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3.한국문학

7.김금희 < 경애의 마음 >

동방박사님 2022. 1. 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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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8년 최고의 기대작, 김금희 첫 장편소설
당신의 마음은 오늘, 안녕한가요?


2014년 출간한 첫번째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로 신동엽문학상을,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 대상을, 이듬해 「체스의 모든 것」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빛나는 기대주로 급부상한 소설가 김금희의 첫번째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이 출간되었다. 2017년 봄부터 겨울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하며 문단의 호평과 독자의 기대를 한껏 받은 『경애의 마음』은, 성석제 장편소설 『투명인간』, 김애란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등 『창작과비평』 장편소설 연재작 흥행 계보를 잇는 2018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출간 전 실시한 300명 사전서평단 이벤트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고등학교 시절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경애와 같은 사고 현장에서 단 한명의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수가 서로의 연결고리를 모른 채 ‘반도미싱’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며 시작되는 이 소설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켜켜이 담겨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경애의 마음』은 한가지 독법으로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다층적으로 읽히는 수작이다. 이 미덥고도 소중한 소설을 곁에 둔다면 지난 세월 우리가 견뎌온 아픈 시간이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유머로 위로되고, 앞으로의 삶을 좀더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목차

공란은 곤란하다 / E / 너와 나의 안녕 / 없는 마음 / 살인은 연애처럼 연애는 살인처럼 / 차디찬 여름 / 당신은 여동생이 있나요? / 다친 줄도 모르고 웃는 / 빗방울이 내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어 / 언니는 죄가 없다 /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 : 김금희 (金錦姬)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했다. 인하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저서로는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등이 있고,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
 

 리뷰

당신과 나를 우리로 연결할 그 어떤 경애 (敬愛)
도서1팀 김유리 (asalighter@yes24.com) | 2018-08-14
어떤 소설은 한번도 독자를 울리지 않고도 감동시킨다. 침착하고 담담하게, 어떤 과장이나 장치 없이도 그렇게 어느 장면을 마주하게 한다. 김금희는 그 능력이 탁월한 소설가이다. 때론 비장한 문장을 만나면 그녀가 「조중균의 세계」 자체 아닌가 웃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조중균’처럼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 이들. 그래서 어쩌면 세상의 안에 끼어들지 못한 채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사람들을 다시금 첫 장편소설 『경애(敬愛)의 마음』에서 조우한다.

소설엔 주인공답지 않은 이들이 주축이다. 아버지는 전직 국회의원이지만 정작 자신의 낙하산으로 미싱기 회사에 팀장’대리’를 단 상수. 그리고 3년 전 실패한 파업으로 회사에서 눈칫밥을 먹고 다니는 경애. 회사에선 그 둘은 영업3팀으로 묶어 버린다. 아무 일도 성공하지 못하고, 하는 것도 없는 그런 루저 집단으로 번번히 성공하지 못할 일만 지시한다.

그렇게 루저로 하나가 된 그들은 서로에게서 발견한 슬픔과 죽음을 서서히 공유한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야 살 수 있는 무기력 상태로 그들을 밀어 넣은 건 바로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과 이별이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낭만적인 상수와 독특한 경애는 고통에 관한 이해를 토대로 현실(회사)와 가상(페이스북), 한국과 베트남,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반복하며 탄탄히 층을 쌓아간다. 그 누구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가면서.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 내릴 필요는 없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김금희 작가의 이번 소설 역시 이전 작품들처럼 은총, 조선생 등과 같은 어딘가에는 꼭 있을 사람들이 서로 껴안고, 지켜 본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 제목은 다분히 중의적이다. 주인공인 경애의 마음이면서 동시에 공경하고 사랑한다는 뜻. 어쩌면 우리는 그 마음’들’을 오랫동안 잊고 지내지 않았을까. 1990년대 노래나 영화처럼 색이 바란 그 마음들을 꺼내보게 하는 장면들이 소설 곳곳에 숨어 있다. 그 장면과 마주칠 때마다 작가에게 경애의 마음을 다시 한번 표한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 사랑스러운 풍경을 기다렸을 누군가에게 분명 반가울 소설이다.
 

