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국제평화 연구 (책소개)/5.미국정치

위대한 정치의 조건 - 미국 유일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에게서 배우는

동방박사님 2022. 10. 1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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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혼란의 시대, 우리에겐 진정한 리더가 있는가!
최악의 상황에서 최강대국을 만든 대통령 루스벨트, 그의 천재적 정치 전략


대공황이라는 국가 최대의 위기에 대통령에 당선된 루스벨트는 비극적인 제2차 세계대전까지 거치며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오랫동안 국가 행정 수반을 지냈다. 루스벨트가 통치한 12년간 미국은 대공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원적 민주사회와 경제 대국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세계무대에서 초강국의 지위를 다져놓을 수 있었다.

『위대한 정치의 조건』에서 루스벨트는 다원주의적 지도자였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루스벨트는 ‘다원주의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으며 국정 운영과 통치 스타일에서도 다원주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맥짐시는 루스벨트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던 당시의 정치적 환경에 대해, 그리고 그런 환경이 루스벨트의 선택에 어떤 기회를 제공하고 어떤 한계를 낳았는지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이야기한다.

루스벨트는 험난한 정치 여정 속에서 수많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얻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한 신뢰의 뿌리는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된 각계각층의 국민을 포괄적으로 수용하면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준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위대한 정치의 조건』은 국가 최고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안기며 기적을 만들어낸 루스벨트의 위대한 정치 행적을 좇아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

 

목차

프롤로그 위대한 역사를 일군 루스벨트의 기적 같은 12년

제1부 미국을 살린 뉴딜, 뉴딜을 지휘한 루스벨트

01 루스벨트, 절뚝이는 세상의 중심이 되다
대공황의 칼바람 | 급증하는 실업자와 빈민층 | 고통과 시름 속에 등장한 다원주의 |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난 루스벨트 | 수줍음 속에 감춘 강렬한 경쟁심 | 논쟁을 좋아하는 활달한 소년 | 평생 배필과의 만남과 정계 진출 | 온정보다 강한 야심, 사랑보다 강한 야망 |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다리 마비 | 뉴욕 주지사 당선 | 대권에 도전하다 | 다원주의적 정책 마련과 선거 전략 | 압도적 승리 | 군중을 가르는 날카로운 총성 | 신속한 내각 구성 |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

02 취임 후 100일, 뉴딜의 초석을 다지다
빈사 상태에 빠진 미국을 살려라 | 긴급은행법, 예산절약법으로 출혈을 막다 | 경기 회복의 최우선 조치, 농업 구제책과 통화팽창 정책 | 지역을 살리고 실업을 구제하라 | 건전한 투자, 공정한 거래를 위한 증권 규제 | 고된 산고 끝에 탄생한 국가산업부흥법 | 금본위제 폐지와 환율 안정화에 관한 국제적 논란 | 입법 생산을 마무리한 숨가뿐 100일

03 최악의 경제 불황에 맞선 뉴딜 전략
농업을 살려야 나라가 산다 | 농촌 빈민을 위한 노력 | 전기를 공급하라 | 다원주의적 농업 프로그램의 추진 | 뉴딜 농업정책이 미친 영향 | 산업 부흥, 신속하게 자발적으로 | 태풍의 눈이 된 국가산업부흥국 | 뉴딜정책의 최대 실패작 | 기업의 적이 되다 | 노동자를 위한 정책 추진 | 루스벨트의 모호한 태도와 가중되는 혼란 | 개혁보다 안정

04 뉴딜, 사회 개혁의 칼을 뽑다
지방주의와 자연으로의 회귀 |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 첫 삽을 뜨다 | 인디언의 자율과 복지를 위한 정책 | 자경자급을 위한 농촌 부활 프로젝트 | 발 빠르게 움직인 긴급 구호 사업 | 다원주의 실현의 장, 공공사업진흥국 | 사회보장제도의 기둥을 세우다

05 자립의 발판을 마련한 자원 개발 프로젝트
전력을 민주화하라 | 모든 자원은 효율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익을

제2부 민주적 다원주의의 새로운 세상을 열다

06 정치 천재 루스벨트의 다원주의적 리더십
수집과 분류를 놓아한 낙천주의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용병술의 귀재 | 변화무쌍한 통치, 절묘한 타이밍 감각 | 지시보다는 설득을, 대립보다는 타협을 | 때로는 냉혹하게, 때로는 자기중심적으로 | 고도의 언론 플레이 | 루스벨트의 적대자들 | 다양한 계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은 루스벨트 | 루스벨트와 민주당의 정치적 행보 | 민주당에 진보의 옷을 입힌 루스벨트

