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회학 연구 (독서)/9.인구문제

절반 세대가 온다 - 인구 절반의 세대가 몰고 올 충격을 해부하다 (2023)

동방박사님 2024. 1. 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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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 한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굳이 아이를 낳아서 나의 불행을 대물림해야 할까요?”
쪼그라드는 한국 사회, 절반의 인구가 맞이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절반 세대 : 1970년대 100만 명이었던 출생아 수가 2002년 통계집계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대로 감소했다. 2002년에 태어난 그 절반의 인구가 이제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오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이들을 절반 세대라고 부른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우!” 얼마 전 방영했던 인구 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2022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 숫자(0.78명)를 듣자마자 머리를 부여잡으며 경악했다. 그 반응은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국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처럼 한국의 출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며 인구 부족으로 나라가 존폐 위기에 놓인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그럼에도 사실 인구 문제는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별로 와닿지 않는다. 눈앞에 닥친 현실을 살기 바쁜 지금으로서는 당장 내 일이나 가족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으로 위기라고 하는 이 인구 문제가 대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목차

들어가며 청년 세대의 목소리로 써 내려간 인구 위기 보고서

제1부 소멸은 시작되었다

쪼그라드는 대한민국
0.78,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의 나라 | 서울을 떠나면 살 수 있을까 | 군부대가 사라지고 있다 | 건국 이래 처음 등장한 절반 세대 | 조금 다른 삶을 살아도 행복한 사회

제2부 그들 앞에 펼쳐진 세계

1. 누구라도 사는 게 낫지 않나요 ?
두 대학 이야기 | 소멸하는 대학의 유학생 지푸라기 |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나라 | 절반 쇼크의 대안
2. 2038 대한민국
월급의 3분의 1이 원천징수 되는 월급명세서 | 2017년생 청년 신세계의 취업일지
3. 의료·정치·부동산 디스토피아
혈액은 부족하고 수혈 고령자는 늘어가고 | 2040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부동산 시장의 절반 쇼크
4. 절반 세대의 연애·결혼·출산 리포트
아이 낳지 않을 결심 | ‘굳이’ 결혼이 아니라도 | 그 책임, 왜 우리가 져야 하죠? | 젠더관이라는 거름망 | 우리가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
5. 저출생 원년 2002년
70년대생부터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 IMF와 ‘결혼은 미친 짓이다’ | 저출생 2세대의 등장 | 점점 늦게 어른이 되는 사람들

제3부 앞으로의 세계를 재구성하다

1. 내 가족은 내가 선택하는 것 : 가족
아이를 낳아도 인생이 망가지지 않을 것 | 정상 가족의 신화를 해체하라 | 발목 잡는 가족 내 성별 불평등 | 개인의 삶이 행복한 것이 우선
2. 가족친화적, 여성친화적 일터 : 직장
모두를 위한 돌봄 지원 | 세계 최장 육아휴직, 사용률은 최저 | 누구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
3. 이민자의 목소리를 듣는 사회 : 이주
모든 산업에는 외국인이 있다 | 의성 마늘밭의 베트남 청년들 | 이민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4. 인구 절반 시대의 병역 자원 : 병역
절반으로 줄어들 병역 자원 | 여성 징병제와 모병제가 대안일까 | 복무 기간, 다시 늘리게 될까
5. 교육의 소멸이 곧 지역의 소멸 : 교육
텅 빈 교실과 콩나물 교실 | 학교들의 ‘화학적 결합’ | 일본과 독일의 대책
6. 연금 고갈, 피할 수 있을까 : 연금
2060년, 연금의 현실은? |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

제4부 대담 : 지속가능을 위한 논의

다양한 개인과 가족을 상상하고 받아들이는 사회
 

저자 소개

“또 아이 낳으라는 얘기야?” 인구 위기 기획을 준비하는 동안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저출생 문제를 다룬 그간의 언론 보도가 대개 출산 독려로 끝이 났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저희는 그런 뻔한 결론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구 위기 당사자인 청년 세대의 목소리에 주목했고, ‘오늘의 어른도, 내일의 아이도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먼저’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고민의 여정에는 총...

책 속으로

“망해도 한국이 망하는 거지, 제가 망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인구 절벽 위기에 맞서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묻는 나의 ‘젊은 꼰대’스러운 질문에, 스물한 살 대학생은 해맑게 웃으며 응수했다. 대한민국에 그 어떠한 희망도 품지 않겠다는 절망과 냉소를 꾹꾹 눌러 담아서 말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이 땅의 청년들은 그동안 많이 절규했고 이제는 체념하고 있었다.
--- 「들어가며」 중에서

한국의 저출생 정책은 2006년 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280조 원을 쏟았다고 한다. 어떤 나라보다 저출생 정책이 풍부하다는 평가지만 그 결과는 세계 꼴찌 합계출산율 0.78명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의뢰로 부산경제 연구소가 2023년 4월에 내놓은 ‘초저출산 탈피 해외사례 검토 및 국내 적용방안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자면 이러하다. “한국의 저출생 정책은 거의 모든 선진국 정책을 망라해 시행. 하지만 비효율적이고 산만한 정책 집행으로 행정력을 낭비하고 정책 실효성은 매우 낮음.”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저출생 정책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고, 포장지만 그럴싸한 대책도 많다는 뜻으로 읽힌다.
--- 「0.78,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의 나라」 중에서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한국에서 분명히 오고야 말 필연적 미래가 바로 ‘피 부족’ 사태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변동에 따른 사회변화 전망 및 대응체계 연구’ 보고서에서 피를 주는 청년의 숫자가 줄고 피를 받는 고령층이 늘면서, 수혈용 혈액 부족이 만성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연 얼마나 부족할 것이며, 언제부터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시작되는 걸까.
--- 「의료·정치·부동산 디스토피아」 중에서

