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3.한국문학

하늘은 맑건만 (1938: 현덕)

동방박사님 2022. 2. 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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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가슴 뜨끔한 거짓말!
푸른 하늘 아래 문기는 당당히 고개를 들 수 있을까?


한국 소년소설의 개척자 현덕의 『하늘은 맑건만』이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11권으로 출간되었다. 우연히 손에 쥐게 된 돈을 식구들 몰래 다 써 버린 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문기의 이야기를 그린 「하늘은 맑건만」, 학교 실습용으로 가꾸어 놓은 고구마밭이 파헤쳐지자 같은 반 친구를 의심하게 된 기수의 이야기를 담은 「고구마」가 한 권에 묶였다. 양심과 우정, 어려운 가정 형편처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청소년들의 고민이 생생하게 그려져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바 있는 이지연 일러스트레이터는 작품이 쓰인 1930~40년대 배경을 오늘날 독자가 보기에도 낯설지 않은 그림으로 솜씨 좋게 펼쳐 내며 깊이 있는 감상을 돕는다.

동화에서 소설로 가는 징검다리
책과 멀어진 친구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소설의 첫 만남’은 문학적으로 뛰어난 단편소설에 풍성한 일러스트를 더한 새로운 소설 읽기 시리즈이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100면 이내의 짧은 분량,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 책 읽기를 낯설어하는 독자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끈다. 특히 청소년의 독서력 양극화가 나날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학교 현장의 교사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이런 책을 기다려 왔다”는 호평을 받았다. 책 읽기를 포기한 ‘독포자’들에게 다시 한번 책과 가까워지고 문학을 좋아하게 될 기회를 제공하고, 동화에서 읽기를 멈춘 아이들에게는 소설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위에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문학과 점점 멀어진 이들이 다시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우리의 독서 문화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목차

하늘은 맑건만 / 고구마

 

 

저자 소개

저 : 현덕 (玄敬允, 현경윤)
 
1909년 2월 15일 서울 삼청동에서 현동철과 전주 이씨의 3남 2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현경윤이고 본관은 연주다. 그는 192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달에서 떨어진 토끼」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남생이」가 당선되어 정식 등단했으며, 「경칩」(1938),「층」(1938),「두꺼비가 먹은 돈」(1938)을 연이어 발표했다. 1946년에는 조선문...
그림 : 이지연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2013년과 2015년 볼로냐 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다. 『우리 집에 갈래?』를 쓰고 그렸고, 『안녕, 겨울아』, 『하늘은 맑건만』, 『밤 한 톨이 땍때굴』 등에 그림을 그렸다.
 
 
출판사 리뷰
생생하게 펼쳐지는 우리들의 양심에 관한 이야기

현덕의 작품에서 청소년 주인공들의 심리와 갈등은 실감 나게 드러난다. 표제작 「하늘은 맑건만」은 어려운 형편 탓에 삼촌 집에 얹혀살고 있는 문기의 이야기를 그린다. 문기는 어느 날 숙모의 심부름을 하다가 예상치 못한 많은 돈을 갖게 된다. 그 돈을 친구 수만이와 함께 장난감이며 만화책을 사는 데 다 써 버린 문기는 곧 죄책감에 시달린다. 게다가 수만이의 강요에 못 이겨 두 번째 잘못까지 저지르면서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언제나 다름없이 여러 아이들은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대로 뛰고 마음대로 지껄이고 마음대로 즐기건만 문기 한 사람만은 어둠과 같이 컴컴하고 무거운 마음에 잠겨 고개를 들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문기는 전일처럼 맑은 하늘 아래서 아무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는 마음이 갖고 싶다. 떳떳이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떳떳이 남을 대할 수 있는 마음이 갖고 싶었다. ―본문 51면

문기는 과연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삼촌과 숙모로부터, 누구보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을까? 생각지 않았던 잘못을 저지른 뒤 괴로워하는 청소년의 속내가 손에 잡힐 듯 묘사된 작품으로, 독자들 또한 조마조마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문기를 바라보게 된다. 우리가 잃어버릴 수 없는 양심에 관한 이야기로서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을 전한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믿고 존중하는 마음

또 다른 작품 「고구마」의 주인공 기수는 학교 실습용으로 가꾸어 놓은 고구마밭이 파헤쳐진 것을 목격한다. 누군가 몰래 고구마를 캐내 먹은 것이다. 친구들은 모두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수만이를 범인으로 단정 짓고 몰아세우지만, 기수만큼은 수만이를 감싸 주고 싶다. 한때 절친했던 친구로서 의리를 지키고 싶기에, 나아가 집안이 어렵다고 함부로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믿기에 기수는 수만이의 편에 선다. 그러나 끝내 기수도 의심의 눈초리가 수만이에게 향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청소년 시기 친구 사이의 오해는 대개 사소한 일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오해와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에는 기성 사회의 선입견과 편견이 영향을 끼친다. 작가 현덕은 이러한 친구 관계의 속성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가난에 대한 업신여김, 목소리 크고 힘센 아이가 여론을 주도하는 상황 등은 오늘날의 교실에 대입해 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아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현덕은 이런 아이들을 마냥 나무라지 않는다. 이 작품의 진정한 미덕은 여러 오해와 다툼, 갈등을 거친 뒤에 청소년들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고 믿는 작가의 올곧은 시선에 있다. 아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존중하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져 온다.

현덕의 소설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될 만큼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이다. 『하늘은 맑건만』은 이 작품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읽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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