07 엘리너 루스벨트와 여성을 위한 뉴딜
상처를 딛고 일어선 사회주의적 페미니스트 | 불행한 아내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 | 여권 신장을 위한 노력과 청년운동에 대한 관심 | 인종차별주의와 맞서 싸우다 | 사회개혁에 헌신한 퍼스트레이디 | 뛰어난 활약을 보인 3명의 고위직 여성 | 작은 성취로 희망의 씨앗을 심다

08 뉴딜의 발목을 잡은 다원주의의 함정
대법원과의 투쟁 | 다시 찾아온 불황 | 추가 지출로 긴급 수혈을 | 특단의 조치, 행정부 개편

제3부 더 강한 미국,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09 전쟁의 포화 속에 세계의 지도자로
고립주의냐 세계평화냐 | 다가오는 전쟁의 위협 | 히틀러의 공세와 일본의 도발 | 3선 대통령에 도전하다 | 미국은 민주주의의 거대한 병기고 | 루스벨트의 오른팔, 홉킨스의 활약과 무기대여법 통과 | 히틀러를 막기 위해 스탈린을 돕다 | 선전포고 없는 전쟁

10 루스벨트의 전쟁 전략과 미국의 헤게모니
루스벨트와 처칠의 동상이몽 | 커져가는 미국의 존재감 | 전쟁 지휘관 루스벨트 | 목표는 적들의 무조건 항복 | 다각적인 전략 합의 | 격돌하는 두 맞수, 루스벨트와 처칠 | 처칠에 맞서는 루스벨트의 카드, 스탈린 | 모호하고 즉흥적인 다원주의적 전략

11 루스벨트, 또다시 국민의 부름을 받다
빠른 생산과 합리적인 배당 | 인플레이션을 잡아라 | 정치적 반발과 측근들의 마찰 | 전시에 나타난 미국 내의 다양한 변화 | 4선 출마를 선언하다 | 루스벨트의 마지막 투혼 | 가장 든든한 조력자, 엘리너 루스벨트

12 전쟁 승리의 이면
유대인 구조보다는 전쟁의 승리를 | 이중적이고 모호한 루스벨트의 또 다른 얼굴 | 예측불허한 행동 속에 숨겨진 예리한 통찰 | 네 번째 취임과 함께 시작된 전후 문제 처리 | 열강들의 치열한 각축장, 얄타 회담 | 얄타 회담이 남긴 숙제 | 세계 재건의 꿈을 뒤로하고 눈을 감다

13 루스벨트가 남긴 위대한 유산
루스벨트에 대한 다양한 평가 | 루스벨트가 심어놓은 민주주의의 씨앗 | 효율적인 행정, 소통하는 정부 | 다원주의적 지도자가 꿈꾼 유토피아

 

저자 소개

저자 : 조시 맥짐시 Gorge McJimsey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교수이자 역사학부 학부장. 퓰리처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바 있는 『해리 홉킨스: 빈민의 동지이자 민주주의의 수호자(Harry Hopkins: Ally of the Poor and Defender of Democracy)』의 저자이다.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세밀한 분석으로 풀어내며, 예리한 통찰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미국 역사학의 권위자다.
역자 : 정미나
출판사 편집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이 경험을 토대로 현재 번역가 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와인 바이블』,『악마의 정원에서 : 죄악과 매혹으로 가득 찬 금기 음식의 역사』,『기다리는 부모가 큰 아이를 만든다』,『인생의 8할은 10대에 결정된다』 등 다수가 있다.
 
 

책 속으로

루스벨트는 ‘금융과 산업의 최고 수장들’이 개인적 야심보다 먼저 공익을 위해 힘쓰기를 바랐다. 또 정부에서는 개인적 야심만 생각하는 이들의 행동을 규제하기 위한 채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여겼다. 요컨대, 서로 협력하여 타인의 자유와 행복 추구를 위협할 만한 것은 무엇이든 피해야만 자유와 행복 추구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렇게 되기까지 모든 과정은 길고 더딜 것이기에, 하룻밤에 뚝딱 세운 계획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공언했다. “정부에는 정책을 수립하고 전반적 지지를 얻도록 정치적 기교를 부리는 기술, 설득의 기술, 지도의 기술, 희생의 기술도 필요하지만 끊임없이 가르칠 줄 아는 기술도 필요하다. 정치가의 최대 의무는 교육을 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p.56

