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한국역사의 이해 (독서)/2.한국사일반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교류사 (2009)

동방박사님 2024. 2. 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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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흥미로운 동남아시아 교류 역사

역사는 순수할 수 없다. 니체의 말처럼 지식에는 힘에의 의지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즉, 학문은 현실의 권력 관계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일방적으로 학자들이 정치인이나 경제권력에 종속되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단적인 예로, 학계에서 동양사라고 하면 중국사, 서양사라고 하면 서부 유럽 역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도 인간들은 살았고 역사는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었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동남아역사에 대한 우리사회의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저자는 우리가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에만 신경을 썼다고 말한다. 이제는 동남아시아로 다가가야 할 때인데, 이를 위해서 동남아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단다. 이 책은 흥미로운 과거의 이야기를 서술한다. 신라 고승들이 불경을 구하러 인도에 가며 수마트라 섬을 경유한 이야기는 비교적 잘 알려진 역사다. 그에 비해 임진왜란 당시 태국의 일본 파병이 검토되었다는 사실은 생소한 이야기에 속할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동남아시아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교류사』에 실려 있다.

저자 소개

저 : 조흥국 (趙興國)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 함부르크대학교의 동양학부 동남아시아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초빙교수와 일본 교토대학 동남아시아연구소 초빙교수를 역임했으며,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로 십수 년간 가르치고 연구하다가 2019년 8월에 퇴직했다. 강의와 연구의 주 분야는 동남아시아의 역사, 종교, 민족, 여성, 화인, 한국-동남아 교류사, 동남아시아 국제개발협력 등이다. ...

출판사 리뷰

바다의 시각으로 본 한국과 아시아의 역사

알고 보면 동남아시아와 한국은 역사 이래 많은 교류를 가졌다. 그런데 우리는 왜 아직도 한 중 일 3국 중심의 아시아 역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정부의 '신아시아 외교’의 핵심 대상 지역 중 하나가 동남아시아이다. 동남아시아와 중국과 일본 사이의 오래된 관계를 헤집고 들어가 이제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간의 관계를 친근한 것으로, 상호 협력적인 것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에만 신경을 써왔다. 이제는 동남아시아에 대해 더욱 알고 동남아시아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야 할 때가 왔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교류 역사를 밝히기 위해 써진 것이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 삼국-신라 시대 한반도와 동남아시아 및 인도와의 교류, 특히 7~8세기 혜초를 위시한 신라 불승들이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을 경유하여 인도로 여행한 것.
- 고려 시대 동남아시아 사람이 우리나라에 온 것, 특히 12-14세기 베트남 사람들이 고려에 이주하여 가문을 세웠다는 이야기.
- 14세기 말 태국의 아유타야 왕국에서 사신임을 자처하는 무역 상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온 것에 대한 답례로 태조 이성계가 태국으로 사신을 파견했지만, 이 사신이 태국 국왕을 만나지는 못했다는 것.
- 14세기 말~15세기 초 인도네시아 자와 섬의 마자파힛 왕국에서 사신임을 자처하는 무역 상인이 조선을 방문하여 조선의 무역 시장에 진출하려 했다는 것. 그러나 조선과 태국 및 자와 섬 간의 무역 관계는 번번이 선박을 습격하여 화물을 약탈하고 인명을 살상한 왜구의 위험과 해외무역에 대한 조선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 때문에 발전되지 못했다는 것.
- 16세기 말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중국은 류큐(현 오키나와)와 태국의 병력을 동원하여 일본을 토벌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태국은 중국 정부에게 자신이 해군을 출동시켜 일본을 배후에서 공격하겠다고 제안했는데, 태국이 임진왜란에 실제 참전하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에게 그러한 제안을 한 것은 동아시아 무역에 대한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이었다는 것.
- 17세기 초 조선에 온 베트남 왕족과 상인들이 제주도 관리들에게 살해된 것. 17세기 초 일본에 잡혀간 조선인 선비가 일본 상인을 따라 베트남을 방문하여 베트남의 문화와 사회를 관찰한 것.
- 17세기 말 제주도 주민 수십 명이 표류하여 베트남에 갔다가 베트남 사람들의 호의로 고향에 무사히 돌아온 이야기. 특히 표류인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데 있어서 베트남은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인도적으로 행했다는 것.
- 15세기~19세기 초 베트남 사신과 조선의 사신이 중국의 수도에서 만나 시문으로 교류한 이야기. 특히 16세기 말 지봉 이수광과 풍칵코안 간의 교류를 통해 이수광의 시문이 베트남 선비 사회에 널리 퍼진 것.
- 끝으로 『조선왕조실록』이 1801년 제주도에 표류해온 다섯 명의 외국인을 '여송국’ 즉 필리핀 루손 섬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이 사실은 마카오에서 온 포르투갈 사람이었다는 것.

독일에서 문헌학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역사와 문화를 전공한 필자는 이야기들을 재구성하고 이들과 관련된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등의 사료와 유럽어로 된 문헌을 광범위하게 참고했다. 그동안 한국사 연구나 동-서 문화교류사 연구에서 동남아시아와의 교류를 다루는 글이 드문드문 나왔지만, 이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 역사와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써져 편견과 오류가 있다. 이 책은 한국-동남아시아 교류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사 연구자들에게 도움과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이 책은 동남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요즈음 동남아시아를 더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읽을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