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정치의 이해 (독서)/4.민중투쟁사

노동계급 세계사 (2024) - 날마다 읽는 저항과 반란의 역사

동방박사님 2024. 3. 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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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늘의 세계는 수많은 투쟁의 결과다. 노예제가 폐지되고, 주말이 생기고, 제국주의가 붕괴한 것 등은 모두 억압당하고 착취당한 이들이 그러한 사회구조에 맞서 더 나은 세계를 꿈꾸고 투쟁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존재한 저항과 반란의 ‘역사적 오늘’로 채운 1년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왕이나 정치인, 소수의 자본가들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가 만든 역사를 이야기하는 《노동계급 세계사》는 여성, 청소년, 유색인, 이민자, 원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노인, 실업자, 가사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계급 사람들이 조직을 이루어 행동에 나섰던 ‘오늘’을 보여준다.

목차

추천의 말
출간에 부쳐 _노엄 촘스키(언어학자, 정치 활동가)
들어가며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사진 저작권과 출처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워킹클래스히스토리 (Working Class History)
 
2014년 설립된 국제적 노동자·활동가 단체.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투쟁한 이들의 집단적 역사를 찾아내고 그러한 역사를 새로운 세대의 노동자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민중사 기록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수천만 명에 이르는 독자와 청취자들에 힘입어 영어권 온라인에서 가장 대중적인 민중사 프로젝트 모임으로 성장했다.
 
역 : 유강은
 
국제 문제 전문 번역가.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쏟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The LEFT』, 『노동계급 세계사』,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 『불안한 승리』, 『21세기를 살아가는 반자본주의자를 위한 안내서』, 『E. H. 카 러시아 혁명』, 『핀란드 역으로』, 『미국민중사』 등이 있다. 『미국의 반지성주의』로 제58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책 속으로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과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 이래 신자유주의가 시민들을 공격하면서 부가 급격하게 집중된 한편, 대다수의 실질임금은 정체하거나 감소하고 복지는 잠식되었다. 각국 정부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한층 더 사적인 부와 대기업 권력의 수중에 들어감에 따라 민주주의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또 다른 주요한 공세적 정책은 대중의 조직화를 가로막는 것, 특히 전통적으로 그 선두에 자리하는 세력인 노동운동을 훼손하는 것이었다. 조직적이고 전투적인 민중의 행동은 근본적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위협하는 도전들에 맞서면서 진보를 이뤄온 역사의 결정적인 요소다. 오늘날에도 희망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
---「노엄 촘스키, ‘출간에 부쳐」중에서

왜 노동계급인가?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유형의 차별과 특권은 계급과 교차한다. …… 인종주의부터 동성애 혐오, 트랜스 혐오, 성차별주의, 장애인 차별-몇 가지 사례만 든 것이다-에 이르기까지 모든 억압체계에서 저소득층은 부유층에 비해 더 나쁜 결과를 경험한다. 따라서 가령 여성이나 미국의 유색인, LGBT+ 같은 피억압 집단이 벌이는 투쟁을 단순히 ‘정체성’과 관련된 것으로 가볍게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는 본질적으로 계급투쟁이다. 한 노동자 집단이 어떤 승리를 거두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승리다. 예를 들어, 어떤 저임금 이주 노동자 집단이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데 성공하면 고용주들은 마음껏 착취할 수 있는 이주 노동자를 고용하는 식으로 내국인 노동자들을 약화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환경 파괴와 그로 인한 기후 재앙은 특히 식민화된 세계에서 저소득층과 노동계급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현실은 앞으로도 악화되기만 할 텐데, 따라서 우리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싸움은 우리 계급의 존재론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원주민과 농민의 투쟁, 식민 지배에 맞선 투쟁 또한 대체로 착취에 맞선 투쟁이자 애당초-토지 및 생산수단과 단절된 채-노동계급으로 전락하는 것에 맞선 투쟁이었다. 이 모든 점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포괄적이고 교차적이며 국제주의적인 계급의 시각으로 착취와 억압에 맞선 모든 종류의 싸움을 생생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들어가며」중에서