농촌과 도시를 결합시킬 새로운 방법들을 찾으려고 노력한 루스벨트는 농업 부문의 미개척 영역이 사라지며 미국의 산업 인구를 위한 ‘안전판’이 막혔다고 설파하면서, 이제 전국의 자원을 관리하여 모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진정한 이해공동체’를 만들고, 또 그것으로써 새로운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주의란 모든 사람을 위한 번영에 의존하며, 이런 번영은 재산이 보다 고르게 분배되도록 정부가 조장함으로써 촉진될 수 있다고 선언했다. ---p.159

루스벨트는 줄곧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 가운데 최대한 많은 이들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찬성했다. 그러나 혜택받은 이들에게 유리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제도를 통해 일해야 했던 탓에 그의 업적은 늘 제한적이었다. 그의 행정부는 어떤 때는 일을 추진해나갈 수 있었고, 또 어떤 때는 그러지 못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전력 발전이 이루어졌고, 경제적 기회들이 창출되었다. 과거에는 다른 지역의 식민지에 지나지 않았던 미국 서부는 수력 전력 덕분에 경제적 자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것은 사람들이 바라던 것이었고, 이것이 바로 뉴딜정책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p.204

루스벨트는 미국의 목적을 네 가지 자유, 즉 ‘언론의 자유, 빈곤으로부터의 자유, 신앙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의 성취로 삼아야 한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이때 홉킨스가 연설 원고 작성자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루스벨트는 남자들에게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 하네. 하지만 네 가지 자유 같은 것을 공표할 때는 진짜 루스벨트의 모습일세. 그러니 그것이 그저 남의 주의를 끌기 위한 선전 구호라는 생각은 말게. 그는 진짜 그렇게 믿고 있어서 하는 말이네. 실제로 성취할 수 있다고 믿고 하는 말이야.” ---p.213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판단, 특히 타이밍 감각을 믿었던 루스벨트는 고문들에게 때에 따라 대담한 모습과 소심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즉, 행동할 때가 됐다고 결정할 때는 대담했고, 적절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 때는 소심했다. 그는 행동을 취하기로 결심하면 실패와 곤경의 위험 앞에서도 완강할 만큼 단호해졌다. 반면에 오랜 기간 좌절에 빠져서 행동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동안에는 무기력하고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p.222

엘리너는 결혼생활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었기에 자신의 이상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뉴딜정책 입안자들에게 애착을 가졌다. 그녀가 해리 홉킨스에게 반한 것은 빈민들을 직접 돕는 구호 프로그램을 내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중시하길 바랐다. 그리고 실의 앞에서도 끈기와 품위를 지켰으며 우정을 귀하게 여겼으나 집착하지는 않았다. ---p.268
미국이 참전한 첫 해 동안, 루스벨트는 동맹정책 역시 뉴딜정책의 방식대로 펼쳐나갔다. 그는 새로운 기관들을 창설하고 원대한 계획과 목표를 발표했으며, 특정 사업에 막대한 정치적 자본을 투자했다. 그러는 한편 확고부동한 언질을 피하고 만일을 대비한 애매모호한 입장을 지켰다. 또한 등을 토닥이고 아낌없는 칭찬을 쏟아냈으며, 작은 수고를 부풀려주고 단결과 숭고한 목적을 지지해주었다. ---p.379

혼돈과 좌절, 퇴보의 상황에 빠진 듯한 와중에도 루스벨트는 대통령으로서 통솔력을 발휘하며 전쟁에 집중했다. 군수품이 조립 라인을 거쳐 나갔고, 신병들이 모병소를 빽빽이 채웠으며, 열차와 선박들이 그들을 전쟁터로 실어 날랐다. 그리고 그 배후에서 미국의 농업은 전례 없이 호황을 누리면서 가격은 오르고 생산은 활기를 띠었다. 농업의 기계화가 가속되었으며 소득이 급증했다. 전시의 행정은 루스벨트의 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한 목표를 괄목할 만큼 진전시켜놓았다. ---p.418∼419

루스벨트의 대통령 재임은 역사적인 경이였다. 당시의 쟁점과 복잡한 정치, 리더십, 재능은 그때와 같은 조합으로 다시 일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특정 시기와 환경에서 봤을 때, 루스벨트의 대통령 재임은 전례 없는 영역에서, 전례 없는 기간 동안 지속된 위기 속에 대통령으로서 창의적인 대응을 보여준 멋진 모범이었다. 후세대들이 그 모범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그들이 당면한 시기의 상황과 가치관에 달려 있다.
---p.496
 

