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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만나다 (2018) - 한용운에서 기형도까지, 우리가 사랑한 시인들

동방박사님 2024. 3. 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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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5명 시인의 삶과 작품을 넘나들며, 근현대 한국 문학사의 심장에 다가가다

이운진 시인이 근현대 한국 시사(詩史)에서 기억할 만한 25명 시인을 소환해, 이들의 삶을 일종의 약전(略傳) 형식으로 복원했다. 한용운, 김소월, 윤동주, 정지용, 김수영, 이상 등 이 책에 등장하는 25명의 시인들은 각각 자신만의 작품 세계가 분명할 뿐 아니라, 지금까지 새롭게 읽히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걸출한 작가들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서정을 계승하고(1장 ‘오래된 미래’를 찾아서), 시대의 고뇌를 응시하며(2장 응답하라, 흑역사!), 시어를 정성스럽게 가꾸고(3장 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 자연을 성찰하고(4장 어느 자연주의자의 시선), 미적 근대성을 추구하고(5장 근대성을 깊이 탐구하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6장 ‘나’라는 소실점) 스물다섯 시인의 면모가 이 책에 올올이 담겨 있다.

삶에 대한 깊은 사유와 웅숭깊은 감성을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 낸 글을 선보여 온 저자는 스물다섯 시인의 삶에서 주요한 순간을 포착해, 이를 시와 함께 촘촘히 엮어 낸다. 시인의 유년, 가족사, 독서 편력, 치밀한 사색, 생활인으로서의 행보, 당대 문인들과 남긴 에피소드 등을 한 조각씩 맞춰 가다 보면, 한 작가의 삶이, 그의 작품을 해석하는 단서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아울러 시인이 죽음에 임박해 남긴 생의 마지막 시,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에 마지막 작품이 되어 버린 시 등 다양한 빛깔의 ‘마지막 작품’을 살펴보며, 시인이 최종적으로 희구했던 문학과 삶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는 기회를 갖는다.

목차

1장 ‘오래된 미래’를 찾아서: 전통의 재구성
한용운 ― ‘님’을 향한 노래
김소월 ― 민족의 서정이 된 가객
박용래 ― 세상 어느 것 하나 눈물겹지 않은 게 없다
박재삼 ― 슬픔과 한의 아름다운 연금술

2장 응답하라, 흑역사!: 시대의 고뇌를 응시하다
이육사 ― 저항과 희망의 시를 쓰다
이용악 ― 유랑민의 삶을 기록한 북방의 시인
윤동주 ― 순결한 청춘의 별이 되다
김수영 ― 자유를 향해 쓴 ‘온몸’의 시
신동엽 ― ‘알맹이’를 위한 꿈을 꾸다

3장 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 시어를 가꾸다
김영랑 ― 남도의 가락으로 읊은 순수한 서정
정지용 ― 감각적 시어를 빚어낸 언어의 마술사
백석 ― 정감 넘치는 토속어로 시를 빚다
서정주 ― 한국어의 아름다운 향연장

4장 어느 자연주의자의 시선: 청록파로 남다
박목월 ― 폐허의 시대에 건져 올린 자연과 가족
박두진 ― 자연, 인간, 신이 하나 되는 꿈을 꾸다
조지훈 ― 멋과 풍류를 아는 기품 있는 선비

5장 근대성을 깊이 탐구하다: 모더니즘의 계보
김기림 ― 지성의 태양으로 시를 비춘 모더니스트
이상 ― 시대를 앞선 모던 보이, 시를 실험하다
김광균 ― 시는 한 폭의 그림처럼
김종삼 ― 내용 없는 아름다움의 시학
김춘수 ― 관념에서 무의미를 넘어 다시 일상으로

6장 ‘나’라는 소실점: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
신석정 ― 목가적 서정 아래 흐르는 지사 정신
유치환 ― ‘깃발’의 의지와 사랑의 세레나데
노천명 ― 고독한 사슴의 시인
기형도 ― 죽음과 허무의 아픈 기록
 

