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7.동양철학이해

무엇을 사람이라 하는가 (2000) - 에세이 동양사상 유가

동방박사님 2023. 9. 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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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흔히 '동양사상'하면 어렵고 재미없고 진부하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동양사상에 대해 관심은 있으면서도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의문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바로 '에세이 동양사상'이다. 이 책은 그 동안 출간된 동양사상 관련 서적들과는 확연히 다른 몇 가지 특징들을 갖고 있다. 불가편에서 유가와 도가를, 도가편에서 불가와 유가를, 유가편에서 불가와 도가를 폭넓게 원용, 설명하고 있어 어느 편에서나 동양사상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목차

1. 무엇을 사람이라 하는가
아래로 흐르지 않는 물은 없다
사자와 사단
벌거숭이가 된 우산
누구나 요순처럼 될 수 있다
얼룩소와 제물
사람을 어째서 사람이라고 하는가

2.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
유익한 벗, 해로운 벗
증자가 사모한 친구
친구 사귀는 도리
사람이 어찌 숨길 수 있겠는가
남의 좋은 점을 취하라
증자와 자사의 처신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
유좌의 도

3. 어떻게 마음을 닦을 것인가
크게쓰려 할 때
'서' 한 가지만 실천할 수 있다면
경중을 모르는 어리석음
자포자기
사람됨의 여섯 단계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
인에 대한 가르침
증자의 반성
누가 대장부인가
군자가 알아야 할 것 세가지
군자가 경계해야 할 일 세가지
대인과 소인

4. 앎과 함
여섯가지 폐단
어리석으면서도 배우지 않으면
어느 누가 가로막겠는가
옥도 다듬어야 그릇이 될수 있다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 줄 모른다
절차탁마
전심치지
학문의 도
군자지학과 소인지학
공명선이 배운 것

5. 큰 정치 작은 정치
바르지 못한 것을 바로잡는다
하늘의 북극성
포악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닭도둑과 정치
자신의 작은 은혜
포기할 수 없는 것
왕도정치의 첫걸음
왕도정치의 구체방안
대동의 세계

6. 누가 천하를 얻는가
독부는 죽였으나 임금은 죽이지 않았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엎을 수도 있다
불러들일 수 없는 산하
하지 않는 것, 할 수 없는 것
옥돌은 옥장이가 다듬어야
백성이 귀중하고 군왕은 경미하다
문왕과 강태공
물이 맑으면 갓끈을 빨고,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천하를 얻는 자

7. 천작과 인작
공자와 창고지기
구걸한 부귀
맹자의 충고
신뢰와 신임이 없다면
군자의 거취
선비와 관직
화살 만드는 사람, 갑옷 만드는 사람
약한 말이 무거운 짐을 지면 다리가 부러진다
아름다운 옥은 재값을 받아야
천작과 인작

8. 어떤 죽음을 맞을 것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공자의 장례
공자의 통곡
지팡이를 내던지고 절하다
공자의 예언
언제나 있고, 어디에나 있다
호화로운 맹모의 장례
육체는 지하로 영혼은 하늘로
천당과 지옥
단지 올바르게 죽을 수 있다면
 

저자 소개

저자 : 심백강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국립대만사범대학 및 홍콩화키유 칼리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 연변대학교 대학원엣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문학><한국문학>의 추천을 받은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와 연구직 전문위원, 대만 문화대학교 객원연구원, 중국 연변대학교 연구교수 등을 역임한 후, 충남대학교 한무학과에서 동양고전을 가르쳤다. 이후 동양문화연구소 이사장을 거쳐 지금은 민족문화연구원 원장으...

책 속으로

사람을 어째서 사람이라고 하는가? 그것은 사람만이 도리를 구분할 줄 알기 때문이다. 배고프면 음식을 먹고 싶어하고, 추우면 따뜻하게 입고 싶어하며, 피곤하면 쉬고 싶어한다. 또한 이로움을 좋아하고 해로움을 싫어하는 것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그러한 것으로 배우지 않고도 가능한 것이며 우禹임금이나 도척이나 동일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사람으로서 금수와 다른 까닭은, 비단 몸에는 두 다리가 있고 얼굴에는 터럭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며, 도리를 분간할 줄 알기 때문이다. 성성猩猩이란 짐승은 생김새로 보면 몸에는 두 다리가 있고 얼굴에는 터럭이 없어 인간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것을 잡아 국을 끓여 고기를 먹는다. 그러므로 사람이 다른 동물과 다른 까닭은 비단 몸에 두 다리가 있고 얼굴에 털이 없기 때문만이 아니라 도리를 분간할 줄 알기 때문이다. 저들 동물은 부자간은 있으나 부자간에 서로 친애하는 도리는 없고, 암컷과 수컷은 있으나 그것의 분별은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친소親疎와 장유長幼와 존비尊卑와 귀천貴賤을 나누고, 거기에 각각 정연한 질서가 있는 데 사람과 동물의 차이가 있다.

