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정치의 이해 (책소개)/5.법과 정의

헌법의 탄생

동방박사님 2022. 7. 2. 23:15
728x90

책소개

우리 인간이 만든 사회의 최종 질서, 헌법
세계 역사로 보는 헌법의 탄생 과정, 『헌법의 탄생』


『헌법의 탄생』은 변호사 차병직이 세계 헌법의 탄생 과정을 통해 지금의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고자 쓴 책이다. 변호사인 저자는 국민이 느끼는 법과 법조인이 느끼는 법의 괴리감을 줄이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세계 주요국들(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중국, 한국, 북한, 라틴아메리카, 이슬람)의 헌법 탄생의 과정을 한 권에 담고 있다. 세계사의 큰 획을 그은 8개 국가와 2개의 대륙 헌법을 한 권에 다룬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헌법을 안다는 것은 ‘그 나라의 정신을 안다’고 할 수 있다. 『헌법의 탄생』은 세계의 다양한 국가들의 헌법적 탄생 과정을 통해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보고,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보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세계의 헌법과 핵심 키워드
· 영국 헌법: 헌법 정신의 탄생
· 미국 헌법: 성문화된 최초 헌법의 등장
· 프랑스 헌법: ‘자유’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권리 선언
· 독일 헌법: 이상의 헌법, 현실의 기본법
· 러시아 헌법: 사회주의 헌법의 등장
· 일본 헌법: 타인의 헌법
· 중국 헌법: 공산주의 헌법의 탄생
· 한반도 헌법: 해방이 낳은 두 개의 헌법
· 라틴아메리카 헌법: 피와 저항으로 이루어낸 헌법
· 이슬람 헌법: 신이 만든 법 아래 인간이 만든 헌법

 

목차

책을 시작하며: 정치적 동물의 존재 증명 방식에 대하여 * 5
프롤로그: 헌법의 감각 * 13

1. 영국 헌법: 헌법은 역사 속에 있다 * 19

2. 미국 헌법: 최초 헌법의 등장 * 91

3. 프랑스 헌법: ‘자유’라는 이름으로 권리를 선언하다 * 173

4. 독일 헌법: 이상의 헌법, 현실의 기본법 * 249

5. 러시아 헌법: 불만의 신세계에서 * 331

6. 일본 헌법: 타인의 헌법 * 399

7. 중국 헌법: 붉은 대륙, 붉은 별, 붉은 혁명 * 477

8. 한반도 헌법: 해방이 낳은 혼란의 국토 * 555

9. 라틴아메리카 헌법: 피와 저항, 열정 속에서 태어나다 * 685

10. 이슬람 헌법: 신이 만든 법 아래 인간이 만든 헌법 * 709

에필로그: 헌법의 얼굴들 * 731
참고문헌 * 742
찾아보기 * 757

 

 

저자 소개

저 : 차병직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구성원 변호사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 법과대학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저서로 《사람은 왜 서로 싸울까》 《사람답게 아름답게》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 《단어의 발견》 등을 썼고, 공저로 《지금 다시, 헌법》 《어둠은 빛을 이...
 

책 속으로

동일한 규범을 해석하더라도 어떠한 논리적 방식을 취하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다. 정치적 사건이든 사소한 재산권 분쟁이든 현실의 법정에서 누구나 경험하고 발견한다. 나치를 피하여 미국이라는 신세계를 찾은 유대인들은 새 국적의 신분으로 자기 정체성의 일부를 변환시키는 의식에 대한 승인의 요건으로 그 국가의 헌법과 마주했다. 헌법은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는 장전이기 이전에, 그 국가의 고유한 정치적 특성을 드러내는 문서다. 헌법을 읽는 것이 그 나라를 이해하는 하나의 지름길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프롤로그: 헌법의 감각」중에서

