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심리학 연구 (책소개)/1.심리학

프랑스 혁명과 혁명의 심리학

동방박사님 2021. 12. 1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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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심리학, 혁명의 속살을 해부하다.
자유·평등·박애라는 구호 뒤에 숨겨진 인간 군상의 검은 욕망.

지금도 프랑스 혁명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성향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는 것 같다. 국민 주권을 최초로 실현한 혁명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얻은 것에 비해 너무 많은 피를 흘리고 너무 많은 폐허를 불러 불필요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엄격한 객관성은 없다지만, 다른 학자들이나 정치가에 비해 그래도 현상을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심리학자인 저자의 눈에 프랑스 혁명은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것으로 비친다.

보통 사람들의 눈에도 프랑스 혁명은 헷갈리게 만드는 구석이 많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정착시킨 것은 좋은데, 비슷한 이상을 추구하던 사람들끼리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서로를 단두대로 처형하며 무려 20년이나 끌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혁명 세력과 혁명 반대 세력의 투쟁으로 수백 만 명의 국민이 죽어야 했던 혁명이 과연 역사에 ‘대혁명’으로 기록될 수 있는가? 대혁명이란 표현은 인류의 운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돌려놓은 중요한 혁명이란 의미인가, 아니면 단지 살육의 규모가 컸다는 뜻인가? 이 책은 이런 여러 가지 의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한다.

과거의 영향, 군중의 행동을 지배하는 법칙, 성격의 붕괴, 심리적 전염, 무의식에서 형성되는 신념, 다양한 형태의 논리들을 바탕으로 혁명의 바닥을 뒤집어 놓는다.


목차

들어가는 글 - 역사의 수정

1부 혁명 운동의 심리학적 요소들

1장 혁명의 일반적 특성
2장 혁명을 지배하는 심리 유형들

2부 프랑스 혁명
1장 프랑스 혁명의 기원
2장 혁명기에 작용한 이성적, 감정적, 신비주의적, 집단적 영향들
3장 과거의 영향과 혁명 원칙의 충돌

3부 혁명 원칙들의 현대적 진화
1장 프랑스 혁명 이후 민주적 믿음들의 발전
2장 민주주의의 진화의 결과
3장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 믿음들

책을 끝내면서
프랑스 혁명 연표
 

저자 소개

저 : 귀스타브 르 봉 (Gustave Le Bon)
 
프랑스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난 르봉은 의학과 인류학을 연구하다 사회심리학으로 영역을 넓혀간 학자이자 사상가이다. 일찍이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아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던 덕분인지 유럽·아프리카·아시아 각국을 수시로 여행했고, 이 해외 경험과 다방면에 걸친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역사·민속학·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의사로서 사회 경력을 시작한 르봉은 파리 코뮌과 제3공화정의 혼란 속에서 대중사회의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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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부, 국제부, LA 중앙일보, 문화부 등을 거치며 20년 근무했다. 현재는 출판기획자와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부채, 그 첫 5000년』(데이비드 그레이버),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더글라스 무크), 『상식의 역사』(소피아 로젠펠드), 『타임: 사진으로 보는 ‘타임’의 역사와 격동의 현대사』(노베르토 앤젤레티) 등이 있다.
 
 

책 속으로

“규제들이 아니라 개인들과 그들의 방법들이 한 국민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아직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효과적인 개혁은 혁명적인 개혁이 아니라 세월이 흐르는 과정에 매일 축적되는 사소한 개선들이다. 중대한 사회적 변화는 중대한 지질학적 변화처럼 사소한 원인들이 매일 축적되어 일어난다. 지난 40년 동안 독일 경제의 역사가 이 법칙의 진리를 놀라운 방법으로 입증하고 있다.”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국민에 기반을 둔 크고 무능한 의회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는 분명 훌륭한 심리학자임에 틀림없다. 프랑스 혁명 기간 내내 의회들이 재앙을 낳았다는 사실이 그의 눈에도 명백히 보였던 것이다.”

“자연은 평등 같은 것을 모른다. 자연은 천재성과 미(美), 건강, 활력, 지능 등을 불공평하게 분배하고 있으며, 그런 것들을 가진 사람들이 동료들보다 우월하도록 만들고 있다. 어떠한 이론도 이런 모순을 바로잡지 못한다.”

“현대적인 진보의 조건들은 평등 이론에 적대적인 자연법의 편에 서 있다. 과학과 산업은 지적 노력을 더욱더 요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적 불평등과 거기서 비롯되는 사회적 조건의 차이가 더욱 가속화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놀라운 현상을 관찰한다. 법과 제도가 개인들의 평준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문명의 발전이 개인들 사이의 차이를 더욱 키우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농민에서부터 봉건 제후에 이르기까지, 그들 사이의 지적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근로자에서부터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이들 사이의 지적 차이는 엄청나며 날로 커지고 있다.”

“다양한 통치제도에 대한 모든 토론은 실제로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통치제도 자체에는 특별한 미덕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통치제도의 가치는 언제나 통치를 받는 사람들의 가치에 좌우될 것이다. 어느 국민이 국가의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통치제도가 아니고 각 개인들의 개인적 노력의 총합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그 국민은 위대한 발전을 신속히 이룰 것이다.”

“프랑스 혁명 동안에 군중의 활동을 보면 교훈적인 구석이 많다. 그 기간의 군중의 역사는 모든 미덕의 뿌리를 민중의 혼에서 찾는 정치인들이 잘못되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혁명의 사실들은 정반대로 국민이 문명의 바탕인 사회적 제약에서 풀려나 본능적인 충동을 따를 경우에 아주 쉽게 고대의 야만 상태로 빠져버린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