왜 역사인가?
우리가 정치적 의식을 갖게 되었을 무렵, 이전에 노동계급의 삶을 규정 지은, 누구나 공유하는 투쟁에 관한 지식과 연대의 문화는 많은 곳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이런 지식에 접근하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역사를 읽었는데,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의 투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적인 교훈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진 노동계급 투쟁을 다루는 많은 글이 있지만, 대다수 사람은 그런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없다. 그 글들은 대개 먼지 쌓인 문서보관소에 묻혀 있거나, 온라인 결제의 장벽 너머에 있거나,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더라도 난해하기 짝이 없는 학술적·정치적 전문용어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적 사건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벌인 투쟁과 그 투쟁에 참여한 사람들에 관해 간결하고 알기 쉽게 요약한 데이터베이스를 말이다. 우리는 또한 이런 투쟁을 맞받아치기 위해 부자와 권력자들이 벌인 잔학행위와 때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미명 아래 벌어진 잔학행위에 관한 정보도 포함했다. 우리는 자본주의와 식민주의의 역사를 깔끔하게 세탁하는 지배적인 서사에 맞설 뿐만 아니라 그에 맞서 싸운 이들의 (성공만이 아니라)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 p.23~24

동료 노동자를 지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웠으나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우리는 당신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전혀 모르지만, 오늘 우리가 무엇을 가졌든 간에 어느 정도는 당신들 덕분이다.
---「감사의 말」중에서

노동시간 단축, 토요일 휴무, 산업안전, 고용안정, 삶의 질 향상, 차별 금지에서부터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의 삶이 그나마 나아진 것은 보이지 않는 이처럼 오랜 투쟁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류 역사에서는 대부분 잊힌 역사이거나 의도적으로 삭제된 역사다. 고용주나 정부, 군경의 힘이 무한정 커 보일 때도 있지만, 이 책에 실린 숱한 사례에서 드러나듯 예상을 뒤엎고 순식간에 양보하거나 허망하게 무너지는 일도 적지 않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계급투쟁의 역사로 다시 보는 ‘오늘’
왜 노동계급인가, 왜 역사인가?


노예제가 폐지되고, 주말이 생기고, 제국주의가 붕괴한 오늘의 세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저항과 반란이 있었을까? 우리의 ‘오늘’은 억압당하고 착취당한 이들이 그에 굴하지 않고 더 나은 세계를 꿈꾸며 부당함에 맞서 투쟁한 결과이기도 하다. 과거의 오늘, 누군가는 노예제에 맞섰고, 임금인상을 주장하거나 임금차별 철폐를 외쳤고, 식민 지배의 종식을, 민주주의를, 아동노동 금지를, 노동현장에서의 안전을, 고용안정을, 삶의 질 향상을, 복지국가를, 흑인/성소수자/장애인/여성에 대한 차별 금지를, 하루 8시간 노동과 휴일 보장을 말했다.

《노동계급 세계사》는 세계 곳곳에서 존재한 바로 그런 순간들의 ‘역사적 오늘’로 1년을 채운 책이다. 주류 역사에서 사라진 순간들이, 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건들이 날마다 끊임없이 이어진다. 세계 최초의 파업으로 기록된 기원전 1157년(10월 13일 이집트)부터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다시 등장한 2020년(5월 25일 미국)까지, 세인트키츠와 네비스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구 5만여 명의 국가 세인트키츠 네비스에서 저 멀리 우주정거장에 이르기까지, 언제든 어디서든 누군가는 투쟁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이러한 역사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의 저자이자 2014년 설립된 국제적 노동자·활동가 단체 워킹클래스히스토리는 누구나 공유하는 투쟁에 관한 지식과 연대의 문화가 많은 곳에서 사라진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진 노동계급 투쟁을 다루는 많은 글이 있지만, 대다수 사람은 그런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없다. 그 글들은 대개 먼지 쌓인 문서보관소에 묻혀 있거나, 온라인 결제의 장벽 너머에 있거나,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더라도 난해하기 짝이 없는 학술적·정치적 전문용어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23쪽)

