의 경험이 모든 인간의 경험을 대변한다는 이론에 던지는 도전장이다. (22~23쪽)

길리건이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여성과 남성의 선천적 차이를 따지거나 대조되는 가치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 그는 여성을 포함하는 새로운 발달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도덕적 관점이 상호보완적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 사실을 인정할 때 인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부장제 구조 속에서 성장하는 여성들은 사회적인 ‘여성성’을 학습하고 내재화한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순과 괴리는 여성의 내면에 끊임없는 충돌과 의문을 만든다. 이러한 사회에서 자라온 여성들에게 이 책은 그들이 느껴온 인지부조화와 부적절감의 근원을 찾는 실마리가 된다. 또한 독자들은 우리 이전 세대의 여성들 역시 자신을 배제하는 사회 구조에 치열하게 대항하고, 변화를 만들어왔으며, 우리가 그들과 이어지는 거대한 연대와 변화 속에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은 여전히 활발하고 뜨거운 논쟁 속에 있다. 보편적 인간의 범주에 여성을 포함하고, 이 변화가 먼 과거에서 오랜 시간 이어져왔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내면의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내고,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뿌리부터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가부장제가 공고하게 지켜온 침묵의 둑을 무너뜨렸던 《침묵에서 말하기로》가 돌아왔다. 이 책은 다시 한 번 독자들의 삶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다.
 

추천평

캐럴 길리건이 1982년 『침묵에서 말하기로』를 출간했을 때, 심리학계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하버드대학교 출판사는 이 책을 “혁명을 시작한 작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도덕 발달 이론으로 모든 심리학 교과서에 실리는 대가인 콜버그의 연구에 정면으로 반박했기 때문이다. 길리건은 콜버그의 이론이 백인 남성을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여성을 배제하고 누락한다고 비판했다. 길리건은 남성은 독립과 자신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여성은 상호 의존성과 타인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므로, 도덕적 문제를 마주했을 때 남성은 정의롭고 공평한 해결책을, 여성은 보살핌과 자애로움의 해결책을 모색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이론이 여성을 발달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한 것에 반하여 길리건은 여성의 발달은 남성과 다르다는 논리를 펴며, 여성을 포함하는 자신만의 도덕 발달 이론을 제시한다. 이 책이 40년 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보며 읽을 때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고전이기 때문이다. 나도 오래전 처음 읽었을 때와 달리 이제야 이해가 되고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독자들도 이를 충분히 느낄 것이다. 천천히 읽고 또 읽어야 할 심리학 명저다.
-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읽는 내내 목소리를 내라는 격려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저자의 말과 대결하면서 논쟁하고 싶어서 가슴이 뛰었다. 이 책은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인용되는 여성학 고전 중의 고전이다.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새로운 앎의 세계가 열리는 일이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성과 남성의 발달 과정의 차이를 성차별적인 진화심리학의 증거처럼 인용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길리건의 의도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해석이다. 이 책은 성차의 본질주의를 주장한다기보다는 남성만이 인류를 대표한다는 생각에 도전하고 남성의 경험을 상대화하며, 이 과정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완전히 다른 해석체계를 제안한다.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근대적 이상은 남성 중심적 허상일 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을 완전히 잘못 정의하고 있다. 우리는 문명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인간은 관계적 존재이며, 분리가 아니라 연결이, 진공이 아니라 공명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외롭고 아프고 막막한 이 시대에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권김현영 (여성학자 · 『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 저자)
너무나 이상한 일이다. 여성은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면 누구도 자신과 있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안해한다.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않는다면 혼자 남겨져 아
무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할 것 같다고” 초조해한다. 여성들의 잘못이 결코 아니다. 캐럴 길리건은 노심초사하며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채집했다. “여성들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여성의 삶”을 ”여성의 언어“로 이야기하자 심리학과 역사학, 정치학과 문학이 “송두리째” 달라졌다. 캐럴 길리건의 『침묵에서 말하기로』가 돌아왔다. 이제 그 누구도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을 것이다. 대단히 기쁜 일이다.
- 장영은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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