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한국근대사 연구 (책소개)/1.한국근대사

미니카이 백화점

동방박사님 2021. 12. 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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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나카이백화점은 일본의 식민지 정책 차원에서 부응한 미쓰코시백화점과는 달리 영세한 상점에서 출발하였다. 조선을 무대로 그야말로 빈손에서 시작해 착실하게 쌓아올린 미나카이백화점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조선 최대 규모의 백화점망을 구축하였다.

그러나 이 미나카이백화점은 일본 패망과 함께 붕괴되었다. 그 이후에 후계자들의 재건 움직임도 없었으며, 조선에 진출해 메이지시대부터 약 40년 간 쌓아올린 '미나카이백화점'이라는 브랜드의 신용과 그 경영기술, 노하우가 내팽개쳐지고 쇠진하듯 소멸됐다. 왜 미쓰코시나 다카시마야 등과 같이 역사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을까? 꿈처럼 사라진 미나카이의 흥망성쇠의 과정을 추적하며 일제 강점기 조선의 일상을 만나본다.

목차

기획의 말
한국어판 서문
일러두기(필자)
일러두기(역자)

서장: 왜 지금에서 미나카이백화점인가?

1장 창업: 대구에서 경성으로

1. '미나카이상점' 창업
2. '미나카이 포목점 본점' 개업
3. 뒤늦은 백화점 전개

2장 미나카이의 도약: 미국의 백화점 시찰여행
1. 미나카이백화점 청사진
2. 거대한 미국 문명
3. 나카에 가쓰지로의 사고회로
4. 백화점화의 결단

3장 전략: 백화점왕의 길
1. 확대와 성장의 전략
2. 백화점 경쟁에서 이기다
3. 미나카이의 경영과 마케팅
4. 미나카이의 경영 실태

4장 배경: 조선사회의 일본 적응화
1. 조선의 '대중소비사회화'
2. 경성의 일본 적응화
3. 조선인의 문화변용과 적응
4. 화신백화점의 도전
5. 내선일체화 정책

5장 증언: 미나카이와 함께 한 사람들
1. 나카에(中江)일가
2. 미야케 데쓰오
3.모리 요시카즈(森善一)
4. 사카구치 노보루(坂口昇)
5. 미나카이의 최후

6장 소멸: 환상의 미나카이백화점
1. '오우미상인 정신'과 그 소멸
2. 경영과 마케팅의 계승
3. 환상의 재건 시나리오
4. 붕괴 요인은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5. 미나카이의 전후

맺음말 : 한일 간의 가교로서의 미나카이
저자 후기

나카에 일가 가계도
나카에 일가의 친척
연보
참고문헌
역자 후기
찾아보기
 

저자 소개 (

역 : 김성호
 
솔로몬연구소 대표이자 최고의 변화 코칭 전문가. 일본대학교에서 산업 경영을 전공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인간 개선 기법과 성공 철학에 관해 전 세계적인 자료와 정보들을 고대와 현대에 걸쳐 폭넓게 연구하고 있다.유학 시절부터 성공 철학과 기업의 성공 사례 연구, 심리학적 접근을 통한 동기 부여를 연구했으며, 비즈니스 분야에서 직접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체험하기 위해 오랫동안 통·번역과 비즈니스 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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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하야시 히로시게 (林廣茂)
1940년 조선(한국) 부여에서 출생했다. 도시샤(同志社)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후, 인디애나대학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수료하고, 호세(法政)대학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경영학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시가(滋賀)대학 경제학부 교수 겸 동 대학 산업공동센터장을 역임하고, 현재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학 대학원 비즈니스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마케팅전략, 신상품개발ㆍ브랜드개발, 국제마케팅이다. 외자계 마케팅·컨설팅 기업의 아시아 최고 책임자(CEO)로서 일본 및 아시아에서의 마케팅·상담에 23년간 종사하면서 클라이언트 기업의 상품·브랜드 개발과 마케팅 전략 입안에 깊이 관여했다(1978년~2002년). 또한「일한 마케팅·포럼」의 설립자·공동 대표이사로서 양국간 마케팅 기술의 상호 교류에 이바지하고 있다(1998년~현재). 주요 저서로는 ≪Product management≫(1989, 공역, プレジデント社), ≪Proactive marketing≫(1992, 한국어, 한국광고연구원), ≪한일 마케팅 이야기≫(1996, 한국어, 한국광고연구원), ≪국경을 넘는 마케팅≫(한국어, 2004)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 리뷰

과거 조선에서 만주와 중국 대륙까지 18점포를 가진 거대 백화점 왕국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소설책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대구에 소규모 점포를 창업하여 백화점 왕국을 이룩하기까지의 역사를 일본의 마케팅 전문가가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미나카이(三中井)백화점이다.

일제 강점기 말에 한국에서 태어난 저자는, 미나카이백화점을 근대 일본의 흥망사와 같이한 기업인 동시에 일본적경영의 하나의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는 관점에서 창업, 성장, 발전, 붕괴, 소멸의 환상적인 프로세스를 만천하에 밝히겠다는 생각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집필을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식민지시대 조선반도 전체를 '조선'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에서 앞서 출간된 이 책은, 일본 현지에서는 예리한 마케팅 전문가에 의해 '한 기업의 흥망성쇄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역사'와 함께 검증되었다는 사실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한다.

