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문교양 (책소개)/2.에세이

그리운 당신 아버지 (2013)

동방박사님 2023. 2. 17. 12:50
728x90

소개

당신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
논픽션의 픽션, 이 시대의 아버지 아홉 명을 만나다!

세상에는 다양한 아버지가 존재한다. 진시황릉 병마용갱에서 출토된 토용의 생김새가 똑같은 것 하나 없듯이, 아버지의 삶 역시 제각각이다. 그들은 들꽃처럼 자신만의 향기를 내뿜으며 이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냈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를 화두로 저자는 3년간 세상의 아버지들에 관해 취재했다. 원래는 논픽션으로 쓰려고 했으나 인터뷰이 대다수가 가족의 사생활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아서 픽션 형식을 취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아버지를 되돌리며 그 존재를 재조명했다. 총 아홉 가지 이야기를 통해 그리운 당신 아버지와 재회할 수 있을 것이다. 책장을 넘기며 아버지들과 만나는 여정 속에서 내 아버지 또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떤 자식이었는지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Prologue 당신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

Story 1 사랑
추억의 집

Story 2 가르침
연탄 한 장, 글자 한 자

Story 3 살아가기
꼬리 잘린 악어

Story 4 정직
아버지의 노래

Story 5 친구
철없는 아빠

Story 6 오해
그 인간 죽었나 보다

Story 7 미움
아버지의 손

Story 8 가족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Story 9 격려
괜찮아, 괜찮아!

Epilogue 내 이름은 무엇입니까
 

책 속으로

아버지 사랑은 구르는 눈덩이 같다. 그토록 작고 초라했던 마음이건만 자식을 꼭 끌어안고 구르고 구르다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졌을 때 산산이 부서져 자식 곁을 떠나간다. 부모를 향한 자식 사랑은 추수가 끝난 들판을 달려가는 겨울바람 같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는 이 없고 아무리 불러도 안아줄 이 없건만 멈출 수 없는 그리움에 오늘도 빈 들판을 서성인다. ---p.11

나무문을 슬며시 밀면 정겹게 삐거덕대는 소리, 눈에 익은 꽃나무와 연못……. 반듯하게 서 있는 건물을 돌아서 뒤란으로 가면 한창 밤을 털고 있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 손바닥에 밤 세 톨을 올려놓고서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까르르 웃고 있는 어머니,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이며 왕밤을 줍기에 여념이 없는 세 자매를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따뜻해진다. ---p.31

무거운 연탄 지게를 지고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던 아버지……. 연탄 한 장, 글자 한 자……. 달빛을 불빛 삼아 층계를 오르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떠올리면 마음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솟구쳤다. 모든 걸 다 잃고 남은 거라곤 빈손뿐일지라도 다시 시작할 용기가 났고, 그 어떤 고난일지라도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쓰러지고 싶어도 결코 쓰러질 수 없다. 아버지의 자식이니까……. 47

사람들은 아버지의 인생을 동정한다. 세무 공무원으로 평생을 일했으면서도 주변머리가 없어 번듯한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했다며……. 아버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피식 웃고 만다. 아버지의 짧은 미소 속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내가 번듯한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식들 앞에서 당당하고, 세상 앞에서 당당할 수 있었던 거야!’ ---p.103

창밖에는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노을이 지고 있었다. 서편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서서히 사그라지는 노을을 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아버지의 낮은 휘파람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바람이 마치 아버지의 손길처럼 나의 앞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렸다. 내 가슴은 안타까움과 그리움으로 미어터질 것만 같았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빠, 정말 미안해.” 괘종시계가 여섯 시를 알렸다. 모두가 사랑하고 존경했던, 남편과 아버지를 내 가족에게 돌려줄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pp.164~165

오랫동안 아버지를 미워했어요. 내게 닥친 모든 불행은 다 아버지 때문이라고 생각했죠. 영원히 용서하지 않겠노라 수없이 다짐했는데, 병상에 누워 계신 아버지를 보자 마음이 흔들렸어요. 모르겠어요! 혈육의 정이라는 건 이성으론 설명할 수 없는 절대 감정인가 봐요. ---p.168

나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제화점 앞을 지날 때면 습관적으로 발걸음을 멈춘다. 휘황찬란한 진열장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서 구두를 만드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인다. 나일론실을 꿴 송곳으로 구두를 깁던 아버지가 고개를 돌린다. 허공에서 눈이 마주치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환하게 웃는다. “내 아들, 최고다!” ---p.258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아버지와 자식, 그 천생의 인연
흑백사진 속 빛바랜 아버지를 추억하다!


언제부터였을까? 살벌한 경쟁 체제 속에서 조직으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아버지들이 점점 주변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가정의 아버지가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다. 먹고살기도 바쁜 현대사회라는 미명 아래, 이제 그 모습을 당연시하는 조짐마저 보인다. 아버지이기에 감내해야 할 필연의 모습으로 말이다.

존경받지 못하는 아버지가 늘어가는 씁쓸한 현실 속에서, 그러나 아버지는 아버지다. 그 부모자식 간의 고리는 도무지 끊을 수 없는 천생의 인연이다. 어느덧 늙고 나약해진 아버지, 그렇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들이지만 그 아버지라는 이름 안엔 그 옛날 집안을 지탱하는 본연의 당당한 아버지가 정좌하고 있다.

이제는 희뿌옇게 빛바랜 지난날의 아버지를 추억해보자. 끝없이 듬직했고, 한없이 다정했고, 혹은 철천지원수 같았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보자. 좋았든 싫었든 가장이라는 존재로 우리를 실재하게 만든 세상에 단 한 사람, 아버지를…….

당신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
논픽션의 픽션, 이 시대의 아버지 아홉 명을 만나다!


세상에는 다양한 아버지가 존재한다. 진시황릉 병마용갱에서 출토된 토용의 생김새가 똑같은 것 하나 없듯이, 아버지의 삶 역시 제각각이다. 그들은 들꽃처럼 자신만의 향기를 내뿜으며 이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냈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를 화두로 저자는 3년간 세상의 아버지들에 관해 취재했다. 원래는 논픽션으로 쓰려고 했으나 인터뷰이(interviewee) 대다수가 가족의 사생활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아서 픽션 형식을 취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아버지를 되돌리며 그 존재를 재조명했다. 총 아홉 가지 이야기를 통해 그리운 당신 아버지와 재회할 수 있을 것이다. 책장을 넘기며 아버지들과 만나는 여정 속에서 내 아버지 또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떤 자식이었는지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