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회학 연구 (독서)/3.불평등

지속 불가능한 불평등 (2023)

동방박사님 2023. 4. 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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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라도 사회불평등과 환경불평등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 이 책은 이 두 문제를 함께 풀 수 있고, 또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해법에서도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 -토마 피케티

파이낸셜 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토마 피케티·브뤼노 라투르 강력 추천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의 위기는 서로 깊게 얽혀 있다!
어떻게 사회정의와 환경정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까?


소득과 자산 불평등은 교육 불평등, 문화적 접근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면서 사회분열과 갈등을 촉발한다. 최근에는 경제 불평등이 정치적 양극화와 극단적인 정치 포퓰리즘으로 전이되면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편 지구 곳곳에서 폭염, 한파, 가뭄, 홍수, 산불 등 극한적인 기후의 빈발로 기후 위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형이 된 지 오래다. 기후 위기로 인한 재난이 가난한 이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는 사실 역시 현실에서 매번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불평등과 생태적 위기라는 두 거대 위협에 대한 대처는 지금까지 별개의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지속 불가능한 불평등』은 ‘어떻게 생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는 ‘어떻게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가’와 함께 다루어야 할 문제임을 강조하며, 불평등 감소야말로 ‘생태적 전환 계획’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경제학자의 양적 연구와 철학자의 논쟁적 치밀함을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이 책은 2017년의 초판을 최신 데이터로 수정 보완한 2021년 개정증보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대담한 주장을 펼쳐 세계적인 스타 경제학자로 떠오른 뤼카 샹셀은 토마 피케티와 게이브리얼 저크먼을 비롯한 소장 경제학자들과 함께 ‘세계불평등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부의 불평등을 측정할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세계불평등 데이터베이스(WID.world)’의 상임고문이기도 하다.

흔히 불평등이라고 하면 소득불평등이나 자산불평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사회경제적 불평등만큼 심각한 것이 바로 환경불평등이다. 샹셀은 20세기 이후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된 양상을 추적하고 사회의 여러 분야에 미친 영향을 다각도로 살핀 후, 국가와 대륙 차원에서 소득수준별 에너지소비량이나 탄소배출량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 파괴가 서로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것이 확인되는데, 이 사실은 역으로 두 가지 목표를 조화시키는 정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샹셀은 여러 나라에서 시도된 누진적 조세 정책과 환경세 도입, 대대적인 인프라 정비, 에너지협동조합과 전환마을 운동 등 다양한 사회?환경 정책이나 시행 사례를 비교 분석하며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목차

개정증보판 서문
들어가는 글

1부 지속 불가능한 개발의 중심에 경제적 불평등이 있다

1장 경제적 불평등이 지속 불가능의 이유인가?
2장 경제적 불평등의 경향과 원인

2부 사회적 불평등과 환경불평등의 악순환

3장 환경자원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
4장 환경 위험에 대한 노출의 불평등
5장 공해 유발 책임의 불평등

3부 사회 정책과 환경 정책에 대하여

6장 유한한 세계에서 불평등을 제한한다는 것
7장 사회적 투쟁 대 국제적 조율

결론
감사의 글

해제 / 경제불평등과 생태 위기에서 동시에 탈출하기 | 김병권

저자 소개

저 : 뤼카 샹셀 (Lucas Chancel)
 
파리경제대학 세계불평등연구소와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 집행위원이며, 지속가능발전·국제관계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파리정치대학 공공정책학 과정에서 강의하고 있다. 물리학, 사회학, 경제학, 공공정책학, 에너지과학 등을 공부했으며, 사회과학고등연구원/파리과학인문학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제 : 김병권

 
기후경제와 디지털경제 정책연구자. 2019~2022년까지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장을 맡으면서 정의당의 기후정책과 그린경제, 디지털경제 정책 설계를 책임졌다. 2020년 총선정책공동본부장과 2022년 대선정책공동본부장을 함께 맡았다. 학부는 화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은 경제학 석사와 사회학 박사를 수료하여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두루 접할 기회를 얻었다. 민간 IT기업에서 10년 남짓 소프트웨어 기획과 개발...