책의 내용을 보면, 먼저 미나카이백화점의 창업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조선에서의 주도권획득을 놓고 일본, 청, 러시아가 치열하게 싸우던 역사적 상황 하에서, 일본인이 보는 조선은 그야말로 새로운 비즈니스의 미개척지였다.

에도시대부터 소규모로 지방에서 착실하게 상업을 해온 나카이야(中井屋)는 1905년 미나카이상점(三中井商店)으로 조선에 진출하여 대구에서 창업을 한다. 그 후 일본 정부의 주선으로 개업을 해 파죽지세로 시장을 확장해가는 명문 미쓰코시(三越)나 조직적인 시장조사능력을 갖춘 조지야(丁子屋)에 이어 뒤늦게 미나카이는 본격적인 백화점으로 변신을 꾀한다. 조선, 만주, 중국의 광대한 시장을 염두에 두고 4형제 수뇌진은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정보수집 능력 강화, 스피드 경영, 혁신적인 전략시스템을 구축해간다.

그것은 진취적 기상을 가진 수뇌진의 아메리카 시찰로 얻은 경영감각 외에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한 강한 산업보국의 신념을 확립했기 때문이다. 과거 미나카이는 조선총독부의 정책과 조선군의 방위방침을 전면적으로 지지하면서 자청하여 그들의 어용상인이 되어 확대성장 노선을 개척해갔다.

저자는 어디까지나 일본인의 눈으로 보고 검증하고 있다. 저자는 식민지하 일본은 정책적으로 한국문화를 융합해서 일본화 했던 것은 사실이며 또한 조선인이 일본문화를 애용했던 것도 사실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검증하고 있다. 조선인은 일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채용하고 일본상품을 즐겨 찾았다고 보고 있다. 그러한 배경에서의 조선사회의 일본적응화, 대중소비사회화, 문화애용과 적응 등을 언급하며, 당시를 이해하고 그 모습을 그대로 그릴 수 있는 사진도 풍부하게 게재되어 있으며, 독자적인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분석과 자료조사도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메이지(明治) 이후 일본과 조선반도와 중국대륙과의 관계사를 일본마케팅 전문가의 입장에서, 한 기업의 역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그는 현대적 감각으로 창업자 4형제의 오우미상인(近江商人)으로서의 특징과 경영자로서의 능력과 그 한계도 밝혀냈다. 본디 오우미상인의 경영철학은 어떤 것인가? 저자는 거침없이 확대 성장했던 미나카이의 5가지 경영 특성으로 ①광역화(세계화)와 혁신성, ②윤리성, ③강한 동족의식, ④영세한 상업에 종사했었기에 가질 수 있었던 강한 상승 욕구, ⑤강한 국가 지향성을 들었다.

그리고 필자는 미나카이의 실패학에서 교훈을 전하고 있다. 기업은 존속 가능할 때 비로소 경영자가 가지고 있는 그 뜻을 실현할 수 있다(국가 사회를 위해 공헌한다), 사욕을 버리는 실전이야말로 이익과 이어진다(이득은 뒤에 따라 온다). 동시에 전 사원과 함께 비전과 꿈, 뜻, 희로애락을 같이 할 때 비로소 단결심과 역동성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나카이는 몇 가지 문제점 때문에 창업자의 사망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방대했던 백화점 왕국으로서의 위업도 사라지게 된다. 그 가장 큰 이유가 확실한 후계자를 양성하지 못했던 것, 그리고 미나카이를 받쳐주고 있었던 오우미상인(近江商人)정신에서 오는 윤리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로인해 결국은 패전 이후 일본국내에서 다시 부활한 다른 기업과는 달리 일본에서 재건할 움직임도 없이 허무하게 사라졌다는 것이다.

패전으로 인해 그때까지의 조선과 만주ㆍ중국대륙에 있었던 모든 점포나 상품이 접수되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그보다 강력한 재건 의지가 없었던 후계자들의 무딘 경영감각이 문제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기업의 혼'의 상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후 미나카이의 후계자는 주식으로 모든 재산을 날린다. 또, 시가현(滋賀) 유일의 호화스런 저택도 매각한다. 결국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 한적한 산속에서 양계를 시작하지만 그것도 실패를 하고 세상을 떠난다. 그 일가친척과 관계자들을 찾아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들도 가슴에 와 닿는 얘기들이 있다.

국제화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사업이란 그에 관련된 사람들의 인생 드라마'라고 저자는 표현했다. 특히 저자는 조선의 부여 태생으로 유년시절을 한국에서 생활했다. 그 향수가 곳곳에 묻어있는 이 책은 한일 간의 가교로서 미나카이를 새롭게 의미부여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에서는 그 실태가 사라진지 오래된 미나카이지만 조선에 전해져 계승되어지고 있는 백화점 비즈니스의 원형이며, 이것은 지금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의 손에 의해 숙련되고 창조되어 한국독자적인 백화점 비즈니스로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결론에 대한 한국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저자는 '국경을 넘는 마케팅'을 연구하는 전문가답게 한국 대기업들의 「일본감추기(Japan masking)」전략도 소개하고 있는데 일반 독자들에게는 신선한 내용들이다. 또한 필자의 역사인식에 대한 문제는 제쳐두고서라도, 네 형제가 의기투합해서 이룬 미나카이백화점의 신화는 한국의 재벌기업과 영속적인 기업경영을 꿈꾸는 기업들에게 색다른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