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한반도평화 연구 (독서)/6.남북관계 DMZ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2015)

동방박사님 2023. 5. 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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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미국 스탠퍼드대학 한국학 프로그램에 몸담고 있는 저자들이 2014년 미국에서 출판한 Tailored Engagement: Toward an Effective and Sustainable Inter-Korean Relations Policy를 번역해서 한국어판으로 낸 것이다. 저자들은 북한을 둘러싼 주요 관련국의 정책 변수와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대북정책을 살펴보고, 과정이나 목표에 불과한 대북정책을 넘어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제안한다. 인도적 지원, 교육 교류 및 협력, 문화 교류 등 다방면에 걸쳐 제시된 로드맵을 통해 남북 관계에서 우리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책 뒷부분에는 부록으로 2014년 9월 대한민국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 회의록과 같은 달 미국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 회의록을 실었다. 국회에서 열린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 발전 특별위원회 공청회 회의록에는 이 책의 저자가 참석한 가운데 맞춤형 인게이지먼트를 놓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벌인 열띤 토론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로 담겨 있다. 역시 이 책의 내용을 주제로 하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 회의록을 통해서는 대북정책과 맞춤형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미국 측 인사들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신기욱(Gi-Wook Shin)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후 미국 워싱턴주립대학에서 사회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아이오와주립대학과 UCLA에 재직한 바 있다. 현재 스탠퍼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동 대학 쇼렌스타인 아태연구소의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또 스탠퍼드대학 프리드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직을 맡고 있으며, 2001년 스탠퍼드대학에 한국학 프로그램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역사-비교정치 사회학자...
 
저자 : 데이비드 스트로브(David Straub)
2008년부터 현재까지 스탠퍼드대학교 쇼렌스타인 아태연구소의 한국학 부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2007년에는 동 연구소 팬택 연구원(Pantech Fellow)을 역임했다. 2006년 미 국무부 선임 외무담당관으로 은퇴하기까지 30여 년간 미 국무부 외교관으로 공직생활을 했으며, 1979년 주한 미 대사관에 처음 근무한 이후 약 12년간 한국 문제를 전담했다. 특히 한국에서 반미시위가 크게 일었던 1999년부터 20...
 
저자 : 조이스 리(Joyce Lee)
워싱턴주립대학에서 정치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코넬대학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스탠퍼드대학교 쇼렌스타인 아태연구소 한국학 연구원 직을 맡고 있으며 한국의 다문화, 공적개발원조, 한미 관계, 남북 관계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아태연구소에 영입되기 전까지 미 의회,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 외교통상부 등에서 한미 관계 및 남북문제에 대한 연구경험을 쌓으며 다수의 논문집, 학술지에 ...

책 속으로

대북 인게이지먼트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북한 정권 자체가 북한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진전을 이룰 수 없고, 인게이지먼트 정책이 오히려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모든 정권은 변화한다. 가령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고 국가에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정책을 조정한다. 그러므로 북한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게이지먼트 정책을 적절히 설계하면 분명 북한의 정책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p.19쪽)

미국은 거의 기계적으로 북한이 근본적인 접근 방식을 바꿀 때까지 제재의 수위를 높이는 봉쇄정책을 시행해왔다. 미국 고위 관리들은 그 정책의 위험과 문제점을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 것은 다른 모든 대안이 미국의 이해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핵무기 개발 중단에 대한 협상 의지가 없는 북한을 협상에 참여시키라고 미국을 설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p.25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은 언제나 ‘모르는 악마보다는 아는 악마가 낫다(better the devil you know than the devil you don’t)’였으며 앞으로도 이런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은 계속 북한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할 것이고 북한이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지지할 것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북한 내부에 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스스로 생각하는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핵 문제의 해결과 북한 내부의 근본적인 정치·경제개혁을 위해 북한을 압박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p.27

5·24 조치는 맞춤형 인게이지먼트의 실행을 예상보다 더 어렵게 할 것이다. 국내 정치인들 사이에서 5·24 조치의 완화 또는 해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북한이 사과를 하고 2010년 행동에 속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5·24 조치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입장은 이해할 만하다. 우리는 북한이 적절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재를 해제하기가 정치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맞춤형 인게이지먼트 이행을 위해서는 5·24 조치를 일부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올바른 결정이며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남북 관계에 진전이 있으면 북한도 5·24 조치의 추가 완화가 가능하도록 행동할 가능성이 크고, 결국에는 조치를 전부 해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p.55~56