책 속으로

마음을 어떻게 폐기하느냐고 물었지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느냐고. (…) 태워주겠다는 그 사람 차에 타지 않고 택시로 강변북로를 달려 돌아오는데 자신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잖아요. (…) 폐기 안해도 돼요.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잖습니까. 건강하세요, 잘 먹고요, 고기도 좋지만 가끔은 야채를, 아니 그냥 잘 지내요. 그것이 우리의 최종 매뉴얼이에요.
--- p.176

출판사 리뷰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우리는 견뎌왔다


연인과 이별하고 씻는 일조차 할 수 없는 깊은 무기력에 빠진 경애가 그 잔인했던 여름 내내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연애를 상담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심상한 솔루션을 답신으로 보내주곤 했던 연애상담 페이지 ‘언니는 죄가 없다’의 운영자 ‘언니’를 경애는 몇년 뒤 회사에서 만나게 된다. 반도미싱 영업부의 팀원 없는 팀장대리로, 낙하산이라는 오욕을 견디는 상수는 퇴근 뒤 밤에는 ‘언니’라는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한 회사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게 된 경애와 상수 사이에는 사실 그들도 모르는 연결고리가 또 하나 숨겨져 있었다. 1999년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은 두 사람. 경애는 동시에 그 사고의 생존자이기도 했다. 그 연결고리를 알지 못한 채 둘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점점 더 특별한 애틋함으로 다가가게 되는데……

일견 두 사람의 연애서사로 읽히기도 하는 『경애의 마음』은 한가지 독법으로 읽기에는 소재가 다양하고 의미가 풍부해 자칫하면 이 작품에 산재한 많은 키워드를 놓칠 수 있다. 경애가 반도미싱의 부당함에 맞서 벌이는 파업과 그 파업에 가담했던 다른 동료들, 특히 ‘조선생’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노동의 윤리와 그에 실린 목소리는 묵직한 감동을 준다.

“일은요, 일자리는 참 중요합니다. 박경애 씨, 일본에서는 서툰 어부는 폭풍우를 두려워하지만 능숙한 어부는 안개를 두려워한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안개가 안 끼도록 잘 살면 됩니다. 지금 당장 이렇게 나쁜 일이 생기는 거 안 무서워하고 삽시다. 나도 그럴 거요.”(30면)

그리고 경애와 상수, 두 인물의 내면을 관통하는 하나의 사건이 있다. 1999년 10월 실제 있었던 동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은 학생들에게 “돈 내고 가라”는 사장이 문을 잠가버려 56명의 사망자를 낳았던 가슴 아픈 사건으로 기억된다. 같은 상처를 공유하는 경애와 상수에게 이 화재사건은 단순히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슬픔이다. 수십명이 사망한 화재사건임에도 사람들은 고등학생들이 술을 마시다 참사를 당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죽음에 대한 애도와 슬픔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경애와 상수는 이 사고로 잃은 소중한 친구를 애도하며 재난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삶을 견디며 나름의 애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인물들은 모두 단단하지만 “아플 때 아파야 하는 사람”(102면)들이다. 경애의 엄마, 경애의 친구인 미유, ‘반도미싱’의 팀장 김유정까지, 그들은 연대하고 도우며 함께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서로의 마음을 보듬는다. 상수가 운영하는 연애상담 페이지 ‘언니는 죄가 없다’ 또한 연장선에 있다. 사랑을 잃고 일상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된 사람들에게 상수는 ‘언니’의 이름으로 “얼른 자요” “밥을 챙겨 먹읍시다” 같은 살뜰한 말로 마음을 전한다.

