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심리학 연구 (독서)/4.심리학주제

[관계] 관계중독 - 집착, 스토킹, 폭행, 불륜의 또 다른 이름 (2022)

동방박사님 2023. 12. 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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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집착, 스토킹, 폭행, 불륜의 또 다른 이름, 관계중독

- “네가 떠나면 난 죽어버릴거야”
- “이젠 나 같은 건 아는 척도 안하겠지?”


관계에도 중독이 있나? 알코올중독이나 도박중독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관계에도 중독이 있냐며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관계중독은 여타 중독보다 더 위험하고 치명적이다. 관계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관계중독은 자신의 마음과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많은 합리화와 의존, 감정 해소 등을 동원하다가 발현된 단순한 스트레스나 감정 문제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관계에 대한 어려움으로 끙끙 앓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합리화하거나 심리와 감정의 문제를 회피하며 도리어 타인에게 어떠한 문제를 주고 있는지 자신 조차 모른다. 더구나 속은 곪을 대로 곪아서 혼자 힘으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자신은 착해서 남보다 마음고생을 더 하는 것뿐이라며 자위하기도 한다. 도리어 자신에게 이렇게 되묻는다.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

이 책은 남녀의 외도 문제를 다룬 『바람바람바람』과 새로운 시각에서 범죄심리를 파헤친 『내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로 내담자들 사이에서 적잖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심리인성상담센터 박수경 소장의 신작이다. 책에서 저자는 남녀가 가진 마음(mind)과 성마음(sex-mind)은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마음이 일상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인간 보편의 정신 활동이라면 성마음은 남녀의 관계 속에서 상반성을 드러내는 무의식의 작용이다. 마음이 남녀가 공통으로 갖는 정신이라면, 성마음은 남녀가 정반대로 갖는 정신이다. 저자는 성마음을 통해 인정과 관심, 믿음과 신뢰, 위로와 사랑, 의미와 가치, 행복과 열정, 책임감과 모성애와 같은 상반된 마음이 형성된다고 말한다. 이 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상대는 지옥이 되며 관계는 중독으로 폭주한다.

이 책은 그간 20여 년 동안 다양한 배경의 내담자들을 상담한 사례들을 분석하여 관계중독과 공의존증, 성중독, 종교중독의 실상을 보여주고 어떤 과정을 거쳐 그들이 치료에 도달했는지 생생하게 증언한다. 각 중독의 진단과 해법을 함께 제시하는 보기 드문 심리 대중서다. 매 챕터마다 관계중독의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이해를 도왔으며 스스로 자가 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지를 함께 넣어 독자가 자신의 관계중독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배려했다. 챕터 마지막에는 도표와 함께 저자의 원포인트 레슨을 넣어서 남녀의 성마음이 갖는 무의식의 상반성을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아픈 게 당연하다, 미움 받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같이 말랑말랑한 위로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남녀의 성마음을 성찰하는 방향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책이다. 관계 때문에 늘 고민하는 분, 관계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 상처 때문에 관계가 두려운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 삶을 파괴하는 관계중독의 실체

chapter 1 당신의 특별한 관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1. 불안의 시작, 공허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 결핍은 중독을 낳는다
- 중독의 두 가지 유형
- 중독의 진단
2. 한없이 낮은 자존감의 역습
- 관계중독이란 무엇인가
- 관계중독의 진단
3. 자학이 과해지면 망상적 관계가 시작된다
- 관계중독과 감정의존
- 낮은 자존감으로 생긴 감정의존

chapter 2 문제를 인지해도 외면할 수 없는 관계의 절실함

1. 특별한 관계로 얻어지는 낯선 만족감
- 관계중독의 종류
- 관계중독의 과정
2. 함께하지 못할수록 상황을 부정하는 집착의 무서움
- 애착과 관계중독
- 비뚤어진 애착관계의 결과
3. 적당한 경계를 무시하는 관계의 독주