또한 노동계급은 노동자와 실업자, 서로 경쟁하는 각기 다른 기업, 젠더, 국가, 인종, 시민권 여부 등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분열된다. 때로 이러한 분열은 국가와 기업에 의해 ‘의도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어느새 노동계급은 공통의 이익 또는 착취에 맞서는 대신 ‘서로’에게 맞서는 상황을 맞이한다. 워킹클래스히스토리는 바로 이처럼 노동계급 사이 연대의식이 너무도 희미해진 데 문제의식을 가지고, 각기 다른 노동자 집단들에 대한 연대야말로 모든 운동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다시금 상기시키고자 한다.

이에 따라 포괄적이고 교차적이며 국제적인 계급의 시각으로, 착취와 억압에 맞서 일어났던 세계 곳곳의 싸움을 개괄하는 한 권의 책이 탄생했다. 왕이나 정치인, 소수의 자본가들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가 만든 역사를 이야기하는 『노동계급 세계사』는 여성, 청소년, 유색인, 이민자, 원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노인, 실업자, 가사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계급 사람들이 조직을 이루어 행동에 나섰던 ‘오늘’을 보여준다.

날마다 읽는 저항과 반란의 역사
365일, 730가지 역사적 사건이 담긴 이 책을 읽는 법


날마다 하루 두 꼭지씩 역사적 순간의 개요가 정리되어 있다. 각 꼭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이나 운동을 소개하기도 하고, 억압과 차별에 맞서 조직을 이루어 행동에 나섰던 사람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1912년 미국의 로렌스 파업(빵과 장미 파업)처럼 매우 유명한 순간도 있지만, 1935년 세인트키츠섬의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농장 노동자들이 앞마당에 모여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에 돌입한 날처럼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순간도 있다. 비단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식민 지배, 인종차별, 성차별, 장애인차별, 성소수자 혐오에 맞서 싸운 이들의 저항과 반란도 무수히 기록되어 있다. 부자와 권력자들이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잔혹한 행위들에 관한 역사도 포함한다. 각 사건을 서술한 분량은 길어야 2쪽을 넘기지 않는다. 이렇다 할 가치판단 없이 무미건조하다 싶을 만큼 사실관계만을 서술한다. 반란과 저항은 때로는 성공하지만 대개는 실패한다. 무엇이 성공이고 실패인지, 승리이고 패배인지 분명하지 않은 날도 많다. 다만 매일같이 누군가는 저항과 반란에 나섰다는 사실만이 뚜렷하다.

개별 인물보다는 역사적 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노동계급의 ‘집단적 역사’에서 중요한 모든 운동이나 사건을 서술하지는 않는다. 저자들도 “이 책 한 권으로 그런 어마어마한 일을 할 수는 없다”(25쪽)고 고백해두었다. 또한 워킹클래스히스토리가 주로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한다는 점, 구성원들이 사용하는 언어,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료의 성격과 편향 때문에 불가피하게 영어, 에스파냐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언어들과 관련된 식민지 경험이 있는 나라들에 사건이 쏠려 있다는 점도 고지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참고하여, 독자는 내키는 때 내키는 만큼씩 이 책을 자유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이러한 역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본주의/식민주의 관점에서 깔끔하게 세탁된 서사에 맞서게 된다. 나아가 ‘실패한 저항’에서도 무언가 배울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날짜들을 쏙쏙 골라 읽어도 좋고, 이 책을 접한 ‘오늘’을 시작점으로 날마다 조금씩 읽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책장에 꽂아두고 생각날 때 한 번씩만 펼쳐 읽어도 무방하다. 어디를 펼치든 평등과 자유, 해방을 외치는 이들이 가득하다.

