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기독교 신학연구 (책소개)/4.사도바울연구

카렌 암스트롱의 바울 다시 읽기 (2017)

동방박사님 2023. 11. 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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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이 전하는 간략하고도 강렬한 바울의 사상사. 바울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어떤 이는 바울을 여성 혐오자, 교조주의자였으며, 유대인에게 적대적이었다고 말한다. 어떤 바울이 이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원류라고 한다. 그러나 바울은 말하고 있다. 여성 혐오가 아닌 남녀평등을, 교주주의가 아닌 공동체주의를 그리고 열성당 투사의 길이 아닌 실천의 길을. 이 책을 바울 사상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목차

서문
1. 다메섹
2. 안디옥
3. 야벳의 땅
4. 반대파들
5. 헌금
바울의 사후
[부록] 바울의 생애 연대표

저자 소개

저 : 카렌 암스트롱 (Karen Armstrong)
 
영국의 종교학자. 1944년 잉글랜드 우스터셔에서 태어났다. 1962년 열일곱 살에 로마가톨릭 교회 수녀원에 들어갔다 7년 만에 환속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런던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강의했다. 종교학자로 삶의 방향을 정한 이후에는 런던의 랍비대학인 레오백칼리지에서 기독교를 가르쳤고, 『신의 역사』 『축의 시대』 『신의 전쟁』 『붓다』 『이슬람』 같은 논쟁적 저작을 발표해 왔다. 특히 기원전 20...
 
저 : 정호영
 
번역, 저술, 출판 및 문화 기획 활동을 하고 있다. 인도 자다푸르 대학 사회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방송 및 전산 관련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엔지니어 사이트 mcp.co.kr과 한국 최초의 인디음악 사이트 ‘아름나라 음악마을’을 동시에 운영했으며, 네이트 재즈 동호회 시삽을 맡기도 했다. 또한 『서준식 옥중서한』(개정판),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X박스와 게임의 미래』를 비롯해 인문, 사회과학, 대중문....

책 속으로

하나님은 고문당한 예수의 육신이 자신의 오른편에서 영광 속에 서 있는 것을 바울에게 보여줌으로써 이 끔찍하게 난해한 문제로부터 바울을 구해냈다. 바울은 한때는 파괴적이었던 계시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이는 바울이 그때까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던 모든 것을 버리게 했고, 바울은 계시의 진정한 의미를 수행하며 남은 생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바울 자신의 내면이 깊이 해방되는 것이기도 했다.
--- p. 58

안디옥의 비극적인 분쟁 직후, 바울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는 상처받고 슬픔에 빠진 채 자신의 사역이 폐허가 되었다고 느끼면서 바나바와 결별했다. 그리고 안디옥 공동체의 선지자 중 하나였던 실라와 함께 “땅 끝”까지 닿는 사역에 착수했다.
--- p. 106

고린도에서 바울 전언의 중심에는 십자가가 있었다. 하나님은 불명예스러운 죄인을 죽은 자들 가운데 세우면서 이 세상에서 멸시받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피스티스를 보였다. 황제 숭배가 권력과 부를 신격화할 때, 십자가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신성한 가치들을 드러냈다. 바울은 고린도 회중에게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그의 비유를 나누었다. 이는 몸이 국가와 우주 모두의 소우주라는 제국의 공식적인 신학을 전복시키는 견해였다.
--- p. 141

예수는 그의 제자들에게, 하나님이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똑같이 해를 주시고 의로운 자에게나 불의한 자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리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원수와 박해하는 자들조차도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항상 그렇듯이 바울의 가르침에서 나타나는 “통합”과 “연대”는 표어와도 같았다. 정치적 증오, 그리고 그와 함께 일어나는 올바름에 대한 우월감은 메시아의 공동체에 존재해서는 안 되었다.
--- p. 225

오늘날 수많은 독단적인 신앙인들이 이러한 바울의 경고를 완전히 가리고 있다. 어떤 미덕도 그 안에 사랑이 스며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바울은 말했다. 그 사랑은 마음속에 있는 사치스러운 감정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비운,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 속에서 일상적이고 실질적으로 표현되어야만 하는 사랑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러한 바울의 통찰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 p. 259
출판사 리뷰
우리가 아는 바울에는 바울의 목소리가 없다

이렇듯 바울에 관련된 많은 책들의 저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위해 바울을 끌어들였다. 근대국가이론의 틀을 세운 홉스의 『리바이어던』(1651년), 로크의 『통치론』(1689년)는 바울의 에클레시아론을 해석하는 저작들이다. 19세기 말 엥겔스는 독일 사회민주당을 지원하면서 바울의 헌금 모금 사업의 예를 들기도 했다. 바울은 20세기 초 카를 슈미트의 등의 정치신학 관련 저작 속에서도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아감벤과 바디우가 바울을 논하고 있다. 이들이 논하고 있는 바울은 동일한 바울일까? 각자의 필요에 따라서 사용되고 있는 바울일까?

카렌 암스트롱, 바울의 목소리를 옮기다

『카렌 암스트롱의 바울 다시 읽기』는 바울의 입으로 듣는 바울의 해석서이다. 바울에 대한 그 숱한 오해들이, 사실 바울의 말을 어떻게 무시하고 제멋대로 사용했던 결과인지 바울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카렌 암스트롱은 특유의 담담하고 객관적인 어조로 당대의 역사적 배경과 바울의 진정 서신에 남아 있는 바울의 말을 따라가면서 그의 사상과 실천을 밝히고, 바울 사후에 집필된 제2 바울 서신과 이후의 바울 해석이 어떻게 그의 사상을 왜곡했는가를 알게 해준다. 바울의 입으로 듣는 바울의 해석. 현대 중동·아랍·이슬람 지역인 당대 바울의 활동 배경에 뿌리 깊게 녹아 있는 문화와 전통을 살피고, 그 속에서 바울이 세우고자 했던 대안적인 공동체인, 교회/에클레시아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해설이다.

바울이 말하는 바울, 과거와 미래의 징검다리

바울이 이교도 지역에서 세운 에클레시아들은 기존 체제의 하부 기관인 에클레시아에 대한 도전이자 대안이었다. 계급의 힘이 작동하는 후견주의 대신에 모두가 평등하며 서로 구제하는 새로운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굳게 믿었던 것이다. 또한 바울이 그리스도로부터 나온 새로운 복음과 구원을 믿는 방식 역시, 기존 유대교의 맥락 속에서의 새로움이자 대안이었다. 그는 토라의 준수를 존중하되 의례법을 지키지 않는 이방인들에게도 내려온 구원이라는 더 큰 구원의 길을 믿었고, 이를 상호존중하며 상호구제하는 일상의 실천적인 공동체인 에클레시아에서 구체화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법은 현실 속에서의 혁명이었다. 우리 모두가 공동체 안에서 이미 하나님의 왕국이 온 것처럼 살아야만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