저자 소개 

저 : 이운진
 
1971년 경남 거창에서 출생했다. 1995년 시인이 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톨스토이역에 내리는 단 한 사람이 되어』 『타로 카드를 그리는 밤』 『모든 기억은 종이처럼 얇아졌다』를 비롯해 청소년시집 『셀카와 자화상』을 펴냈다. 산문집으로는 『여기, 카미유 클로델』 『시인을 만나다』 『고흐씨, 시 읽어 줄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질 너에게』가 있다. 제 5회 디카시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책 속으로

김소월이 학업의 기회를 놓치고 돈을 놓치고 시인으로서의 삶을 놓치던 생의 막바지에 발표한 작품이 「기회」라는 것은 우연으로만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가 죽기 한 달 전에 발표한 이 시는 작품 속에 당신이라는 연인을 상정해 놓고 이별을 노래하고 있지만, 실연보다 더 아픈 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어쩌면 모든 것과 생의 저편으로 영영 헤어져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던 건 아닐까 싶어서요. ---「1장 ‘오래된 미래’를 찾아서」중에서

박용래는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 이 시를 써서 아내에게 보여 주었다고 합니다. 아내는 시를 읽고 “이 양반이 점점 동시 작가가 될래나.” 하며 면박을 주었는데, 이 말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고 안타까움을 전한 글이 있습니다. 시에서만은 세상을 맑게 그리고 싶어 했던 시인은 마지막까지 수채화 같은 삶을 시로 옮겼나 봅니다.
---「1장 ‘오래된 미래’를 찾아서」중에서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누가 조금만 꾸짖어도, 친구가 싫은 소리를 해도, 또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이 막혀도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여린 소년이었지요. 주일학교를 열심히 다녔고, 성탄절에는 밤을 새워 꽃송이 장식을 만들던 소년. 옷차림에 관심이 많아서 손수 재봉틀로 허리를 잘록하게 만들거나 나팔바지로 고쳐 입던 멋쟁이 소년. … 이 소년이 바로 윤동주입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전해 주는 이야기들로 짐작하건대 어린 시절부터 윤동주는 감성적이면서 온순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었나 봅니다. ---「2장 응답하라, 흑역사!」중에서

김춘수는 김수영의 「풀」을 보면서 내가 써 보고 싶은 것을 벌써 썼구나 하는 질투가 생겼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대가의 눈으로도 질투가 날 만한, 김수영 시의 한 경지를 보여 주는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은 두고두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풀」이 이룬 성과를 뛰어넘는 멋진 작품이 더 많이 나왔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지요.
풀잎 하나도, 풀잎의 몸짓 하나도, 풀잎을 나부끼게 하는 바람도 모두 자유를 찾는 눈빛으로 읽을 줄 알았던 시인. 결국 김수영은 시를 통해 자신의 삶도 깊게 만들어 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유의 회복이란 바로 인간의 회복이라고 그는 믿고 있었으니까요. ---「장 응답하라, 흑역사!」중에서

언젠가 박목월의 아들인 박동규 교수가 아버지를 회상하며 쓴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시를 쓰기 위해 연필을 깎는 시인 박목월의 모습을 추억했지요. 산문은 만년필로 썼지만 시만은 꼭 연필로 썼기 때문에, 연필 깎는 소리는 비상이 걸리는 소리였다고 합니다. 가족 모두에게 이제부터 조용히 해 달라는 무언의 부탁과도 같았다는 것이지요. 또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시가 완성되면 아내를 깨워 금방 쓴 시를 나직한 목소리로 낭송했다고도 하더군요.
---「4장 어느 자연주의자의 시선」중에서

이상(李箱)이라는 이름은 그의 필명이며, 할아버지가 지어 준 원래 이름은 ‘김해경(金海卿)’입니다. 필명 ‘이상’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연과 의견이 분분한데, 그동안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오랜 벗 김기림의 말이었습니다. 그가 총독부 건축 기사로 일할 때 공사장의 인부가 그의 성을 잘못 알고, ‘이씨’라는 의미로 ‘이상(李さん)’이라 부른 것에서 비롯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 사진첩에 ‘이상’이라는 자필 서명이 남아 있어, 건축 기사로 근무하기 이전에 이미 이상이라는 필명을 쓰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다가 이상의 어릴 적 친구 구본웅에게 선물로 받은 화구 상자에서 필명이 유래했다는 증언이 나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화구 상자가 오얏나무로 만들어져, ‘오얏나무 상자’라는 뜻의 ‘李箱’을 필명으로 지었다는 것입니다. ---「5장 근대성을 깊이 탐구하다」중에서