chapter 3 어느새 ‘나’는 없고 ‘너’만 있는 관계의 아이러니

1. 점점 멀어져가는 너, 점점 공포를 느끼는 나
- 구속과 사랑은 다르다
- 통제와 관계중독
2. 불평등한 관계로의 전환, 공의존 상태
3. 불안의 그림자가 증폭시켜온 존재의 부정

chapter 4 남성도, 여성도 스스로는 사랑이라 생각했다

1. 사랑과 집착은 어떻게 다른가
- 남녀의 상반된 성심리
- 마음욕동 무의식 상반성 이론
2. 집착의 또 다른 이름, 질투와 분노
- 자존감과 집착
- 자기효능감과 관계중독
3. 심리장애는 관계중독으로, 관계중독은 다시 섹스중독으로
- 섹스중독의 정의
- 섹스중독의 과정
- 섹스중독의 치유

chapter 5 그 시간, 그 공간에서 당신은 최고였다

1. 사이버 공간에서 관계는 더욱 집요하게 다가온다
- 게임중독의 위험성
- 사이버 섹스중독
2. 익명과 가명으로 누리는 관계의 뒤틀린 신세계
- 히키코모리와 관계중독
- 사이버 불링과 관계중독
3. 잠시도 벗어날 수 없는 극도의 분리불안

chapter 6 당신은 구원받지 못하고 구속당하고 있다

1. 수단으로 전락하는 믿음과 구원
- 가스라이팅과 종교중독
- 그루밍과 종교중독
2. 낮춤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되는 자기비하
- 종교중독이란 무엇인가
- 신앙 발달단계와 종교중독
3. 땅을 부정하는 하늘의 은총은 없다

chapter 7 관계의 구속은 감정의 바로잡음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1. 관계는 ‘너’였지만 감정은 ‘나’로 비롯된다
- 수치심에서 벗어나기
- 나르시시즘에서 벗어나기
2. 회복탄력성과 마음치유
3. 관계 속의 감정 이전에 마음과 의식의 감정을 알아야 한다
- 감정에 솔직해지자
- 관계를 스스로 결정하자
4. 상처받은 감정의 치료가 곧 특별한 관계의 풀림이다
5. 관계중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잘못된 방식
 

저자 소개

저 : 박수경
 
한국인간관계심리연구소를 설립한 후 수많은 내담자들을 치유하며 ‘마음구조이론’을 개발하고 그 이론을 바탕으로 ‘마음욕동 무의식의 상반성 이론’을 정립하여 마음, 심리, 감정의 문제를 치유하는 등 건강한 정신을 바탕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연구, 치유, 예방, 교육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인간관계심리연구소는 일반적인 인간관계의 처세술이나 인간관계의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심리역동에 의해 발...

책 속으로

조관우의 「늪」이라는 노래가 있다. 화자는 끊임없이 멈추고 싶고 돌아서고 싶지만 더 이상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관계중독의 상태를 늪에 비유하고 있다.

마약과 알코올중독에 대해서는 경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관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혹자는 관계중독이 과연 중독에 포함될 수 있느냐를 두고 명확한 정의와 평가가 내려지기 힘들다고 말한다.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관계중독이라고 볼 수 있는가?’ ‘하루라도 안 보고 못 배기는 관계가 관계중독인가, 일주일에 과연 몇 번 섹스를 해야 중독이 아닌가?’ 한편으로 선을 긋기가 참으로 애매하다. 산속에 틀어박혀 사는 자연인이나 교도소에 감금된 재소자들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세상에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관계중독이라는 용어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중독도 엄연히 중독의 하나로 여길 수밖에 없는 세 가지 공통된 특징을 꼽을 수 있다. 첫째, 알코올이나 마약 같은 물질중독처럼 관계중독 역시 한 사람 혹은 특정 관계에 대한 갈망과 의존이 분명 존재하고 있으며, 둘째, 술을 끊으면 손이 떨리거나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관계에 대한 갈망을 인위적으로 중단하려고 할 때마다 어김없이 금단증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셋째, 결국 그 갈망을 개인이 통제하거나 제어할 수 없어서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술을 끊지 못해 다시 숨겨놓은 소주를 찾는 알코올중독자처럼, 관계중독자 역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관계를 찾아 끊임없이 뒷골목을 배회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알코올중독자를 상담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그들이 갖는 중독의 특징들이 그대로 관계중독에도 나타나는 것을 자주 본다. 술을 입에도 대고 싶지 않지만 음주에 대한 충동을 제어할 수 없어 자꾸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이로 인해 회사에서도 해고당하고 가족도 처참히 깨지는 한 중년의 남성을 상담한 적이 있다. 그는 필자만 만나면 똑같은 하소연을 한다. “소장님, 누군들 술을 마시고 싶겠어요? 저도 미치겠어요. 어쩔 수 없이 손이 간다니까요.” 그는 술 문제로 여러 번 재활병원을 들락거렸고 음주운전으로 실형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자꾸 술에 손을 대곤 했다. 그에게 이제 술은 쾌락의 물질이 아니라 고통을 유발하는 물질로 둔갑했다. 그럼에도 그는 술을 끊지 못했다.

