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7.동양철학이해

유가 전통과 과학 (2013)

동방박사님 2023. 9. 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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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아시아에서의 과학의 발전에 있어 유가 전통이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는 지난 한 세기 동안 크게 변화해 왔다. 20세기 초부터 한참 동안은 유가 전통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일색이었다. 유가 전통은 과학만이 아니라 중국 및 동아시아 사회ㆍ문화 전반을 두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생각은 급격히 바뀌어 갔고 유가 전통의 긍정적인 역할을 찾는 경향이 생겨났다. 특히 지난 2,30년간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인상적인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이 주목받으면서 과거 이 지역의 사회와 문화에서 지배적인 요소였던 유가 전통이 그 같은 발전에 무언가 기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생겨나게 되었고, 자연히 그로부터 여러 긍정적인 측면들을 찾는 경향이 자라났다. 그리고 유가 전통에서 과학적ㆍ합리적 측면들,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측면들을 찾아보는 시도들이 그 과정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유가 전통과 과학과 관련해서 몇 가지 주제, 측면들에 대해 더 차분히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목차

제1부 유가의 자연철학
제1장 주희 사상 속에서의 ‘기’와 ‘심’
제2장 이황의 리기관과 신유학 전통 상에서의 그 위치
제3장 주희의 격물치지 이론에서 ‘유추’의 방법

제2부 유가 전통 속의 과학
제1장 자연세계와 과학지식에 대한 주희의 태도
제2장 과학적ㆍ초자연적 주제들에 대한 주희의 태도
제3장 미신과 술수에 대한 정약용의 태도
제4장 조선 후기의 지전설

제3부 사회적ㆍ문화적 맥락들
제1장 전통시대 중국 사회의 학자들과 전문 과학기술지식
제2장 전통 중국에서의 과학과 종교
제3장 전통 중국의 과학과 관료제
 

저자 소개

저 : 김영식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화학물리학으로,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화학과와 동양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 과정을 설립·운영하였고, 국제 동아시아 과학·기술·의학사학회 회장과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명예교수이다. 주요 저서로 『과학혁명』, 『주희의 자연철학』, 『정약용의 문제들...

출판사 리뷰

동아시아 유가 전통은 과학사상과 과학기술의 발전을 저해하였는가, 촉진하였는가?

과학이라는 개념과 동아시아 유가 전통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한다. 그래서 지난 20세기 초부터 한참 동안 동아시아 유가 전통이 과학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 일색이었다. 유가 전통은 동아시아의 과학사상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상당한 저해 요소로 작용하였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생각이 급격히 바뀌어 많은 사람들은 유가 전통 속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찾고자 하였다. 특히 지난 2, 30년간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인상적인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이 주목받게 되면서 과거 이 지역의 지배적인 정신문화였던 유가 전통 속에서 과학적?합리적 측면들을 찾아보려는 시도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시도들은 동아시아 유가 전통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많은 문제들을 빚어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 시도들은 피상적이고 감상적으로, 그리고 일거에 모든 것에 답하려 드는 식으로 조급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유가 전통과 동아시아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의 과학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에 바탕한 깊이 있고 차근한 연구와 논의는 드물었다. 그 결과 유가 전통의 순기능을 역설하는 자의적인 해석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였고, 심지어는 아전인수에 가까운 무비판적인 긍정론까지 대두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유가 전통과 과학과 관련해서 몇 가지 주제나 측면들에 대해 더 차분히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유가 전통 속에 스며들어 있는 자연과학적 요소들과 합리성 및 과학사상의 발전을 저해한 유가 전통의 태생적 한계 등을 함께 드러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유가 전통과 과학이라는 주제에 대해 한층 더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을 지닐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세 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1부에서는 과학 자체는 아니지만 유학자들의 과학지식에 영향을 미쳤고 유가 전통 속에서의 과학의 성격을 규정했던 기본적인 철학개념들과 유학자들의 학문방법론을 살펴보고, 유가 전통 속에서의 과학의 위치와 성격을 다루는 제2부에서는 유학자들이 과학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였고 과학이 그들의 학문체계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중국 과학의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다루는 제3부에서는 전문 과학지식과 그 종사자들에 대한 유학자들의 태도를 살펴보고, 이어서 전통시대 중국의 가장 강력한 사회적 요소였던 관료제가, 그리고 종교가 사회의 가장 지배적인 문화요소였던 서양의 상황과는 판이한 중국의 종교가 과학사상의 성장에 어떤 작용을 하였는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