기형도가 공식적으로 등단하여 활동한 시기는 1985년부터 1989년까지 고작 5년 남짓에 불과한데, 그의 시는 그의 생전보다 지금 더 활발하게 읽히며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시인을 모티프로 한 시와 소설은 물론이고, 그의 생애를 담은 연극이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 젊은 그가 남긴 죽음과 불안, 고독과 상처의 시들은 분명 매혹적입니다. 시 속의 잠언적인 구절들은 감수성을 자극하여, 그의 정서에 쉽게 감염되도록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면의 아픔을 쏟아내고, 죽음의 예감을 기록한 그의 시집을 읽다 보면, 결국 상처투성이인 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것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그를 불러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젊음과 죽음을 동시에 비추어 주는 ‘기형도’라는 거울을 가진 것입니다.
---「6장 ‘나’라는 소실점」중에서

출판사 리뷰

치밀한 고증으로 되살린 시인의 삶, 이것이 시가 태어난 현장이다!

한 편의 시는 진공 상태에서 빚어지지 않는다. 작품을 둘러싼 시대, 작가의 삶 등 특수하고 고유한 맥락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작고한 시인을 독자들 곁으로 생생하게 불러내기 위해, 저자는 증언 자료, 전집, 연구 논문, 기사 등의 자료를 최대한 수집해 하나하나 꼼꼼히 읽었다. 시인의 삶의 조각을 촘촘히 맞추기 위한 방대한 자료 수집은 한 사람이 살아온 역사를 알아야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지나온 삶의 길보다 더 긴 시구를 가진 시는 없다”고 힘주어 서술한다.

저자가 시인의 삶에서 포착한 사소한 풍경들은 시인의 비밀스러운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를 활짝 열어 준다. 옛이야기에 흠뻑 빠진 유년의 김소월, 사랑채 가득 레코드 음반을 산더미처럼 모았던 음악 애호가 김영랑, 하얀 구두를 신고 향기로운 미국산 MJB 커피를 즐기던 세련된 취향의 이상 등 시인의 구체적인 모습을 발견하는 일은 여간 흥미로운 것이 아니다. 그런가 하면 학교생활, 성장 환경, 가족사, 독서 편력, 시작 노트 등을 면밀히 살펴 작품을 지탱하는 사유의 내력을 밝히고, 그 감성의 결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추적하기도 한다.

‘시인 공화국의 정부(政府)’(김소월), ‘우리 시 문학의 가장 큰 빛’(김영랑), ‘한국 현대시 최고의 실험적 모더니스트’(이상) 등의 거창한 칭호로 단순화할 수 없는 시인의 면면은 시가 태어나는 현장을 사실감 있게 전하는 무대가 되어 준다. 작가가 치밀한 고증으로 되살린 25명 시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지난 한 세기 한국 시단의 풍경이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질 것이다.

근현대 한국 시사(詩史)라는 큰 산맥의 윤곽을 그리다

이 책은 전문 연구서가 아니라, 시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대중 교양서이다. 저자가 가려 낸 25명의 시인도 중·고등학교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배우게 되는 시인들이다. 아무리 문학과 담 쌓고 지내는 이들도 그들의 대표 시는 하나쯤 알고 있는, 우리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이다. 저자는 25명의 시인을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이들의 삶과 주요 작품을 살펴보고, 근현대 한국 시사(詩史)라는 큰 산맥의 윤곽을 그려 나간다.

1장에서는 한용운, 김소월, 박용래, 박재삼 등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서정을 계승한 시인들을 다룬다. 한없이 예민한 감성으로 한국인의 서정을 길어 올려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한 시인들이 가닿은 예술적 경지를 맛볼 수 있다. 2장에서는 이육사, 이용악, 윤동주, 김수영, 신동엽 등 역사적 격랑 속에서 시대의 고뇌를 작품 속에 묵직하게 담아 낸 시인들이 등장한다. 일제강점기, 해방 정국, 6·25 전쟁, 독재 등 민족사의 격랑에서 우리 시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했는지 살필 수 있다. 3장의 주인공은 김영랑, 정지용, 백석, 서정주 등 우리나라 시어의 지형도를 새롭게 썼다고 할 만한 시인들이다. 첨단의 감수성으로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시어의 범위를 확장시켜 온 이들의 모습을 통해, 시인은 언어를 다스리는 예술가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4장에서는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등 청록파 3인이 일제강점기의 폭압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순수문학을 지켜 냈는지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5장에서는 김기림, 이상, 김광균, 김종삼, 김춘수 등 모더니즘의 계보를 잇는 시인이 등장해, 시대를 앞선 감각과 실험 정신을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신석정, 유치환, 노천명, 기형도 등 내면세계를 응시하고 탐구하는 데 주력해 온 시인들이 등장해, 어떤 방식으로 자기만의 언어를 쌓아 올렸는지 찬찬히 보여 준다.