박 대통령은 남북 교류를 확대하는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기에 매우 좋은 정치적 위치에 있다.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자 보수주의자이기 때문에 진보진영 대통령에 비해 대북 인게이지먼트 정책에 대한 광범위하고 지속 가능한 국내 합의를 도출하기가 더 수월할 것이다. 게다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대통령 당선 후에 발표한 대북정책은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고 실행 가능한 대북 인게이지먼트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기본 개념과 원칙 대부분을 포함한다. 이러한 개념과 원칙을 ‘맞춤형’으로 조정하면 대북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p.63

현재는 대중매체 분야에서 남북 간 교류를 추진할 경우 한국이 대부분의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협력은 상호 이익이 된다. 왜냐하면 남측은 북측의 재능과 인력, 자재, 세팅 등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정치적·실질적 어려움을 이유로 남북 합작 제작이 진정한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고 ‘교류’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남북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단순한 ‘교류’라도 추진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p.86~87

무역과 투자 등의 경제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에 기초를 둔 경제관계를 수립한다면 개인, 단체, 정치적 측면에서 남북 관계는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개선될 것이다. 협력을 더 장기적이고 광범위하게 추진할수록 협력을 유지하려는 북한의 의지는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상당히 개선되어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질 것이다. 그러므로 다자간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남북 간 경제협력을 통해 북한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p.92

한국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한반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한국의 역량을 믿고 좀 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은 10년 전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국가가 되었다. 그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 국민들의 의견이 분열되면 주변국들은 각기 듣고 싶은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것이다.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북정책의 효과도 증대될 것이다.--- p.116

그 취지는 저희가 100% 동감합니다. 그런데 학자들이 보통 이런 제안을 하면 ‘다 좋은 얘기인데 굉장히 비현실적이다’는 지적을 항상 받아서 가능하면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제안을 하고 싶었고, 이 정도 수준이면 대한민국 국민의 3분의 2 정도는 공감하지 않겠느냐를 생각하면서 제안하다 보니깐 조금 답답한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만약 말씀하신 대로 하면 다 좋은데 현실성이 있느냐 하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p.178

저희가 한국 지도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좀 더 주도적으로 행동하라, 미국에 전적으로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정치인들과 오피니언 리더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와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신 박사님, 왜 미국에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에 대응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세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미국이 주도하기를 바라면서 미국을 주도하려는 생각은 왜 안 하시나요?”
--- p.210
 

출판사 리뷰

한국, 고래 싸움에 낀 새우를 넘어 돌고래로

한국은 종종 고래 싸움에 낀 새우로 표현된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들 틈바구니 속에서 고군분투해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고래 틈에 낀 무력한 새우’가 아닌 고래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돌고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경제력·군사력 등 전체적인 국력으로 볼 때 세계 10~15위권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주요 국제회의도 개최했다. 또 한국은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이며 세계 6위의 수출국으로 휴대폰과 자동차, 선박 등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다. 따라서 대북정책을 추진할 때도 국제 사회에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고,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대북관계를 위해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반도를 위한 맞춤형 인게이지먼트

한국의 대북정책은 그동안 안정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남북 관계가 이를 대변한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관련국의 영향도 있지만 북한의 각종 돌발 행동과 국제적 상황의 변화, 한국 정부의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과 사회 내부의 깊은 분열 탓도 크다. 그동안의 대북정책은 집권하는 정권에 맞춰 주요 내용이 바뀌었다. 정권 따라 바뀌는 정책은 우리 국민은 물론, 북한에 미치는 영향력도 약화시켰다. 따라서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해 그에 맞춰 대북정책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도 박근혜 대통령은 보수주의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으므로 남북 관계 개선을 꾀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러한 유리한 입지를 살려 한국의 대북정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인게이지먼트’라는 실리적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맞춤형 인게이지먼트는 외교 안보 상황에 맞추어 단계별로 대북정책을 추진하자는 것으로 북한의 핵 문제나 인권 문제 등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맞춤형 인게이지먼트로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하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맞춤형 인게이지먼트를 기반으로 현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로드맵이 나와 있다. 로드맵은 정치적·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쉬운 프로젝트에서 어려운 프로젝트로 발전시켜야 하는데, 이는 진행 중인 인게이지먼트 노력을 확대하거나 중단된 사업 중에서 가치 있는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방식을 뜻한다. 식량 지원, 의료 서비스 등 인도적 지원에서 시작해 농업과 의학 등 비정치 부문의 지식을 공유하는 교육 교류, 관광과 스포츠, 대중매체 분야의 교류, 경제협력, 개발협력,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 우리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얼마든지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은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것은 물론,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통일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부록으로 실린 대한민국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 회의록과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의 간담회 회의록에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