출판사 리뷰

혼란의 시대, 우리에겐 진정한 리더가 있는가!
최악의 상황에서 최강대국을 만든 대통령 루스벨트, 그의 천재적 정치 전략


경제 불황의 한파와 정국 경색, 안보 위기 등 대한민국의 오늘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이런 가운데 수많은 정치인이 출사표를 던지며 너도 나도 자신이 최고의 지도자임을 자처한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과연 어떤 사회를 꿈꾸는가? 어떤 정치를 하려는가? 난세를 돌파할 확실한 전략이 있는가?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꿀 진정한 철학과 비전이 있는가? 그 모든 것을 실현할 리더십이 정말 있는가? 1세기 전, 미국에는 있었다. 미국 유일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라는 인물이.

대공황이라는 국가 최대의 위기에 대통령에 당선된 루스벨트는 비극적인 제2차 세계대전까지 거치며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오랫동안 국가 행정 수반을 지냈다. 루스벨트가 통치한 12년간 미국은 대공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원적 민주사회와 경제 대국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세계무대에서 초강국의 지위를 다져놓을 수 있었다.

총체적 난국 속에서 특유의 낙천적이고 다원주의적인 기질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탁월한 리더십은 시대의 간극을 넘어 현대 지도자의 구루가 될 만하다. 정치?경제의 출구 전략이 절실한 오늘날 대한민국에 정치 천재 루스벨트의 전략은 더없이 유용한 해법을 제시한다. 또한 시대를 관통하는 그의 다원주의적 혜안은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실제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세계적 경제 위기의 돌파구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국제사회에서의 생존법을 가르쳐주는 루스벨트. 지금 이 시대에 그를 다시 바라봐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기는 정치, 감동을 주는 통치

루스벨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설득과 통합’을 추구했다. 각기 다른 정파의 사람들을 섞어서 한 조직을 구성하기도 하고, 여러 주의, 주장을 다채롭게 수용하면서 끊임없이 설득하고 조화를 이루게 했다. 그 결과물로 나온 정책과 실행 역시 다원주의적이었다. 더 나아가 다양한 민족으로 이뤄진 미국이라는 나라와 세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복잡한 문제는 민주적이며 유연하게 다원주의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 자체가 다원주의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루스벨트는 그야말로 시대의 멀티플레이어로서 절체절명의 상황을 절묘하게 헤쳐 나갔다.

‘루스벨트’ 하면 ‘뉴딜’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듯, 신간 『위대한 정치의 조건(정미나 옮김/21세기북스 출간)』의 저자 조지 맥짐시 역시 뉴딜정책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다. 그는 농업, 산업 그리고 노동자, 실업자, 저개발 지역을 위한 뉴딜의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미국이 대공황에 맞서 싸울 능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해석한다. 특히 서민 차원에서 이뤄진 개혁은 단순히 불황 타계뿐만 아니라 민주 사회의 기초를 형성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루스벨트가 진보적 개혁가로서 당시 백인 주류 사회 중심으로 이뤄지던 정치적 시각을 사회적 약자에게 향하도록 한 것은 진보와 민주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었으며, 루스벨트는 이것을 관철하는 데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는 정치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가 당시 마련한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책은 지금도 미국 사회의 기초가 되고 있다.

루스벨트는 대공황기에는 대내적으로 강한 미국을 만들 ‘협동 사회’를 세우길 희망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연합국들의 협력과 미국의 지휘에 바탕을 둔 국제질서를 세우려 힘썼다. 제2차 세계대전이 닥치자 전쟁 지휘관으로 변신한 루스벨트는 뛰어난 전술을 구사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세계무대에서 처칠과 함께 지도권을 장악한 루스벨트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헤게모니를 강력하게 다져놓았고, 이는 오늘날 초강대국 미국을 만들어낸 원동력이 되었다. 『위대한 정치의 조건』은 이 과정을 자세히 서술하면서 긴박하게 돌아가던 당시 국제 정세와 열강들의 헤게모니 다툼, 루스벨트의 탁월한 전술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방법은 바뀌어도 비전은 바뀌지 않는다

루스벨트는 다원주의적 지도자였다. 그는 ‘다원주의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으며 국정 운영과 통치 스타일에서도 다원주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맥짐시는 루스벨트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던 당시의 정치적 환경에 대해, 그리고 그런 환경이 루스벨트의 선택에 어떤 기회를 제공하고 어떤 한계를 낳았는지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이야기한다.