역 : 이세진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티에르탕의 베케트』 『행복은 주름살이 없다』 『음악의 기쁨』 『여섯 개의 도덕 이야기』 『해피크라시』 『선택』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등이 있다.

책 속으로

환경 파괴는 으레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에 미치는 피해로만 생각되지만, 실은 한 세대 안에서도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하고 기존의 불균형을 더욱 강화한다. 가령 미국이나 인도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오염과 관련된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 및 경제 불평등의 양상은 사실상 악순환과 흡사하다.
실제로 북반구 국가든 남반구 국가든, 가장 부유한 계층은 빈곤층보다 환경에서 비롯되는 위험(공해, 기후재앙, 천연자원 가격 불안정 등)에 덜 노출된다. 그뿐 아니라 빈곤층은 환경으로 인한 재해에 훨씬 큰 피해를 입는다. 빈곤층은 사전에 대비하고 방어할 수단도, 사후에 피해를 복구하고 다시 일어설 수단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2005년에 태풍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주를 강타했을 때 우리는 그러한 비극적 사례를 똑똑히 보았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환경이 미치는 피해에서 회복되는 탄력성이 동일하지 않았다. 환경불평등으로 가중된 부당함은 자동으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강화한다. 공해로 인한 건강 악화, 환경 재앙으로 인한 생활 터전의 파괴는 가장 가난한 이들을 더욱 열악한 조건으로 내몰고, 그로써 ‘환경-빈곤의 덫’이라고 일컬을 만한 현상을 통해 불평등을 증대한다. 이 악순환에 환경 파괴에 대한 책임의 부당함까지 가세한다. 어느 소득수준을 넘어가면 공해를 줄일 여력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부 학자가 반론을 펴고 있기는 하나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극소수의 예외가 있을 뿐, 대체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환경 발자국을 가장 많이 남긴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정치가 민간 후원금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돈 많은 소득 상위층에게 호감을 얻는 후보가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1인 1표’라는 민주주의의 이상은 차츰 흐려지고 ‘1달러에 1표’ 식이 되어버린다. 이 같은 상황은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을 언제까지나 영속시킬 수 있고, 그러한 불평등 자체가 정치 활동을 양극화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미국의 정치학자 세 명이 함께 쓴 매혹적인 저작에 따르면, 불평등이 심할수록 정치적 삶은 양극화되고 그로 인해 불평등을 완화하기는 더욱더 어려워진다. …불평등이 심화되어도 가장 부유한 이들은 불평등을 완화하는 정책을 지지할 객관적 이유가 없다(그러한 정책은 그들에게서 세금을 더 많이 걷어간다). 이 때문에 미 공화당의 입장은 우경화되었다. 세 명의 연구자는 1970년대부터 이민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보여주었다. 이민은 가난하고 정치의식이 희박한 미국 시민, 혹은 투표권 없이 거주하는 인구의 수를 크게 늘렸다. 그러니 재분배에 호의적인 정치 세력보다는 반대하는 정치 세력이 커진 것도 당연하다.
---「1장 경제적 불평등이 지속 불가능의 이유인가」중에서

불평등한 경제성장 상황에서 임금이 낮은 사람들은 생활 수준이 정체되는 반면, 부유층의 소득은 늘어난다. 공권력은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소비는 성장의 원동력 중 하나이므로) 부동산 가치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면서 저소득층의 대출을 장려한다. 한편 피라미드의 반대쪽에 있는 부유층은 금융시장에 그들이 쓰지 않는 돈을 빌려주고(주택 세 채에 요트까지 구입했는데 어디에 돈을 더 쓰겠는가……) 부동산 거품과 폭등을 부추긴다. 그러나 저소득 가계의 지불 능력이 실제로 높아지지는 않기 때문에 그러한 폭등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다.
---「1장 경제적 불평등이 지속 불가능의 이유인가」중에서