근대 국가의 징표의 하나가 헌법이다. 그때 헌법은 근대 헌법이다. 근대 국가는 근대의 산물 중 하나다. 사람들이 ‘근대’라고 말하는 순간, 근대 이전과 이후가 구분된다.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세계와 안정적 세계로 나뉘어 느껴지기도 한다.
---「프롤로그: 헌법의 감각」중에서

헌법은 과거의 국가나 정부에도 있었다. 헌법을 국가의 운영을 위한 정부의 조직 규범으로 이해하면 그렇다. 국가가 아닌 정치공동체라 하더라도, 공동체의 운영 주체가 가지는 권력과 권력의 행사 방법 그리고 권력의 승계 및 유지에 관한 규범은 바로 실질적인 헌법이다.”
---「에필로그: 헌법의 얼굴들」중에서

근대 국가는 그 공동체에 속하는 국민에게 견고한 집이다. 헌법은 집의 중요한 요소로 주춧돌이나 마룻대의 역할을 한다. 국가라는 집과 울타리가 그런대로 견고하다는 생각 역시 근대적 관념이다. 현실적으로 헌법은 국가 내에서 통합적이고 통일적인 규범의 기능을 담당하리라 기대한다. 개별법은 끊임없이 제정과 개정 그리고 폐지를 반복하면서 현실에 적응하는데, 그 모든 변화는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헌법은 세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이 없어야 안정적 견고함을 제공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헌법도 흔들리는 조짐을 보였다. 헌법적 정의가 자연법적 정의와 법적 정의 사이에서 균형을 잃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헌법의 흔들림은 헌법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의존 때문에 발생했다. 헌법은 규범으로서 이중적 성격을 지녔다. 이상적 근본 규범이라는 상징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범의 하나이기에 현실적 효력을 발휘하는 실정성이 혼재되어 있다. 헌법의 상징성을 강조하여 손이 닿지 않는 추상의 허공에 올려놓고 세속의 문제는 헌법이 거느리는 모든 실정법이 해결하도록 한다면, 헌법의 고결성은 보존할 수 있겠지만 헌법을 만든 국민과 헌법 사이의 괴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에필로그: 헌법의 얼굴들」중에서

헌법의 불안 요인은 국가 내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에서 헌법은 유효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헌법은 국제법이 아니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거나, 아예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헌법의 미래 담당 능력의 측면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헌법의 토대를 이루는 기본적 배경은 민족, 국가, 국민 그리고 주권이다.
---「에필로그: 헌법의 얼굴들」중에서

영국에 헌법이 있는가? 이런 의문은 당연할 수 있다. 의문은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질문이라면 우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에 왜 헌법이 없겠는가. 의회 제도의 전형을 보여주는 국가에 헌정 질서가 존재하지 않을 리가 없다. 헌법은 애당초 불문의 형식으로, 관습의 일부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영국에서 헌법의 시작을 찾는 일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단, 영국의 헌법은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실체를 찾아야 한다. 드러나 있지 않고 숨어 있으며, 묶여 있지 않고 흩어져 있으므로 발견하고 모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에 헌법이 있는가?”라는 의문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의문을 조금 바꾸어 표현하면, “영국의 헌법은 어디에 있는가?”이다. 영국 헌법은 영국 자체 속에 있다. 역사 속에 헌법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1. 영국 헌법: 헌법은 역사 속에 있다」중에서

헌법의 정신이 탄생한 곳이 영국이라면, 헌법의 육체가 처음 만들어진 곳은 미국이다. 단언하건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그러하다는 것이다. 헌법이라는 제명 아래 조문별로 기록하여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유형의 규범을 최초로 만든 나라가 미국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성문화된 최고법을 제정하면서 거의 모든 현대 국가 정치인들의 욕망에 불을 붙이는 대통령이라는 직책도 창안했다. 국가의 물리적 토대가 되는 땅 자체도 마찬가지다. 기왕에 존재하던 국가가 정체와 국체의 변경이라는 혁명을 통해 헌법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 헌법의 제정과 동시에 그 땅에서 최초의 국가를 세운 것이다.
---「2. 미국 헌법: 최초 헌법의 등장」중에서

