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종교의 이해 (독서)/2.한국종교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

동방박사님 2022. 7. 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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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 지구적 위험이 일상화되고 전 인류적 차원의 새로운 삶이 요구되는 시대 환경을 배경으로, 그 대안을 일찍부터 제시해 온 ‘근대 한국종교’의 사상과 운동을 조명하는 ‘종교와 공공성 총서’의 네 번째 책이다. 한국이 세계적 지평에 참여하던 근대 시기에 한국 자생종교(개벽종교)들이 세계와 시대를 바라보는 시선, 때로 현재화되고 때로 징후적으로 드러나던 ‘근대(서구, 물질)문명’의 실체와 한계에 대한 진단과 그 대안으로 제시한 개벽 사상을 ‘지구시민’, ‘세계인식’, ‘미래사회’의 세 부면에 걸쳐 논구하는 논문들을 모았다. 이 책을 기점으로 우리는 그간 ‘국가적 공공성’에 머물렀던 시야를 ‘지구적 공공성’으로 확장해 나가며 ‘지구인문학’을 본격적으로 추구하게 된다.

 

목차

발간사_ 박맹수

제1부 지구시민
천도교의 지구주의와 지구적 인간관 / 조성환
천도교의 공화주의와 공화적 인간관 / 허남진
원불교의 시민적 덕성 / 김봉곤

제2부 세계인식
탁사 최병헌의 사해동포주의: 유교와 기독교 그리고 보편주의 / 김석근
대종교 범퉁구스주의와 보편주의 / 야규 마코토(柳生眞)
근대 한국종교의 ‘세계’ 인식과 일원주의 및 삼동윤리의 세계관 / 원영상

제3부 미래사회
근대 한국종교의 ‘사회·경제’ 인식 / 김민영
이돈화의 미래종교론: 손병희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 조성환·이우진
레비나스 타자철학과 원불교 여성관의 만남: 여성혐오 문제에 대한 제언 / 이주연

에필로그_ 동학 정신과 코로나19 이후 미래사회 / 박맹수
 

저자 소개 

저 : 김민영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_ 저서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공저) 지구적 전환 2021 (공저)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등이 있다.

저 : 김봉곤

원광대학교 연구교수 _ 저서로 근대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섬진강 누정산책, 표해록과 호남표류기(공저) 등이 있다.

저 : 김석근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정치사, 정치사상사 분야 전공이다.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연구했다. 연세대 정외과 연구교수, 아산서원 교수 및 부원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한국문화대탐사』, 『한국정치사상사』,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등이 있으며, 『주자학과 양명학』 『제자백가』 『주자의 자연학』 『불교와 양명학』 『일본사상사』, 그리고 마루...
 

책 속으로

동학과 천도교의 사상은 단순한 민족주의나 저항운동을 넘어서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고민하였다는 점에서 오늘날과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많다. 특히 그들이 지향한 ‘지구적 민주주의’와 ‘지구적 공화주의’는 오늘날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민주공화’의 정치이념이 지구적 차원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pp.37~38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가 본격적인 시민사회에 접어들면서, 원불교에서도 공중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사소통, 집회 등을 통해 각종 시민운동을 전개하였다. 남북 분단의 극복을 위한 통일운동이나 원불교 성지인 성주 소성리의 사드배치 반대, 전 지구적 위기로 치닫는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방역 활동 등을 교단 전체에서 대처하고 있고, 자연과 환경, 인간을 동시에 살리기 위한 우주적 공공성을 강화하고 있다.
---p.106

대종교의 범퉁구스주의는 전 인류의 구제를 지향하는 보편주의의 계기도 되었다. 원래 단군신화에는 ‘홍익인간’이 단군 이념·사상으로 강조되었고, 초창기 대종교는 제국주의·자본주의적 세계에서 사람들과 나라들의 욕망 갈등이 극에 달함으로써 결국 모두 멸망한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 그것을 그냥 좌시하는 것이 아니라 태백산백두산] 남북의 ‘7천만 형제자매’가 먼저 ‘천조의 무극대도’에 감화되고 나서 ‘일체 인류’에게 차례로 보급함으로써 세계를 구한다는 것이다.
---p.182

서구 문명의 한계와 은폐된 사상적 의도를 일찍이 파악한 근대 한국종교들은 각 종교 나름대로 이를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한편, 다양한 전통 관념으로 세계를 새롭게 전망하였다. 그 사상 속에는 국가와 세계시민성에 관한 깊은 사유도 엿보인다. ... 실제로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현대문명의 병폐는 이러한 동양의 사유가 집약된 한국종교의 사상 속에서 해법의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p.220

근대 한국종교의 사회경제적 공공가치를 시민적 공공성으로 재해석하며 시민윤리 나아가 세계시민윤리로 연계시키는 이론적 진전이 필요한 지점에 서 있다고 생각된다. 요컨대 한국의 전통윤리와 가치 가운데 세계적 시민윤리로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미래적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이를 토대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세계시민윤리의 재정립을 모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251~252