소스타인 베블런은 사회가 불평등할수록 자기를 차별화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따라잡기 위해 눈에 띄는 재화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심하다고 보았다. 새뮤얼 볼스와 박용진은 가장 불평등한 사회가 연간 노동시간이 가장 많은 사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1990년대 초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불평등이 스웨덴과 같은 수준이라면 미국인의 노동시간은 10퍼센트 줄어들 것이다. 10퍼센트는 결코 무시할 만한 수치가 아니다. 두 저자는 ‘베블런 효과’로 이 결과를 설명한다.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자기가 부러워하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따라잡기 위해 더 많이 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1장 경제적 불평등이 지속 불가능의 이유인가」중에서

에너지소비에서 비롯되는 CO2e 배출도 마찬가지다. 사실 우리에게 하루에 필요한 열량, 차에 채울 수 있는 연료의 양은 한계가 있다(자가용을 여러 대 소유한 사람도 한꺼번에 여러 대를 몰고 다닐 수는 없다). 반면 소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온종일 차고에 세워져 있는 고급 승용차들은 CO2e를 직접 배출하지 않지만 그 차들의 설계와 제작에서 발생한 CO2e는 소유주의 CO2e 간접 배출량을 계산할 때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간접 배출은 직접 배출보다 더 소득과 밀접한 상관관계에 있다. 개인이 잘살수록 간접 배출이 차지하는 몫이 크다. 소득 상위 20퍼센트 집단에 속하는 프랑스인과 미국인은 총배출에서 간접 배출이 4분의 3이나 된다. 반면 소득 하위 20퍼센트 집단에서는 간접 배출이 3분의 2 정도다.
---「5장 공해 유발 책임의 불평등」중에서

프랑스 정부는 2008년에 탄소세를 도입하려고 했다. 이 시도는 좌파와 우파 정치인들이 사회적으로 부당하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바람에 실현되지 못하고 무산됐다. 그리고 몇 년 후인 2014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는 마침내 탄소세 도입에 성공했다. 어떤 정부는 실패했던 일을 어째서 불과 몇 년 후에 다른 정부는 성공할 수 있었을까비결은 탄소세 도입 첫해에는 1톤당 요금이 0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 조치가 눈에 띄지 않게 통과되었다. 에너지 전문가들과 환경주의자들은 올랑드 정부의 절묘한 수법을 칭찬하면서 탄소세는 앞으로 조금씩 올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후에 그런 사회적 동요가 일어날 거라고 몇 명이나 상상했을까탄소세는 예상대로 인상되었지만 그동안 저소득층 및 중산층 가계에 대한 보상 기제는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자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백만 가계가 교통이나 난방에 드는 탄소를 저감할 대안을 찾지 못했다. 금전적 보상이 없는 상태에서 세금 인상은 그들의 불만을 자극했을 뿐이다. 결국 2018년에 일이 터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자산에 대한 연대세를 폐지하고 자본소득에 대한 세율을 낮추는 세제 개혁안에서 탄소세를 인상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해에 최상위 소득층에서의 세수는 40억 유로나 감소했으나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계에 더 부담을 주는 탄소세는 딱 그만큼인 40억 유로가 늘었다.

프랑스 정부는 세제가 환경과 저소득층 양쪽 모두에 더 이롭게 개편되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통계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았다. 최상위 1퍼센트는 세제 개편으로 소득이 6퍼센트 이상 높아진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보았으나(심지어 극상위 0.1퍼센트는 20퍼센트 인상 효과를 보았다) 하위 20퍼센트는 세금을 더 내는 셈이 되었고 그 주요한 이유는 역시 탄소세 인상이었다.
---「6장 유한한 세계에서 불평등을 줄인다는 것」중에서
 