무니에는 헌법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헌법의 앞머리에 권리 선언을 삽입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헌법이 훌륭한 것이 되려면 인간의 권리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 하며, 그것을 보호해야 합니다. 자연적 정의로부터 각 개인이 부여받은 권리와 모든 종류의 사회에서 토대로 삼아야 하는 원칙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헌법의 각 조항이 그러한 원칙의 귀결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이러한 선언은 간결하고 단순하며 명확한 것이어야 합니다.”

… “짧고, 간결하고, 정확한 인권 선언문을 만들어 헌법 전문으로 넣자”고 주장했다. 개인의 권리와 사회의 토대가 되는 원칙, 그것이 국가의 기본이 되어야 하며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주장이었다. 각 개인이 자연적 정의로부터 부여받은 권리는 ‘인간의 권리’이며, 다양한 사회의 토대가 되어야 할 원칙은 ‘시민의 권리’가 될 터였다.
---「3. 프랑스 헌법: ‘자유’라는 이름으로 권리를 선언하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역사가 법을 만들고 법이 역사를 만든다.”
국가의 헌법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해석되는가?


국가의 근본 규범이자, 정치적인 것에 제도적 질서를 부여한 권위의 양식인 ‘헌법’. 헌법은 우리에게 왜 중요하고, 왜 알아야 하는가? ‘헌법’이라고 하면 국가의 체계이자 법이라는 다소 무거운 느낌을 주며 일상과는 거리감이 있게 느껴진다. 이 시대의 다양한 법적 판례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법의 무게와 법이 판단하는 법의 무게가 너무도 다른 현실을 우리는 종종 마주하게 된다. 현대의 법은 왜 일상생활과 멀어지게 되었을까? 『헌법의 탄생』은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법치주의 사회 속 복잡한 내면을 저자 차병직 변호사는 세계 헌법의 역사를 조망하며 현실에 대입한다.

『헌법의 탄생』은 헌법 정신의 탄생이라고 볼 수 있는 영국의 대헌장(마그나 카르타)부터 인간의 권리를 명시한 프랑스 인권 선언, 헌법 제정과 동시에 탄생한 최초의 국가인 미국의 독립 선언 과정, 독일의 근대화 과정을 담은 존더베크와 기본법, 대한민국과 북한의 헌법 탄생 과정과 라틴아메리카와 이슬람 문화권의 헌법까지 세계 곳곳의 다양한 나라들의 헌법 탄생 과정을 흥미롭게 다룬다. 세계사의 큰 틀과 함께 헌법의 탄생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투쟁의 역사도 같이 들여다볼 수 있어 의의가 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인권’이라는 말이 처음 헌법에서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왜 현재의 일본은 헌법의 자위권 해석 유무를 가지고 세계와 오랫동안 싸우고 있는지, 이슬람 문화권 국가들의 종교에 따라 헌법의 해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각 나라별 헌법의 특성과 문제점을 통해 현재의 법체계의 현실을 들여다보게 한다.

세계사의 다양한 사건들 속
인류 투쟁의 결과물, ‘헌법’


광대한 역사 속 인류는 인권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 왔다. 미국의 독립 선언과 프랑스 인권 선언 과정이 그 대표적인 예다. 보스턴 차 사건을 계기로 터진 미국의 독립 선언 과정의 전모는 과한 세금 제도가 원인이었고, 프랑스 인권 선언이 탄생하게 된 계기도 역시 차별된 세금 제도가 문제였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으로 피해를 보는 건 오로지 지배 계층 하위에 있는 국민과 농민이었다.