관계중독 역시 알코올중독과 같다. 연인과의 친밀한 관계에 빠져 시간과 돈을 잃고 나중에는 몸에 병도 얻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가 된다. 상대방을 만나지 못하면 공허감과 불안증, 우울증, 공황장애 등 심리적 금단증상을 호소한다. ‘아, 내가 이러면 안 되지.’ 관계를 끊으려고 해도 더 이상 자신의 의지나 노력으로 상대방을 만나지 않거나 연락을 단절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미 병적인 관계로 인해 직장과 다른 인간관계가 모두 무너졌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은 관계의 늪에 빠지고 만다.

이러한 여러 가지 특성들을 감안할 때, 분명 관계중독은 중독의 일종이다. 특히 관계중독은 표면적인 징후가 명확하지 않아 병식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물질중독에 비해 예후도 나쁘고 결과도 훨씬 치명적이다. 또한 관계중독의 범주는 정의와 특성에 따라 매우 넓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어떤 상담가는 관계중독을 사랑중독과 사람중독에 한정하는 반면, 어느 유명한 상담가는 성중독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범주를 넓게 잡아 남녀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중독과 유사한 병리적 현상을 모두 관계중독으로 봐야 한다는 학자들도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 보니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2021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창작지원사업 선정작품」

- 타인에게 나를 모두 맡기고 의존하는 관계 또는 나의 생각대로 상대방을 통제하는 관계
- 상대방의 말 한 마디로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관계의 수렁, 관계중독


인간관계를 의미하는 영단어 릴레이션십(relationship)은 ‘도로 가져다놓다’는 뜻의 라틴어 ‘렐라티오(relatio)’에서 나왔다. 결국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 사고들은 바로 이 릴레이션십으로 귀결한다. 새로운 삶을 살 때 우리는 ‘인간관계를 정리한다’라고 말한다. 인생의 성공과 출세는 어쩌면 모두 일상의 인간관계에 달려있는지 모른다. 자아와 타자, 나와 너, 배우자와 동료, 이웃과 친구 등 바른 인간관계는 행복과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되며, 비뚤어진 인간관계는 중독과 파멸을 불러온다. 중독은 관계의 결핍으로 초래된다. 관계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술과 마약, 도박, 게임, 반려동물에 대신 관계를 설정한다. 본서는 가장 무서운 결핍이 관계의 결핍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관계중독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과 심리를 공부하고 의식화하여 마음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진정한 자아실현이라고 말한다. 책은 그 지름길로 건강한 자아를 가진 남녀가 상반된 무의식을 통해 이성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성중독과 공의존증, 관계중독은 모두 이러한 상반된 무의식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외도와 강간, 성폭력, 데이트폭력과 스토킹은 모두 관계중독이 행동으로 표출된 현상에 불과하며 범죄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보다 중독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본서를 통해 최근 학계에서 논의되는 관계중독의 진단과 해결책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