근현대 한국 시 문학의 흐름을 큰 틀에서 조망해 보고 싶은 청소년, 교사, 성인 대중에게 이 책은 꽤 유용하다. 시에 대해 더 잘 알고 싶다면, 시인이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본격적인 공부 이전에 입문서 정도의 역할을 이 책에 기대해도 좋다.

스물다섯 시인이 삶의 종착지에 남긴 한 편의 시,
한 예술가의 ‘유언’이자 ‘묘비명’과도 같은 작품 25편을 담다


이 책에서는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찬찬히 따라간 후, 그 종착지에서 ‘마지막 시’를 면밀히 살펴본다. 보통 우리는 한 시인의 문학적 정수를 담은 대표작으로 그를 기억하지만, 이 책에서는 시인이 추구한 문학과 삶의 빛깔을 들여다보는 렌즈로 ‘마지막 작품’을 다룬다. 김수영의 「풀」,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 등 마지막 시가 널리 알려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다. 작가는 평전의 작품 연보와 시 전집, 각종 연구 자료들을 살피며 시인의 마지막 숨소리를 찾았다. 창작 시점과 발표 시점 등의 서지적 사항이 명확하게 고증되지 않은 작가의 경우 말년에 쓰인 작품 여러 편 중 한 편을 선택했고, 월북·재북·납북 시인의 경우 남한에서 마지막으로 창작하거나 발표한 작품으로 선정했다. 이념을 앞세워 문학을 도구화하는 북한에서는 시인이 뛰어난 문학성을 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마지막 작품을 가려내는 데 최대한 엄밀함을 기했지만,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은 ‘마지막 작품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한 예술가가 생의 종착지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작가는 마지막 작품을 열쇠 삼아 시인의 마음속에 이는 회한과 반성, 죽음의 공포, 그리움 등의 격랑을 섬세하게 그려 보인다. 시인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의식했건 하지 못했건, 생의 끝자락에 남긴 한 편의 시를 읽을 때면 ‘마지막’이라는 말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다. 인생의 말기에 이르러 세상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과 함께, 한 인간으로서의 깊은 고백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작품을 알게 되었을 때 시인의 인생이 제대로 꿰어지고, 비로소 그의 시가 주는 감동이 극대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

이 책에 등장하는 25명은 제가 시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 읽었던, 길잡이 역할을 했던 시인들이기도 합니다. 시와 함께하는 동안,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게 된, 아주 개인적이지만 나만의 작은 계기들이 있었다는 것을 글을 쓰면서 다시 확인하곤 했습니다. 시와 함께하고 싶다면, 시인이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혹은 저처럼 좋아하는 시인이 있다면 좀 더 가까이 다가와 보길 바랍니다.
 

추천평

직접 연구하기도 했던 시인에 대한 글들을 읽으면서 언젠가 학생들을 위해 꼭 써 보고 싶었던 책이라고 생각했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사랑을 숨기지 못하고 시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야 만다.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그 놀라운 사랑의 풍경이 펼쳐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시를 읽는 즐거움은 시인의 삶을 이해하는 기쁨이 되고, 어느새 시와 시인을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나누는 유대감으로 확대된다.
어쩌면 시적이기까지 한 스물다섯 시인의 삶이 감동적인 것은, 이 글들이 시와 시인에 대한 찬사를 의도해서 쓴 것이 아니라 시를 사랑하는 한 시인의 갸륵한 마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시를 벗 삼아 시인을 만나러 가는 길은 이토록 아름답다.

여태천(시인, 동덕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