출판사 리뷰

불평등은 숙명인가?
역사적 통계로 살펴보는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양상


20세기 초부터 축적된 소득 및 자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불평등의 연대기적 양상을 추적해보면, 전쟁이나 대공황, 인플레이션 같은 예외적 상황이 아닌 한, 신흥국과 선진국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1980년대 이후 줄곧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으로 관찰된다. 한 국가의 소득불평등이 경제 개발 초기 단계에 계속 증가하다가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완화된다고 여겼던 ‘쿠즈네츠 곡선’은 이로써 반박된다. 쿠즈네츠가 관찰한 불평등 감소는 메커니즘에 따른 것이 아니라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자본가가 소유한 생산설비가 파괴되고, 대공황으로 부유층의 자본이 소실되고, 인플레이션으로 세습자산의 가치가 떨어진 데서 비롯된 결과였다. 게다가 전쟁 직후는 사회적 결속과 연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소득구간별 세율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었기에 불평등이 줄어들거나 정체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에 곳곳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치 자금에 민간 후원 비중이 높아져 소득 상위층의 의견이 과대 대표되고, 소득이 정체되거나 가처분소득이 낮은 집단에서 극우 정당을 지지하면서 정치적 우경화가 가속화된다. 소득수준이 낮은 집단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건강하지 못하며, 학업 성과나 최종 학력이 낮은 경향이 있고 나아가 미래의 연봉도 그 영향을 받는다. 또한 소득불평등 자체가 노동자의 의욕을 떨어뜨려 노동생산성을 낮추기도 한다. 이는 저소득층을 사회적으로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샹셀은 불평등을 조장하는 요인을 분석하면서 실업, 질병, 빈곤 같은 사회적 리스크를 함께 감당하는 조직으로서의 사회국가가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 상위소득의 폭발적 증가와 세습자산의 증식을 조장하는 무역 및 금융의 집중적 세계화를 꼽는다. 그리고 이는 결국 정치적 선택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한다. 누진세를 낮추고, 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교육을 등한시하고, 금융 규제를 풀어준 결과인 셈이다. 그 선택은 대개 자본을 가진 자들이 공공정책에 점점 더 정치력을 행사하게 된 결과지만, 역으로 다른 정책으로 그에 맞설 수도 있다.

부자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환경불평등을 유발하는 메커니즘


환경 이슈는 으레 기후변화라는 주제와 묶여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에 미치는 피해로만 생각되지만, 실은 한 세대 안에서도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한다. 환경과 관련된 불평등은 여러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우선 에너지와 식수, 식량에 대한 접근에서 불평등이 존재한다. 이는 흔히 지역적 특성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기본적인 취사와 난방을 위한 에너지, 안전한 식수, 양질의 먹을거리를 구매할 수 있는가와 관련된 문제다. 환경 위험에 대한 노출도 평등하지 않다. 산업시설로 인한 대기오염이나 태풍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에 노출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건강 악화나 생활 터전의 파괴는 가장 가난한 이들을 더욱 열악한 조건으로 내모는 반면, 부유한 계층은 상대적으로 위험에 덜 노출될 뿐 아니라 더 잘 대비하며 환경 파동으로 인한 충격에서도 쉽게 회복한다. 이 악순환에 환경 파괴에 대한 책임의 부당함까지 가세한다. 샹셀은 소득 자료와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를 결합해 국가 내에서든 세계 차원에서든 소득상위 집단의 공해 배출량이 많으며 최상위 집단은 압도적으로 그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체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환경 발자국을 가장 많이 남기는데, 정작 그들은 자신이 일으킨 피해에 가장 영향을 덜 받는 것이다. 게다가 환경보호 정책에서 비롯되는 ‘정책 결과의 불평등’과 생태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 참여의 불평등’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지속 가능하며 평등한 사회를 위한 해법
지역사회와 정책, 국제단체의 역할