어릴 적 겪은 사고, 부모의 이른 죽음, 회사에서 당하는 냉대, 연인과의 이별 등으로 어딘가 한구석이 부스러진 채 살아가던 경애와 상수는 서로를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경애(敬愛)’의 마음을 배워나가며 스스로 단단해져간다. 한 사람을 ‘경애’하는 마음이란 곧 그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이란 사실을 함께 깨우치면서 말이다.

상수는 (…) 경애가 그랬을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듯 마음이 오므라들었다. 기가 죽고 축소되었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이란 그렇게 함께 떨어져내리는 것이었다.(208면)
고통을 공유하는 일은 이토록 조용하고 느리게 퍼져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느꼈다. 밤이 깊어지듯이 그리고 동일하게 아침이 밝아오듯이.(318~19면)

당신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단 한권의 책

무형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작가 김금희의 문장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슬픔, 설렘, 외로움, 그리움 등 섬세한 마음의 결이 살아 있는 문장들은 갈피를 접고 오래 숨을 고르게 만든다. 곁에 두고 천천히 아껴 읽고 싶은 문장으로 가득한 『경애의 마음』에는 우리의 마음을 고스란히 풀어놓은 것 같은 다정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울고 웃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는 많은 독자 서평에서 알 수 있듯 섬세한 표현과 매력적인 캐릭터, 장편소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으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이야기로 올여름을 채워줄 단 한권의 소설을 기다려왔을 독자들 곁에 『경애의 마음』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2030 독자들의 극찬을 받은 소설!
사전서평단 300인의 뜨거운 반응


가장 잊지 못할 최고의 장편소설이었다. 최혜련

이 책은, 내겐 처음부터 끝까지 ‘위안과 위로’였다. 임경애

무엇보다도 격려를 받은 느낌이었다. 다리가 후들거리던 때에 이 소설로 부축을 받았다. 좋은 소설은 무엇보다도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만하게 좋은 소설이다. 당신의 마음에게 이 책을 권한다. 김영성

이 소설을 왜 읽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첫째, 당연히 재밌어서라고 말하겠다. 자꾸만 나를 멈추게 하는 문장들이 있었고 속으로 울음을 삼키고 봐야 하는 문장들이 있었다. 신예은

시종일관 재밌다. 읽는 동안 아프고, 웃기고, 그러면서 많이 따뜻했다. 지수

욕조 속에서, 도서관에서, 까페에서 『경애의 마음』을 읽어가며 여러번 눈물을 뚝뚝 흘렸다. 슬퍼서가 아니었다. 좋아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아주 오랫동안 이런 한국소설을 기다려왔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오랜 기다림에 대해 다정하고 따듯한 답장을 받은 느낌이었다. 권은경

읽어나가면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하는 작가가 또 한명 생겼다. 김수현

수많은 문장들이 내 마음을 흔든다. 소설 속에 너무 깊이 빠져버려서 다시 나로 돌아오는 데에도 한참이 걸렸다. 황초롱

이 책의 연재를 지켜본 지인은, 개인적으로 이 책이 2018년 최고의 한국 장편소설이 될 거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나도 책장을 덮으며 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정하영

마음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분명 『경애의 마음』을 통해 선선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윤주

누군가의 삶을 이토록 지긋이 바라보고 곡진하게 담아내는 작가가 있다는 것이 이 시점의 내게 이토록 큰 위로가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끝이 다가오지 않기를 바랐던 이 작품과 작가에게 벅차오르는 ‘경애’의 마음을 바친다. 이은지

김금희의 문장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루만지고 끝내 손을 잡아주는 듯한 힘이 있다. 거기에서 나는 위로를 얻는다. 잊지 말자고, 지지 말자고. 사람인 이상, ‘경애’하는 마음만은 버리지 말자고. 조시현

이 소설은 내게 ‘위로’였다. 내 마음을 들킨 것처럼 화끈거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담담히 위로하는 다른 인물들로 인해 나 역시도 위로받고 치유받는 기분이었다.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다 그렇게 나아간다, 견뎌간다, 하고. 이영아