손병희가 최제우의 ‘시천주’적 인간관을 ‘신관’ 중심으로 해석했다면(自神), 이돈화는 그것을 ‘영성’이나 ‘신앙’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영성적 신앙’). 그리고 이후에는 ‘사람성’ 개념 등이 애용된 점을 보면, 점점 ‘인간관’으로 관심이 이동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장래의 종교」는 최제우와 손병희 그리고 이돈화 사이의 사상적 차이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 사이의 사상적 연속성과 계승성을 강하게 말해 주기도 한다. 최제우가 하늘님의 말씀을 ‘다시’ 해석하면서 동학의 체계를 완성해 나갔다면, 손병희는 최제우의 말씀을 ‘다시’ 해석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구축해 나갔다.
---p.277

레비나스가 사유했던 절대적 타자, 그리고 원불교의 포월적 존재로서 여성관에 근거해 볼 때, 여성의 진정한 ‘ 타자화타자화’는 남성에 대립되는 이원론적 존재로 여성을 개념화하는 타자화가 아닌 아무도 동화시키거나 변모시키거나 해석할 수 없는 존재, 즉 완전무결한 진리의 단면인 ‘일원’으로 수용하는 것이어야 한다. 요즘 발생하는 여성혐오, 그 기저의 타자화 문제는 주체를 중심에 둔 전체주의적 발상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여성을 절대적 타자 또는 일원이 아닌 ‘맘충’, ‘된장녀’ 등으로 보거나 여성을 그저 신체화 하고 마는 것은, 여성을 하나의 어휘 또는 이미지에 수렴시킬 수 있다고 보는 자아 중심적 사고의 일면을 보여준다.
---p.281

사실은 우리가 이미 100년 전, 150년 전부터 알게 모르게, 세계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키워 왔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공을 들여왔고, 새로운 세상을 위한 민관협치 전통을 착실하게 쌓아온 것입니다. 우리 안에 그런 위대한 전통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 사실을 거부해서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그것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포함해서 이 우주 안의 모든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열린 민족주의’, ‘지구적 생태주의’입니다. 그 뿌리가 바로 동학 정신이고, 우리의 보물입니다.
---p.345
 

출판사 리뷰

“어쩌면 이렇게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가?”
한국종교의 공공성을 재구축하는 작업을 4년째 이어오면서 맞닥뜨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이미 150여 년 전부터 한국종교가 제시해 온 ‘다시개벽’, ‘정신개벽’, ‘후천개벽’의 상황을 여지없이 현상적인 것, 현실적인 것, 현재적인 것으로 비춰 보이고 있다. 물론 이것은 현재 인류가 당면한 팬데믹 위기 상황 자체의 종말적인 위기 상황을 피상적으로 이야기하며 “거 봐, 내 말이 맞았잖아!”를 외치는 말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러한 전 지구적, 전 인류적, 전 생명적 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른바 ‘근대문명’의 반 인간성, 반 문명성, 반 생명성에 대한 성찰적인 재확인이다.

2017년부터 계속해 오고 있는 ‘한국종교의 공공성 재구축 작업’은 그동안 『근대한국 개벽종교를 공공하다』(2018), 『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2019), 『근대한국 개벽운동을 다시읽다』(2020) 등의 성과로 출간되었다. 첫해(2018)에는 ‘개벽종교’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하고 그 정체성을 정초하였다. 개벽종교는 ‘한국의 신종교(新宗敎=1860년 東學 창도 이래 한국에서 自生한 종교)’ 중에서 개벽전망을 공유하는 동학-천도교,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개벽종교야말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둘째(2019) 연도에는 그 개벽종교들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전개해 온 ‘개벽적 실천운동’을 ‘한국종교의 공공성’이라는 차원에서 재조명한 것이다. 그동안 민족종교로서 민족운동을 전개했다는 논리에 머물렀던 시야를 개벽운동이라는 차원으로 확장함으로써 민족이나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인류 전체 나아가, 인류를 포함한 생태계나 생명계 전체를 아우르는 운동으로서 재정의, 재정립, 재천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작업을 통해 ‘지구학으로서의 개벽종교’에 대한 가능성을 이미 확인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셋째(2020) 연도에는 둘째 연도에 마련된 개벽운동으로서의 개벽종교, 한국종교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좀 더 본격적으로 논구하는 작업이 되었다. 특히 이해에 코로나19의 팬데믹이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유의 사태가 일어날 것을 충분히 예견하였던 개벽종교의 창시자들과 그 계승자들의 지혜의 법문은, 이 시대에 종교적 틀을 넘어서 전 인류에게 제시해야 하는 ‘한국사상의 정수’라는 점에 대한 논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3년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종교와 세계와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게 된다. 다시 말해 한국종교를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종교’로서가 아니라, ‘한국인에 의한 세계인을 위한 종교’로서의 의미를 연구하고 제안하고 있다. 한국종교에 내포된 시민적 공공성은 국가적 틀에 갇혀 있지 않고 지구시민 윤리에 부응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국가적 공공성’에서 ‘지구적 공공성’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한국종교들은 한결같이 개인의 구원이나 기복에 눈 돌리지 않고, 지구공동체 차원의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문명, 그리고 새로운 삶과 새로운 인간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오늘 전 지구, 전 인류, 전 생명(생태)이 직면한 위기 상황에 대한 복음이요, 살 길을 안내하는 샛별-등대와 같은 지식이 된다. 이 책은 팬데믹 시대의 한국종교의 재발견, 다시 말해 ‘지구종교’로서의 ‘한국종교’를 발견하는 시발점이 된다.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는 이 책의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후속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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