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정치의 이해 (독서)/2.민주주의

민주주의 역사, 형식, 이론 (2023)

동방박사님 2024. 2. 18. 07:16
728x90

책소개

간결하고 단단하게 생각의 기틀을 다지다
―북캠퍼스 지식 포디움 시리즈 소개
고대 아테나이에서 오늘날까지
민주주의가 걸어온 여정을 복원하다


‘지식 포디움 시리즈’는 사회, 문화, 철학, 역사, 과학 등 분야와 시대를 초월해 세계를 이해하고 성찰하는 데 기초가 되는 생각과 흐름에 다가서는 입문서다. 우리 시대 각 분야의 전문가와 석학들의 깊이 있는 해석을 통해 해당 주제의 이론과 그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도와준다. 평소에 접근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거나 접근했더라고 쉽게 이해되지 않았던 주제의 기틀을 다져 제대로 입문할 수 있게 한다. 한 주제 아래 응축된 사색과 통찰의 결실은 지식의 바다로 더 멀리 나아가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즐거운 초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고대 민주주의가 어떻게 발생했고 오늘날까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민주주의의 형태와 이론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특히 민주주의가 역사 속에서 맞은 변곡점들에 주목한다. 각 시대적 상황과 사상가를 두루 살피면서 민주주의가 걸어온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 이 책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초에서부터 더 나아가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와줄 디딤돌이 될 것이다. 

목차

서문_민주주의는 개선 행진 중일까?

1. 민주주의의 생성
2. 고대와 근대 민주주의
3. 민주주의의 공화주의적 전통
4. 근대 민주주의의 성립
5. 근대 민주주의의 발전
6. 현대 민주주의의 전제와 조건
7. 현대 민주주의의 구조와 문제
8. 민주주의는 위기일까?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저 : 한스 포어랜더 (Hans Vorlander)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 정치학(정치 이론과 이념사)과 교수. 드레스덴공과대학 헌법과민주주의연구센터 소장. 정치사상사와 비교 정치 분석에 관하여 많은 글을 써왔다. 주요 저서로는 《헌법: 이념과 역사Die Verfassung. Idee und Geschichte》 등이 있다.
 
역 : 나종석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역사 및 사회 이론을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는 《슬로비스의 모자》(공역) 《자본주의의 역사》(공역) 《일상사란 무엇인가》(공역)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정치사상의 전통에서 민주주의만큼이나 논란의 여지가 많은 개념은 거의 없다. 이는 무엇보다도 민주주의가 단순히 경험적 또는 서술적 개념으로만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규범적 이상을 고쳐 써왔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민주주의는 오늘날까지 정치 투쟁 개념으로 남아 있다. 많은 상이한 정치적 조류들, 무엇보다도 자유주의, 보수주의, 사회주의가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민주주의의 결함을 확인하고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청하거나 과도한 민주주의와 거리를 두어왔다.
--- p.8

고대의 자유와 근대의 자유 사이의 차이를 20세기에는 정치적 강요와 개인의 자유 사이의 근본적 대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한편에는 정치 참여를 강제하고 집단적 주권과 복지에 개인을 종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개인의 자유와 독립의 공간을 구획하여 국가의 자의恣意와 사회의 폭정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따라서 근대 민주주의가 시민의 자유와 양립하려면 기본권과 인권의 불가침성을 수용하고 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세기 독재의 경험이 보여주듯이 민주주의는 전체주의에 굴복할 위험에 처한다.
--- p.43

시민적 공화주의는 이탈리아에서 영국을 거쳐 북아메리카로 그리고 그곳에서 일관되게 민주적으로 변모한 버전으로 다시 프랑스로, 이후 길들여진 버전으로 독일로 이어진 운동의 기초가 되었다. 공화주의 사상이 민주주의 사상과 결합되었다. 이는 민주주의를 부분적으로 급진화시켰고 부분적으로 온건화시켰다.
--- p.74

