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일본학 연구 (독서)/7.일본전후사

세계의 전쟁 책임과 전후 보상 (2009)

동방박사님 2023. 3. 2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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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북아역사재단 번역총서의 16번째 책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전후 처리에 대한 논문을 선별하여 편집한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논문은 일본의 전쟁 책임 자료센터에서 발간하고 있는 기관지 『전쟁 책임 연구』를 번역하였다. 일본의 전쟁 책임 자료센터는 일본의 침략전쟁과 전쟁 범죄의 실상을 규명하고 전후 처리에 관한 연구와 사회운동을 벌여온 기관으로 역사학과 국제관계 관련 학문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전개되고 있는 전쟁책임을 둘러싼 움직임과 문제점을 정리한 논문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칙 한국과 일본의 틀에서만 생각하기 쉬운 전후 처리 문제에 대해, 지구적 범위를 대상으로 폭넓은 시야에서 이 문제를 조망할 수 있는 유용한 사례들을 중점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부에서는 미국, 오키나와, 러시아, 중국, 동남아, 미크로네시아 등 전쟁책임을 둘러싸고 일본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국가와 지역에 관한 사례를 소개하여, 일본의 대외관계를 통해 보다 넓은 틀에서 전후 처리 문제를 이해하고자 한다.

이 책에 수록된 논문들은 전후 처리 문제를 평화와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가치에 입각하여 바라보고, 자국 중심적인 생각을 넘어서 이웃 나라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한 현대 시민운동의 모습이라고 결론짓는다. 이 책은 국제적 시민 연대의식과 협력을 통해 화해와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자하는 움직임에 힌트를 제공할 것이다.

목차

해제 : 일본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후 처리 문제

제1부 세계의 전쟁 책임
1.「독일 ‘기억 · 책임 · 미래’기금」의 성립과 그 역사적 의의
2. 독일의 ‘전후60년’
3. 뉘른베르크 재판의 재검토
4. 영국의 전쟁과 전쟁 책임 의식
5. ‘기억의 의무’와 ‘망각의 권리’
6. 국민의 역사와 제국의 기억 - 현대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의 과거
7. 이탈리아의 전후 처리
8. 오스트리아의 전쟁 책임 문제와 하이더의 성장 환경
9. 프랑코와 다시 마주하는 스페인 사회
10. 전쟁 책임론으로 본 현대의 남아프리카공화국
11. 독일의 역사교육
12. 오스트리아와 홀로코스트
13. 독일 통일과 전몰자 추도
14. 독일인의 ‘과거 극복’ 여행

제2부 일본의 전후 보상
1. 전쟁 책임 · 전후 책임을 통해서 본 독일과 일본
2. 전쟁 책임을 둘러싼 일본 · 미국의 차이
3. 아시아에서의 전쟁과 배상 및 화해에 대해서
4. 오키나와 전(戰)에 대한 원호와 국가 보상
5. 거부된 ‘시베리아 억류 보상’
6. 중국 국민당 정부의 대일 배상 정책
7. 일본의 동남아시아 배상
8.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배상 문제
9. 미크로네시아와 일본 : 끝나지 않는 전후
 

저자 소개

편집 : 일본의 전쟁 책임 자료센터
일본군 ‘위안부’문제, 교과서문제, 야스쿠니문제 등 일본의 침략전쟁과 전쟁범죄의 실태를 규명하고, 전쟁책임과 전후보상 문제에 대해서 폭 넓게 연구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이다. 1993년 4월에 발족하였으며, 사학, 법학, 정치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운동가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관지로 『季刊 戰爭責任硏究』(2009년 3월 현재 총63호 간행)를 발행하고 있다.
역자 : 서각수
일본 교토대학에서 일본중세사를 전공한 후, 현재 서울예술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저로는 「무인정권기 교정도감에 대한 신고찰」(2001, 『전농사론』7), 『새로 쓴 일본사』(공역, 2003, 창작과비평사), 『우리는 왜 전쟁을 했을까?』(2004, 역사넷) 등이 있다.
역자 : 신동규
일본 릿쿄대학에서 일본근세사를 전공한 후, 현재 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저로는 『근세 동아시아 속의 日朝蘭 국제관계사』(2007, 경인문화사), 『구상-아시아의 새로운 시대를 향하여』(역서, 2007, 한울), 『일본사』(공저, 2005, 대한교과서)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작년 가을 한 권의 책이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일이 기억에 새롭다. 『프랑스의 청춘』이라는 이 책의 표지에 게재된 사진이 그 충격의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1942년 10월에 촬영한 이 사진 속에서는 (당시) 페탱 국가원수(元帥)가 젊은 미테랑과 대면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비시정권의 대표로 추대되고 전후에 ‘대독 협력’의 죄목으로 사형 판결을 받은 인물과, 전쟁 중에는 대조적으로 레지스탕스 운동을 지휘하고 전후에는 그 업적을 배경으로 정계에 입문하여 사회당 대표가 되었고 마침내 대통령에까지 올라간 인물이 함께 찍은 이 사진은 확실히 특종이었다. 그러나 청년 미테랑이 페탱을 만난 일 자체는 전혀 특별한 ‘발견’도 아니다.

