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역사기행 (책소개)/5.세계문화기행

징기스칸의 사계 : 징기스칸 역사기행

동방박사님 2022. 9. 28. 18:55
728x90

책소개

물질보다 정신을 사랑한 자, 칭기스칸!
핍박 받고 서러운 가난한 자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자, 칭기스칸!
야망의 바람, 칭기스칸! 그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기약 없는 초원을 걷다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조차 불확실해질 때가 있다. 지금 곧바로 앞을 향해 걷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지쳐버린 여행자의 육신을 이리저리 흔들어댄다. 그렇게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져 버리면 그제야 하늘을 보게 된다.

하늘을 꽉 채운 별들이 손에 닿을 듯하다. 어린 칭기스칸의 수많은 밤들이 그러했으리라. 그는 약탈당한 어미에게서 태어나 아침이면 허기에, 밤이면 늑대의 울음소리에 끊임없이 고통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는 위대한 ‘칸’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죽음과 같은 두려움 속에 시달렸기에, 그것의 힘을 잘 알았다. 그렇기에 칭기스칸이 이끌었던 신의 부대는 그 어떤 부대보다 무시무시하였고, 유라시아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또한 그는 굶주림을 알았기에, 백성들의 약함을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몽골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 ‘박원길’은 ‘칭기스칸의 눈빛’을 따라간 몽골 기행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몽골의 자연과, 신비로운 칭기스칸의 후예들이 함께한다. 길이 없는 초원에 길을 만든 사나이, 칭기스칸. 이 책에선 그 길을 함께 한다. ‘칭기스칸의 꿈과 길을 향해 떠나는 저들에게 행운만이 깃들기를!’

 

목차

이 책에는 시가 흐른다

1부 칭기스칸의 눈빛을 따라
1장 사아리 케에르로 가는 길 - 칸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간 곳
5월에 초원으로 떠나는 자들
카라툰의 옹칸
복드산의 남쪽 길과 만조시르 라마사원
초원의 무지개처럼 떠있는 아노다라의 눈빛
붉은 야생말의 기슭
사아리 케에르의 갈로오트 행궁
2장 그 영원한 전설의 땅 - 칸이 잠든 곳
칭기스칸의 무덤을 둘러싼 역사적 논쟁
칭기스칸의 무덤을 찾아 나선 사람들
중국 내몽골의 칭기스칸 무덤 에젠호로오
몽골학자들이 추정하는 칭기스칸 무덤
보르칸 칼돈의 칭기스칸 무덤을 찾아
3장 푸른 호수에서 초이발산에 이르는 길 - 피로 물든 초원
62멍건모리트와 예수게이 바아토르
보르기 에르기 수상록
헤를렌 바얀올라앙과 돌로안 볼다오드 산
돌로안 볼다오드 산의 제의와 삼봉산
허더어 아랄의 칭기스칸 겨울 행궁
토오노 산
푸른 호수에 도달하다
푸른 호수의 서약과 잡종인간들의 눈물
배반의 땅
대몽골제국의 탄생지 빈데르 솜
몽골의 어머니 허엘룬
칭기스칸의 탄생지 다달 솜
다달 솜에서 초이발산까지

2부 초원에 부는 야망의 바람과 좌절의 바람
1장 하늘의 샘, 보이르 호수
메넨긴탈에 부는 바람
발조나의 눈물
하늘의 샘, 보이르 호수의 전설
할흐골 솜으로 가는 길
할흐골의 달밤과 몽골장가
달란 네무르게스와 타타르인들의 눈물
예수이의 남자와 거절된 사랑
장군 커커추스의 직언
어르노오와 코일다르 세첸의 장례
어르노오에 흐르는 세계제국의 꿈
할흐골 솜을 떠나며
2장 초원의 진주, 헐런 호수
초원의 진주 하일라르시
오르시온 강의 달빛과 차가앙 타타르
헐런 호수의 칭기스 오야와 쿠이텐전
만주리의 밤과 오논스키의 델리운볼닥
3장 숙명의 라이벌, 자모카의 비원이 서린 땅
221구르칸 맹약과 테니 코르칸 전투
자모카의 일생
칭기스칸이 본 자모카
자모카가 남긴 말
하일라르로 돌아오며

3부 칭기스칸과 고려
1장 칭기스칸의 여인 콜란 카톤
칭기스칸을 찾아온 여인
콜란 카톤의 전설
몽골의 청소년 군단
능소화의 꿈
2장 고려 여인의 몽골행
세계를 제패한 고려 여인들
칭기스칸의 야망을 이은 여인, 다르마시리 카톤
칭기스칸의 피를 이어준 여인, 기황후 엘제이투 코톡토 카톤
코빌라이카간의 고려 여인 이궁인李宮人
몽골 초원에서 김장희를 그리며
3장 고려 남자의 몽골행
국경이 개방된 팍스 몽골리카 시대의 고려 남자들
고려의 마르코폴로 이제현
눈 덮인 알타이산맥을 바라본 최초의 고려관리 김태현
김심의 서역행과 미모의 위구르 여인
충선왕과 18명의 고려용사

에필로그: 백남준과 칭기스칸의 복권
 

저자 소개

저자 : 박원길
몽골고대사 및 북방민족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로, 대 만 정치대학 변정연구소,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 연구소에서 수학했으며 한국몽골학회 회장, 한국 몽골학회 초대이사장 등을 거쳐 현재 칭기스칸 연 구센터 소장으로 있다. 주요저서로는 [몽골 고대 사 연구](1994), [유라시아 초원제국의 샤마니즘](2001)[2002년 종교분야 우수학술도서], [유라시 아 대륙에 피어났던 야망의 바람 ―칭기스칸의 꿈 과 길](2003...
 