노동하는 모두가 곁에 두고 들춰 봐야 할 책

언어학자이자 정치 활동가인 노엄 촘스키는 이 책의 출간에 부쳐 이렇게 썼다. “각국 정부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한층 더 사적인 부와 대기업 권력의 수중에 들어감에 따라 민주주의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15쪽)고. 나아가 각국 정부가 “대중의 조직화를 가로막”고, “특히 전통적으로 그 선두에 자리하는 세력인 노동운동을 훼손하는”(16쪽) 데 공세적으로 앞장서고 있다고 말이다. 2023년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주당 노동시간을 최대 69시간으로 늘리는 퇴행적 노동법 개정안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러한 노동정책으로 “노동 현장에서 불법과 폭력을 뿌리 뽑고, 노동자에게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체계가 이루어지도록”(2023년 3월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복지·노동현장 종사자 초청 오찬에서의 발언,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은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가?

평등보다 부를 꿈꾸며 서로 갈라져 혐오하고 배척하는 시대, 정신없이 ‘미래’를 보느라 무엇이 당연하지 않은지 놓치고 있는 우리는 과거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공고한 억압과 차별에 지치기 전에 우리는 계속해서 투쟁을 이어갔던 과거의 사람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희망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 또다시 조직을 이루고 저항과 반란에 나서는 오늘의 ‘우리’에게 말이다.

저항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힘과 용기를 줄 것이다. 어떻게 오늘과 같은 세계가 만들어졌는지, 이것은 과연 자연스러운지, 정당한지, 어떤 사람들이 세계를 바꾸기 위해 애썼고, 부와 권력을 증대하려는 이들이 무슨 짓까지 했는지를 이 책이 잊지 않게 해줄 것이다. 오늘의 싸움을 이어가는 우리에게 역사 속 연결을 감각하게 하며 끊임없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이 노동하는 모두의 책장에 꽂혀 틈틈이 들추어지기를 희망한다.

추천평

지난 30여 년간, 역사가 사라진 자리에 미래학이 번성했다. 지배계급은 역사의 시간을 지워버리고 ‘미래’만 보라 한다. 그 미래에는 먼저 도착한 승리자들만이 가득하다. 지나간 과거는 새것에 밀려 쓸모없는 고물처럼 인식되다 오락물의 소재로 가공될 때나 잠깐 주목받는다. 그러는 동안 우리도 역사적 사건을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로 여기게 됐다. 한번 지나간 것은 다시 오지 않으며 한번 실패한 것은 앞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 믿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졌다.

역사의 폐기는 지배의 기술이다. 언제부턴가 강의 때마다 “저항이 가능할까요?”와 “그런 사례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나는 수없이 많은 사례가 있다 말하고, 그중 몇 가지를 들려준다. 사람들은 눈을 반짝이며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찾을 수 있나요?” 묻는다. “역사 속에서”라고 나는 대답한다. 이제 이 책을 추천할 수 있겠다. 저항하는 이들에게 노동계급의 역사는 대안의 보고이며 상상력의 씨앗창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지배자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째서 그토록 노동계급의 역사를 지우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만행과 아무리 죽이려 해도 끈질기게 되살아나는 피억압자들의 저항이 노동계급의 역사 속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싸우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계속 나타나는 것일까. 지배계급에겐 악몽일 이 존재들이 우리에겐 용기이자 희망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께 싸워왔고, 우리 앞에 어떤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들이 누구였는지, 날마다의 역사를 통해 그날과 오늘을 이어주는 이 책이 모든 노동자의 곁에 함께하면 좋겠다.
- 채효정 (정치학자ㆍ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
임금체불과 차별, 멸시, 끔찍한 억압과 착취에 맞선 평범한 사람들의 저항은 이따금 승리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경우 패배로 끝난다. 대개는 어느 정도 실패했거나 어느 정도만 성공적이어서 정확하게 승리 혹은 패배라고 가름 짓기도 어렵다. 그럴 때마다 갑작스레 밀려드는 불안과 냉소는 희망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노동계급의 저항이 지속되는 이유는 자본이 노동계급을 끊임없이 착취한다는 점, 그리고 저항의 궤적과 연결을 통한 ‘더 많은 단결’이 후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외치는 ‘장시간 노동 반대’ 구호는 100여 년 전 노동자들이 피 흘려 투쟁한 자취가 있기에 더 크게 울린다.