미테랑의 ‘애매한’ 과거를 둘러싼 논의는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프랑스가 지닌 과거 ‘점령기’와의 애매한 관계를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다. 유대인 박해의 책임자 르네 부스케와의 친교와 젊은 시절의 우익시대 등 미테랑에게서 직접 취재한 ‘폭로’가 충격을 주기도 했지만, 더욱 심각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던 것은 (TV회견 중)‘프랑스인이 꺼림칙한 과거와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미테랑이 국민화해의 이름 아래 부스케의 재판을 방해했던 것을 포함해서 자신의 과거를 정당화한 일이다. 그의 발언의 배경에는 드골 이래의 역대 대통령이 지향해온 ‘국민화해’가 ‘망각의 권리’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속내가 보인다. 여기서는 전후 프랑스의 역사를 ‘망각의 권리’와 ‘기억의 의무’의 갈등이라는 관점에서 되새겨보고자 한다. --- 겐모치 히사키 「‘기억의 의무’와 ‘망각의 권리’」 중에서

중 · 고등학교의 역사교육에 대해 일본에서는 특히 메이지 시대부터 아시아, 태평양전쟁, 그리고 패전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침략적 측면에 대한 언급과 가해자로서의 의식의 결여가 종종 문제시되고 있다. 1982년의 교과서 문제를 정점으로 그 후에도 종종 되풀이되는 정치인과 지식인의 폭언이나 침략전쟁 옹호론은 여러 나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아 그때마다 약간 수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태도의 전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로부터는 학교의 역사 수업에서 충분히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 일본의 가해 실태가 최근에 잇달아 밝혀지고 매스컴에서도 거론되면서, 교과서에서 일본의 아시아에 대한 가해의 기술이 예전에 비해 늘어나기는 했다. 기술 자체가 제한을 받던 시기를 비교하면, 나름대로 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에 문제로 삼아야 할 것은 기술의 양이 아니라 그 내용이다.

‘과거의 극복’에 관해 독일이 자주 비교 대상이 된다. 역사교육에 관해서도 독일이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여 자국의 가해 책임을 교과서에 기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본에서도 자주 지적되고 있다. 물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양의 문제를 넘어 주목해야 할 것은 역사교육의 내용을 규정하는 역사인식인 것 같다. 필자는 작년 독일에 유학할 기회를 얻어 학교를 견학할 수 있었다. 여기서는 필자가 견학한 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을 예로 들어 독일의 역사교육을 검토하고자 한다.
--- 구로다 다미코 「독일의 역사교육」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일본의 전쟁책임 자료센터’가 발간하는 기관지에 실린 논문들 가운데 세계 각국의 전후처리에 관한 23명의 필자의 글을 선별하고 집필자에게 추기와 보론의 가필을 의뢰하여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은 한일 간의 역사대화를 진전시켜나가는 데 참고가 되며 국내 독자들에게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책임과 전후처리 문제 등을 바라볼 때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의 글들을 모은 번역서이다.
이 책은 2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사학, 법학, 정치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운동가 등이 집필한 글들을 싣고 있다. 이들 글들의 구체적인 내용은 해제(일본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후 처리 문제)에 간략하지만 알기 쉽게 소개되어 있다.

1부에서는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전개되고 있는 전쟁책임을 둘러싼 움직임과 문제점을 정리한 글들을 실었다. 특히, 도쿄재판과 뉘른베르크재판의 비교를 비롯하여, 전승국인 영국의 전쟁책임 의식의 부재, 프랑스의 대독일 협력자에 대한 기억과 식민지 지배문제, 이탈리아의 파시즘체제와 전후처리 논의, 오스트리아의 친독일 정권 등장과 전후처리 문제, 스페인 내전과 관련된 피해자보상 법률안 통과문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화해위원회’ 활동, 독일의 역사교육 소개, 유럽의 전쟁관련 유적을 소개하고 추도시설을 둘러싼 논의 등 세게 각국의 다양한 움직임을 소개하고 있다.
2부에서는 미국, 오키나와, 러시아, 중국, 동남아, 미크로네시아 등 전쟁책임을 둘러싸고 일본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국가와 지역에 관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전쟁책임에 대한 일본과 독일의 비교, 원폭투하와 태평양전쟁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견해차와 문제점, 오키나와와 시베리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일본의 전쟁책임과 피해보상 등에 관한 논의와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세계 각국의 사례와 일본 내의 논의들은 한국과 일본 간의 식민지 및 전후처리 문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줄 것이다. 과거사와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 논쟁이 발생하고 외교문제로까지 확대되어 심각한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 하에서 볼 때, 이 책에 소개되는 글들은 보다 넓은 틀에서 전쟁책임과 전후보상 문제를 이해하며 시민운동의 차원에서는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과거역사 문제를 자국중심적인 역사관에서 벗어나 평화와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가치에 입각하여 바라보면서 한일 양국의 연구자와 시민운동가들이 협력을 강화하고 동아시아에 화해와 평화의 역사를 구축해 나가는 데 일조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