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정치의 이해 (책소개)/1.국가권력

물과 피 (2022 라종일) - 정치의 이해

동방박사님 2022. 10. 2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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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과연 정치에서 적은 동반자가 될 수 있는가?
이해 관계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은?


이 책은 한국의 경험을 주제로 기획된 책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정치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정치 현실과 우리 안에 존재하는 두 갈래의 영원한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는 책입니다. 물론 이러한 시도의 이면에 우리의 정치적 실패에 관한 유감이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의 경험을 프랑스나 오스트리아의 그것과 동일선 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들이 처한 국제적 상황이 한반도와 매우 달랐다는 점도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남북한을 막론하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정치적 난맥상은 참으로 유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세계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취를 그동안 이뤄왔다는 데도 생각이 미칩니다.

정치는 사람과 집단이 이루는 모든 성취의 기초가 됩니다. 더 도약하기 위해서, 이제는 정치 영역의 난제를 극복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이 정치 현상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 나아가 더 큰 성취를 이루는 바탕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 혹은 정치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을 씁니다.

목차

책머리에 | 유감과 동정

서문 | 정치의 두 가지 의미

1장 | 정치의 시작과 양날의 검

2장 | 문명과 자유 그리고 신

3장 | 적과 동지 그리고 동반자

4장 | 신념, 신앙, 이념

5장 | 내 안의 세계, 세계 안의 나

6장 | 축복과 저주 - 권력의 수수께끼

7장 | 정의와 정의의 다툼?

8장 | 물과 피 그리고 사람

후기 | 한국 현대사를 돌아보며

부록
참고문헌
색인

 

 

저자 소개 

저 : 라종일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학사와 석사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의 스탠포드대, 미시간대, 남가주대, 프랑스의 소르본대, 그리스의 아테네대 등에서 연구 교수와 교환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우를 역임했다. 1995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 국가정보원 해외 담당 차장,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 보좌관, 국가안전...
 

책 속으로

사람들은 흔히 정치와 폭정을 다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치 중에서 정의롭지 못한 정치, 폭력이 정의를 대신하는 정치를 폭정이라고 이해하는 식이지요. 하지만 권력의 지배라는 관점에서 보면, 정치와 폭정은 거의 구별되지 않습니다. 정치와 폭정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붙어 있습니다. 모든 정치는 폭정입니다. 단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말하자면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폭정 아래 살고 있습니다.
--- p.21

그런데 폭군에게는 이와는 대조적인, 폭정을 유지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폭군이 합법적인 왕의 모습에 최대한 가깝고 유사한 겉모습을 갖추는 것입니다. 폭군 자신이 마치 폭군의 반대자인 것처럼, 폭군의 모든 특징과 ‘정반대되는’ 정당한 권력자를 연기하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행동이 항상 시민의 이해와 부합하는 것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 pp.62~63

잔혹한 스포츠에서는 동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모두 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오락으로서 오늘날에는 엽기적인 영화에나 등장할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투계(cock-fighting)나 투견(dog-fighting)은 현재도 일부 나라에서 하고 있습니다만, 그 외에도 곰, 황소, 오소리 같은 동물과 불독 같은 투견을 싸움 붙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p.120

권력에 관한 정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권력이 수반하는 폭력 등 강제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정의이고, 다른 하나는 권력에 대한 자발적인 순응, 즉 집단의 성원이 권력에 설득되어 자발적으로 따르는 측면을 강조하는 정의입니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라는 마오쩌둥의 유명한 말은 전자에 속할 것입니다.
--- p.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