이 책에서 다루는 다양한 연구는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는 한 지속 가능한 개발, 가령 건강한 민주사회, 경제의 효율적 작동, 환경 보호 등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불평등 감소와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가 상호작용하며 얽혀 있다는 것은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환경의 제약을 고려하면서도 경제적 불평등은 얼마든지 완화할 수 있다. 특히 공공정책과 관련해 샹셀은 세 방향에서 접근한다. 첫째, 에너지, 수도, 대중교통 같은 공공서비스의 친환경적 전환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둘째, 환경을 고려하는 조세 제도를 고안해 도입해야 한다. 셋째, 환경불평등을 공적 토론의 중심에 두려면 일단 공개적이고 투명한 불평등 측정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각각의 주장에 충분한 사례가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1970년대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 난방 네트워크를 대대적으로 개발한 스웨덴, 독일 재생에너지 설비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에너지협동조합 관리 모델, 미국에서 시도된 상하수도 민영화의 폐해와 공공화로의 복귀 등은 사회적 형평을 추구하는 친환경적인 방법을 가늠해보게 한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에서 탄소세 인상을 둘러싸고 세제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고조되면서 노란 조끼 시위가 벌어지게 된 상황은 보상 기제에 신경 쓰지 않는 조세 정책의 한계를 보여준다. 가까운 미래에 투명한 불평등 측정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공해 유발자들의 책임 수준에 맞게 세율을 조정하거나 적극적으로 누진세를 부과할 수 있어 가장 효과적일 테지만, 그러한 측정 시스템이 미비한 현재로서는 높은 생활 수준과 온실가스 배출을 동시에 의미하는 소비재에 세금을 적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10여 개 국가에서 항공권에 부과하고 있는 환경분담금이 좋은 예다.

이러한 정책 변화에서 더 나아가 국제적 차원의 연대까지 모색할 수 있다. 탄소배출을 일삼는 다국적기업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하지 못하게 막을 대책이나 기후 목표를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제재를 가하는 방법 등은 국제단체의 협의를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 이처럼 지역 시민사회나 국가, 글로벌 차원에서 모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면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의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사회적 부정의와 환경 피해의 복잡한 관계를 풀어내고 그것들이 경제적 불평등과 더불어 형성하는 복잡한 결합 상태를 파헤친다. 수백만 인구가 봉쇄와 활동 제한으로 사회적, 경제적 타격을 받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매우 시의성 있고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 _가야트리 나이크Gayathri D. Naik, 『LSE 도서 리뷰』

뤼카 샹셀은 환경과 사회경제적 영역의 복잡한 연관을 고찰한다. 좀 더 바람직한 미래를 향한 길을 열어주는 책. _『르몽드Le Monde』

저자는 자유주의 정책의 실패를 가차 없이 조명한다. _『폴리티스Politis』
 

추천평

해법 찾기가 복잡할수록 정확한 문제진단이 필수다. 이 책은 현실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생태 위기 사이의 얽힘을 냉철하게 이해하고 분석하게 해 줄 귀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 김병권 (기후경제와 디지털경제 정책연구자 )
심화되는 불평등과 환경위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다. 불평등의 세계적 추세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세계적인 전문가가 쓴 이 책은 사회 불평등과 환경불평등 두 문제를 함께 풀 수 있고, 또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해법에서도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이자 『21세기 자본』의 저자 )
뤼카 샹셀은 이 간결하고도 엄밀한 책에서 ‘세계의 종말’을 두려워하는 자들과 ‘먹고살기’ 힘든 자들을 연대시키면서, 생태주의와 사회정의 사이의 단순한 구분을 가로지르는 계급 갈등을 드러내는 데 필수적인 척도를 제공한다.
- 브뤼노 라투르 (과학철학자 )
뤼카 샹셀은 이 책에서 환경불평등과 경제불평등 사이의 연관성을 치밀하게 분석했다. 그의 결론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것. 우리의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들을 독창적 관점에서 바라본 수작이다.
-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구성은 촘촘하고 시각은 날카롭고 전개는 유려하다. 작금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우리로 하여금 가속화하는 기후위기를 직면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런 관점에서도 이 책은 전 세계가 꼭 공유해야 할 중요한 저작이다.
- 클로드 앙리 (파리정치대학 교수 )
독자를 심각하게 만드는 책이지만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저자는 사회적 불평등이 환경의 지속 불가능성의 핵심 동인임을 확인해주는데, 이는 부자들은 더 많이 소비하고 가난한 자들은 환경 자원에 접근하지 못하고 환경 파동에 점점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 질리언 바우저 (『사이언스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