책 속으로

칭기스칸과 그의 길을 따른 수많은 인물들이 역대 동서양의 제왕이 나 대신들처럼 지상에서의 영광을 지하의 세계에서 구축하지 않았던 이 유는 무엇일까. 아마 그들은 지하의 세계에서 미래를 기획할 필요가 없 었는지도 모른다. 칭기스칸은 자기가 지상에서 남긴 꿈만을 주변인물이 나 후계자들에게 계승하는 것으로 만족했는지 모른다. 인류역사상 예수 나 마호메드, 석가, 공자 등의 예에서도 나타나듯이 사람들의 마음에 묻 힌 것보다 더 위대한 무덤은 존재하지 않는다.
(/ p.43)

흘러간 역사를 유심히 바라보면 이상하리만큼 앞뒤가 모순되는 아이러니를 만날 때가 많다. 대몽골제국의 행로를 살펴볼 경우 칭기스칸과 뜻을 같이 한 자들에게 사실 칭기스칸을 기억할 영혼의 샘 즉 무덤이나 거대한 기념물은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상에 가깝다. 그러나 칭기스칸의 꿈과 길이 사라진 어느 훗날 우연치고는 너무 극적이라고 할 만큼 칭기스칸은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했다. 끝없는 내전으로 인해 흩어질 대로 흩어지고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그의 후예들에게 단결과 미래에의 희망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 p.48)

내가 읊은 그 여인이 바로 고려미인 김장희이다. 돌궐인에게 시집간 그녀는 코빌라이카간 시대의 장군인 엘 치Elchi, 燕晋의 어머니로 아들의 공적비에 "고려미인, 이름은 장희, 성은 김씨高麗美人, 名長姬, 姓金氏"라고 새겨져 있다. 무슨 사연으로 그 여인은 몽골초원을 누빈 것일까. 몽골초원에 오면 항상 그 여인이 눈에 선하게 또 가슴 아프게 떠오른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기황후 이전, 칭기스칸의 피를 이은 고려 여인들

몇 해 전 높은 시청률로 인기와 동시에 역사왜곡이라는 거친 평가 또한 함께 받으며 종영된 드라마가 있다. 바로 몽골을 한 손에 잡았던 고려 여인에 대한 이야기 ‘기황후’이다. 그렇기에 대중들에게는 몽골로 간 고려 여인이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그녀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녀 이전에 몽골의 왕을 사로잡았던 여인이 있었다. 바로 다르마시리 카톤이다. 그녀는 고려시대 명문가의 딸이었다. 그녀의 지혜와 아름다움이 어느 정도였는지, 몽골의 왕 무종, 인종의 편비를 거쳐 테정제의 황후가 되었다. 3명의 왕의 여인이었으며 황후까지 된 것이다.

고려와 몽골은 ‘사돈의 나라’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입증해주듯이 대원제국의 멸망 직전까지 서로간의 혼인이 활발하였다. 이에 ‘이 몸이 고려 여자가 아닌 것이 한탄스럽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인기는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당시 고구려는 ‘양성 평등’이 가장 빛을 발했던 시대였다. 고려 여인들의 활발한 활동상을 상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고려 여인들의 모습에 대해서 자세히 밝혀지고 있다. 몽골의 끝없는 초원과 쏟아질 듯한 별들 아래로 펼쳐졌을 고려 여인들의 사랑과 갈등이 눈앞에 펼쳐진 듯하다.

절세의 영웅은 무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늘날 몽골은 매력 있는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끝없는 초원과 손에 닿을 듯한 하늘은 여행자들의 마음에 안식과 평화를 준다. 과연 이 대지가 과거 유라시아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신의 부대의 나라였는지, 오늘날로서는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 경이로웠던 시대는 전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이는 그 시대를 이끌었던 위대한 왕 칭기스칸의 무덤도 마찬가지이다. 칭기스칸의 무덤은 초원을 쓸고 지나간 바람처럼 그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왜 이들은 제국을 거느렸었던 여느 왕과 장군처럼 자신들의 지하세계를 만들어 놓지 않을 것일까.

먼저 이 책에서는 매일 죽음과 마주해야했던 불행한 소년 테무진이, 어떻게 유럽은 공포에 떨게한 칭기스칸이 되기까지 그 길을 따라가 보았다. 그리고 그 길은 칭기스칸의 무덤까지의 신비로운 길까지 이어진다. 그 길에서 만난 초원과 작은 꽃들로 이루어진 장관은 자연을 향한 경외심마저 갖도록 한다. 또 그곳에서 몽골인들과 함께 칭기스칸을 찬미하는 시간은 열정과 환희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을 덮고 난 후엔 알게 될 것이다. 어쩌면 칭기스칸은 지상의 영광을 지하에까지 가져갈 필요가 없었다. 절세의 영웅에게 무덤은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지상에 남겨놓은 거센 바람이 후계자들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하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역사의 위대함을 겸손한 지도자 칭기스칸은 백성들의 마음에 영원히 불고 있는 바람이 될 것이다.

몽골의 바람은 과연 용맹하다. 거센 바람 앞에서는 대화조차 어려운 것은 물론, 가던 길을 잠시 쉬어야 할 때도 있다. 이러한 거친 바람 앞에서 우리는 언제까지나 맞서고 앞으로만 나가야할까. 가끔씩은 그 강한 바람에 마주앉아 그대로 바람을 느끼길 바란다. 있는 그대로 바람을 받아들이며 그동안 당신의 영혼도 이곳에 잠시 머물러 쉬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