루소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정부는 인민이 결의한 법률에 근거할 때만 정당하다고 간주될 수 있다. 루소에게 입법은 인민의 일일뿐더러 아테나이 폴리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전통의 핵심이자 모든 자유로운 공동체의 기초다. 루소의 접근법이 급진성을 띠는 까닭은 인민, 즉 시민의 총체를 입법과 동일시하고 그들을 분할되지도 않고 양도할 수도 없으며 이전할 수도 없는 주권의 보유자로 규정한 데 있다.
--- p.88

독일 민주주의의 발전은 역설을 보여준다. 독일에서는 1867년에 북독일연방에서 그리고 1871년에 제국에서 남성의 보통, 평등 선거권이 도입되었다. 이는 유럽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비교적 일찍 도입된 것이었다. 형식적으로 보자면 독일의 민주화는 예컨대 1918년에 와서야 보통선거가 관철되었던 영국보다 일찍 시작되었다. 그러나 독일에서 민주화는 의회화, 즉 정부의 의회에 대한 책임을 수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 p.120

정치적 질서 형태로서의 민주주의는 좌파뿐만 아니라 우파 정치 진영에서도 의심을 받았다. 그 이전에 대체로 수용되었다고 해도 민주주의는 정치적 극단 사이에서 갈가리 찢어질 위험에 처해 있었다. 가장 명확한 사례가 바로 바이마르공화국이었다. 이탈리아가 무솔리니와 함께 그 길을 앞서 나아갔다. 지식인들은 좌파건 우파건 여기저기서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해 전체주의적 독재, 파시즘, 민족사회주의, 공산주의로 가는 길을 닦았다.
--- p.131

20세기는 그 어느 세기보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위협이 극적으로 드러난 시기였다. 하지만 20세기만큼 민주주의국가 형태의 승리를 보여준 세기도 없다. 민주주의 질서 흥망성쇠의 이 역설을 독일의 사례는 특별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 p.142

민주주의는 공공성과 투명성, 시민들의 공동 발언과 공동 행위로 존속한다. 그러므로 시민이 모든 수준의 정치체제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조건이다. 이는 아테나이 폴리스 민주주의 이후 오늘날까지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 p.169

출판사 리뷰

민주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을 돌아보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탐색으로 이 책은 고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본 줄기로 삼아 민주주의의 정치적 주체로서의 인민의 의미를 묻고, 긴장 속에서 발전하고 유지되어온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현대 민주주의국가들의 구조적 문제들이 놓여 있는 지점을 영리하게 되짚는다. 민주주의는 대의제적 특성과 직접민주주의적, 국민투표적 특성 사이의 긴장 속에서 발전하고 유지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직접민주주의와 간접적 대의 민주주의 사이에 놓인 자유와 평등의 문제, 다수와 소수의 대립, 시민의 참여와 정치적 무관심 사이를 끊임없이 오갔던 것이다. 순수한 선거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최소치로 정의되며, 민주주의 범위의 한쪽 끝에 자리한다. 흔히 급진적이라 일컬어지는 직접민주주의는 다른 쪽 끝이다. 민주주의는 항상 이 양극 사이에서 이쪽저쪽을 오가며 움직인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이런 흐름을 읽기 가벼운 분량으로 조리 있게 정리했다. 고대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몽테스키외와 루소에 이르기까지 주요 사상가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저자 특유의 관점으로 새롭게 풀어내고 있다.

“민주주의는 모든 정부 형태 중 최악이지만 그보다 나은 형태도 없다.”_처칠

우리는 흔히 민주주의를 차악의 정부 형태라 말한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매우 많은 장점을 겸비하고 있기에 알려진 최선의 지배 형태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장점 중 하나로 학습 능력을 꼽는다. 이 능력 덕분에 민주주의는 거대한 도전을 견뎌내고 극복하면서 위기에 강해지는 방식으로 단점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민주주의가 언제나 승리해왔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으며 오늘날에도 그렇다. 1989, 90년에 시작되었던 민주주의의 호황기는 지난 지 오래다. 자본시장의 세계화, 디지털화의 촉진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 민주적 공론 영역의 재편, 포퓰리즘적 기대와 소외 등의 현상이 현대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 의문을 제기하며 도전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민주주의가 이러한 도전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의 미래를 낙관한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정치에 참여하여 통치자를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지배 형태가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