미국의 경우, 영국의 재정이 어려워지자 1764년 영국은 식민지 속국이었던 미국에게 세금을 걷기 위해 사탕법을 제정했다. 설탕과 당밀, 포도주, 커피 등의 수입세가 올라가자 미국에서는 영국 본토 제품에 대한 구매 거부 운동이 일어났다. 거기에 더해 영국은 그다음 해, 인지세법을 통과시킨다. 신문은 물론, 팸플릿과 법률 문서, 허가증, 심지어 오락용 트럼프 카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쇄물에 세금을 부과했다. 1767년에는 영국 재무장관 찰스 타운센드에 의해 식민지에 수입하는 종이, 차, 유리 등에 과세를 하는 타운세드 법이 시행됐다.

당연히 미국인들은 분노했고, 1770년 3월 5일 일어난 보스턴 대학살을 계기로 영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반감이 최고조에 달하며 보스턴 차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독립을 선언한 미국은 여러 강대국 사이에서 자연과 신의 법칙이 부여한 독립과 평등의 지위를 얻는 것을 표명하며, 영국에 속국으로 한데 묶여 있는 사실을 끊고자 했다. 그렇게 독립 선언문이 탄생하게 되었고, 그 유명한 다음과 같은 선언이 나오게 된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창조주로부터 생명, 자유, 행복 추구 등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자명한 진리를 믿는다.”

인간의 권리를 선언하는 과정도 멀고도 험했다. 미국의 독립 선언문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는 유산 계급인 부르주아지 계급의 등장으로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왕권 중심주의가 무너졌다. 구체제가 몰락이었다. 절대왕권이 무너진 계기는 역시 현대 시대와 다를 바 없이 돈과 관련된 세금 제도가 문제였다. 세금 제도는 내용은 물론 징수 절차도 갈수록 복잡해졌고 폐단도 컸다. 루이 14세부터 국왕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과세를 하는 관행을 확립했고, 왕권의 강화에 따라 영주들의 조세 징수권은 점점 축소되었다. 집과 토지에 직접 과세하는 타유세는 일종의 재산세였다. 타유세는 직접세로 모두가 납세의무자여야 하지만, 왕족과 성직자, 귀족, 독점 사업자를 비롯한 특권층은 면제되었고, 오직 농민과 평민 등 힘없는 사람들에게만 부과되었다.

이 같은 상황이 프랑스 혁명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러한 농민과 평민들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반영하여 헌법을 제정하게 되고, 프랑스 헌법의 서문에 인간의 권리 선언을 넣게 된다. “개인의 권리와 사회의 토대가 되는 원칙, 그것이 국가의 기본이 되어야 하며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선언이었다. 각 개인이 자연적 정의로부터 부여받은 권리는 ‘인간의 권리’이고, 다양한 사회의 토대가 되어야 할 원칙은 ‘시민의 권리’가 된다. 그렇게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이 탄생하게 되었다.

『헌법의 탄생』은 미국의 독립 선언과 프랑스 인권 선언 등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인간의 권리와 국가의 탄생 과정을 역사의 흐름에 따라 파노라마식으로 다채롭게 전개한다. 이 책을 통해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펼쳐지는 헌법의 탄생 과정은 현대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헌법의 위기,
우리는 왜 현시대의 헌법에 의문을 품는가


현재의 헌법은 근대 시대에 만들어졌고, 근대 헌법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을 내세우며 그 목적의 수단으로 국가 기관과 권력을 구성하고 배분했다. 군주의 주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혁명의 징표가 바로 헌법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만 같던 근본 규범인 헌법이, 주권 혁명 이전 단계에서는 하나의 희망이었던 헌법이 그 힘을 잃어 희망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국가의 근본 규범이자 사상인 헌법이 있는데 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일까? 헌법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까? 좋은 헌법을 만들고 헌법대로만 한다면 만사가 다 해결될 수 있을까?