승리에 대한 간절함과 패배에 대한 쓰라림을 뼈아프게 경험한 사람들은 안다. 이 승리 혹은 패배가 단지 당대의 우리들만이 아니라 역사 속의 우리에게 속한다는 것을. 한데 투쟁의 자취는 어느새 희미해진 듯하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이름 없는 민중의 피눈물과 저항, 단지 ‘내’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 모든 순간의 기록들은 어째서 이토록 찾아보기 어려운 걸까? 다행히도 『노동계급 세계사』는 그것이 먼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고, 하루하루의 역사에 분명하게 새겨져 있다고 알려준다. 매일 아침, 혹은 이따금씩 불현듯 ‘우리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을까? 이 책이 곁에 있다면 가능하다.
-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토지권을 위해 싸우는 원주민, 경찰의 살인에 대규모로 항의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반식민 해방운동, 분노로 일어선 여성들, 제국주의 전쟁에 맞서 전 세계에서 벌어진 대규모 결집 등 이 책이 말하는 ‘노동계급’은 노동계급 사람들의 모든 해방적 행동을 아우른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국제적 범위를 아우른다. 독자는 매일 책장을 넘기면서 그날 벌어진 일을 되살리고 영감을 받을 것이다. 나 또한 정말로 아끼는 이 책을 날마다 펼쳐볼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 록산 던바오티스 (『미국 원주민의 역사(An Indigenous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저자)
『노동계급 세계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전개된 여러 시도와 사건을 통해 역사를 만든 사람들을 알아보려는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존 오브라이언 (스톤월 항쟁 참가자·동성애자해방전선 공동설립자)
아무 날이나 골라서 페이지를 펼친 다음,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투쟁에 뛰어들어 때로 비범한 성과를 얻어내기도 한 역사적 순간의 개요를 한두 개 읽어보라. 핵심만 요약한 편집은 참신할 정도로 실용적이고, 건설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민중의 힘에 또렷하게 초점을 맞춘 서술은 고무적이다. 항상 곁에 두고 들춰 봐야 하는 책이다.
- 워드 처칠 (원주민 권리운동가·『말을 무기처럼 휘두르다(Wielding Words Like Weapons)』 저자)
계급투쟁의 역사를 일지로 빼곡하게 정리한 이 필독서는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담은 보고다. 매일 펼쳐 보면 흔들림 없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 피터 라인보우 (역사가·『메이데이』 저자)
이 중요한 책의 지은이들은 하루하루 벌어진 투쟁을 이야기함으로써 사회 진보가 민중이 수백 년간 흘린 피와 땀, 눈물의 유산임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오늘날 억만장자들은 인류가 쌓은 거대한 사회적 부의 소유권을 주장하겠지만, 여기서 자세히 서술되는 사건들은 더 나은 미래의 윤곽이 무엇인지 드러낸다.
- 조지 카치아피카스 (정치학자·『아시아의 민중봉기』 저자)
세계 곳곳의 권력이 노동자와 환경을 무시한 채 소수를 위해 터무니없이 많은 부를 쌓게 해주는 정책을 추구하는 중대한 시기에 출간된 『노동계급 세계사』는 전 세계 노동자들이 격렬하게 벌인 저항과 반란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멋진 책이다. 이 책은 이른바 자수성가를 말하는 산업계 거물들의 지배적인 역사와 화려한 헤드라인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전 세계에서 착취당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굴종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은 기본권과 존엄, 궁극적으로 노동자의 집단적 해방을 위해 거대한 역경을 무릅쓰고 싸워왔다.
- 스콧 크로 (『검은 깃발과 풍차(Black Flags and Windmill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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