맥짐시의 지적처럼 루스벨트는 종종 다원주의의 함정을 피하지 못했다. 일례로 그는 부패한 도시의 당수들, 관직을 탐하는 의원들, 영리에 집착하는 기업인들의 손을 ?지 않고는 활동할 수 없음을 절감하곤 했다. 또한 자신의 비전을 그대로 성취해낼 수 있는 정부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지배권을 지키기 위해 책략과 조작을 거듭 구사해야만 했다.

또한 맥짐시는 루스벨트의 밝고 낙천적인 성격과 강한 인내심, 뛰어난 자질에 대해 언급하는 한편 그가 매우 정치적인 인간이었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고 지적한다. 루스벨트는 공황이라는 시대와 전시라는 상황에 맞춰 매우 영리하게 정치를 해나간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과 정책 운영을 끊임없이 변화시켜나갔으며, 이는 때로 앞뒤가 맞지 않거나 변덕스러운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또한 애매모호한 태도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했으며, 그 과정에서 때로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사랑보다 야망이 더 강했던 루스벨트는 아내인 엘리너에게도 종종 아픔을 안겨주곤 했다. 맥짐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루스벨트의 또 다른 이면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문을 열어놓았다. 이 같은 맥짐시의 새로운 시각을 확인하는 것 또한 이 책의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위대한 정치의 조건』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부분이 바로 영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에 대한 서술이다. 맥짐시는 따로 장을 할애해 그녀가 공인으로 떠오르게 되는 과정과 사회적 약자를 옹호한 모습을 서술했고, 루스벨트가 다루길 주저하던 쟁점들에 대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탐구해놓았다. 엘리너는 그동안의 영부인과 다른 독특한 행보를 보이며 그녀 스스로 사회개혁가가 되어 루스벨트의 중요한 조력자이자 정치적 동반자로서 자리매김했다. 상처받은 불행한 여인에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뛰어난 활동가로 변신하는 엘리너 루스벨트의 감동적인 인생도 엿볼 수 있다.

루스벨트는 험난한 정치 여정 속에서 수많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얻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한 신뢰의 뿌리는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된 각계각층의 국민을 포괄적으로 수용하면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준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4선 대통령이라는 위대한 과업을 이룬 바탕 역시 그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다. 국가 최고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안기며 기적을 만들어낸 루스벨트의 위대한 정치 행적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귀감이 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그는 누구인가?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재임 1933∼1945)으로 유복하고 신앙심 깊은 가정에서 태어났다. 학업이나 운동에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았으나 어린 시절부터 강한 리더십을 보였으며 매사에 활동적이고 적극적이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911년 29세에 뉴욕 주지사로 당선되어 정계에 입문했다. 루스벨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낙천적이고 위기의 순간마다 놀라운 의지를 발휘했다. 39세에 갑작스레 찾아온 소아마비는 그를 평생 장애인으로 만들었지만 루스벨트는 불굴의 의지로 이를 극복했다.

루스벨트는 좌익적 성향을 지닌 개혁파로 급부상해 193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고, 이때부터 ‘뉴딜’ 정책을 주창했다. 대공황의 위기 속에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루스벨트는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로 내각을 개편한 뒤 금융제도를 개선하고 농업과 산업, 빈민층 구제에 나섰다. 더불어 정부 재정을 강화하고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 등 지역 개발 중심의 공공사업을 추진했으며 국제 무역의 불균형을 시정했다. 뉴딜정책이 성과를 보이면서 노동자, 농민, 빈민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1936년 대통령에 재선된 루스벨트는 뉴딜의 혁신적인 정책들을 정착시켜나갔다. 이때부터 국제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며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고, 루스벨트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와 연대를 형성해나갔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처칠과 긴밀히 협조하며 히틀러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노력했고, 이런 시국과 맞물려 1940년 3선 대통령이 되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 공격과 동시에 전쟁에 직접 뛰어든 루스벨트는 국제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며 처칠과 함께 세계무대에서 지도권을 장악하면서 미국의 헤게모니를 강화했다. 1944년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이 된 뒤 전쟁 종결을 위해 헌신하고 유엔 안보기구 설립을 추진하다가 1945년 세계대전의 종결을 보지 못하고 뇌출혈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