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한반도평화 연구 (책소개)/1.한반도평화

분쟁의 평화적 전환과 한반도 : 비교평화연구의 이론과 실제

동방박사님 2021. 10. 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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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모든 분과 학문에서 통용되는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연구방법이지만, 유독 한반도 평화연구에서는 비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론 비교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령, 김정일 정권과 김정은 정권의 통치이념 비교, 혹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비교와 같이 한반도 문제 내의 소주제별 비교는 이어져왔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와 타 지역의 평화 문제를 비교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그런 연구가 한국국제정치학계에서도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기에도 벅차기 때문이었을까? 연구집단 안팎의 원인이 함께 작용했을 것이고, 그 중 대부분은 좋지 않은 관행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작은 연구집단 규모에서 학술연구와 정책연구가 분화되어 각기의 방식으로 연구하다가 필요시 협업하는 연구 여건과 관행이 정착되지 못한 탓도 크다. 그러나 비교 없이 학문 발전은 한계가 크고, 특히 평화연구에서는 그 의의가 더욱 크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그러나 더 뚜렷하게 평화연구는 규범적 차원과 분석적 차원을 함께 갖고 있다. 여기서 비교가 생략되면 평화연구는 규범과 분석이 연결되지 못하고 편중된 도덕과 건조한 관찰 중 어느 한쪽으로 빠지기 십상이다. 비교는 평화연구에서 연구자가 뽐낼 기교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밟아야 할 연구방법이다. 우리에게 시급한 한반도 평화문제조차 비교를 건너뛰면 그 연구의 타당성이 낮고 그 결과가 정책에 기여할 바도 작을 수밖에 없다. 비교평화연구회가 창립한 이유, 여기에 뜻을 같이한 20여 명의 동료 연구자들이 만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