이 땅의 청춘들에게 연애·결혼·출산은 이제 사문화된 단어다. 지금 당장 내 한몸 건사하기 힘들고, 미래가 불안한 청춘들에게 연애는 ‘귀찮’고,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이며, 출산은 내 인생을 저당 잡힐까봐 두려운 ‘부담’일 뿐이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와 실시한 ‘절반 세대 연애· 결혼·출산 인식조사’(절반 세대 인식조사)에서 절반 세대 여성 10명 중 4명은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44.8%)고 적극적으로 출산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 「절반 세대의 연애·결혼·출산 리포트」 중에서

가족의 모양은 다양하다. 부부와 자녀 둘이 사는 4인 가구 모델은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취재를 위해 서울 인근의 한 쇼핑몰 앞에서 만난 두 가족 모습은 전혀 달랐다. 한 쪽은 결혼 3년차인 1990년대생 부부와 ‘개모차’에 탄 반려견 베리였다. 부부는 “자녀 계획은 있지만 당장은 생각이 없다”며 “한국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은 아닌 것 같아 딩펫족(아이 없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부부)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쪽은 결혼 9년차인 80년대생 부부와 두 살배기 둘째 딸의 모습이었다. 83년생 아빠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아이를 낳는 게 최소한의 효도”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외벌이로 부모 도움 없이 가족을 부양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는 하다” 고 말했다.
--- 「IMF와 ‘결혼은 미친 짓이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0.78,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의 나라
축소 사회는 이미 시작되었다


1970년 100만 명에 달했던 한 해 출생아가 2002년에 4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기성세대 인구의 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의 2002년생들이 성인이 되어서 사회로 나오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한국일보 창간기획팀은 인구 문제를 취재하며 만난 이 세대를 ‘절반 세대’라고 명명했다. 모든 것이 이전 세대의 기준에서 빚어진 사회, 그 속에서 그 절반의 인구인 지금 세대가 살아가야 할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인구 부족이라는 문제가 어떻게 우리 삶을 조금씩 조여오고 있는지 없어지는 학교, 피가 모자라는 병원, 사람이 사라지는 지방 도시 등과 같은 일상적인 영역부터 정치의 보수화와 부동산 폭락이라는 거대한 논의까지 찬찬히 살펴본다. 저출생과 인구 부족이라는 키워드를 다루되, 이것이 우리 모두의 삶과 연결된 문제라는 것을 다방면에서 알려주는 책이다.

판을 새롭게 뒤집어야 했다.
우리가 내세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절반 세대였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94년생인 최나실 기자는 ‘내 또래 중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하는 이는 별종이다’라고 말한다. 그 이후 세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계를 보면 2022년 청년 여성 세 명 중에 두 명(65.0%), 청년 남성은 열 명 중 넷(43.3%)은 결혼을 해도 아이는 필요 없다고 봤다.

젊은 층의 인구가 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은 지금부터 아이를 많이 낳는다고 해서 결코 바뀌지 않는 이미 확정된 현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책은 지금 세대에게 아이를 낳으라는 책임을 안겨주는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다. 저자들은 인구 위기를 다루는 기획을 준비하며 이 문제를 논의하는 화자(話者)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문제의 진단부터 해결책까지, 수백조 원을 쏟아붓고도 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 것은 지금의 기성세대다. 전문가들의 이야기와 진단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미래 세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기획 방향은 바뀌어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청년 세대가, 미래의 목소리로 써 내려간 인구 위기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개인과 가족을 상상하고 받아들이는 사회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아도 축소 사회는 이미 도래했다. ‘빨리빨리의 민족’은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고 있다. 이 급격한 인구 변화는 경제·사회·복지·교육·국방·이민 문제로 이어지며 결국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존재 의의와 정의를 되묻는 시험이 될 것이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제 인구가 부족하다는 사회적 문제가 어떻게 우리 삶을 서서히 바꿔갈지 짚어볼 차례다. 이 책은 가족, 직장, 연금, 병역 등 지금 우리 사회를 둘러싼 요소와 인구 문제를 연관 지어 현실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절반 세대가 우리 사회에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우리 사회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살 만한 사회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다양성과 개인의 행복을 존중하지 않는 정책으로 한국 사회가 가진 기존의 낡은 틀을 뜯어고치지 못한다면, 재정적인 지원을 아무리 해준다고 해도 출생률은 올라가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

『절반 세대가 온다』는 곧 커다란 현실로 다가올 인구 감소의 충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한국 사회 전반적인 지형도를 보여준다. 다양한 자료와 우리 주변 사람들을 취재한 생생한 사례를 통해 인구 절벽 앞에 선 우리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