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선시대사 이해 (독서)/4.조선사대부

조선 사대부가의 살림살이 (2016)

동방박사님 2023. 5. 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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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의 사대부들은 글공부를 중시했지만 살림살이도 예의 실천으로 여겨 최선을 다했다. 잘 차려입은 의관으로 바른 마음을 얻고자 했으며, 학문의 안정적 정진을 위해 먹고사는 생활의 문제까지 손수 해결하고자 하였다. 의복과 살림살이는 학문의 길을 걷기 위한 전제조건이었던 셈이다. 의관을 갖추고 머리를 다듬는 것은 단순한 치장이 아니라 수기(修己)의 한 방편이었다. 그들은 머리를 빗을 때부터 옷 입을 때까지 늘 예를 생각했으며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 맞춰 의관을 갖출지 정함으로써 격식을 갖추고자 했다. 바른 자세로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군자의 위용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저자는 퇴계 이황,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같은 대학자들을 살피면서 이들 모두가 살림살이에 힘썼으며 그것을 인간의 도리로 생각했다고 말한다. 정약용의 경우 환금성 좋고 의생활도 해결해줄 수 있는 ‘뽕나무 심기’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정약용은 아들 학연에게 정밀한 경전 연구를 당부했지만, 이를 위해선 최소한의 살림살이가 보장되어야 했으므로 품위를 지키면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뽕나무 심기를 적극 권장했다.

이처럼 이 책은 조선의 사대부들이 어떻게 격조 있는 차림새와 살림살이를 유지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핀다. 관리들의 집무복인 흑단령, 과거급제가가 금의환향할 때 입은 앵삼, 문무백관이 임금을 수행할 때 입은 융복, 사신이 연행을 떠날 때 입은 도포를 비롯하여, 조선을 ‘모자의 나라’로 일컬을 정도로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아얌, 조바위, 남바위 등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16세기의 일상을 기록한 유희춘의『미암일기』를 통해 복식을 장만해간 방법과 과정도 알 수 있다.

아울러 이 책은 사대부들이 넉넉지 않은 살림 속에서 복식을 어떻게 관리해갔는지도 주의 깊게 살핀다. 모자를 관리하는 방법, 빨래하는 법, 풀 먹이고 다림질하는 법 모두가 사대부가의 살림살이를 격조 있고 품위 있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저자에 의하면 복식의 세탁과 관리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일이기도 하였다. 일례로 풍석 서유구는 복식 관리법에 많은 관심을 둔 인물이어서 여러 가지 관건과 함께 립과 망건의 세탁법까지를 기록해놓기도 하였다. 이 책의 매력은 이처럼 그간 알려지지 못한 사대부가의 일상생활 낱낱을 흥미롭게 소개한 데 있다. 이 책을 통해 사대부가의 새로운 면과 더불어 보자기, 다듬이질 같은 사소한 것들이 지닌 의미까지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목차

1. 사대부의 살림살이 대책
2. 사대부가 남성의 의생활 들여다보기
3. 사대부가 여성의 의생활 들여다보기
4. 사대부가의 복식 관리

글을 맺으며

저자 소개

저자 : 이민주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선시대 책례의에 나타난 의식절차와 복식연구』로 가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선의 복식은 의례와 신분에 따라 고정적인 틀이 있는 것 같지만, 조선시대 사람들은 그 틀 안에서 자신만의 미적 감각을 표현했다. 필자는 이러한 조선시대 복식과 그 문화에 주목하여 복식을 통한 옛 선인들의 삶의 목표와 가치를 탐색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용을 그리고 봉황을 수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