이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이 소설을 읽기 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나는 분명 변했다. 어떤 마음이 어떤 이유로 생기든 그 마음들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인수

소설을 다 읽고 나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마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몰랐던 나의 마음도. 차유오

상실과 버림으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따뜻하고 공손한 안녕의 말이 『경애의 마음』에 담겨 있다. 온 마음을 다해 소설을 읽고 나면 우리의 지치고 헐거운 마음에 이제부터 살아내야지라는 근거 없는 희망이 불쑥 솟아오른다. 박금미

오늘 나는 여전히, 그리고 충분히 혼자 강변북로를 걸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럼 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혼자 걸어갈 수 있고, 그래서 살아갈 수 있다. 켜켜이 쌓인 마음과 마음, 그 사이에서. 그리고 이 책을 만난 당신들 모두 그렇길 바란다. 박솔

소설이 전해주는 공감의 언어와 그 따스한 위로는 경애가 그가 남긴 언어를 소중히 다루듯, 나에게도 아주 오래도록 남아 인생의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문금란

사랑을 앓아본 사람이라면, 경애의 마음을 서술한 김금희 작가의 문장에 고개를 끄덕이고, 끄덕임으로 부족한 순간에는 눈물까지 흘리고야 말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강신원
 

추천평

단정하고 섬세한 문장과 예리한 시선으로 개성있는 서사를 만들어내는 김금희는 오늘 한국소설의 젊은 성좌 가운데서도 가장 빛나는 별들 중 하나다. 염무웅 문학평론가

좋은 장편소설이란 언제나 희귀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케 하는 새로운 장편이다. 김금희의 『경애의 마음』이 바로 그런 작품이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과 혐오, 재난과 폭력을 뚫고 ‘촛불민주주의’를 이룬 새 시대 주체들의 이야기다. 이 장편의 특별함은 그것이 빼어난 연애소설이기도 하다는 것과 떼놓을 수 없다. 사실, 그 새로움은 연애의 방식을 소설 내부로 끌어들여 마음 중심으로 서사를 꾸린 데 있다. 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 연애인데, 마음은 경계가 없어 개인들의 속내와 세상살이를 가로지르며, 과거·현재·미래의 맺힌 순간들을 무시로 소환한다. 이 소설이 어떤 노선도 목적지도 없이 자유롭게 유영하다 어느새 실한 장편의 스케일을 획득하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덕분에 독자는 각자도생하는 우리 시대 사람들의 힘든 일상뿐 아니라 경애의 트라우마라든지 상수의 이중생활을 비롯한 심상찮은 사건들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상처 입은 그들이 서서히 자기 삶의 주체로 나서는 과정도 지켜보게 된다. 함께 새 시대를 연 촛불시민들께 ‘경애의 마음’에 귀 기울이기를 권하고 싶다.
한기욱 문학평론가

김금희의 소설을 읽는 내내 외로움이나 그리움 같은 말로 뭉뚱그렸던 감정이 어느새 귓가로, 살갗으로, 심장의 압박으로 전해졌다. 작가가 써내려가는 문장들을 따라 나 역시 지독하게 외로웠고, 누군가 그리웠으며, 그들과 함께 그 시간을 견뎌냈다. 이윤정 드라마PD

폐허 같은 시간들을 몇번씩이나 돌아보는 마음, 돌아볼 때마다 한결같이 손을 흔들어 내보이는 기억, 그 시간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앞으로는 더 괴로울 것이라는 예감 끝에 다시 뭉근한 마음이 매달리는. 김금희는 오래 울고 있던 숱한 마음들을 불러내놓고는 이내 가만가만한 문장으로 그 면면을 어루만진다. 『경애의 마음』은 지금 우리의 마음으로 광장처럼 드넓다.
박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