오늘날은 다윈의 진화론의 영향을 받아 인간도 동물이라는 관념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유가에서는 예로부터 인간은 동물과 다른 위대한 존재라는 생각을 지녀왔다.

그러면 인간과 동물이 다른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동물은 네 발로 걷는데 인간은 두 발로 걷고, 다른 동물은 얼굴에 털이 있는데 인간은 없다. 따라서 두 발로 걷고 얼굴에 털이 없다는 것도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특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뿐만 아니라 성성이라는 짐승도 두 발로 걷고 얼굴에 털이 없는 것을 보면, 그것이 사람과 동물을 구별짓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면 인간이 동물과 다른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순자는 그것을 구분이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즉 친소, 장유, 존비, 귀천을 구별할 줄 아는 이 유변有辨의 정신이 바로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근본원인이라는 것이다.
--- p.32-33
 

출판사 리뷰

 
◎ '에세이 동양사상'에 대한 이해

흔히 '동양사상' 하면 어렵고, 재미없고, 진부하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동양사상에 대해 관심은 있으면서도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다.
동양사상은 정녕 학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할 미지의 땅인가? 좀더 쉽고 재미있게 동양사상을 만날 수는 없는 것일까?
이런 의문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바로 '에세이 동양사상' 도가편(쓸모없음의 쓸모있음) 불가편(누가 가장 자유로운가) 유가편(무엇을 사람이라 하는가)이다.

◎ 도가와 불가 그리고 유가의 가로지르기

'에세이 동양사상'은 기존의 책들이 불가나 도가, 유가를 각론화시켜 해석하는 데 그침으로써 독자들이 각 사상의 연관성 및 차별성에 대해 편면적 이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가편에서는 유가와 불가를, 불가편에서는 도가와 유가를, 유가편에서는 불가와 도가를 폭넓게 원용·설명하는 가로지르기 방식을 시도, 어느 편에서나 동양사상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러한 방식은 한 사람의 필자에 의해 씌어졌을 때 비로소 전체적인 흐름이 통하고 맥락이 연결될 수 있기에, 방대한 유·불·도 삼가의 사상을 일관되게 정리·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필자가 요구된다.

◎ 서산대사 이후 최초의 작업

하지만 서산대사의 《삼가귀감三家龜鑑》 이후 단 한 번도 삼가의 사상을 아우르며 정리한 이가 없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섯 살 때 부친으로부터 《천자문》을 배우기 시작한 이래 전간재 문인田艮齋門人 권양재, 곽면우 문인郭 宇門人 김중재 등을 위시한 여러 노사숙유老士宿儒와, 탄허·월산 스님으로부터 유가와 불가, 도가에 대한 깊은 소양을 쌓은 심백강의 수십 년의 걸친 노고는 이 불가능해 보이는 작업을 '에세이 동양사상'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했다.

◎ 한 번쯤은 편안하게 동양사상과 만나고 싶었다

'에세이 동양사상'은 누구나 동양사상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유·불·도 삼가의 대표적인 경전들 가운데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그 진수를 그대로 담고 있는 '이야기' 들을 가려 뽑은 뒤, 사상별로 갈래를 잡아 각각 한 권으로 압축, 동양사상의 전체 체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독자들은 인생무상·번뇌·구도·지혜·삶과 죽음·인과응보와 같은 불가사상의 진수와, 도란 무엇이고 어떻게 도에 이를 수 있으며 진정한 자유인은 누구인가와 같은 도가사상의 본질적인 문제들, 그리고 학문과 실천, 인격과 수양, 정치와 도덕 등에 관한 유가사상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어렵고 싫증나는 철학이나 종교의 논리가 아닌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완숙의 문화, 그 대안을 꿈꾸며

20세기는 서구의 과학기술이 세계를 주도했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서구의 과학기술은 분명 많은 부분 인류발전에 기여를 했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다준 부정적인 측면 역시 간과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자연환경파괴·사회도덕타락·인간양심상실 등을 들 수 있다.

자연을 정복하여 환경을 파괴시키고, 경제에 치중하여 도덕을 타락시키며, 육체에 치중하여 양심을 상실시킨 20세기 과학문명. 그렇기에 서구를 중심으로 한 20세기 과학문명은 반신불수적인 문명, 반숙半熟의 문화였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 완숙完熟의 문화를 꽃피워 인류문화의 절정기를 맞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 정신과 육체, 도덕과 경제의 창조적 결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대자대비의 정신을 바탕으로 우주와 만물의 인과因果 원리를 설파한 불가의 우주주의, 자연을 예찬하며 인간이 무위자연으로 돌아가 자연과 하나되기를 요구하는 도가의 자연주의, 인간이 만물의 영장靈長임을 내세워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는 유가의 인간주의에 대해 다시금 주목하게 되는 이유이다. 그런 점에서 청년사의 '에세이 동양사상' 도가편, 불가편, 유가편은 완숙의 문화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