국민의 모든 정치적 불만이 헌법을 향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헌법의 무엇을 바라보아야만 할까? 이 책의 저자인 차병직 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헌법을 정의하고 왜 헌법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괴리감을 주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헌법은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인가? 국민 개개인에게 헌법 준 수 의무가 있는가? 모든 법질서를 포괄하는 것이 헌법 질서라면, 법 위반은 헌법 위반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는가? 헌법을 만드는 주체는 우리다. 누가 만들어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헌법은 우리의 발명품인가? 당연히 그럴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헌법은 우리의 발명품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발견한 질서다. 인간이 역사적 삶을 통해 가꾸어 온 사회라는 자연 속에서 생성된 질서를 체계적으로 가치화한 것이 헌법이다. 헌법에는 인위적으로 구성한 부분과 자연적 질서가 섞여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만든 헌법의 내용을 우리 스스로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해석을 둘러싸고 의견이 일치할 때가 드물다는 현상만으로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저자 차병직은 『헌법의 탄생』을 통해 근대 헌법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며, 지금의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다. 『헌법의 탄생』은 우리의 과거에서 현재를, 그리고 그 후의 미래를 보는 데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우리는 헌법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 현재와 미래의 답을 찾다


헌법은 우리를 현대인으로 만들어주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헌법 덕분에 우리는 주권자로서 권리를 가진 근대성을 갖춘 현대인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헌법은 어느 특정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인류 공동체와 그 부분 집합들인 민족과 국가, 사회공동체의 역사와 함께 서서히 형성되었다.

지금 우리의 헌법들은 근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합리적 이성이 깃들어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헌법이 주권을 실현하고 보전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삶의 안정성을 가져다준다고 안심한다. 헌법은 오랜 세월 동안 “옳은 것” 또는 “정당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헌법도 흔들리는 조짐을 보였다고 차병직 저자는 말한다. 헌법적 정의와 자연법적 정의 사이에서 균형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근 70년이 지난 근대 시대가 만든 국가의 헌법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근대 헌법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 저자 차병직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헌법의 현실을 특정하고, 앞으로의 헌법의 미래에 대한 답을 찾는다. 거기에 더해 헌법과 밀접하게 연관된 현실의 정치와의 연관성을 파헤치며 헌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헌법은 쉬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투쟁이 만든 결과물이다. 『헌법의 탄생』은 세계의 헌법 탄생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며 현재의 법을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현대의 헌법이 가지고 있는 국가 고유의 사상과 함께 우리가 헌법에 대해 가져야 하는 인식을 다시금 생각하게 함으로써 진정한 헌법의 중요성과 가치를 전한다.
 

추천평

“헌법의 기원에 관해서 알게 되는 것에 더하여 저자가 평생 접한 책들이 그 주제에 어떤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지를 보는 것은 새로운 재미를 가져다준다. 헌법이 놓인 현재의 평면에 대한 사전적인 해설을 한 전작 『지금 다시, 헌법』에 이어서 헌법의 역사에 대해 촘촘히 서술한 이 책, 『헌법의 탄생』을 내놓음으로써 두 책은 이른바 크로스를 이뤘다. 헌법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과 세계사에 흥미가 있는 독자들은 이 책에서 완벽한 골든 크로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김영란(전 대법관,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

“최초의 시작을 살펴보는 것은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길잡이가 된다. 『헌법의 탄생』은 독일, 미국, 프랑스, 영국은 물론 라틴아메리카, 이슬람 헌법에 이르기까지 헌법의 탄생과 그 배경, 역사, 내용 등에 대한 귀중한 연구를 담고 있다. 헌법이 수호하고자 하는 가치가 나날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헌법의 탄생』이 우리 헌법의 발전에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 이정미(전 헌법재판관, 변호사)
 

 

'24.정치의 이해 (책소개) > 5.법과 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왜 그들을 변호 하는가  (0) 2022.08.06
지금 다시, 헌법  (0) 2022.07.02
현대 사회 사상과 법  (0) 2022.05.27
법철학 이론과 쟁점  (0) 2022.05.27
슬기로운 생활법률  (0) 2022.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